傳
申繻曰 女有家
하며 男有室
하야 無相瀆也
를 〈謂之有禮
니〉
니이다
魯人告于齊曰 寡君畏君之威하야 不敢寧居하고 來修舊好러니 禮成而不反이라
注
【主意】欲之寇人
이 甚於兵革
하고 禮之衛人
이 甚於城郭
이어늘 威公文姜
은 犯禮如
하야 自隳其城郭
이라
天下同知畏有形之寇
注+兵革也하고 而不知畏無形之寇
注+物欲也 起語二句絶佳니라
兵革者
는 有形之寇也
니 寇環吾城
에 人之登
者
가 冒風雨
하고 犯雪霜
하야 窮晝夜
토록 親矢石而不敢辭者
는 豈非一失此城
이면 則立爲虀粉乎
아
欲之寇人
이 甚于兵革
注+欲 無形 兵 有形하고 禮之衛人
이 甚於城郭
注+城郭 能禦有形之寇 禮 能禦無形之寇이어늘 而人每不能守禮者
注+犯禮者 多는 特以欲之寇人
은 無形可見
이라
故狎而翫之耳
注+不知畏 故狎翫之 知畏 則必守禮矣요
殊不知有形之寇
는 其來有方
하고 其至有時
하야 猶可禦也
注+有形 可見 有方 可備 故可得而備禦어니와 至於無形之寇
注+發明物欲寇人하야는 游宴之中
에 有陷穽焉
하며 談笑之中
에 有戈矛焉
하며 堂奧之中
에 有虎豹焉
하며 鄕隣之中
에 有戎狄焉
注+陷穽 所以陷猛獸者 戈矛 皆兵器 虎豹 能食人 戎狄能殺人 四者皆非眞有之物 而物欲之害人 有甚於此者하야 藏於杳然冥然之間
注+杳冥 謂其爲寇無形하야 而發於卒然忽然之際
注+卒忽 謂其爲禍甚速하니
非聖人以禮爲之防
注+苟非有禮以防此寇이면 則人之類滅久矣
注+皆爲物欲誘之 陷於死地也 曲禮曰 人有禮則安 無禮則危라
國君夫人父母沒
이면 則使大夫寧於兄弟
注+諸侯之女嫁爲他國夫人 而己之父母死 當使大夫往慰夫人之兄弟 夫人無自歸之禮 故가 禮也
注+此古人所制之禮요 姑姊妹已嫁而反
이면 兄弟弗與同席
注+父之女兄弟曰姑 己之女兄曰姊 女弟曰妹 若已嫁人而歸父母家 則兄弟不得與姊妹共坐도 亦禮也
注+亦古人所制之禮라
是二禮者
는 人不過以爲別嫌明微耳
注+常人見此二禮 不過謂聖人以此別嫌疑之迹 明隱微之意耳요 亦未知其爲甚急也
注+初不知此禮能衛人之身 其功過於城郭라
魯威公及文姜犯是禮以如齊
注+時文姜已無父母 不當歸齊 犯前一禮 又不當與兄同會 因而淫亂 犯後 一禮라가 轉眄而罹拉幹之禍
注+拉折聲也 幹脇骨也 公子彭生有力 齊侯使與公同車 因折其脇骨而殺之하야 身死異國
하야 爲天下笑
注+威公魯君 而死於齊하니라
一失於禮而禍遽至此
注+禮能衛人 威公出於禮外 故遭此禍하니 人其可斯須去禮耶
注+發得意盡리오
君子視欲如寇
注+轉正說하고 視禮如城
注+一句應前欲甚於兵革禮甚於城郭이라
彼其左右前後
에 伺吾之失守
하야 而將肆其呑噬者
가 不可勝數
注+言以物欲求寇我者 是不一端니 稍怠則墮其手矣
注+守禮稍怠則遭其禍리라
吾之所以孤立於爭奪陵犯之場
하야 得保其生者
注+亦指無形之寇는 非天非地
며 非父非母
라
升降俯仰之煩
注+亂之義이 豈不勝於屠戮戕殺之酷
注+禮雖煩人 猶勝於殺戮之慘이며 弁冕環佩之拘
注+禮之服가 豈不勝於刀鋸斧鉞之加
注+禮雖拘人 猶勝於兵革之禍리오
人徒見君子常處於至勞之地
하고 而不知君子常處於至安之地也
注+行禮雖勞 行禮則安 以其免於物欲之寇也니라
世俗所以厭其煩而惡其拘者
注+煩拘二字 應上文는 亦未見其害耳
注+未見物欲之害人 故厭惡禮文之煩拘니라
城之圍于寇者
注+引有形之寇證는 樓櫓雖密
이나 猶恐其疎
注+樓櫓 設於城上者하고 隍塹雖險
이나 猶恐其平
注+隍塹 掘於城下者 ○ 此言人知畏有形之寇하니 豈有厭樓櫓之太密
하고 惡隍塹之太險者哉
注+厭惡二字 應上文 此言人於守禮則厭惡 於守城則否리오
苟人果能眞見無形之寇
注+眞見然後 知畏면 則終日百拜
注+也라도 猶恐其逸
注+亦由恐樓櫓之疎者이요 曲禮三千
注+經禮 有三百條 曲禮 有三千條 曲禮 謂委曲禮文之事이라도 猶恐其簡也
注+亦猶恐隍塹之夷者 ○ 逸簡二字 與煩拘爲對온 況敢厭惡其煩與拘耶
注+厭惡煩拘 皆是相應 今人初學文 要知此法아
傳
환공桓公 18년, 환공이 강씨姜氏와 함께 제齊나라로 갔다.
