傳
【左傳】莊八年이라 夏에 師及齊師圍郕하니 郕降于齊師하다
曰 皐陶邁種德
이라 德乃降
이라하니 姑務修德
하야 以待時乎
ㄴ저
注
【主意】始言小勇與怯相反하고 大勇與怯相類하니 莊公自責而不與齊校가 似乎大勇矣나 然莊公非不欲校라 蓋怯齊而不敢校耳라하고 末責莊公不合通齊하니 議論極高로다
事之相反者
가 莫如勇怯
注+勇者不怯이요 而相近者
도 亦莫如勇怯
注+大勇似怯이라
奮然勁悍
하야 與怯相反者
는 小勇也
注+此卽撫劍疾視之勇요 退然溫克
注+詩云 飮酒溫克하야 與怯相近者
는 大勇也
注+此乃克己復禮 仁者之勇라
寇敵之來
注+此言勝小敵에 雖多至於百萬
이라도 知兵者談笑而麾之
注+雖有百萬之兵 善知兵法者 能却百萬之兵於談笑之間하야 猶摧枯振槁然
注+喩其勢之易也이니 豈足爲大敵哉
注+此特勝敵之小者耳아
忿欲之興
에 鬱勃熾烈
하야 內焚肺腑
注+形容心敵로되 劍不能擊
하고 戟不能撞
이며 車不能衝
하고 騎不能突
注+劍戟車馬 一無所施하니 自古賁育韓白之徒
로 戰必勝 攻必取者
注+孟賁夏育韓信白起 古之勇力之士 以戰則勝 以攻則取도 未嘗不受屈于是敵也
注+能勝小敵 而受屈於大敵니라
賁育韓白
은 冠古今之勇者也
注+古者勇力 無過於四人者니 今勝賁育韓白之所不能勝
注+彼不能勝心敵 而君子能勝之이면 得不謂之大勇乎
注+見得勝大敵爲大勇아
然戰勝於一心之間
은 非有攻城略地之可紀也
注+無恢拓之功며 非有伏尸流血之可駭也
注+無殺戮之惨며 非有獻俘奏凱之可誇也
注+無獻俘囚奏凱捷之라
內克莫大之敵
注+但能自克心中忿欲之敵이나 而功無毫髮見於世
하니 豈識其爲勇乎
아
不特不識其爲勇
이라 旣勝忿慾之敵
이면 則忍人之所不能忍
하고 容人之所不能容
하고 平人之所不能平
하야 其犯而不校
注+橫逆之來 能順受之가 與怯者相去不能以寸
注+發明大勇似怯이니 世又將以怯名之矣
注+內勇而外若怯 故例得怯之名리라
以勇怯相近而難辨者也
注+應前相近者莫如勇怯 ○ 此篇妙處 初看前一截議論 似深取魯莊之不校齊 若所謂能勝忿慾之大敵者 不知後面正主意 乃深貶莊公之怯而不能校也 蓋勇怯相近一語已藏貶魯莊之意ᄅ새니라
魯莊公及齊師圍郕에 郕降於齊師어늘 仲慶父請伐齊한대
且齊魯同伐郕
注+二國同伐郕國이로되 而齊專有其功
注+郕獨降于齊師하니 人情之所必校也
注+他人處此 必與齊爭其功어늘 莊公斂兵不校
하고 罪己而不罪齊
注+竝見本題註하니 抑不知莊公勇者歟
아
吾斷之曰
注+至此 方明說主意 莊公蓋怯者也
注+大勇者 似怯 魯莊公 蓋眞怯라
勇者不校
는 是不欲校也
注+此君子之不校요 怯者不校
는 是不能校也
注+此莊公之不校 ○ 說莊公事 十分精神라
勇者以義不當校
注+又立義字 作骨子라 故勝其私心而不校
니라
使遇義所當校者
注+校與不校 惟義所在면 出其餘勇
이니 天下已不能當矣
注+此仁者之勇一怒而安天下者也리라
彼魯莊之視齊襄
