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之好奇는 如貪夫之籠百貨하고 而其文亦變幻百出이라
得西山後八日에 尋山口西北道二百步하여 又得鈷鉧潭하니라
其石之突怒偃蹇負土而出하여 爭爲奇狀者를 殆不可數라
其嶔然相累而下者는 若牛馬之飮于溪하고 其衝然角列而上者는 若熊羆之登于山하니
卽更取器用하여 剷刈穢草하고 伐去惡木하여 烈火而焚之하니
由其中以望하니 則山之高와 雲之浮와 溪之流와 鳥獸魚之遨遊 擧熙熙然迴巧獻伎하여 以效玆丘之下라
枕席而臥하니 則淸冷之狀與目謀하고 瀯瀯之聲與耳謀하며 悠然而虛者與神謀하고 淵然而靜者與心謀라
噫
라 以玆丘之勝
으로 致之
면 則貴遊之士爭買者 日增千金
하고 而愈不可得
이어늘
賈四百이나 連歲不能售라가 而我與深源克己獨喜得之하니 是其果有遭乎아
04. 고무담鈷鉧潭 서쪽의 소구小丘를 유람한 기문
공公이 아름다운 경치를 좋아하는 것은 마치 탐욕스러운 자가 각종 재물을 독차지하는 것과 같고 그 문장 또한 변화가 다양하다.
내가 서산西山을 찾아 얻은 지 8일 만에 산 어귀 서북쪽의 길을 따라 앞으로 200보를 가서 또 고무담鈷鉧潭을 발견하였다.
고무담鈷鉧潭에서 서쪽으로 25보 지점에 흐름이 빠르고 수심이 깊은 곳에 어량魚梁이 있다.
어량魚梁 위쪽에 자그마한 구릉 하나가 있는데 대나무와 수목이 자라고 있다.
여기에는 노기가 충천하여 기세당당하게 땅을 뚫고 튀어나와 각종 기괴한 형상을 드러내는 바위들이 거의 헤일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높이 서로 포개져서 아래쪽으로 쏠려 있는 것들은 마치 소와 말들이 시냇가에서 물을 마시는 것 같고, 뿔처럼 뾰족한 모양이 늘어서서 위쪽으로 향하고 있는 것들은 마치 큰 곰, 작은 곰들이 산을 오르는 것과도 같다.
구릉이 작아 1묘畝도 채 안 되지만 여러 가지 기이한 경관을 쓸어 담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곳의 주인이 누구냐고 물어보았더니, “당씨唐氏가 사용하지 않고 버린 땅인데 팔려고 내놓아도 팔리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래서 그 값을 물어보자, 고작 400문文이라고 하였다.
이심원李深源과 원극기元克己가 이때 나와 함께 돌아다니며 놀았는데 이들도 모두 크게 기뻐하였으니 이는 그야말로 뜻밖이었다.
즉시 또 연장을 준비하여 잡초를 깎고 잡목을 베어내서는 불을 붙여 태워버렸다.
그러자 보기 좋은 수목이 제 모습을 보이고 아름다운 대숲이 드러나며 기괴한 바위가 눈앞에 나타났다.
이 안에 들어앉아 사방을 바라보니 드높은 산과 허공에 뜬 구름, 그리고 흐르는 시내와 한가로이 노니는 산새며 짐승이며 물고기 등 이 모든 것들이 이 소구小丘를 중심으로 평화롭게 그들의 기교와 재주를 뽐내었다.
자리를 깔고 누우니 맑고 싱그러운 형상이 눈 안에 들어오고,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소리가 고막을 울리는 가운데, 한가로워 공허한 느낌이 정신과 어울리고, 깊어 고요한 기분이 마음과 통하였다.
나는 열흘도 채 되지 않아 두 군데의 아름다운 경치를 얻었으니, 비록 옛날 유람하기를 좋아했던 인물이라도 아마 이와 같은 행운은 잡지 못했을 것이다.
아, 이 소구小丘의 아름다운 경관을 풍灃ㆍ호鎬ㆍ호鄠ㆍ두杜 등 지방에 옮겨놓는다면 유람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서로 사겠다고 달려들어 하루에도 천금씩 값이 올라갈 것이고 그래서 더욱 살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이 고을에 버려져 있어 농부와 어부들이 그냥 스치고 지나가면서 천시하고 있다.
그 값을 400문文에 내놓아도 여러 해 동안 팔리지 않던 것을 내가 심원深源ㆍ극기克己와 함께 남달리 좋아하여 구입해 얻었으니, 이 소구小丘가 참으로 좋은 운수를 만난 것이 아니겠는가.
이 내용을 돌 위에 새긴 것은 이 소구小丘가 좋은 운수를 만난 것을 경하하기 위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