從小丘西行百二十步에 隔篁竹하니 聞水聲이 如鳴珮環에 心樂之라
石以爲底
하고 近岸
하니 卷石底以出
하여 爲坻 爲嶼 爲嵁 爲巖
이라
不動
이라가 俶爾遠逝
하여 往來翕忽
하니 似與游者相樂
이라
潭西南而望하니 斗折蛇行하여 明滅可見하고 其岸勢犬牙差互하여 不可知其源이라
坐潭上하니 四面竹樹環合하고 寂寥無人하여 凄神寒骨하니 悄愴幽邃라
同游者
는 와 이요 隷而從者
는 인 曰恕己 曰奉壹
이라
05. 소구小丘 서쪽에 이르러 발견한 소석담小石潭을 유람한 기문
소구小丘로부터 서쪽으로 120보를 갔더니 대숲이 앞을 가로막았는데 들리는 물소리가 마치 패옥佩玉을 울리는 것 같아 마음이 매우 즐거웠다.
대나무를 베어내 길을 만들고 들어가자 아래쪽에 작은 못 하나가 보였는데, 못물이 유난히 맑고 깨끗하였다.
못 밑은 하나의 거대한 암석으로 이루어졌고 못 가에는 바닥의 바위가 수면 위로 말려 올라와 물속의 작은 언덕, 작은 섬, 울퉁불퉁한 바위, 석굴이 있는 바위 등을 형성하였다.
푸른 나뭇가지와 비취빛 등나무 넝쿨이 서로 덮고 얽혀 하나로 이어졌으며 들쭉날쭉 드리운 넝쿨줄기가 바람 따라 나부꼈다.
못 안의 물고기는 백여 마리는 되는데 마치 허공에 매달려 헤엄치고 조금도 어디에 의지하는 데가 없는 것 같았다.
햇빛이 바닥까지 비치니 물고기 그림자가 바위 위에 점점이 펼쳐졌다.
멈추어 움직이지 않다가 갑자기 꼬리를 흔들며 멀리 가곤 하는데 오가는 것이 경쾌하고 빨랐으며, 흡사 유람하는 사람과 서로 즐기는 것만 같았다.
못물의 근원인 서남쪽을 바라보니, 한 줄기 작은 시내가 북두칠성같이 꺾여 있고 뱀이 기어가듯 구불구불한 모양이 보이다 말다 하고 시내의 기슭은 개 이빨처럼 나는데 물이 흘러나오는 근원을 알 수 없었다.
못가에 앉아 있노라니 사방에는 대나무와 수목樹木만 빙 둘러 있고 고요하여 주변에 한 사람도 없으므로 마음이 처량해지고 찬 기운이 뼛속에 스며드니, 참으로 적막하고 쓸쓸하며 으슥한 곳이었다.
이곳의 환경이 너무 썰렁하여 오랫동안 머무를 수 없어 마침내 이 내용을 기록하고 떠난다.
함께 유람한 사람은 오무릉吳武陵ㆍ공고龔古와 내 아우 종현宗玄이고, 우리와 어울려 따라온 사람은 최씨崔氏 집의 두 소년으로, 한 명은 서기恕己라 부르고 다른 한 명은 봉일奉壹이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