由冉溪西南水行十里
하여 山水之可取者五
에 莫若鈷鉧潭
하고 由
而西陸行
하여 可取者八九
에 莫若西山
하고
有小山出水中하니 山皆美石이라 石上生靑叢하여 冬夏常蔚然이라
每風自四山而下
에 振動大木
하고 掩苒衆草
하니 하여 蓊葧香氣
하고
염계冉溪를 따라 서남쪽으로 시냇물을 거슬러 올라갈 적에 10리 물길 중에 유람할 만한 산수가 다섯 군데가 있는데 그중에 고무담鈷鉧潭이 가장 좋고, 염계冉溪 입구에서 육로陸路를 취해 서쪽으로 가다 보면 유람할 만한 곳이 여덟아홉 군데가 있는데 그중에 서산西山이 가장 좋다.
조양암朝陽巖에서 동남쪽으로 물길을 따라 무강蕪江에 이르도록 유람할 만한 곳이 세 군데가 있는데 그중에 원가갈袁家渴이 가장 좋다.
이들은 모두 영주永州의 풍경 중에서 그윽하고 아름다우며 기이한 곳이다.
초楚ㆍ월越 사이의 방언方言에 물이 거슬러 흐르는 것을 ‘갈渴’이라고 한다.
원가갈袁家渴은 위로는 남관南館이 있는 높은 산에 닿아 있고, 아래로는 백가뢰百家瀨에 닿아 있다.
이 원가갈袁家渴에는 여러 개의 모래섬과 작은 개울, 그리고 맑은 못과 얕은 땅이 서로 얽혀 굽이진 시냇물 위에 깔려 있다.
잔잔한 못물은 짙은 검은색을 띠었고, 물 흐름이 빠른 곳은 마치 끓어오르는 것처럼 흰 거품이 일어난다.
배를 타고 가다 보면 물길이 끝난 것 같은 곳에서 갑자기 끝없이 넓은 수면이 펼쳐진다.
작은 산 하나가 수면에 솟아 있는데 산 위의 바위들이 모두 매우 보기 좋고 그 위에는 푸른 나무가 울창하게 자라서 겨울과 여름을 막론하고 늘 무성하다.
그 옆으로 바위 동굴이 많고, 그 기슭에는 하얀 조약돌이 많이 깔려 있다.
산 위의 수목樹木은 대부분 단풍나무ㆍ녹나무ㆍ돌녹나무ㆍ편나무ㆍ종가시나무ㆍ예장나무ㆍ유자나무 등이고, 화초花草는 난초蘭草와 백지白芷이다.
또 기이한 화초가 있는데, 자귀나무를 닮았으나 덩굴로 자라 수중의 바위를 감아 덮고 있다.
사방 산에서 바람이 불어내릴 때마다 큰 나무는 진동하고 뭇 풀들은 바람 따라 이리저리 쓸리는데, 붉은 꽃이 어지러워 놀랍고 푸른 잎이 놀랄 정도로 어지러우면서 짙은 향기를 풍겨낸다.
몰아치는 파도와 회전하는 급류急流가 계곡 속으로 물러나 쌓인다.
바위 위에 얽힌 화초들도 바람 속에서 함께 요동친다.
이처럼 다양한 경관은 계절의 변화에 따라 달라진다.
이곳의 경관은 대체로 이와 같은데 말로는 그 아름다움을 묘사해낼 수 없다.
내가 이곳을 발견하였는데 감히 독점할 수 없기에 이 글로 드러내 세상에 알린다.
이곳 토지 주인의 성씨가 원씨袁氏이므로 그의 성을 가지고 이름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