有梓人
이 하여 願傭隙宇而處焉
하니 所職
은 이요 家不居礱斲之器
라
吾善度材
하여 視
之制
의 高深圓方短長之宜
하여 吾指使而群工役焉
하나니
故食於官府에 吾受祿三倍하고 作於私家에 吾收其直太半焉이로라
他日에 入其室하니 其牀闕足이로되 而不能理하고 曰將求他工이라하여늘
委群材하고 會衆工하여 或執斧斤하고 或執刀鋸하여 皆環立嚮之라
梓人左持引하고 右執杖하여 而中處焉하여 量棟宇之任하고 視木之能擧하여
揮其杖曰斧하라하면 彼執斧者奔而右하고 顧而指曰鋸하라하면 彼執鋸者趨而左하니라
俄而斤者斲하고 刀者削하되 皆視其色하고 俟其言하여 莫敢自斷者요
畫宮於堵하되 盈尺而曲盡其制하고 計其毫釐하여 而構大厦에 無進退焉이라
旣成에 書於上棟曰 某年某月某日某建이라하니 則其姓字也요 凡執用之工은 不在列하니라
彼將捨其手藝하고 專其心智하여 而能知體要者歟인저
其執役者
는 요 其上
은 爲下
요 又其上
은 爲中士爲上士
요 又其上
은 爲大夫爲卿爲公
하니 離而爲
이요 判而爲百役
이라
外薄四海
하여는 有
하고 郡有守
하고 邑有宰
로되 皆有佐政
하고 其下
는 有胥吏
하고 又其下
는 皆有
하여 以就役焉
하니 猶衆工之各有執伎以食力也
니라
彼佐天子相天下者 擧而加焉하고 指而使焉하고 條其綱紀而盈縮焉하며 齊其法制而整頓焉하니 猶梓人之有規矩繩墨하여 以定制也요
擇天下之士하여 使稱其職하며 居天下之人하여 使安其業하여 視都知野하고 視野知國하며 視國知天下하여 其遠邇細大를 可手據其圖而究焉하니
能者進而由之하여 使無所德하고 不能者退而休之하되 亦莫敢慍하며 不衒能하고 不矜名하며 不親小勞하고 不侵衆官하여 日與天下之英才로 討論其大經하니
相道旣得하고 萬國旣理어든 天下擧首而望曰 吾相之工也라하고 後之人이 循跡而慕曰 彼相之才也라하리라
士或談殷周之理者曰
요 其百執事之勤勞
는 而不得紀焉
하니 猶梓人自名其功而執用者不列也
라 大哉
라
以恪勤爲公
하고 以簿書爲尊
하며 衒能矜名
하고 親小勞 侵衆官
하여 竊取六職百役之事
하여 听听於
而遺其大者遠者焉
하니 所謂不通是道者也
라
猶梓人而不知繩墨之曲直과 規矩之方圓과 尋引之短長하고 姑奪衆工之斧斤刀鋸하여 以佐其藝하며 又不能備其工하여 以至敗績用而無所成也하니 不亦謬歟아
彼主爲室者 儻或發其私智하여 牽制梓人之慮하며 奪其世守하고 而道謀是用이면 雖不能成功이나 豈其罪耶아
夫繩墨誠陳하고 規矩誠設이면 高者不可抑而下也요 狹者不可張而廣也니
由我則固하고 不由我則圮어늘 彼將樂去固而就圮也인댄 則卷其術하고 黙其智하여 悠爾而去하여 不屈吾道니 是誠良梓人耳라
其或嗜其貨利하여 忍而不能捨也하며 喪其制量하여 屈而不能守也하고 棟撓屋壞어든 則曰非我罪也라하면 可乎哉아 可乎哉아
차례대로 묘사하여 조리가 정연함으로써 법도에 들어맞는다.
어떤 재인梓人이 찾아와 빈 방을 세내어 거처하겠다고 하였는데, 그가 다루는 도구는 길고 짧은 자, 그림쇠와 곱자, 먹줄과 먹통이었고, 집안에는 숫돌이나 끌 등 갈거나 깎는 도구를 놓아두지 않았다.
“나는 재목을 잘 헤아려 건물 규모에 따라 사용하는 재목에 관해 그 높낮이와 둥글거나 각이 진 형태, 장단長短의 길이를 어떻게 하는 것이 적당한가를 살펴보고 내가 지시하면 여러 목공들이 그에 따라 일한다.
내가 아니면 그들은 집을 한 채도 짓지 못한다.
