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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萊博議(4)

동래박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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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1 先軫死狄師
【左傳】 僖三十三年이라 狄伐晉하야 及箕하니 晉侯敗狄于箕하고 하다
先軫曰 이로되 而無討하니 敢不自討乎아하고 免冑入狄師하야 死焉하다
狄人歸其元하니 이러라
【主意】 悔心難發也 尤難持也 先軫悔其無禮於君하야 伐狄之役 輕棄其身하야 驕敗辱國하니 蓋有悔心而不能持也
至難發者 悔心也注+至難發者 悔心也:知過而悔 已爲難事 至難持者 亦悔心也注+至難持者 亦悔心也:悔過而不自持 先軫之事是也 此句一篇主意
凡人之過注+凡人之過:此下言悔心之難發 狼者遂之注+狼者遂之:狼戾之人 遂非爲惡하고 詐者文之注+詐者文之:詐僞之人 文過自飾하며 愚者蔽之注+愚者蔽之:愚闇之人 蒙蔽不知하고 吝者執之注+吝者執之:鄙吝之人 執迷不復하며 誇者諱之注+誇者諱之:誇大之人 聞過則諱하고 怠者安之注+怠者安之:怠惰之人 知過苟하니
孰能盡出數累之外而悔心獨發者乎注+孰能盡出數累之外而悔心獨發者乎:數累 指上文六等人 總結悔心難發之意
是悔也注+是悔也:轉說悔心難持 未發則憂其難發注+未發則憂其難發:前六等人是也이요 旣發則憂其難持注+旣發則憂其難持:先軫是也
曷爲其難持也 悔心初發注+悔心初發:此下發明難持 自厭․自愧․自怨․自咎注+自厭․自愧․自怨․自咎:悔前日之所爲 故有四者之狀하고 戚然焦然하야 不能以一日安注+戚然焦然 不能以一日安:此心憂戚不寧 若無容身之地이라
苟無以持之注+苟無以持之:反說不能持者 則自厭者苟且弛縱注+則自厭者苟且弛縱:四字形容自厭之意 謂放肆也하야 必入於自肆矣注+必入於自肆矣:自厭之極如此 自愧者退縮羞赧注+自愧者退縮羞赧:四字形容自愧之意 謂慙沮也하야 必入於自棄矣注+必入於自棄矣:自愧之極如此 自怨者鬱積繳繞注+自怨者鬱積繳繞:四字形容自怨之意 謂不舒也하야 必入於自懟矣注+必入於自懟矣:懟 亦怨也 自怨之極如此 自咎者憂憤感激注+自咎者憂憤感激:四字形容自咎之意 謂不安也하야 必入於自殘矣注+必入於自殘矣:自咎之極如此 先軫正坐此條리니
是悔固可以生善注+是悔固可以生善:悔而能改 善莫大焉이어니와 亦可以生不善也注+亦可以生不善也:悔而不能自持 反有四者之失
萬斛之舟注+萬斛之舟:譬如大舟能載萬斛 放乎滄海 非遇大風則不回注+放乎滄海 非遇大風則不回:海舟張帆 必得順風而後能回 苟操舟者無以持之注+苟操舟者無以持之:然必善操舟者 能維持之 固有因風力之勁하야 而反致覆溺者矣注+固有因風力之勁 而反致覆溺者矣:不能持之 則因風而覆舟溺水 舟之所以回者 風也 舟之所以溺者 亦風也
一念之悔 其勁烈盖甚於風注+舟之所以回者……其勁烈盖甚於風:悔心之發如此하니 烏可不知所以持之耶注+烏可不知所以持之耶:持此心者 尤難於持舟也
