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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萊博議(3)

동래박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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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6 魯饑而不害
[左傳]僖二十一年이라 大旱하니 한대
臧文仲曰
하고 하고 此其務也니이다
릿가 天欲殺之 이요 이리이다 公從之하다 是歲也 饑而不害하다
[主意]左氏意謂旱在天備在人이라 是判天人而二之也 殊不知天者人之不能外
旱固天也 臧文仲所以諫 僖公所以從 旱備所以修 無往而非天也어늘 而謂人事之修無預於天可乎
天者 人之所不能外也注+天者 人之所不能外也:一篇主意 議論甚大 信者固信하고 不信者亦信하며 從者固從하고 不從者亦從이라
使不信者果能不信이면 是可外也 可外 非天也 使不從者果能不從이면 是可外也 可外 非天也
嗚呼 世之論天者 何其小耶注+世之論天者 何其小耶:貶世俗之見 日月星辰之運則付之天注+日月星辰之運則付之天:此曆象之天하고 災祥妖孽之變則付之天注+災祥妖孽之變則付之天:此禍福之天하며 豐歉疫癘之數則付之天注+豐歉疫癘之數則付之天:此氣候之天 豐 穀熟也 歉 歲饑也 疫 癘時疾也이라
若是者 皆非人之所能爲注+若是者 皆非人之所能爲:三者 非人所能容其力 吾知崇吾德하고 修吾政而已注+吾知崇吾德 修吾政而已:崇德修政世俗以爲人事 不知乃所以爲天也 彼蒼蒼者 吾烏知其意之所在哉注+彼蒼蒼者 吾烏知其意之所在哉:謂人自人天自天 故立論如此
以湯之時而注+以湯之時而天旱:湯有七年之旱 天與湯未嘗相參也注+1天與湯未嘗相參也: 當是時하야 天亂而湯治注+當是時 天亂而湯治:世俗之論如此
以秦之暴而稔 天與秦未嘗相參也注+以秦之暴而稔 天與秦未嘗相參也:秦自孝公用商鞅之說 變法修刑 始皇用李斯之言 焚書坑儒 至趙高相二世 復勸其嚴法刻令 於是誹謗者族 偶語者棄市 天下咸怨 陳涉一唱而秦遂以亡 當是時하야 天治而秦亂注+當是時 天治而秦亂:世俗之論如此이라
天自旱之注+天自旱之:天亂 湯自養之注+
商湯王眞像商湯王眞像
湯自養之:湯治
天自稔之注+天自稔之:天治 秦自暴之注+秦自暴之:秦亂 天與人曷嘗相預耶注+天與人曷嘗相預耶:世俗之論 謂天時人事 初不相關
自世俗之說行으로 天人始離而不合矣注+自世俗之說行 天人始離而不合矣:結上文一段意
魯僖公遇旱而欲焚注+魯僖公遇旱而欲焚巫尫:巫 禱雨者也 尫 羸疾人也 僖公以巫禱雨不效 故欲焚殺之하니 其陋已甚注+其陋已甚:公之見 甚淺陋이나 頼從臧文仲之諫注+頼從臧文仲之諫:見本題註하야 亟修旱備하니 是歲饑而不害注+亟修旱備 是歲饑而不害:左氏之意 以爲人有備 而天旱不能爲災하니라
詳考左氏之所載컨대 殆未免世俗之見也注+詳考左氏之所載 殆未免世俗之見也:左氏未免判天人而二之 左氏之意注+左氏之意:發明其意 以謂旱在天하고 備在人注+以謂旱在天 備在人:天自天 人自人하니
泉枯石燥하고 土焦金流注+泉枯石燥 土焦金流:此旱之在天者 人固無如天何注+人固無如天何:人不能使天之不旱 修城節費注+修城節費:脩城 以備不虞 節用 以待救荒하고 務穡勸分注+務穡勸分:務穡事以儲蓄 勸富者以分民 此備之在人者 天亦無如人何注+天亦無如人何:天終不能以旱害人