신수申繻가 말하기를 “여자에게는 남편이 있고 남자에게는 아내가 있어, 서로 모독冒瀆하지 않는 것을 예禮가 있다고 하니, 이를 어기면 반드시 패망敗亡합니다.”라고 하였다.
환공桓公이 제후齊侯와 낙濼에서 회합하고 드디어 문강文姜과 함께 제齊나라로 갔다.
제후齊侯가 문강文姜과 간음姦淫하자 환공桓公이 문강文姜을 꾸짖으니 문강文姜이 이를 제후齊侯에게 고告해 바쳤다.
여름 4월 병자일丙子日에 제후齊侯가 연회宴會를 열어 환공桓公을 접대하고 공자公子 팽생彭生을 시켜 환공을 수레에 태우게 하였는데, 환공이 수레 안에서 훙薨하였다.
노인魯人이 제齊나라에 고하기를 “우리 임금께서 제군齊君의 위엄을 두려워하여 감히 편안히 계시지 못하시고, 제齊나라로 가서 옛 우호友好를 중수重修하셨는데, 회합의 예禮가 끝났는데도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으셨습니다.
죄를 돌릴 곳이 없어 제후諸侯들 사이에 좋지 않은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그러니 팽생彭生을 죽여 이런 소문을 잠재우소서.”라고 하니, 제인齊人이 팽생을 죽였다.
注
탐욕貪慾이 사람을 해치는 것이 전쟁보다 심하고, 예禮가 사람을 보호하는 것이 성곽보다 든든한데, 환공桓公과 문강文姜은 예를 어기고 제齊나라에 감으로써 스스로 그 성곽을 허물었다.
천하 사람들은 누구나
유형有形의 도적은 두려운 줄 알면서도
注+〈유형有形의 도적이란〉 전쟁을 말한 것이다.무형無形의 도적은 두려운 줄 모른다
注+〈무형無形의 도적이란〉 물욕物慾을 말한 것이다. 첫머리에 말한 두 구절의 말이 매우 아름답다..
전쟁은 유형의 도적이니, 이 도적이 우리 성을 포위하면 성가퀴에 올라 성을 지키려는 자가 비바람을 무릅쓰고 눈서리를 맞으며 밤낮으로 돌과 화살을 맞아도 감히 사양하지 않는 것은, 어찌 이 성을 한번 잃게 되면 당장에 몸이 가루가 될까 두려워해서가 아니겠는가?
큰 해로움에 핍박받는 자는 진실로 작은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탐욕貪慾이 사람을 해치는 것이 전쟁보다 심하고
注+물욕物慾은 형체가 없고, 병혁兵革은 형체가 있다.,
예禮가 사람을 보호하는 것이 성곽보다 든든한데도
注+성곽城郭은 유형有形의 도적을 막을 수 있고, 예禮는 무형無形의 도적을 막을 수 있다. 사람이 매양 예를 지키지 못하는 것은
注+예禮를 범하는 자가 많다., 다만 욕심이 사람을 해치는 것은 무형의 도적이라서 두려운 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친압하여 버릇없이 행동한다
注+두려운 줄을 모르기 때문에 친압하여 가볍게 여긴다. 두려운 줄을 안다면 반드시 예禮를 지킬 것이다..
