比得書示勤勤하여 不以僕罪過爲大故하고 有動止相憫者라
儔輩恨怒 以先得官이요 又不幸早嘗與游者 居權衡之地하여 十薦賢幸乃一售에 不得者譸張排根하니 僕可出而辯之哉아
性又倨野하여 不能摧折하니 以故名益惡하고 勢益險하여 有喙有耳者 相郵傳作醜語하니 不知其卒云何라
中心之愆尤는 若此而已라 旣受禁錮而不能卽死者는 以爲久當自明이러니
今亦久矣로되 而嗔罵者尙不肯已하여 堅然相白者無數人이라
聖上日興太平之理하여 不貢不王者悉以誅討하여 而制度大立하니 長使僕輩爲匪人耶아
且天下熙熙어늘 而獨呻吟者四五人이니 何其優裕者博하고 而局束者寡오
然若僕者 承
之後
에 必有殊澤
하리니 流言飛文之罪 或者其可以已乎
아
幸致數百里之北하여 使天下之人으로 不謂僕爲明時異物이면 死不恨矣리라
北當大寒
이나 人愈平和
이로되 惟楚南極海
하여 所不統
에 炎昏多疾
하고 氣力益劣
하여 昧昧然人事百不記一
이라
지난번 보내주신 편지를 받아보니 정성 어린 말씀으로 제 허물을 큰 문제로 여기지 않으시고 저의 기거동작起居動作을 염려해주시는 뜻이 있었습니다.
저는 희망이 이미 끊어졌으니 세상이 모두 저를 버렸습니다.
오직 응숙應叔을 포함한 한두 공公만 그렇지 않을 뿐입니다.
저의 죄는 나이 어린 사람이 일거리 만들기를 좋아하여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멈추지 못하였다는 데에 있습니다.
동년배들이 저에 대해 원망하고 분노했던 것은 그들보다 먼저 벼슬을 얻었기 때문이고, 또 불행하게도 예전부터 함께 종유從遊하던 자가 관리를 전형銓衡하는 지위에 있을 적에 천거된 열 사람 중에 한 사람만 요행히 뜻을 이루자, 뜻을 이루지 못한 자들이 저를 비방하고 공격하였으니, 제가 어찌 전면에 나가 무고無辜함을 변명할 수 있겠습니까.
타고난 본성이 또 거만하여 스스로 꺾지 못하기 때문에 평판이 더 나빠지고 상황이 더 험악해져 주둥이가 있고 귀가 달린 자는 모두 자기들끼리 돌려가며 추잡한 말을 만들어냈으니, 결국에는 무슨 말까지 했는지 모릅니다.
제가 생각하는 허물은 이 정도일 뿐이므로, 이미 폄직되는 처분을 당했으면서도 당장 죽지 않았던 이유는 앞으로 세월이 흐르면 제 무고함이 분명히 저절로 밝혀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세월이 오래되었는데도 노하고 욕하는 자들이 오히려 그만두려 하지 않아 확고하게 저를 변명해주는 자가 몇 사람 없습니다.
성상聖上께서 태평정치를 일으켜 조공朝貢을 바치지 않고 천자天子를 떠받들지 않는 자는 모조리 죄를 물어 토벌하여 국가의 제도가 확립되었으니, 과연 오랫동안 저희들을 고독한 사람이 되게 하겠습니까.
또 어쩌면 끝내 사면을 받지 못해 배불리 먹고 한가로이 놀면서 요堯‧순舜의 도를 즐기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온 천하 사람은 즐겁게 사는데 유독 네댓 사람만 신음하고 있으니, 어쩌면 이렇게도 여유로운 자는 많고 속박을 받는 자는 적단 말입니까?
우리를 단 한 번도 부르지 않는 것은 무슨 이유란 말입니까?
대자연의 원기가 만물을 생육하는 가운데 연곡燕谷이 그 따스한 기운을 받지 못하자, 일개 추자鄒子도 오히려 부끄럽게 여겼습니다.
그런데 지금 응숙應叔 같은 이들이 저의 불공평한 사정을 알아주는 정도가 어찌 저 추자鄒子보다 못하단 말입니까.
그러면서도 부끄럽게 여기시지 않는 것은 무슨 이유입니까.
하북河北의 군대가 분명히 이미 해로奚虜를 평정하여 좋은 소식이 들릴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저와 같은 자들에게도, 온 나라가 큰 경사의 은택을 입는 가운데 반드시 특별한 은택이 있을 것이니, 허무맹랑하게 죄목을 지어내는 일이 혹시 중지될지 모릅니다.
그리하여 다행히 이곳에서 수백 리 북방으로 유배지가 옮겨져 천하 사람이, 제가 이 밝은 세상의 괴물이 아니라고 여기게 된다면 죽더라도 유감이 없겠습니다.
금주金州는 정무政務 실적을 심사한 지 이미 오래되었는데 아직도 자리를 옮기지 않고 조용히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십이형十二兄은 당연히 앞으로 승진할 것입니다.
십사형十四兄은 이전에 그에게서 두세 통의 편지를 받았는데 별다른 연고는 없습니다.
형께서는 저의 곤궁한 처지를 돌아볼 때 아무런 느낌이 없습니까?
북방은 매우 추운 계절 속에서도 사람이 평화롭게 지내겠지만, 바다와 접해 있는 이곳 남쪽 지방은 현명玄冥의 통솔이 미치지 않아 무더위에 질병이 많고 기력이 쇠약해진 나머지 정신이 흐려져서 인사人事를 백 가지 중에 하나도 기억하지 못합니다.
걱정을 하거나 두려움에 떨거나 하지 않으면 그저 노곤하여 졸고 있을 뿐입니다.
어쩌다 쓰다 보니 이런 말까지 하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