饑者 天之所爲也 而不害者 人之所爲也注+饑者……人之所爲也:摘出饑而不害二句 斷左氏流於世俗之見 果如是說注+果如是說:果如左氏之說이면 則所見者 不過覆物之天而已矣注+則所見者 不過覆物之天而已矣:知天之天 而不知人無往而非天
抑不知天大無外注+抑不知天大無外:斷以主意하야 人或順或違注+人或順或違:有順天者 有違天者하고 或向或背注+或向或背:有向天者 有背天者하며 或取或捨하야 徒爲紛紛注+或取或捨 徒爲紛紛:人徒自爲紛紛이나 實未嘗有出天之外者也注+實未嘗有出天之外者也:應起頭天者人所不能外一語
順中有天하고 違中有天注+順中有天 違中有天:天非順違之所能有無하며 向中有天하고 背中有天注+向中有天 背中有天:天非向背之所能損益하며 取中有天하고 捨中有天하니 果何適而非天耶注+取中有天……果何適而非天耶:人不能外
左氏意以修旱備爲無預於天注+左氏意以修旱備爲無預於天:再提起辨論이라하니 抑不知臧文仲之諫自何而發注+抑不知臧文仲之諫自何而發:發於文仲 此心之天也이요 魯僖公之悔自何而生注+魯僖公之悔自何而生:生於僖公 此心之天也이며 旱備之修自何而出注+旱備之修自何而出:出於人事之天也이라
人言之發 卽天理之發也注+人言之發 卽天理之發也:文仲之諫 發於天 人心之悔 卽天意之悔也注+人心之悔 卽天意之悔也:僖公之悔 動於天 人事之修 卽天道之修也注+人事之修 卽天道之修也:旱備之修無非天
無動非天이어늘 而反謂無預於天注+無動非天 而反謂無預於天:責左氏之說非하니 可不爲大哀耶注+可不爲大哀耶:深可歎也
善觀天者 觀其精注+善觀天者 觀其精:以理觀天이나 不善觀天者 觀其形注+不善觀天者 觀其形:以天觀天이라
成王之方疑周公注+成王之方疑周公:引事證 昔周公忠於王室 而管蔡流言於國 謂公將不利於孺子 成王疑焉 其天固嘗蔽也注+其天固嘗蔽也:惑於流言 而蔽此心之天라가 及天大雷電以風注+及天大雷電以風:秋大熟未穫 天大雷電以風 禾盡偃 成王肅然祗懼注+成王肅然祗懼:因天變而恐懼하야
與召公太公으로 共啓金縢之書注+與召公太公 共啓金縢之書:先是周公爲武王 禱疾得卜 納書于金縢之匱中 至是與二公啓而觀之하고 執書以泣하야 始信周公之勤勞注+執書以泣 始信周公之勤勞:하니라
是成王胷中之天 已回於執書以泣之時矣注+是成王胷中之天 已回於執書以泣之時矣:此心之天 昔蔽而今已回 豈必待天雨反風禾則盡起注+豈必待天雨反風禾則盡起:旋有此應然後知天意之回耶注+然後知天意之回耶:執書以泣者 心之天回也 反風起禾者 天之天回也리오
待天雨反風而知天意者 周人之知天也注+待天雨反風而知天意者 周人之知天也: 非召公太公之知天也注+非召公太公之知天也:二公 所謂 結語說約


나라에 饑饉이 들었으나 백성이 를 입지는 않다
僖公 21년, 여름에 크게 가뭄이 드니 僖公이 무당인 앞곱사를 태워 죽이려 하였다.
臧文仲이 말하였다. “이는 旱災에 대한 대비책이 아닙니다. 城郭修築하고 먹는 것을 줄이고 비용을 절약하며 農事에 힘쓰고 나누어 먹기를 권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巫尫이 무슨 힘이 있어 〈가뭄을 불렀겠습니까?〉 하늘이 그를 죽이고자 하였다면 응당 내지 않았을 것이고, 저가 가뭄을 불렀다면 태워 죽이면 가뭄이 더욱 심해질 것입니다.” 僖公이 그의 말을 따랐다. 이해에 饑饉이 들었으나 백성이 를 입지는 않았다.
左氏의 생각에는 ‘가뭄은 하늘에 달렸고 가뭄에 대비하는 것은 사람에 달렸다.’고 여긴 듯하다. 이는 하늘과 사람을 분리해 둘로 본 것이니 하늘은 사람이 벗어날 수 없는 것임을 전혀 모르고서 한 말이다.
