丘陵林麓距其涯하고 坻島洲渚交其中하며 其岸之突而出者를 水縈之若玦焉하니
公曰 是非離世樂道者
면 不宜有此
라하고 卒授賓客之選者
曰 簡
이 爲堂而居之
하니라
堂成而勝益奇하니 望之若連艫縻艦이 與波上下하고 就之顚倒萬物이 遼廓眇忽이라
樹之松柏杉櫧와 被之菱芡芙蕖 鬱然而陰하고 粲然而榮하니 凡觀望浮游之美 專於戴氏矣라
戴氏嘗以文行
으로 累爲連率所賓禮
하여 貢之
이로되 而志不願仕
하고 與人交
에 取其退讓
하며 受諸侯之寵
이로되 不以自大
하니 其離世歟
아
好
하고 旁及
하여 莫不總統
하고 以至虛爲極
하여 得受益之道
하니 其樂道歟
아
地雖勝이나 得人焉而居之면 則山若增而高하고 水若闢而廣이니 堂不待飾而已奐矣라
戴氏以泉池爲宅居하고 以雲物爲朋徒하여 攄幽發粹하여 日與之娛면 則行宜益高하고 文宜益峻하며 道宜益懋하리니 交相贊者也라
旣碩其內하고 又揚于時하니 吾懼其離世之志不果矣로라
謂弘農公刺潭得其政
하고 爲東池得其勝
하며 授之得其人
하니 豈非動而時中者歟
아
09. 담주潭州 동지東池의 대씨戴氏 집에 관한 기문
홍농공弘農公께서 담주자사潭州刺史로 부임한 지 3년째 되던 해에 동천東泉으로 못을 만들었는데 그 둘레가 9리나 되었다.
구릉과 숲이 물가까지 이어졌고 크고 작은 섬과 모래톱이 못 가운데에 서로 얽혀 있으며, 못가의 돌출된 곳을 물이 감아 돌아 마치 한쪽이 터진 옥고리와도 같았다.
공께서 말하기를 “세속을 떠나 도를 즐기는 자가 아니면 이곳을 소유할 수 없다.” 하고, 마침내 빈객 중에서 고른 초국譙國 대씨戴氏의 후손인 대간戴簡에게 넘겨주어 집을 지어 거처하게 하였다.
집이 완성되자 경치가 더욱 기이해졌으니, 모래섬들을 바라보면 마치 잡아매놓은 배들이 파도를 따라 둥실거리는 것 같고, 물가에 다가가면 만물이 거꾸로 비쳐 광활하고 아련하였다.
물가에 서 있는 소나무‧측백나무‧삼나무‧종가시나무 등과 물 위에 깔린 마름‧가시연 그리고 연꽃 등이 울창하여 그늘지고 환하게 꽃을 피우니, 물위에 뜬 아름다운 경치를 구경하는 흥취를 대씨戴氏가 독차지한 것이다.
대씨戴氏는 일찍이 문장과 품행으로 여러 번 지방장관에게 초빙되어 택궁澤宮에 보내졌으나 벼슬에 뜻이 없었고, 남들과의 교제에는 겸양謙讓을 지켰으며 여러 지방관의 총애를 받아도 자만하지 않았으니, 이는 세속을 떠난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공자孔子의 글을 좋아하고 《장자莊子》‧《문자文子》까지 통달하지 않은 것이 없어 허무의 경지를 으뜸으로 여기고 겸손하면 도움을 받는다는 도리를 깨달았으니, 이는 도를 즐기는 것이 아니겠는가.
현인賢人이 천거할 때는 반드시 자신과 비슷한 이를 천거하기 마련이다.
홍농공弘農公에게 선택되어 이곳 경치를 독차지하였으니 이와 같은 대우를 어찌 쉽게 얻을 수 있겠는가.
장소가 비록 명승지라도 그에 걸맞은 사람을 찾아 거처하게 하면 산은 더 높게 보이고 물은 더 넓게 보이는 법이니, 집을 좋게 꾸미지 않더라도 이미 빛이 날 것이다.
대씨戴氏가 못을 거처로 삼고 구름을 벗으로 삼아 그윽한 멋과 순수한 품성을 펼쳐 날마다 이것들과 더불어 즐긴다면 품행은 더욱 고상해지고 문장은 더욱 뛰어나며 도덕은 더욱 성대해질 것이니, 이는 상호간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내적인 면이 이미 풍부하고 또 당대에 이름을 날리게 되니 나는 세속을 떠나려는 그의 뜻이 끝까지 지켜지지 못할까 두렵다.
군자君子가 생각하니, 홍농공弘農公이 담주자사潭州刺史로 부임하여 치적을 거두었고 동지東池를 조성해 명승지를 얻었으며 적임자를 찾아 그곳을 넘겨줬으니, 어찌 움직일 때마다 법도에 맞는 경우가 아니겠는가.
대씨戴氏의 집을 통해 공의 후덕함을 보았으니 기문을 쓰지 않을 수 없다.
“면밀하고 완곡하며 원만하니, 이 글은 유자후柳子厚 문장 중에서도 아름다운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