吾讀左氏라가 至先軫之死注+吾讀左氏 至先軫之死:入本題事하얀 未嘗不嘉其悔注+未嘗不嘉其悔:先揚而又傷其無以持悔也注+又傷其無以持悔也:後抑 ○主意在此 以斷先軫之事로라 軫以晉襄公之縱秦囚 不顧而唾注+軫以晉襄公之縱秦囚 不顧而唾:僖三十年 夏晉敗秦師于殽 獲百里․孟明視․西乞術․白乙丙以歸 文嬴請三帥使歸 公舎之 先軫怒曰 武夫力而拘諸原 婦人暫而免諸國 墮軍實而長寇讐 亡無日矣 不顧而唾하니 無禮於君注+無禮於君:以臣唾君 無禮之甚甚矣
及箕之役注+及箕之役:是年狄伐晉及箕하야 深悔前過注+深悔前過:深悔唾君之過하고 免冑而死於狄師注+免冑而死於狄師:除去兠䥐 入於狄兵 以戰而死하니라
其一念之勁烈如此注+其一念之勁烈如此:甚於大風之回海舟하니 使有以持之注+使有以持之:假使先軫能持其悔心 固可以一日而収克己復禮之功矣注+固可以一日而収克己復禮之功矣:悔其過 以復於善 是克去己私 復還天理 可一日而天下歸仁矣어늘 惟其無以持之注+惟其無以持之:先軫之死 只緣不能持其悔心ㄹ새 不用是力於禮義하고 而用是力於血氣注+不用是力於禮義 而用是力於血氣:不爲禮義之勇 而爲血氣之勇하니라
身爲元帥注+身爲元帥:先軫將中軍爲元帥하야 總三軍之重注+總三軍之重:中軍權重 故三軍皆總焉코도 而輕棄其身注+輕棄其身:免冑死狄하야 身死無名注+身死無名:輕生求死 不得殺身成仁之名하고 驕敵辱國注+驕敵辱國:外貽夷狄之笑 內爲國家之羞하니 沒有餘責 殆與自經於溝瀆者等耳注+沒有餘責 殆與自經於溝瀆者等耳:與論語所謂匹夫匹婦自經於溝瀆者無異 自經 自縊也
先軫所犯者 晉君也 所死者 狄師也 前日犯君者 謂之悖 今日死狄者 謂之狂이라
聞以義掩利矣 聞以善掩惡矣어니와 曰悖曰狂 其過惟均이니 豈聞有爲狂而能掩悖者乎
先軫未能改前日之過 而適所以生今日之過也 先軫意在於改過 而反至於生過注+先軫意在於改過 而反至於生過:應前悔可以生善亦可以生不善也하니 失不在於悔 而在於不能持其悔也注+失不在於悔 而在於不能持其悔也:斷前主意
風之無力者 不能回舟어니와 至於風勁者하야도 惟善操舟者라야 爲能持之注+惟善操舟者 爲能持之:應前引喻一節니라
悔之無力者 不能遷善注+悔之無力者 不能遷善:悔所以生善 猶風力之能回舟이어니와 至於悔力之勁者注+至於悔力之勁者:如風力之勁하야도 惟善治心者라야 爲能持之注+惟善治心者 爲能持之:治心 猶操舟者니라
如使人之有過者 不自厭․自愧․自怨․自咎 則終始如此而已矣
厭愧怨咎 正吾入德之門이라 然毫釐之差 復陷於過以持之乎
曰負而趍家者 不勝其勞어니와 弛擔而至家者 不勝其逸이니 負(檐)[擔]之勞 乃所以爲弛擔之逸也
悔過之初 厭愧怨咎 改過之後 舒泰恬愉
先軫悔過而至于殺其身하니 意者徒知悔而未知改乎ㄴ저
使軫果能持其悔注+使軫果能持其悔:假使先軫善治心 以持其悔하야 亟改而歸之善이면 則舒泰恬愉之地注+亟改而歸之善 則舒泰恬愉之地:則此心 過者 舒泰恬愉 何厭愧怨咎之有 自有眞樂注+自有眞樂:眞樂油然而生이니 必不肯輕殺其身也注+必不肯輕殺其身也:如此則爲善悔過리라
旣歸家則忘其勞하고 旣改過則忘其悔 豈有旣歸而猶勞하고 旣改而猶悔者乎
是則勞리오 悔亦當改也


선진先軫군중軍中으로 뛰어들어가 죽다
희공僖公 33년, 적인狄人나라를 침벌侵伐하여 에까지 쳐들어오니 진후晉侯의 군대를 에서 패배敗北시키고, 극결郤缺백적자白狄子를 사로잡았다.