가뭄은 본래 하늘에 달렸으므로 臧文仲이 간한 것과 僖公이 따른 것과 가뭄의 대비가 닦여진 것이 어느 것 하나 하늘의 뜻에 순종하지 않음이 없는데, 人事를 닦는 것이 하늘과 관련이 없다고 하면 되겠는가?
하늘은 사람이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注+이 한 편의 主意이다. 議論이 매우 광대하다. 하늘을 믿는 자는 당연히 믿고 믿지 않는 자도 믿으며, 하늘의 명을 따르는 자는 당연히 따르고 따르지 않는 자도 따른다.
가령 믿지 않는 자가 과연 믿지 않을 수 있다면 이는 하늘을 벗어나는 것이니 벗어날 수 있으면 하늘이 아니며, 가령 따르지 않는 자가 과연 따르지 않을 수 있다면 이는 하늘을 벗어나는 것이니 벗어날 수 있다면 하늘이 아니다.
아! 세상에서 하늘을 논하는 자들은 어쩌면 그리도 소견이 좁은가?注+세속의 소견을 폄하한 것이다. 〈그들은〉 “日月星辰의 운행과注+이것은 曆象의 하늘이다. 재앙‧상서‧요얼의 변괴와注+이것은 禍福의 하늘이다. 풍년‧흉년‧돌림병의 운수를 하늘에 돌린다.注+이것은 氣候의 하늘이다. 은 곡식이 잘 익은 것이며, 은 기근이 든 해이고, 은 계절성 전염병을 이른다.
이런 것들은 모두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注+이 세 가지는 人力으로 할 수 있는 바가 아니라는 말이다. 나는 나의 덕을 높이고 나의 정사를 닦음을 알 뿐이다.注+덕을 높이고 정사를 닦는 것을 세속에서는 ‘人事’라고 하니, 이것이 바로 ‘하늘’임을 모른다는 말이다. 저 푸르고 푸른 하늘의 뜻을 내가 어찌 알겠는가?注+사람은 사람이고 하늘은 하늘이라고 여겼기 때문에 이와 같이 논리를 세운 것이다.
임금 때에 가뭄이 든 것은注+임금 때에 7년간의 가뭄이 있었다. 하늘과 임금 사이에 관계가 있어서가 아니라注+임금 때에 큰 가뭄이 7년 동안 지속되자 太史가 점을 쳐 ‘사람을 〈제물로 바치고〉 기도해야 한다.’고 하였다. 임금은 “내가 기우제를 지냄은 백성을 위해서이니, 만일 사람을 〈제물로 삼고〉 기도해야 한다면 내가 스스로 감당하겠다.”라고 하고, 마침내 桑林의 들에서 기도를 올리며 여섯 가지 일로 자신을 책망하니, 말이 끝나기도 전에 비가 내렸다. 당시에 天道는 어지러웠으나 임금의 정치가 다스려졌기 때문이고,注+세속의 의론이 이와 같았다.
포악한 나라 때에 풍년이 든 것은 하늘과 나라 사이에 관계가 있어서가 아니라注+나라는 孝公商鞅의 말을 받아들여 법령을 고쳐 형벌을 집행한 이래로, 始皇李斯의 말을 받아들여 서적을 불사르고 儒者를 묻어 죽였으며, 趙高二世를 보좌함에 미처 다시 법령을 엄혹하고 각박하게 하기를 권하였다. 이에 誹謗하는 자는 삼족을 멸하고, 마주 서서 이야기하는 자는 棄市刑에 처하니, 天下 사람들이 모두 원망하였다. 陳涉이 한번 先唱하자 나라는 마침내 망하였다. 당시에 天道는 다스려졌으나 나라의 정치가 어지러웠기 때문이다.注+세속의 의론이 이와 같다는 말이다.
하늘이 스스로 가문 것이고注+하늘이 어지러웠음을 말한 것이다. 임금이 스스로 백성을 잘 기른 것이며,注+임금이 잘 다스렸음을 말한 것이다. 하늘이 스스로 풍년을 내린 것이고注+하늘이 잘 다스렸음을 말한 것이다. 나라가 스스로 포학을 자행한 것이니,注+나라가 어지러웠음을 말한 것이다. 하늘과 사람이 언제 서로 관계된 적이 있었느냐.”注+世俗의 의론은 天時人事가 애당초 서로 관련이 없다고 한 것이다.고 말한다.
