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讀古書
나 然甚賢鬼谷子
하여 爲其指要幾千言
하니라
而世之言
者
는 時葆其書
하고 尤者
는 晩乃益出
하니 怪謬異甚
하여 不可考校
라
其言益奇하여 而道益陿하니 使人狙狂失守하여 而易於陷墜라
幸矣人之葆之者少러니 今元子又文之以指要하니 嗚呼라 其爲好術也過矣로다
원기元冀가 옛 서적을 읽는 것을 좋아하지만, 《귀곡자鬼谷子》를 지나치게 중시하여 특별히 《지요指要》 수천 자를 저술하였다.
《귀곡자鬼谷子》는 한마디로 말해 취할 만한 가치가 없으니, 한漢나라 때 유향劉向과 반고班固가 정리한 서목에도 《귀곡자鬼谷子》가 없다.
《귀곡자鬼谷子》는 분명히 후대에 나온 것으로, 그 내용이 사악하고 어긋나며 음험하고 각박하다.
나는 이 책이 황당한 말로 세상을 어지럽혀 믿기 어려운 것으로 생각하니, 배우는 자는 마땅히 이 책을 거론하지 않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런데 종횡가縱橫家에 관해 말하길 좋아하는 사람은 가끔 이 책을 중시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뒤늦게 칠술七術 등 편목을 추가하였으니, 황당무계한 정도가 너무도 심해 도저히 고증하고 교감할 수가 없다.
그 말은 더 기괴하고 그 도리는 더 협소하므로 독자로 하여금 교활하고 방자하여 지켜야 할 이성을 잃고 잘못된 나락으로 쉽게 떨어지게 할 것이다.
다행히도 이 책을 중시하는 사람의 숫자가 적었는데 지금 원기元冀가 또 《지요指要》를 편찬하여 이 책을 옹호하고 나서니, 아, 술수를 좋아하는 정도가 너무 지나치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