이는 유형의 도적은 오는 것이 방향이 있고 때가 있어 오히려 막을 수 있지만
注+형상이 있는 것은 볼 수 있고, 방향이 있는 것은 대비할 수 있다. 그러므로 방비하여 막을 수 있는 것이다., 무형의 도적은
注+물욕物慾이 사람을 해침을 설명한 것이다. 잔치 중에 함정이 있고
담소談笑 속에 창이 있으며 집안에 호랑이와 표범이 있고 마을 안에 오랑캐가 있어서
注+함정陷穽은 맹수를 빠뜨리는 것이고, 과戈와 모矛는 모두 무기이고, 호랑이와 표범은 사람을 잡아먹을 수 있고, 융적戎狄은 사람을 죽일 수 있다. 네 가지(陷穽, 과모戈矛, 호표虎豹, 융적戎狄)는 모두 실제로 있는 물건이 아니고, 물욕物慾이 사람을 해치는 것이 이보다 더 심하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 끌어온 것일 뿐이다. 아득히 어둠 속에 숨어 있다가
注+묘杳‧명冥은 물욕物慾이 사람을 해침이 형체가 없음을 이른다. 갑자기 나타남을 전혀 모르는 것이다
注+졸卒‧홀忽은 물욕物慾으로 인해 오는 화가 매우 빠름을 이른다..
그러니 성인이 예로써 막지 않았다면
注+‘만일 예禮로써 이 도적을 방어하지 않는다면’이라는 말이다. 인류가 멸망한 지 오래되었을 것이다
注+모두 물욕物慾에 유혹되어 사지死地에 빠졌을 것이라는 말이다. 《예기禮記》 〈곡례曲禮〉에 “사람에게 예禮가 있으면 편안하고, 예禮가 없으면 위태롭다.”고 하였다..
임금의 부인은 부모가 돌아가면
대부大夫로 하여금 형제에게 대신 문안하게 하는 것이
注+제후諸侯의 딸이 시집가서 다른 나라의 부인이 되었는데 친정 부모가 죽으면 대부大夫를 보내어 가서 부인의 형제를 위로하게 하는 것이 마땅하고, 부인이 직접 가는 예禮는 없다. 그러므로 《모시毛詩》 소서小序에 “부모가 돌아가셨으니 귀녕歸寧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다.”라고 하였다.예禮이고
注+이것이 고인古人이 제정한 예禮이다., 이미 시집간 고모나 누이가 친정에 돌아오면 형제간에
동석同席하지 않는 것도
注+아버지의 여자 형제를 고姑라 하고, 자신의 여자 형제 중에 손위를 자姊라 하고, 손아래를 매妹라 한다. 만약 이미 시집간 고모나 자매가 부모의 집에 귀녕歸寧하면 〈남자〉 형제가 〈여자〉 자매와 동석同席할 수 없다.예禮이다
注+이것 또한 고인古人이 제정한 예禮이다..
사람들은 이 두 가지
예禮가 혐의를 분별하고 은미함을 밝히는 것이라고 여길 뿐
注+사람들은 이 두 가지 예는 성인이 이것으로 혐의쩍은 자취를 분별하고 은미한 뜻을 밝히려 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여긴다., 그것이 매우 위급한 것임을 모른다
注+애초에 이 예禮가 사람의 몸을 보호할 수 있으니 그 공이 성곽보다 더함을 모른다..
노魯 환공桓公과
문강文姜이 이 예를 지키지 않고
제齊나라에 갔다가
注+이때 문강文姜은 이미 부모가 돌아가고 없으니 제齊나라에 가서는 안 되는데 〈제나라에 감으로써〉 앞의 첫 번째 예禮(친정 부모가 죽고 없으면 귀녕歸寧하지 않는 예)를 범하였고, 또 형제와 회합해서는 안 되는데 〈형제와 회합하고 또〉 그 기회를 이용해 음란한 짓을 하여 뒤의 두 번째 예禮(출가한 자매와는 동석同席하지 않는 예)를 범하였다., 얼마 안 되어 뼈가 꺾이는 화에 걸려
注+‘납拉’은 부러지는 소리이고, ‘간幹’은 갈비뼈이다. 제후齊侯가 힘이 센 공자公子 팽생彭生에게 환공桓公과 함께 수레를 타게 하자 팽생은 그 기회를 이용해 환공의 갈비뼈를 부러뜨려 죽였다. 타국에서 살해당하여 천하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注+환공桓公은 노魯나라 임금인데 제齊나라에서 죽었다..
한 번 예를 잃어 화가 갑자기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注+예禮는 사람을 보호할 수 있는데, 환공桓公이 예禮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였다. 그러므로 이런 화를 만난 것이다., 사람이 어찌 잠깐이라도 예를 떠날 수 있겠는가?