이러한 세속의 말이 유행하면서부터 하늘과 사람이 비로소 서로 분리되어 하나로 합쳐지지 않았다.注+윗글의 한 단락의 뜻을 맺은 것이다.
僖公은 가뭄을 만나자 巫尫을 불에 태워 죽이려 하였으니注+는 기우제를 지내는 사람이고, 은 병(곱사병)을 앓은 사람이다. 僖公에게 기우제를 지내게 했으나 효과가 없었고, 앞곱사가 가뭄을 초래했다고 여겼기 때문에 불살라 죽이고자 한 것이다. 그 식견의 고루함이 너무 심하였다.注+僖公의 소견이 매우 얕고 좁다는 말이다. 그러나 臧文仲의 간언을 받아들여注+본편의 ≪春秋左氏傳≫ 주에 보인다. 서둘러 가뭄의 대비책을 실시한 데 힘입으니 이해에 기근이 들었으나 백성이 해를 입지는 않았다.注+左氏의 생각은 사람이 잘 대비하면 하늘이 가뭄을 내려도 災禍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春秋左氏傳≫에 실린 말을 자세히 살펴보면 〈左氏는〉 아마도 세속의 陋見을 벗어나지 못한 듯하다.注+左氏는 하늘과 사람을 나누어 두 가지로 여기는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말이다. 左氏는 아래와 같이 생각했을 것이다.注+左氏의 생각을 밝히는 말이다. “가뭄은 하늘에 달렸고 대비하는 것은 사람에 달렸으니,注+하늘은 하늘이고 사람은 사람이라는 말이다.
우물이 마르고 돌이 달구어지며 흙이 타고 쇠가 녹아 흐르는 것은注+이것은 가뭄이 하늘에 달린 사례들이다. 하늘의 일이라 사람이 진실로 어찌할 수 없으며,注+사람이 하늘에게 가뭄 들지 않게 할 수 없다는 말이다. 城郭을 수축하고 費用을 절약하며注+‘성곽을 수축하는 것’은 예기치 못한 에 대비하는 것이고, ‘비용을 절약하는 것’은 救荒에 대비하는 것이다. 農事에 힘쓰고 나누어주기를 권하는 것은注+농사에 힘써 저축하게 하고 부유한 자에게 권유하여 빈민에게 나눠주게 한다는 말이다. 이것은 ‘대비함은 사람에게 달려 있다’는 것이다. 사람의 일이라 하늘도 어찌할 수 없다.注+하늘은 결과적으로 가뭄으로 사람을 해칠 수 없다는 말이다.
기근이 드는 것은 하늘의 일이고, 해를 입지 않는 것은 사람의 일이다.”注+饑饉이 들었으나 백성이 를 입지는 않았다.’는 두 구를 적출하여 左氏世俗의 견해를 따랐음을 단언하였다. 과연 이 말과 같다면注+‘과연 左氏의 말과 같다면’의 뜻이다. 그가 본 것은 만물을 덮고 있는 하늘에 불과할 뿐이니,注+하늘이 하늘인 것만 알고 사람의 일도 하늘의 일 아님이 없음을 모른다는 말이다.
이는 하늘은 가없이 커서注+본편의 主意로 단언하였다. 〈포함하지 않은 것이 없으니〉 사람들이 하늘에 순응하기도 하고 違逆하기도 하며注+하늘에 순응하는 자도 있고, 하늘에 위역하는 자도 있다는 말이다. 向慕하기도 하고 배반하기도 하며注+하늘을 向慕하는 자도 있고 하늘을 배반하는 자도 있다는 말이다. 취하기도 하고 버리기도 하여 부질없이 紛亂하지만注+사람들은 부질없이 스스로 어지럽게 움직인다는 말이다. 실제로는 하늘 밖으로 벗어난 적이 없다는 것을 알지 못한 것이다.注+글머리의 ‘하늘이란 사람이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天者 人所不能外]’에 호응한다.