注+至此 方明說出實事은 乃君父不戴天之讐
注+魯威公如齊 齊襄公 使公子彭生 乘公而殺之 莊公爲之子 與齊襄乃必報之仇 弗與共載天者也니 義所必校者也
注+應前義字어늘 反巽懦畏怯
하야 俛首爲讐人之役
注+不能爲君父仇 乃爲仇人役使 從之征伐하니 坐視其取郕而不校者
는 特畏其强而不敢校耳
注+斷魯莊是大怯而不能校라
姑託罪己修德之辭
하야 以自解于衆
注+言答慶父者 皆是飾辭이 豈其本心哉
注+本心非不欲校 顧不能耳아
故不校者는 莊公之所易也요 校者는 莊公之所難也라
莊公之不校
는 與勇者難易
와 政相反
注+應起語相反者莫如勇怯하니 烏得比而同之耶
注+不校雖同 勇怯則異리오
或曰
注+假設或問 又發一意 世固有以弱犯强
하고 以小犯大
하야 不量力而取斃者
注+發明魯不足以敵齊 雖與之校而未必勝하니 莊公雖不得爲勇
이나 亦庶幾善量力者也
注+設此一問 爲莊公分라 曰
注+答或人說
論義者
는 不論力
注+義所當校 不當言量力 義字是骨子 與前相應이라
君父之讐
는 義所必討
注+應上文義字說니 不幸而力不勝
하야 死於讐敵
注+承上文力字說이라도 亦足以自獻於先王矣
注+自獻於先王 出尙書微子 言可以見先君於地下라
以仇牧之怯
으로 豈能勝南宮萬之勇哉
注+引此事證不論力之說리오
閔公之難
에 忘其怯而直前
注+公羊傳云 宋萬搏閔公絶其 仇牧聞君弑 趨而至 遇之于門 手劒而叱之 萬臂仇牧 碎其首 齒着乎門闔하야 雖斃于南宮萬之手
나 世未有以不量力罪之者也
注+發盡論義者不論力之說 斷得極到니라
若是則莊公當與齊爭歟
注+又設一問云 齊旣取郕 莊公當與之爭乎 題文字 須□如此反復 不難使他分□不得 方爲得體아
莊公忘君父之讐
하고 而與齊通
注+此議論極正大 所以留在結尾用之하며 又與之連兵而伐郕
注+服役於仇人하니 及不得郕而爭
注+當此之時 方與齊校이면 則是爭利之師
요 而非復讐之師也
注+文如斷案 魯莊更無分說處矣라
然則莊公之是役
注+伐郕還役에 爭亦失
注+有爭利之失이요 不爭亦失
注+有忘讐之失이니 失在于通齊之始耳
注+不當與讐家通好 不問其爭與不爭之是非也라
一失其始
하니 進退上下
에 何往而非罪哉
注+旣與齊通 更無是處리오
故曰 君子作事謀始
注+引易訟卦大象辭 深責莊公通齊之始라하니라
傳
장공莊公 8년, 여름에 노魯나라 군대가 제齊나라 군대와 함께 성郕나라를 포위했는데 성나라가 제나라 군대에 항복하였다.
그러자 중경보仲慶父(노나라 대부)가 제齊나라 군대를 공격하자고 요청하니, 장공莊公이 말하기를 “안 된다.
내가 실로 부덕不德해서이니 제齊나라 군대에게 무슨 죄罪가 있는가?
〈하서夏書〉에 ‘고요皐陶는 힘써 덕을 펴서 덕이 두루 미쳤기 때문에 사람들이 항복하였다.’라고 하였으니, 우선 힘써 덕을 닦아 때를 기다리자.”라고 하였다.
군자가 이 일로 인해 노魯 장공莊公을 훌륭하게 여겼다.