선진先軫이 말하기를 “필부匹夫로서 임금의 면전面前에서 속 시원히[정지逞志] 화풀이를 하였는데도 징벌懲罰[]하지 않으셨으니, 감히 스스로를 징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하고서 투구를 벗고 군중軍中으로 뛰어들어가 죽었다.
적인狄人이 그의 머리를 돌려보냈는데 얼굴이 살아 있는 것 같았다.
후회하는 마음은 일으키기도 어렵지만 견지하기가 더욱 어렵다. 선진先軫은 자기가 임금에게 무례하게 굴었던 일을 후회하여, 을 토벌하는 전쟁에서 자기의 신명身命을 가벼이 버리고서 상대를 깔보다가 패전하여 나라를 욕되게 하였으니, 그는 후회하는 마음을 가졌으나 그 마음을 견지하지는 못한 것이다.
일으키기 지극히 어려운 것이 후회하는 마음이고,注+허물을 알고서 뉘우치는 것도 이미 하기 어려운 일이다. 견지堅持하기 지극히 어려운 것도 후회하는 마음이다.注+허물을 뉘우치고도 그 마음을 스스로 굳게 지키지 못한 것은 바로 先軫의 일이 그것이다. 이 句가 이 한 篇의 主意이다.
대체로 사람이 허물을 지을 경우,注+이 이하는 후회하는 마음을 일으키기 어려움을 말한 것이다. 사나운 자는 그 허물을 키우고,注+패려궂은 사람은 잘못을 키워 악행이 되게 한다. 간사한 자는 그 허물을 꾸며대며,注+거짓으로 남을 속이는 사람은 허물을 어름어름 꾸며댄다. 어리석은 자는 허물을 가리고,注+어리석은 사람은 알지 못하는 것을 덮어 가린다. 속이 좁은 자는 허물을 고집하며,注+속이 좁은 사람은 미혹된 것을 고집해 돌이키지 못한다. 과장하는 자는 허물을 숨기고,注+과장하는 사람은 허물을 들으면 숨긴다. 게으른 자는 허물을 편안히 여긴다.注+게으른 사람은 허물을 알고도 구차하다.
그러니 누가 이 몇 가지 죄루罪累 밖으로 완전히 벗어나서 후회하는 마음만 홀로 일어나게 할 수 있겠는가?注+數累는 上文에 말한 여섯 유형의 사람을 가리킨 것이니, 후회하는 마음을 일으키기 어렵다는 뜻을 하나로 묶어 맺은 것이다.
후회하는 이 마음이注+후회하는 마음을 堅持하기 어려움을 돌려서 말한 것이다. 일어나기 전에는 일어나기 어려움이 걱정이고,注+앞에서 말한 여섯 등급의 사람들이 이에 해당한다. 일어난 뒤에는 견지하기 어려움이 걱정이다.注+先軫이 이에 해당한다.
어째서 〈후회하는 마음을〉 견지하기 어려운가? 후회하는 마음이 처음 일어날 때에는注+이 이하는 〈후회하는 마음을〉 견지하기 어려움을 설명한 것이다. 스스로 염오厭惡(증오)스럽고 부끄러우며 원망스럽고 죄스러워서,注+전일의 행위를 후회하기 때문에 이런 네 가지 상황이 있는 것이다. 마음이 상하고 초조하여 하루도 편안할 수 없다.注+이 마음이 근심과 슬픔으로 편치 못하여, 마치 몸을 용납할 곳이 없는 것 같음이다.
