某聞木在山
하고 馬在
에 遇之而不顧者
가 雖日累千萬人
이라도 未爲不材與
也
어니와 及至
過之而不睨
하고 遇之而不顧然後
에 知其非棟梁之材
와 也
라
以某在公之
가 非一日
이요 而又
하니 是生于匠石之園
이요 長于伯樂之廐者也
라
於是而不得知면 假有見知者千萬人이라도 亦何足云이리오
今幸賴天子每歲詔公卿大夫貢士
하야 若某
도 咸得以薦聞
이라
昔人有鬻馬不售於市者러니 知伯樂之善相也하고 從而求之하니
08. 어떤 이를 위해 추천해주기를 요구한 편지
비유를 잘하는 것이 바로 한유韓愈의 본색本色이다.
제가 듣건대 나무가 산에 있고, 말이 시장市場에 있을 때, 그 앞을 지나면서 돌아보지 않는 자가 하루에 수천만 명이라 하더라도 쓸모없는 재목이나 하등마下等馬가 되는 것이 아니지만, 장석匠石이 나무 밑을 지나면서도 쳐다보지 않고, 백락伯樂이 말 앞을 지나면서도 돌아보지 않은 뒤에야 동량棟梁의 재목과 빠른 발을 가진 준마駿馬가 아님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저로 말하면 공公의 그늘 아래에 있은 지가 하루 이틀이 아니고 또 부끄럽게도 인척姻戚의 후배後輩가 되었으니, 이는 장석의 정원에서 생장한 나무와 같고 백락의 마구에서 자란 말과 같습니다.
그런데도 공의 알아줌을 받지 못한다면 가령 천만 명에게 알아줌을 받는다 하더라도 말할 게 뭐 있겠습니까.
지금 다행히 천자께서 해마다 공경대부公卿大夫에게 선비를 추천하라는 조서詔書를 내리심에 힘입어 저 같은 무리들도 모두 추천되었습니다.
그러므로 함부로 이 말씀을 올려 집사執事께 누를 끼치니, 이 또한 스스로의 분수를 헤아리지 못한 것입니다.
그러나 집사께서는 저를 어떤 사람으로 알고 계십니까?
옛날에 어떤 사람이 말을 시장에 내다 팔려 하였으나 팔리지 않자, 백락伯樂이 말의 상相을 잘 본다는 말을 듣고 찾아가서 말의 상을 보아주기를 청하였습니다.
백락이 그 말을 한 번 돌아보자, 말 값이 세 배로 뛰었다고 합니다.
저의 사정이 이 일과 유사하므로 처음부터 끝까지 말을 비유로 들어 말씀드린 것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