注
처음에는 소용小勇과 겁怯은 서로 반대이고 대용大勇과 겁怯은 서로 비슷하니, 노魯 장공莊公이 자책하고서 제齊나라와 따지지 않은 것이 대용大勇과 유사하지만, 노 장공이 따지고 싶지 않아서 따지지 않은 것이 아니라 강한 제나라가 겁이 나서 감히 따지지 못한 것일 뿐이라고 말하고, 끝에는 장공이 제나라와 통호通好(국교를 맺음)해서는 안 되는데 통호通好한 것을 꾸짖었으니, 의론이 매우 고상高尙하다.
일 중에 서로 반대되는 것이 용기와 겁만 한 것이 없고
注+용기가 있는 자는 비겁하지 않다., 서로 비슷한 것도 용기와 겁만 한 것이 없다
注+큰 용기는 비겁과 비슷하다..
떨쳐 일어나 강하고 사나워 겁과 서로 반대되는 것은 작은 용기이고
注+이것이 바로 맹자孟子가 말한 “칼을 어루만지고 상대를 노려보면서 ‘네가 어찌 감히 나를 당하겠느냐.’고 하는 필부의 용맹”(《맹자孟子》 〈양혜왕梁惠王 하下〉)이다., 물러나 온화하여
注+《시경詩經》 〈소아小雅 소완小宛〉에 “술을 마셔도 온순함으로 이겨낸다.”라고 하였다. 겁과 서로 비슷한 것은 큰 용기이다
注+사욕私慾을 이기고 예禮로 돌아오는 것이 인자仁者의 용기이다..
작은 용기는 이름이 천하에 가득하고, 큰 용기는 이름이 집안을 벗어나지 않는다.
작은 적을 이기는 것이 이것이다
注+소적小敵은 전투를 이른다..
큰 적을 이기는 것이 이것이다
注+대적大敵은 분노와 탐욕을 이른다..
비록 백만의 적군이 쳐들어오더라도
注+이는 소적小敵을 이김을 말한다.병법兵法을 아는 자는
담소談笑하며 지휘하여
注+비록 백만의 군대가 있더라도 병법兵法을 잘 아는 자는 담소談笑하는 사이에 백만의 군대를 물리칠 수 있다는 말이다. 마른나무를 부러뜨리듯이 쉽게 무찌를 것이니
注+그 형세가 쉬움을 비유한 것이다., 백만 대군을 어찌 큰 적이라고 하겠는가?
注+이것은 대적大敵을 이기는 것을 말한 것이다.
큰 적은 마음의 적보다 큰 것이 없다
注+이것은 대적大敵을 이기는 것을 말한 것이다..
분노와 탐욕이 일어나 울화가 치밀어 속에서 오장육부를 태워도
注+마음의 적을 형용한 것이다., 칼로 찌를 수도 없고 창으로 칠 수도 없으며 수레로 밀어버릴 수도 없고 기마로 돌격할 수도 없으니
注+칼, 창, 수레, 기마를 하나도 쓸 곳이 없다는 말이다., 예로부터 싸우면 반드시 이기고 공격하면 반드시 취하는
맹분孟賁‧
하육夏育‧
한신韓信‧
백기白起 같은 무리라 하더라도
注+맹분孟賁, 하육夏育, 한신韓信, 백기白起는 옛날 용력勇力을 겸비한 사람으로, 싸우면 승리하고 공격하면 취하였다(성을 함락함). 일찍이 이 마음의 적에게 굴복당하지 않은 이가 없었다
注+소적小敵은 이길 수 있으나, 대적大敵에게는 굴복하였다는 말이다..
맹분‧하육‧한신‧백기는 고금의 용기 있는 자 중에 으뜸이니
注+옛날에 용력勇力을 갖춘 자 중에 이 네 사람보다 뛰어난 자는 없었다., 지금 맹분‧하육‧한신‧백기가 이기지 못했던 것을 이긴다면 큰 용기라 이를 수 없겠는가?