注+뜻을 설명한 것이 극진하다.
군자는
탐욕貪慾을 도적처럼 여기고
注+〈여기부터〉 정설正說로 전환하였다.,
예禮를 성곽처럼 여긴다
注+이 한 구句는 앞의 ‘욕심어병혁欲甚於兵革 예심어성곽禮甚於城郭’에 호응한다..
전후좌우에 있는 저 사람들 중에 나의 실수를 엿보아 장차 멋대로 삼키고 씹고자 하는 자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으니
注+나를 해치고자 하는 물욕物慾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말이다., 조금이라도 태만하면 나는 그들의 수중에 떨어질 것이다
注+예禮를 지킴이 조금이라도 태만하면 화를 당한다는 말이다..
내가 쟁탈과 능멸의 마당에 홀로 서서 나의 생을 보존할 수 있는 까닭은
注+이 또한 무형無形의 도적을 가리킨다.,
천지天地 때문도 아니고
부모父母 때문도 아니다.
실로 예를 믿음으로써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니, 이 예가 없다면 이 몸도 없는 것이다
注+예禮가 없다면 몸이 위태롭게 된다는 말이다..
오르락내리락 숙였다 폈다 하며 예를 행하는 번거로움이
注+번란煩亂의 뜻이다. 어찌
도륙屠戮되고
장살戕殺되는 참혹함보다 낫지 않겠으며
注+예禮가 비록 사람을 번거롭게 하지만 오히려 살육殺戮의 참화보다는 낫다., 고깔 쓰고 면류관 쓰고 패옥 차며 예를 지키는 구속이
注+예禮의 복식服飾이다. 어찌 칼과 톱과 도끼의
형구形具가 더해지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
注+예禮가 비록 사람을 구속하지만 오히려 병혁兵革의 재해보다는 낫다는 말이다.
사람들은 다만 군자가 항상 지극히 수고로운 줄로만 알지, 군자가 항상 지극히 편안한 곳에 있는 줄은 모른다
注+예禮를 행하기가 비록 수고롭지만 예를 행하면 편안하여 물욕物慾의 해를 면할 수 있다는 말이다..
세속에서 예를 행하는 번거로움을 꺼리고 예를 지키는 구속을 싫어하는 이유는
注+‘번煩’과 ‘구拘’ 두 자字는 상문上文에 호응한다., 아직 그 참혹한 해를 보지 못해서일 뿐이다
注+물욕物慾이 사람을 해치는 것을 보지 못하였기 때문에 예문禮文의 번거롭고 구속됨을 싫어하는 것이다..
성곽이 도적에게 포위되었을 때에는
注+유형有形의 도적을 인용하여 증명한 것이다. 망루를 비록 촘촘하게 만들어 대비했을지라도 오히려 성글까 걱정하고
注+누로樓櫓는 성城 위에 설치한 망루望樓이다., 해자가 비록 험준하더라도 오히려 평평할까 걱정하나니
注+황참隍塹은 성 아래에 파놓은 해자이다. ○ 이는 사람들이 유형有形의 도적을 두려워할 줄 안다는 말이다., 어찌 망루를 매우 촘촘하게 만드는 것을 꺼리고 해자를 매우 험준하게 파는 것을 싫어하겠는가?
注+‘염厭’과 ‘오惡’ 두 자字는 상문上文에 호응한다. 이는 사람들이 예禮를 지키는 일에는 싫증을 내면서 성城을 지키는 일은 싫어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만일 사람이 과연 진실로
무형無形의 도적을 볼 수 있다면
注+참으로 본 뒤에야 두려운 줄을 안다., 종일
백배百拜를 올리더라도
注+향례享禮이다. 오히려 나태할까 걱정하고
注+이 또한 망루가 엉성할까 두려워하는 것과 같다.,
곡례曲禮 3천 조목을 행하더라도
注+경례經禮에 3백 조목이 있고 곡례曲禮에 3천 조목이 있다. 곡례曲禮는 자잘한 예문禮文을 이른다. 오히려 간소할까 걱정할 터인데
注+이 또한 해자가 평평할까 걱정하는 것과 같다. ○ ‘일逸’, ‘간簡’ 두 자字는 ‘번煩’, ‘구拘’와 대對가 된다., 하물며 번거로움과 구속을 싫증내거나 싫어하겠는가?
注+염厭‧오惡‧번煩‧구拘는 모두 문구文句 중에 주안主眼이 되는 중요한 글자를 서로 호응시킨 것이다. 지금 처음 문장을 배우는 자들은 이러한 수사법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