순응하는 가운데도 하늘이 있고 違逆하는 가운데도 하늘이 있으며注+하늘은 순응하느냐 위역하느냐로 있게 하거나 없게 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말이다. 向慕하는 가운데도 하늘이 있고 배반하는 가운데도 하늘이 있으며注+하늘은 向慕하거나 배반하는 것으로 손익을 가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말이다. 취하는 가운데도 하늘이 있고 버리는 가운데도 하늘이 있으니, 과연 어디를 간들 하늘이 아니겠는가?注+사람이 〈하늘을〉 벗어날 수 없다는 말이다.
左氏의 생각에는 가뭄에 대비한 것이 하늘과 관련이 없다고 여긴 것이니,注+다시 변론을 제기한 것이다. 이는 臧文仲의 간언이 어째서 나왔고,注+臧文仲에게서 드러난 것, 이것이 마음의 하늘이라는 것이다. 僖公의 후회가 어째서 생겼고,注+僖公에게서 생겨난 것, 이것이 마음의 하늘이라는 것이다. 가뭄에 대비한 조처가 어째서 나왔는지는 모른 것이다.注+하늘과 관련된 人事에서 나온 것이라는 말이다.
사람의 말이 나오는 것이 바로 하늘의 이치가 發現하는 것이고,注+臧文仲의 간언은 天理에서 나온 것이라는 말이다. 사람의 마음이 뉘우치는 것이 바로 하늘의 뜻이 뉘우치는 것이며,注+僖公의 후회는 天理로 움직여진 것이라는 말이다. 사람의 일이 닦여지는 것이 바로 하늘의 가 닦여지는 것이다.注+가뭄에 대비하여 일함이 하늘과 관련된 일 아님이 없는 것이다.
一動一靜이 하늘의 뜻이 아님이 없는데 도리어 하늘과 관련이 없다고 여기니注+左氏의 말이 잘못된 것임을 질책하는 말이다. 크게 슬퍼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注+매우 탄식할 만하다는 말이다.
하늘을 잘 관찰하는 자는 하늘의 정미한 이치를 관찰하지만,注+이치로 하늘을 관찰함이다. 하늘을 잘 관찰하지 못하는 자는 하늘의 형체만을 관찰한다.注+하늘이라는 형체로 하늘을 관찰함이다.
成王周公을 의심할 때에는注+일을 인용하여 증명한 것이다. 옛날 周公王室에 충성하였으나 管叔蔡叔이 나라에 유언비어를 퍼뜨려 “周公이 장차 孺子(成王)에게 이롭지 못한 짓을 할 것이다.”라고 하니 成王이 의심하였다. 그 심중의 하늘이 이미[] 가려졌다가注+유언비어에 현혹되어 이 마음의 하늘을 가린 것이다. 하늘에서 크게 천둥과 번개가 치고 바람이 불자注+가을에 크게 풍년이 들었으나 아직 수확하지 못했는데, 하늘에서 심하게 우레와 번개가 치고 바람이 불어 벼가 전부 쓰러졌다. 成王이 엄숙히 공경하고 두려워하여,注+하늘의 변고로 인하여 두려워한 것이다.
雷電以風圖雷電以風圖
召公太公과 함께 金縢을 열고注+이에 앞서 周公武王의 병환이 낫기를 기도하고 점을 쳐서 그 기록을 ‘金縢(쇠사슬로 묶어 봉함한 상자)’에 넣었었는데, 이때에 〈成王이〉 太公召公과 함께 열어본 것이다. 〈그 안에 간직된〉 글을 꺼내어 보고 글을 잡고 눈물을 흘림에 미쳐서야 비로소 周公이 국가를 위해 근로한 것을 믿었다.注+成王이 글을 잡고 눈물을 흘리면서 말하기를 “옛날에 周公王家勤勞하셨으나 어린 내가 미처 알지 못했다.”라고 하였다.
王啓金縢圖王啓金縢圖
이는 成王의 가슴속의 하늘이 金縢의 글을 잡고 눈물을 흘릴 때에 이미 돌아온 것이니,注+이 마음의 하늘이 예전엔 가리었다가 이제는 이미 되돌아온 것이다. 어찌 하늘이 비를 내리고 바람이 반대 방향으로 불어 쓰러졌던 벼가 다 일어나기를 기다린注+이내 이런 반응이 있었던 것이다. 뒤에야 하늘의 뜻이 돌아온 것을 알겠는가?注+金縢의 글을 잡고 눈물을 흘린 것은 마음의 하늘이 돌아온 것이고, 바람이 반대로 불어 벼를 일으킨 것은 하늘의 하늘이 돌아온 것이라는 말이다.
