愈不肖
하야 行能誠無可取
하고 行己頗僻
하야 與時俗異態
하고 하니 固不識仕進之門
이라
迺
하야 行人之所甚鄙
하며 求人之所甚利
하니 其爲不可
는 雖
實知之
로라
如執事者는 不以是爲念하고 援之幽窮之中하야 推之高顯之上하니 是知其文之或可요 而不知其人之莫可也며 知其人之或可요 而不知其時之莫可也라
且執事始考文之明日에 浮囂之徒가 已相與稱曰 某得矣요 某得矣라하야늘 問其所從來하니 必言其有自라하고 一日之間에 九變其說하니라
凡進士之應此選者 三十有二人에 其所不言者는 數人而已니 而愈在焉이라
及執事旣上名之後에 三人之中에 其二人者는 固所傳聞矣요 華實兼者也라 果竟得之하고 而又升焉이어니와 其一人者는 則莫之聞矣요 實與華違하고 行與時乖하야 果竟退之하니
凡
矣
로되 足不跡公卿之門
하고 名不譽於大夫士之口
하니라
始者
에 此時惟念以爲得失
은 固有天命
이요 不在趨時
라하야 而
一室
하야 嘯歌古人
이나
今則復疑矣라 未知夫天竟如何며 命竟如何오 由人乎哉아 不由人乎哉아
欲事
하니 則患不能小書
하야 困於
하고 欲學爲佞
하니 則患言訥詞直
하야 卒事不成
하고 徒
이라
又常念古之人은 日已進이어늘 今之人은 日已退로라
夫
하야 其行道爲學
이 旣已大成
이로되 而又之死不倦
이라
故詩曰
이라하니 言老成之可尙也
라 又曰 樂只君子
여
夫今之人은 務利而遺道하니 其學其問은 以之取名致官而已니라
得一名
하고 獲一位
면 則棄其業
하고 而
於持權者之門
이라
故其事業功德이 日以忘하고 月以削하야 老而益昏하고 死而遂亡(忘)이라
行之以不息
하고 면 不有得於今
이라도 必有得於古
요 不有得於身
이라도 必有得於後
리라
用此
하고 且以爲知己者之報
하노니 執事以爲何如哉
오
無僦屋賃僕之資하고 無縕袍糲食之給하야 驅馬出門이라도 不知所之니라
竊惟執事之於愈也
에 無師友之交
하고 無久故之事
하며 無顔色言語之情
이로되 卒然
라
창려공昌黎公은 지기知己를 만났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였으므로 그 편지가 이와 같았다.
저는 불초不肖하여 진실로 취할 만한 덕행德行과 재능才能이 없고, 처신마저 매우 괴벽乖僻하여 세속과 태도를 달리하여 우졸愚拙과 미망迷妄을 굳게 지키니, 본디 벼슬로 나아가는 길을 모릅니다.
그런데도 많은 선비들과 영예榮譽와 득실得失을 다투어, 사람들이 매우 비루하게 여기는 행위를 하면서 사람들이 매우 이롭게 여기는 벼슬을 구하려 하였으니,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은 무지한 어린아이도 확실히 알 것입니다.
그런데도 집사執事께서는 저의 이런 행위를 마음에 두지 않으시고 어둡고 곤궁한 데에서 저를 끌어올려 고귀하고 현달한 자리에 추천하셨으니, 이는 저의 문장이 쓸 만하다는 것만을 아시고 저라는 사람이 쓸 만하지 못하다는 것은 모르신 것이며, 저라는 사람이 쓸 만하다는 것만을 아시고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은 모르신 것입니다.
이윽고 저는 제 자신을 책망하고서 또 집사執事께서 지키는 신조信條가 사람들과 다름에 감탄하였습니다.
집사께서는 귀로 들은 것은 버리고 눈으로 본 것만을 신임하시며, 언사言辭의 화려함과 내용의 충실함이 반드시 겸비된 것만을 취하셨기 때문에 추천한 문장도 있고 물리친 문장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집사께서 처음 문장을 고사考査하신 다음날 경박하게 떠들어대는 무리들이 이미 서로 말하기를 “아무개와 아무개는 합격하였다.”고 하기에 그 소문이 나온 곳을 물었더니, 반드시 나온 곳이 있다고 하면서 하루 사이에 그 말을 아홉 번이나 바꾸었습니다.
이번 선발選拔에 응시應試한 32인 중에 저들이 합격하였다고 말하지 않은 자는 몇 사람뿐이었는데, 제가 그 몇 사람 속에 들었습니다.
집사께서 합격자의 명단을 적어 올린 뒤에 세 사람 가운데 두 사람은 본디 소문에 올랐던 사람이고, 언사의 화려함과 내용의 충실함이 겸비된 자이므로 과연 합격하고 또 등용되었으나, 나머지 한 사람은 소문에 없던 사람이고, 충실함과 화려함이 격식에 맞지 않고 처신도 시대에 맞지 않으므로 과연 끝내 물리침을 받았습니다.