그래서 관부官府에서 일할 적에는 내가 받는 녹祿이 그들의 세 배나 되고, 개인집에서 일할 적에는 내가 받는 대가가 태반이나 된다.”
후일에 그의 집에 들어가보니, 탁자에 발이 없는데도 수리하지 못하고, 다른 목공을 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는 크게 비웃으며 재능이 없으면서 녹만 탐하고 재물을 좋아하는 자라고 생각하였다.
그 후에 경조윤京兆尹이 관청을 수리할 적에 내가 지나가다가 방문하였다.
이때 보니, 많은 재목을 쌓아놓고 여러 목공들을 모아놓았는데, 어떤 자는 도끼와 자귀를 들고 어떤 자는 칼과 톱을 들고는 모두 둘러서서 그를 향해 있었다.
재인梓人이 왼손에는 자를 들고 오른손에는 지팡이를 들고는 한가운데 있으면서 건물의 하중을 헤아리고 목재의 쓸모를 살펴 그 지팡이로 지휘하여
“도끼!”라고 말하자 도끼를 든 자가 뛰어가 오른쪽에 서고, 돌아보면서 가리키기를 “톱!”이라고 말하자 톱을 든 자가 왼쪽으로 뛰어갔다.
잠시 후 자귀를 든 자는 찍고 칼을 든 자는 깎아대는데 모두 그의 표정을 살피고 그의 말을 기다렸으며 감히 스스로 판단하는 자가 없었다.
그리고 임무를 감당하지 못하는 자는 노하여 물리치는데도 감히 화내지 못하였다.
설계도를 담에 그려놓았는데, 넓이는 한 자 남짓하였지만 그 설계가 한 푼, 한 치까지 계산할 정도로 치밀해서 큰 건물을 짓는 데에 오차가 없었다.
완공되어 들보에 쓰기를 “모년 모월 모일에 아무가 건축했다.” 하였으니, 바로 그의 성명姓名이었고 참여했던 기술자들은 거기에 나열하지 않았다.
나는 둘러보고 크게 놀랐으며, 그런 뒤에야 그의 기술이 정교하고 대단하다는 것을 알았다.
저 사람은 손재주는 버리고 마음의 지혜에 전념하여 건축의 큰 도리를 아는 자일 것이다.
나는 들으니 “마음을 쓰는 자는 남을 부리고 힘을 쓰는 자는 남에게 부림을 당한다.” 하였는데, 저 사람은 마음을 쓰는 자일 것이다.
그리고 “기능이 있는 자는 남에게 쓰이고 지혜가 있는 자는 계책을 낸다.” 하였는데, 저 사람은 지혜가 있는 자일 것이다.
이는 족히 천자天子를 보좌하여 천하를 돕는 자의 법이 될 만하니, 세상에 어떤 일도 이보다 더 비슷한 경우는 없다.
저 천하를 다스리는 자의 근본 문제는 사람을 쓰는 데에 있다.
그 직무를 수행하는 자를 살펴보면, 노복奴僕이 있고 향사鄕師와 이서里胥가 있으며, 그 위에는 하사下士가 있고 또 그 위에는 중사中士가 있고 상사上士가 있으며, 또 그 위에는 대부大夫가 있고 경卿이 있고 공公이 있는데, 이것이 나뉘어 육직六職이 되고 세분화되어 백관이 된다.
밖으로 천하 사방에는 방백方伯과 연수連帥가 있고 군郡에는 군수郡守가 있고 읍邑에는 읍재邑宰가 있는데, 모두 부관副官이 있고 그 아래에는 서리胥吏가 있고 또 그 아래에는 어디든 색부嗇夫와 판윤版尹이 있어 직무를 수행하니, 이는 여러 목수들이 저마다 지닌 기예技藝가 있어 노력의 대가로 녹을 먹는 것과 같은 것이다.
저 천자를 보좌하여 천하를 돕는 자는 인재人材를 선발해 직책을 주어 지휘하여 부리며, 기강紀綱을 정리하고 손질하며 법제法制를 통일하여 정돈하니, 이는 마치 재인梓人이 그림쇠와 곱자, 먹줄과 먹통을 가지고 건축의 양식을 정하는 것과 같다.
천하의 인재를 골라 그에게 맞는 직책을 주고 천하의 백성들이 본업本業에 안주하도록 하며, 도성을 보고 지방을 알며 지방을 보고 나라를 알며 나라를 보고 천하의 사정을 알아, 멀고 가까운 지역의 크고 작은 일들을 손에 도면圖面을 들고 찾아내듯이 한다.
