其上有居者하니 以予之亟游也로 一旦款門來告曰 不勝官租私券之委積하여 旣芟山而更居하니
予樂而如其言하여 則崇其臺하고 延其檻하며 行其泉於高者墜之潭하니 有聲潨然이라
그 근원은 남쪽에서 세차게 흘러오는 염계冉溪인데 시냇물이 산 바위에 부딪친 뒤에 물길이 꺾여 동쪽으로 흐른다.
상류와 하류의 기세가 거세며 밀치고 때리는 힘이 더욱 사나워 물가를 끊임없이 침식하였다.
이 때문에 이 못의 둘레가 넓고 중앙의 수심이 깊어 흘러내리던 시냇물이 바위로 형성된 못에 이르러서야 마침내 멈춘다.
못으로 쏟아지는 물이 거품을 일으키면서 여러 개의 수레바퀴와도 같은 소용돌이를 형성한 뒤에 또 느긋하게 흘러간다.
맑고 잔잔한 못은 크기가 10여 묘畝 남짓한데 사방에 수목樹木이 둘러 서 있고 샘물 하나가 높은 곳에서 쏟아진다.
못 위쪽에 거주하던 사람이 있었는데 내가 자주 돌아다니며 노니는 것을 보고, 하루는 나를 찾아와 고하기를 “관아의 조세와 개인 빚이 쌓이는 것을 감당하지 못해 이미 산전山田을 개간하여 그곳으로 이사하였습니다.
못 위의 한 뙈기 밭을 팔아 돈을 마련하여 빚을 줄이고 싶습니다.” 하였다.
나는 기꺼이 그의 간청을 들어주어 〈그 땅을 사들였다.〉 나는 높은 곳의 토대를 더 높이고 토대 가의 난간을 더 길게 뺀 다음, 높은 곳의 샘물줄기를 그쪽으로 돌려 못 속으로 떨어지게 했더니 콸콸콸 듣기 좋게 쏟아져 내렸다.
이곳의 경관은 무엇보다 중추절仲秋節 달밤에 달구경하기에 적격이니, 이곳을 통해 끝없이 높은 허공과 무한한 대자연의 기운을 엿볼 수 있다.
무엇이 나로 하여금 이 변방에 사는 것이 즐거워 고향을 잊게 한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