그런데도 만약 〈후회하는 마음을〉 견지하지 못한다면注+〈후회하는 마음을〉 견지할 수 없는 경우를 반대로 말한 것이다. 자신을 증오하던 자는 구차하고 방종하여注+네 글자(苟且弛縱)는 스스로 증오하는 뜻을 형용한 것이니, 放肆함을 이른다. 반드시 방사放肆로 흐르고,注+스스로를 증오하는 지극함이 이와 같다. 자신을 부끄러워하던 자는 위축되고 치욕스러워注+네 글자(退縮羞赧)는 스스로 부끄러운 뜻을 형용한 것이니, 부끄러워 의기소침함을 이른다. 반드시 자포자기自暴自棄로 흐르고,注+스스로를 부끄러워하는 지극함이 이와 같다. 자신을 원망하던 자는 마음에 울기鬱氣가 쌓이고 뒤얽혀注+네 글자(鬱積繳繞)는 스스로 원망하는 뜻을 형용한 것이니, 마음이 유쾌하지 않음을 이른다. 반드시 자신을 원망하는 데로 흐르고,注+懟도 원망함이다. 스스로를 원망하는 지극함이 이와 같다. 자신을 허물하던 자는 근심과 분노로 감정이 격해져서注+네 글자(憂憤感激)는 스스로 죄스러워하는 뜻을 형용한 것이니, 마음이 불안함을 이른다. 반드시 자신을 해치는 데로 흐를 것이다.注+스스로를 죄스러워하는 지극함이 이와 같다. 先軫이 바로 이 조항에 걸렸다.
그러므로 후회는 본래 좋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지만注+허물을 뉘우치고서 고칠 수 있으면 이보다 큰 善이 없다. 좋지 못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注+후회하고도 그 마음을 스스로 견지하지 못하면 도리어 네 가지(自肆․自棄․自懟․自殘) 잘못이 있게 될 것이다.
많은 양의 곡식을 실을 수 있는 큰 배가注+비유하면 큰 배가 많은 양의 곡식을 실을 수 있는 것과 같다. 바다를 항해할 때에 큰 바람을 만나지 못하면 회항回航할 수 없다.注+바다로 나간 배가 돛을 펼치면 반드시 순풍을 만난 뒤에야 돌아올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큰 바람을 만나더라도〉 만약 배를 조종하는 자가 배를 유지維持(보호)하지 않으면注+그러나 반드시 배를 잘 조종하는 자라야 배를 維持(보호)할 수 있다는 말이다. 반드시 강한 바람의 힘으로 인해 도리어 배가 전복되어 침몰하게 될 것이다.注+배를 유지하지 못하면 바람으로 인해 배가 전복되어 溺死하게 될 것이다. 배가 회항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바람이고, 배가 전복되어 침몰하게 하는 것도 바람이다.
일념一念의 후회가 그 강렬함이 바람보다 심하니注+뉘우치는 마음이 일어나는 것이 이와 같다. 어찌 견지堅持하는 방법을 몰라서야 되겠는가?注+이 마음을 견지하는 것이 배를 유지하는 것보다 더욱 어렵다.
내가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을 읽다가 선진先軫이 죽은 대목에 이르러서는注+〈여기부터〉 본편의 일로 들어간다. 후회한 그의 마음을 아름답게 여기고,注+먼저 추켜세운 것이다. 또 그가 후회한 마음을 견지하지 못한 것을 가슴 아파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注+뒤에 억제한 것이다. ○主意가 여기에 있다. 이로써 先軫의 일을 論斷하였다. 선진先軫 양공襄公나라의 포로를 풀어준 까닭에 〈임금 앞인데도〉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 침을 뱉었으니注+僖公 33년, 여름에 晉軍이 殽山에서 秦軍을 敗北시키고서 百里․孟明視․西乞術․白乙丙을 잡아 데리고 돌아왔다. 文嬴이 세 장수를 放免하여 돌려보내기를 요청하니 晉 襄公이 그들을 놓아주었다. 그러자 先軫이 노하여 말하기를 “武夫들이 힘을 다해 戰場에서 잡은 자들을 婦人이 갑자기 나라 안에서 풀어주어, 우리의 戰果[軍實]를 무너뜨려 寇讐(秦을 이름)의 氣勢를 키워주었으니 나라가 망할 날이 머지않았습니다.”라고 하고서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땅에 침을 뱉고 나갔다. 임금에게 무례無禮함이注+신하로서 임금에게 침을 뱉었으니 無禮함이 심하였다. 심하였다.