注+저들은 마음의 적을 이길 수 없었지만, 군자君子는 〈마음의 적을〉 이길 수 있다는 말이다.注+대적大敵을 이기는 것이 대용大勇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일심一心의 사이에서 싸워서 이김은, 성을 공격하고 땅을 공략하는 기념할 만한 〈공적이〉 있는 것도 아니며
注+영토를 널리 개척한 공적이 없다는 말이다., 시체가 엎어져 있거나 피가 흐르는 놀랄 만한 〈공적이〉 있는 것도 아니며
注+적을 살육한 참혹함이 없다는 말이다., 포로를 바치고
개선가凱旋歌를 연주하는 자랑할 만한 〈공적이〉 있는 것도 아니다
注+포로를 바치고 개선악凱旋樂을 연주하는 전공이 없다는 말이다..
안으로 막대한 적을 이겼으나
注+단지 스스로 마음속의 분노와 탐욕의 적을 이겼을 뿐이다., 공이 터럭만치도 세상에 드러나는 것이 없으니, 어찌 그것이 용기라는 것을 알아주겠는가?
그것이 용기라는 것을 모를 뿐만 아니라, 이미 분노와 탐욕의 적을 이겼다면, 다른 사람이 참을 수 없는 것을 참고, 다른 사람이 용납할 수 없는 것을 용납하며, 다른 사람이 편안할 수 없는 것을 편히 여겨 상대가 침범해도 따지지 않을 것이니
注+남이 나에게 도리에 거스르는 횡포한 짓을 하더라도 순하게 받아들인다., 겁먹은 자와 조금도 다르지 않아
注+대용大勇은 비겁卑怯과 비슷하다는 것을 설명한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또한 겁쟁이라고 이름할 것이다
注+안은 용감하지만 겉은 비겁한 것 같기 때문에 으레 비겁하다는 이름을 얻는 것이다..
이는 바로 용기와 겁이 서로 비슷하여 분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注+앞글의 ‘상근자相近者 막여용겁莫如勇怯’에 호응한다. ○ 이 편의 정묘精妙한 곳이다. 처음 전면 일단一段의 의론을 보면 노魯 장공莊公이 제齊나라와 계교하지 않은 것을 깊이 인증한 것 같다. 그렇다고 만약 장공을 이른바 ‘분노와 탐욕의 큰 적을 이긴 자’로 여긴다면, 후면의 바른 주의主意가 곧 장공이 겁이 나서 계교하지 못한 것을 깊이 폄하한 것임을 모른 것이다. 대체로 ‘용겁상근勇怯相近’이라는 한마디 말에 이미 노 장공을 폄하하는 뜻이 숨어 있다..
노魯 장공莊公과 제齊나라 군대가 성郕나라를 포위하자 성나라가 제나라 군대에게 항복하였는데, 〈제나라가 공功을 독차지하니〉 중경보仲慶父가 제나라를 칠 것을 청하였다.
노 장공이 말하기를 “내가 실로 부덕不德해서이니 제나라 군대에게 무슨 죄가 있겠는가?
죄는 나에게 있으니 우선 힘써 덕을 닦아 때를 기다리자.”라고 하였다.
제나라와 노나라가 함께 성나라를 쳤으나
注+두 나라가 함께 성郕나라를 친 것이다. 제나라가 전적으로 공을 차지했으니
注+성郕나라가 제齊나라 군대에게만 항복하였다., 인정상 반드시 따져야 하는데도
注+다른 사람이 이런 일에 처했다면 반드시 제齊나라와 공을 다투었을 것이다. 장공은 군대를 철수하고 따지지 않았으며, 자신을 탓하고 제나라를 허물하지 않았으니
注+모두 본편의 주註에 보인다., 모르겠지만 장공은
용자勇者인가?
겁쟁이인가?
注+두 가지[兩端]를 말하여 문제를 설명한 것이다.
내가 단언하건대
注+여기에 와서 비로소 주의主意를 밝게 설명하였다.,
장공莊公은 겁쟁이일 것이다
注+큰 용기를 가진 자는 겁쟁이와 비슷하니 노魯 장공莊公은 진짜 겁쟁이였던 듯하다..