하늘이 비를 내리고 바람이 반대 방향으로 불기를 기다린 뒤에야 하늘의 뜻을 안 것은 평범한 나라 사람들이 아는 하늘이고,注+이것이 ‘하늘을 잘 관찰하지 못하는 자는 하늘의 형체만 관찰한다.’는 것이다. 召公太公이 아는 하늘이 아니다.注+召公太公이 〈아는 하늘은〉 이른바 ‘하늘을 잘 관찰하는 자는 하늘의 정미한 이치를 관찰한다.’는 것이니, 맺음말의 서술이 간단명료하다.


역주
역주1 公欲焚巫尫 : 巫尫은 여자 무당으로 기도해 비를 비는 일을 맡은 자이다. 或者는 “尫은 무당이 아니고 앞곱사이다. 그 얼굴이 위를 향하기 때문에 세속에서는 ‘하늘이 그 병을 가엾게 여겨 비를 내리면 비가 그 코로 들어갈 것을 염려하여 가물게 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僖公이 그들을 태워 죽이고자 한 것이다.”라고 하였다.〈杜注〉
역주2 非旱備也 : 旱災를 대비하는 방도가 아니라는 말이다.〈附注〉
역주3 修城郭……此其務也 : 朝鮮의 朴致遠은 “臧文仲이 말한 가뭄에 대비한 方策은 긴요하고 완전하다고 이를 만하다. 城郭을 수리하면 饑民이 먹을 수 있고, 음식과 비용을 절약하면 財穀이 넉넉해지고 농사에 힘쓰면 곡식을 수확할 수 있고, 나누어 먹기를 권면하면 가진 자가 갖지 못한 자를 구제하게 되니 救荒의 방책은 이와 같을 뿐이다.”라고 하였다.(朴致遠, ≪雪溪隨錄≫ 〈春秋〉)
역주4 修城郭 : 城郭을 修築하면 주린 백성들이 먹을 수 있다.〈附注〉
역주5 貶食省用 : 임금의 盛饌을 없애고 비용을 줄이는 것이다.〈附注〉
역주6 務穡勸分 : 穡은 검소함이다. 勸分은 있고 없는 것을 서로 나누어서 융통해 구제하게 하는 것이다.〈杜注〉 富者에게 권유하여 貧民에게 나누어주게 하는 것이다.〈附注〉
역주7 巫尫何爲 : 무당인 앞곱사가 무슨 능력으로 가뭄을 불렀겠느냐는 말이다.〈附注〉
역주8 則如勿生 : 楊伯峻은 ‘如’는 應當의 뜻이라고 하였다.
역주9 若能爲旱 焚之滋甚 : 이 사람이 과연 가뭄을 불렀다면 이 사람을 태워 죽이면 하늘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어서 가뭄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말이다.〈附注〉
역주10 : 四庫全書本과 三民書局本에는 ‘天’자가 없다.
역주11 湯太旱七年……言未已而雨 : ≪太平御覽≫ 〈皇王部〉에 인용된 ≪帝王世紀≫에 보인다.
역주12 : 四庫全書本과 三民書局本에는 ‘巫’자가 없다.
역주13 尫疾人致旱 : 본편의 ≪春秋左氏傳≫ 주 참조.
역주14 王執書以泣曰……弗及知 : ≪書經≫ 〈周書 金滕〉에 보인다.
역주15 此不善觀天[者] 觀其(者)形也 : 저본에는 ‘此不善觀天 觀其者形也’로 되어 있으나, 본문에 의거하여 ‘此不善觀天者 觀其形也’로 바로잡았다.
역주16 善觀(者天)[天者] 觀其精(者)也 : 저본에는 ‘善觀者天 觀其精者也’로 되어 있으나, 본문에 의거하여 ‘善觀天者 觀其精也’로 바로잡았다.

동래박의(3) 책은 2020.12.03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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