선진先軫은 뒤에 나라가 과〉 에서 전쟁할 때에 미쳐注+이해에 狄人이 晉나라를 侵伐하여 箕에까지 쳐들어왔다. 지난날의 허물을 깊이 뉘우치고서注+임금에게 침을 뱉은 허물을 깊이 뉘우친 것이다. 투구를 벗고 적인狄人군중軍中으로 들어가서 싸우다 죽었다.注+투구를 벗고 狄의 軍中으로 뛰어들어가 싸우다가 죽었다.
일념一念(후회한 마음)의 강렬함이 이와 같았으니,注+큰 바람이 航海하는 배를 回航시키는 것보다 심하다는 말이다. 가령 그 일념을 견지하였다면注+‘가령 先軫이 후회하는 마음을 견지할 수 있었다면’의 뜻이다. 진실로 하루(단기간) 만에 자기의 사욕을 극복해 제거하고서 (천리天理)로 돌아가는[극기복례克己復禮] 효과를 거둘 수 있었을 것인데,注+허물을 뉘우치고서 善으로 돌아가면 이것이 바로 자기의 私慾을 극복해 제거하고서 다시 天理로 돌아가는 것이니, 하루 만에 천하 사람들이 仁人으로 허여[歸]할 것이다. 오직 그 일념을 견지하지 못하였기 때문에注+先軫이 죽은 것은 단지 그 뉘우치는 마음을 견지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그 강렬한 힘을 예의禮義에 쓰지 않고 혈기血氣에 썼던 것이다.注+禮義의 勇에 힘쓰지 않고 血氣의 勇에 힘쓴 것이다.
원수元帥가 되어注+先軫이 中軍을 거느리는 元帥가 된 것이다. 삼군三軍을 통솔하는 중책을 맡은 몸으로注+中軍은 권한이 막중하기 때문에 三軍을 모두 거느린다. 신명身命을 가벼이 버려 죽어서도注+투구를 벗고 싸우다가 狄兵에게 죽었다.살신성인殺身成仁의〉 명성을 얻지 못했으며注+생명을 가벼이 여기고서 죽기를 구하였기 때문에 殺身成仁의 명성을 얻지 못한 것이다. 적을 교만하게 하고 국가를 욕되게 하였으니,注+밖으로는 夷狄에게 비웃음을 당하고, 안으로는 국가의 수치가 되었다. 죽어서 남긴 죄책罪責이 〈작은 신의[소신小信]를 지키기 위해〉 도랑에서 스스로 목매어 죽은 자와 거의 같을 뿐이다.注+≪論語≫ 〈憲問〉에 이른바 “〈작은 신의[小信]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도랑에서 목매어 죽은 匹夫匹婦”와 다른 것이 없다. 自經은 스스로 목매어 죽음이다.
선진先軫이 침범한 상대는 나라 임금이고, 죽은 곳은 적인狄人군중軍中이다. 전일에 임금을 침범한 것은 패역悖逆이고, 오늘 적인의 군중에서 죽은 것은 광망狂妄이다.
도의道義로써 사리私利엄식掩飾(사리私利를 도의인 양 가장함)하고 선행善行으로써 악행惡行을 엄식한다는 말은 들었지만, 패역과 광망은 동일한 죄과罪過이니 어찌 광망한 짓을 하고서 패역悖逆으로 엄식하는 자가 있겠는가?
선진先軫이 지난날의 허물을 고치지 못한 것이 바로 오늘의 허물을 낳게 된 원인이다. 선진先軫은 생각이 허물을 고치는 데 있었지만 도리어 허물을 낳는 데 이른 것은注+앞에 “후회가 좋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고, 좋지 못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한 말을 호응한 것이다. 그 잘못의 원인이 후회를 한 데에 있지 않고 그 후회를 견지하지 못한 데에 있다.注+앞의 注意를 論斷한 것이다.