큰 용기를 지닌 자는 따지지 않고, 크게 겁먹은 자도 따지지 않는다
注+두 가지가 서로 비슷한 이유이다..
용자勇者가 따지지 않음은 따지려 하지 않는 것이고
注+이것은 군자가 계교하지 않는 것이다., 겁쟁이가 따지지 않음은 따지지 못하는 것이다
注+이것은 장공莊公이 계교하지 못하는 것이다. ○ 장공의 일을 말한 것이 매우 생동감이 있다..
용자는 의리상 따지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注+또한 ‘의義’자를 세워 글의 골자로 삼았다. 사사로운 마음을 이겨 따지지 않는 것이다.
마음의 적도 이길 수 있거늘 하물며 하찮은 몸 밖의 적을 이기지 못하겠는가?
만약 의리상 마땅히 따져야 할 경우라면
注+계교하느냐 계교하지 않느냐는 오직 의義가 있는 데에 따라서 할 뿐이다. 남은 용기를 다 내어 따질 것이니 천하에 당해낼 자가 없을 것이다
注+이는 한 번 노하면 천하를 안정시키는 인자仁者의 대용大勇이다..
따지지 않는 것은 용자에게 어려운 일이고, 따지는 것은 용자에게 쉬운 일이다.
저
노魯 장공莊公에게 있어서
제齊 양공襄公은
注+여기에 와서 비로소 실제의 일로 밝게 설명하였다. 바로 하늘 아래 함께 살 수 없는 임금의 원수이고 부모의 원수이니
注+노魯 환공桓公이 제齊나라에 갔을 때 제齊 양공襄公이 공자公子 팽생彭生을 시켜 노 환공과 함께 수레를 타고 가다가 죽이게 하였다. 장공은 환공의 아들이니 제 양공은 반드시 갚아야 할 원수로 같은 하늘 아래 함께 살 수 없는 자이다., 의리상 반드시 따져야 하는데도
注+앞의 ‘의義’자에 호응한다., 도리어 나약하게 겁먹고 두려워하여 머리를 숙이고 원수를 위해 싸웠으니
注+군부君父를 위하여 원수를 갚지 못하고 도리어 원수의 노복이 되어 그를 따라 〈성郕나라를〉 정벌하였다., 원수가
성郕나라를 취하는 것을 좌시하고 따지지 않은 것은 원수의 강함을 두려워하여 감히 따지지 못한 것일 뿐이다
注+노魯 장공莊公은 크게 겁을 먹어 계교하지 못하였음을 단언한 것이다..
짐짓 자신을 탓하고 덕을 닦으라는 말에 의탁하여 대중에게 자신을 해명하였으니
注+중경보仲慶父에게 답한 것은 모두 꾸며댄 말이라는 말이다. 이것이 어찌 본심이겠는가?
注+본심은 계교하고 싶었지만 〈겁이 나서〉 하지 못하였을 뿐이다.
그러므로 따지지 않는 것은 장공에게 있어서 쉬운 일이고, 따지는 것은 장공에게 있어서 어려운 일이다.
장공이 따지지 않은 것은, 용자가 어렵게 여기고 쉽게 여기는 일과 상반되니
注+이 편 머리의 ‘서로 반대되는 것이 용기와 비겁만 한 것이 없다.[相反者莫如勇怯]’는 말에 호응한다., 어찌 나란히 같다고 할 수 있겠는가
注+계교하지 않은 것은 비록 같으나 용기와 비겁은 다르다는 말이다..
어떤 이가
注+혹인或人의 물음을 가정하여 또 다른 뜻을 드러낸 것이다. “세상에는 진실로 약자가 강자를 침범하고 소국이 대국을 쳐서 제 힘을 헤아리지 못하여 망하는 자가 있으니
注+노魯나라는 제齊나라를 대적하기에 힘이 부족하였으니, 비록 제나라와 계교하였더라도 반드시 이기지 못하였을 것임을 설명한 것이다.,
장공莊公은 비록 용기가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힘을 잘 헤아린 데에 가깝다.”라 하기에
注+이 한 가지 문제를 설정하여 장공莊公을 위해 분설分說(변명)한 것이다., 나는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注+혹인或人에게 답하는 말이다..