이와 같고 보면 시인時人이 인정하는 자와 시인이 인정하지 않는 자의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리석은 제가 지키는 것은 결코 우연偶然이 아니므로 바꿀 수가 없습니다.
저는 서울에서 지낸 지 8, 9년이 되었으나, 발이 공경公卿의 대문을 밟은 적이 없고, 명성名聲이 사대부의 입에 오른 적이 없습니다.
처음에 지금의 상국相國께서 착오로 저를 진사進士에 급제及第시켜 주셨을 적에, 저는 벼슬을 얻고 잃는 것은 본래 천명에 달린 것이지 시속時俗을 따르는 데 달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여, 방 안에서 편안히 지내면서 고인古人을 노래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시 의심이 생겨, 하늘은 무엇이고 운명은 무엇인지, 사람에게서 유래하는 것인지 아닌지를 모르겠습니다.
벼슬을 구하기 위해 고관高官을 만나보려니 소자小字를 잘 쓰지 못하는 탓에 명함名銜을 전하기가 곤란하고, 아첨을 배우려니 말이 굼뜨고 솔직한 탓에 끝내 뜻한 일은 이루지 못하고 한갓 몸만을 천하게 만들어 하루도 편히 살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근심 걱정과 깊은 상념想念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한밤중에 일어나 앉아 시대를 헤아려보고 나 자신을 헤아려보고는 모든 것을 잊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서 〈집사를〉 따르고 싶으나, 방법이 없습니다.
또 저는 항상 옛사람들은 날마다 진보하였는데, 지금 사람들은 날마다 퇴보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옛사람들은 40세가 되어서야 출사出仕하여, 도道를 행하고 학문學問을 닦은 것이 이미 크게 이루어졌는데도 계속 노력해 죽을 때까지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그 사업과 공덕이 늙을수록 더욱 밝아지고 죽은 뒤에 더욱 빛이 났습니다.
그러므로 《시경詩經》에 “비록 세상일에 노성老成한 사람은 없지만 오히려 그 전형典刑은 남아 있다.”고 하였으니, 이는 노성老成한 사람을 존숭尊崇해야 함을 말한 것이고, 또 “즐거운 군자여!
명성名聲(德音)이 그치지 않네.”라고 하였으니, 이는 죽은 뒤에도 그를 잊지 못함을 이른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사람들은 이익利益을 구하기만을 힘쓰고 도의道義는 버리니, 그들이 학문을 하는 것은 단지 그 학문을 이용해 명예를 취하고 관위官位에 오르기 위함입니다.
〈그러므로〉 명예를 한 번 얻고 벼슬 한 자리를 얻은 뒤에는 학업學業은 팽개치고서 권문權門에 분주히 드나들며 명리名利만을 꾀합니다.
그러므로 그 사업과 공덕이 날이 갈수록 잊히고 달이 갈수록 깎여서, 늙을수록 더욱 어두워지고 죽은 뒤에는 마침내 다 잊힙니다.
옛사람들이 처음 출사出仕하던 나이에 이르려면 아직 14년이 남았으니 어찌 늦었다고 하겠습니까.
쉼 없이 성인의 도를 실천하고 죽을 때까지 몸을 단속한다면 금세今世에는 얻는 것이 없어도 반드시 옛 도에는 얻는 것이 있을 것이고, 살아서는 얻는 것이 없어도 반드시 죽은 뒤에는 얻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런 생각으로 마음을 달래고, 또 이렇게 함으로써 저를 알아준 분에게 보답하려 하니, 집사께서는 어찌 생각하십니까?
저의 생각을 옳게 여기십니까? 옳지 않게 여기십니까?
셋집을 얻거나 노복을 살 돈이 없고, 허름한 옷과 거친 음식도 자급自給할 수 없어서, 〈도움을 청하기 위해〉 말을 타고 문을 나서도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사도斯道(성인의 도)가 아직 사라지지 않았고, 천명天命은 속이지 않는 것이니, 어찌 제가 끝내 위태롭고 곤궁한 지경에 이르겠습니까?
제가 생각하기에 집사께서 저와 사우師友의 교분도 없고, 오래 사귄 일도 없으며,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 정분情分도 없는데, 갑자기 저를 거두어 발적發迹시켜 주신 것은 반드시 〈집사의〉 알아줌을 받아서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감히 입을 다물고 있을 수 없어 제 마음속의 생각을 다 말씀드렸습니다.
또 집사께서 상서성尙書省에 계시는 시간이 많으니, 제가 공무가 아닌 일로는 그곳에 갈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배알拜謁을 기약할 수 없고 모실 기회가 없을까 두려웠습니다.
그러므로 이와 같이 말씀을 올리는 것이니, 집사께서 살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