이는 마치 재인梓人이 담에 설계도를 그리고 그에 따라 건축을 완성하는 것과 같다.
능한 자를 공정하게 등용하여 상대가 은덕恩德으로 여기는 일이 없게 하고, 능하지 못한 자를 물리쳐 쉬게 하되 또한 감히 유감遺憾을 품는 일이 없게 하며, 재능을 과시하지 않고 명예를 과시하지 않으며 자질구레한 일을 직접 하지 않고 하급 관리의 임무를 침탈하지 않으면서 날마다 천하의 영재英才들과 큰 법도를 토론한다.
이는 마치 재인梓人이 여러 목수들을 잘 운용하고 자기 기예를 과시하지 않는 것과 같다.
그런 뒤에야 재상宰相의 도리에 맞고 만국萬國이 다스려지는 것이다.
재상宰相의 도리道理에 이미 맞고 만국萬國이 이미 다스려지면 천하 사람들이 머리를 들고 바라보며 “우리 재상의 공이다.” 하고, 후인들도 그 자취를 따라 흠모하며 “저분은 재상의 재목이었다.” 할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은殷나라와 주周나라의 훌륭한 정치를 담론談論하는 선비들이 이윤伊尹‧부열傅說‧주공周公‧소공召公은 거론하고 기타 여러 집사執事들의 노고는 기록하지 않은 것처럼 할 것이니, 이는 마치 재인梓人이 그 공에 대해 자기 이름은 기록하고 기타 임무를 수행한 자들의 이름은 나열하지 않는 것과도 같다.
이 도리를 통달한 자는 이른바 재상일 뿐이다.
자기 직무의 기본 도리를 모르는 자는 이와 반대이다.
근신하고 부지런함을 공무로 여기고 문서를 잘 다루는 것을 으뜸으로 여기며, 재능을 과시하고 명성을 뽐내며, 자질구레한 일을 직접 하고 하급 관리의 직무를 침해하며, 육직六職과 백관百官의 일을 절취하여 부정府庭에서 자질구레하게 다투면서 큰 것과 원대한 것을 유기하니, 이른바 재상의 도리를 통달하지 못한 자이다.
이는 마치 재인梓人이 되어 먹줄의 곡직曲直과 그림쇠와 곱자의 방원方圓과 길고 짧은 자의 장단長短을 알지 못하고, 우선 여러 목수들의 도끼와 자귀와 칼과 톱을 빼앗아 자신의 재주를 돕게 하며 또 그 기술을 혼자서 다 구비하지 못해 성과가 나지 않아 집을 완성하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 이 또한 잘못이 아니겠는가.
“저 집 짓는 것을 주관하는 자가 혹시라도 사적인 지혜를 발휘하여 재인梓人의 깊은 생각을 견제하면서, 그가 대대로 지켜온 법을 빼앗고 길 가는 사람의 계책을 쓴다면, 비록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어찌 그의 죄이겠는가.
〈이 허물은〉 또한 그 일을 맡긴 주인에게 있을 뿐이다.”
먹줄이 이미 쳐지고 그림쇠와 곱자가 이미 적용된 뒤에는, 높은 것을 눌러 낮출 수가 없고 좁은 것을 펴서 넓힐 수가 없다.
내 방법대로 하면 집이 견고하고 내 방법대로 하지 않으면 집이 무너질 터인데, 저 집주인이 장차 견고함을 버리고 무너지는 데로 나아가기를 좋아한다면, 그 기술을 거두고 지혜를 침묵하여 유유히 떠나가 자기의 도를 굽히지 않아야 하니, 이것이 참으로 훌륭한 재인梓人이다.
혹시라도 재물과 이익을 좋아하여 차마 그 일을 놓지 못한다거나 자기의 올바른 설계를 어기고 빌빌거려 지켜내지 못하고는, 들보가 흔들리고 집이 무너지면 ‘내 죄가 아니다.’라고 한다면 이것이 옳겠는가, 이것이 옳겠는가.”
내가 생각건대, 재인梓人의 도리는 재상宰相과 유사하다.
그러므로 이것을 써서 보관하니, 재인梓人은 옛날의 이른바 “곡직曲直과 정황을 살핀다.”는 자로서 오늘날에는 도목수都木手라 말한다.
내가 만난 사람은 성은 양씨楊氏이고, 그 이름은 잠潛이다.
“이 문장의 체제는 원활하기가 〈오자전圬者傳〉보다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