‘의를 논하는 자는 힘을 따지지 않는다
注+의리상 당연히 계교해야 할 일에 힘을 헤아리는 것을 말하는 것은 부당하다. ‘의義’자가 이 글의 골자이니, 앞글과 서로 호응한다..
임금과 아버지의 원수는 의리상 반드시 토벌해야 하니
注+상문上文의 ‘의義’자에 대한 설명에 호응한다., 불행하게도 힘으로 이길 수 없어 원수에게 죽게 되더라도
注+상문上文의 ‘역力’자에 대한 설명을 이은 것이다. 자신을
선왕先王을 위해 바칠 수 있어야 한다
注+‘자헌어선왕自獻於先王’은 《서경書經》 〈상서商書 미자微子〉에 나오니, 지하地下에 가서 선군先君을 뵐 수 있다는 말이다..
구목仇牧같이 겁 많은 사람이 어찌 힘센
남궁만南宮萬을 이길 수 있었겠는가?
注+이 일을 인용하여 힘을 논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증명한 것이다.
그래도 구목은
민공閔公의 난리에 겁을 잊고 곧바로 앞으로 나아가서
注+《춘추공양전春秋公羊傳》 장공莊公 12년에 “송만宋萬이 민공閔公을 쳐서 목을 잘랐다. 구목仇牧이 임금이 시해되었다는 말을 듣고 달려가다가 문에서 송만을 만났다. 구목이 손에 칼을 들고 꾸짖자 송만이 옆에서 주먹으로 구목을 쳐서 머리를 부수니 구목의 이빨이 튕겨나가 문짝에 박혔다.”라고 하였다. 비록 남궁만의 손에 죽었지만 세상에서 그가 힘을 헤아리지 못하였다고 비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注+의리를 논하는 자는 힘을 논하지 않는다는 것을 극진히 설명하였으니, 논단論斷이 극치에 도달하였다..’
이와 같다면
장공莊公은 마땅히
제齊나라와 싸워야 하는가?
注+또 “제齊나라가 이미 성郕나라를 취하였는데, 장공莊公이 제나라와 공을 다투었어야 하였는가.”라고 하는 한 가지 문제를 설정한 것이다.
나는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注+또 답하는 말이다..
‘장공이 임금과 아버지의 원수를 잊고 제나라와
통호通好하였으며
注+이 의론이 매우 정대正大하다. 그러므로 유보하였다가 결미結尾에 사용한 것이다., 또 제나라와 연합하여 성나라를 쳤으니
注+원수에게 사역당한 것이다., 성나라를 차지하지 못하여 싸운다면
注+‘이때에 제齊나라와 계교하였다면’이라는 말이다. 이것은 이익을 다투는 군대이지 원수를 갚는 군대가 아니다
注+글이 단안斷案 같으니, 노魯 장공莊公은 더 이상 변명할 곳이 없다..
그렇다면 장공이 이 싸움에서
注+성郕을 치고 환군還軍한 일을 말한다. 다투는 것도 잘못이고
注+이익을 다투는 잘못이 있게 된다., 다투지 않는 것도 잘못이니
注+원수를 잊는 잘못이 있게 된다., 잘못이 이미 처음 제나라와 통호한 데에 있었다
注+원수의 국가와 통호通好해서는 안 되니, 다투고 다투지 않은 시비是非는 따질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한번 처음에 잘못되면 전후좌우에 무엇을 한들 잘못되지 않겠는가?
注+이미 제齊나라와 통호하였으니 더이상 옳은 곳이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일을 하는 처음에 잘 계획해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注+《주역周易》 송괘訟卦 〈대상전大象傳〉의 말을 인용하여 장공莊公이 처음 제齊나라와 통호를 시작할 때 신중히 생각하지 않은 것을 깊이 꾸짖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