바람에 힘이 없으면 배를 회항回航시킬 수 없지만, 바람의 힘이 강하여도 오직 배를 잘 조종하는 자만이 배를 유지(보호)할 수 있다.注+앞의 비유로 이끈 한 節을 호응한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후회하는 마음이 강력하지 못한 자는 개과천선改過遷善할 수 없지만,注+후회가 좋은 결과를 만드는 것이, 마치 바람의 힘이 배를 回航시킬 수 있는 것과 같다. 후회하는 마음이 강력하여도注+〈후회하는 마음이 강력함은〉 바람의 힘이 강한 것과 같다. 오직 마음을 잘 다스리는 자만이 〈후회하는 마음을〉 견지할 수 있다.注+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배를 조종하는 것과 같다.
만약 잘못이 있는 자가 스스로 증오스러워하지도 부끄러워하지도 원망스러워하지도 죄스러워하지도 않는다면 〈그 사람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와 같을 뿐이다.
〈자신의 잘못을〉 증오하고 부끄러워하며 원망하고 죄스러워하는 것이 바로 자신이 으로 진입進入하는 문호門戶이다. 그러나 털끝만치라도 어긋남이 있으면 다시 허물로 빠질 것이니 과연 〈후회하는 마음을〉 어떻게 견지해야 하겠는가?
비유하자면 짐을 지고 집으로 가는 자는 그 노고勞苦를 이루 말할 수 없으나, 집으로 돌아와서 짐을 내려놓은 뒤에는 그 안일安逸을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는 짐을 졌던 노고가 도리어 짐을 내려놓은 뒤의 안일이 되었기 때문이다.
허물을 처음 뉘우칠 때는 자신이 증오스럽고 부끄러우며 원망스럽고 죄스러우나, 허물을 고친 뒤에는 〈마음이〉 상쾌하고 편안하며 염담恬淡하고 즐거워진다.
선진先軫은 허물을 뉘우치긴 했지만 자기의 몸을 살해하는 데 이르렀으니, 생각건대 그는 한갓 허물을 뉘우칠 줄만 알고 허물을 고칠 줄은 모른 듯하다.
가령 과연 선진先軫이 후회한 마음을 굳게 지켜注+‘가령 先軫이 마음을 잘 다스려 그 후회를 견지하였다면’의 뜻이다. 즉시 허물을 고치고서 으로 돌아갔다면, 상쾌하고 편안하며 염담恬淡하고 즐거운 경지에注+이 마음의 과오가 마음에 편안하고 쾌락할 것이니, 어찌 증오스러움․부끄러움․원망스러움․죄스러움이 있겠는가? 자연히 진정한 즐거움이 있었을 것이니,注+참된 즐거움이 저절로 생겨날 것이다. 반드시 경솔히 그 몸을 살해하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注+이와 같이 하면 허물을 잘 뉘우친 것이 된다.
〈짐을 진 자가〉 집으로 돌아온 뒤에는 짐을 졌던 노고를 잊게 되고, 〈허물을 뉘우친 자가〉 허물을 고친 뒤에는 후회했던 마음을 잊게 되니, 어찌 집에 돌아온 뒤에도 여전히 노고하고 허물을 고친 뒤에도 여전히 후회하겠는가?
그렇다면 노고만을 고쳐야 하겠는가? 뉘우침도 고쳐야 한다.


역주
역주1 : 白狄은 狄의 別種이다. 옛 西河郡에 白部胡가 있다.〈杜注〉 白狄의 임금은 子爵이다.〈附注〉
역주2 :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침을 뱉은 일을 말한 것이다.〈杜注〉
역주3 : 보통 사람과 달랐음을 말한 것이다.〈杜注〉
역주4 : 저본에는 ‘二’로 되어 있으나, ≪春秋左氏傳≫에 의거하여 ‘三’으로 바로잡았다.
역주5 : 저본에는 ‘可’로 되어 있으나, 四庫全書本에 의거하여 ‘何’로 바로잡았다.
역주6 : 저본에는 ‘檐’으로 되어 있으나, 四庫全書本에 의거하여 ‘擔’으로 바로잡았다. 아래도 같다.
역주7 : 저본에는 ‘獨當改’가 없으나, 四庫全書本에 의거하여 보충하였다.
역주8 : 저본에는 1자 빈칸으로 되어 있다.
역주9 : 저본에는 1자 빈칸으로 되어 있다.

동래박의(4) 책은 2022.12.25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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