將爲穹谷嵁巖淵池於郊邑之中이면 則必輦山石하고 溝澗壑하여 凌絶嶮阻하고 疲極人力이라야 乃可以有爲也라
逸其人하고 因其地하여 全其天은 昔之所難이로되 今於是乎在하니라
永州는 實惟九疑之麓이니 其始度土者 環山爲城이라
蛇虺之所蟠이며 狸鼠之所游요 茂樹惡木과 嘉葩毒卉 亂雜而爭植하여 號爲穢墟라
始命芟其蕪하고 行其塗하니 積之丘如하고 蠲之瀏如라
旣焚旣釃에 奇勢迭出하니 淸濁辨質하고 美惡異位라
怪石森然하여 周于四隅하니 或列或跪하고 或立或仆라
乃作棟宇하여 以爲觀游하니 凡其物類 無不合形輔勢하여 效伎於堂廡之下하고 外之連山高原이 林麓之崖에 間厠隱顯이라
夫然則是堂也 豈獨草木土石水泉之適歟며 山原林麓之觀歟아
만약 들판이나 고을 안에 인위적으로 깊은 계곡과 가파른 암벽, 그리고 깊디깊은 못을 조성하려 한다면 반드시 산골 바위를 운반해 오고 시냇물과 골짜기를 파내느라 극도의 험난한 과정을 거치고 많은 인력人力을 투입하여야만 그렇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천연의 모습대로 만들어내는 일은 누구도 불가능하다.
사람의 힘을 들이지 않으면서 지세地勢에 따라 자연의 모습을 온전히 유지하는 일은 옛날부터 어려운 일이었으나 지금 이곳에는 그러한 곳이 있다.
영주永州는 사실 구의산九疑山 기슭에 있는데 처음에 지세를 살펴본 자가 산을 빙 둘러 성을 축조했다.
바위는 우거진 풀 속에 가려져 있고 샘은 진흙 속에 숨겨져 있었다.
뱀들이 서려 있고 삵과 들쥐가 뛰노는 곳이었으며, 좋은 나무와 나쁜 나무, 아름다운 꽃과 독초毒草가 어지럽게 뒤섞여 자라 황무지로 치부되는 곳이었다.
위공韋公이 부임한 지 한 달이 넘어 공무에 별 일이 없자 이곳 땅을 바라보면서 특이하게 여겼다.
그리하여 비로소 명을 내려 잡초를 베어내고 막힌 진흙을 긁어내니 베어낸 것은 언덕만큼 쌓이고 흙탕물이 맑아졌다.
거친 잡초를 태우고 샘물을 흐르게 하자 기이한 모습이 끊임없이 나타나니, 맑고 혼탁한 본질이 가려지고 아름답고 추악한 지위가 달라졌다.
그 자라는 수목樹木을 살펴보면 수려하여 가지가 쭉쭉 뻗었고, 깊어진 샘물을 살펴보면 여유롭게 넘실거렸다.
괴석怪石들이 빽빽이 사방에 둘러섰는데, 어떤 것들은 줄을 서고 어떤 것들은 무릎을 꿇고, 어떤 것들은 서고 어떤 것들은 엎드렸다.
동굴은 꾸불꾸불 깊고 언덕은 높이 솟아 있었다.
이에 건물을 지어 유람을 위한 장소로 삼으니, 각종 경관이 모두 지형과 조화를 이루어 처마 아래에서 재주를 뽐내고, 건물 밖에 서로 이어진 산봉우리와 높은 언덕, 수목으로 덮인 산자락이 서로 섞이어 숨었다 보였다 하였다.
가깝게 푸른 들판과 이어지고 멀게 푸른 하늘과 섞이어 모든 경관이 성문 누각 안에 모여 들었다.
이윽고 손님을 맞아들여 구경시키고 이어 연회를 열었다.
어떤 사람이 한편으로 칭송하고 한편으로 축하하며 말하였다.
“공께서 지으신 것을 보니 공의 뜻을 알겠다.
공께서 지세地勢에 순응하여 아름다운 경관을 얻었으니 어찌 이 고장의 풍속에 맞춰 교화하려 한 것이 아니겠는가.
공께서 추악한 것을 제거하고 아름다운 것을 골라 취했으니 어찌 포악한 이를 제거하고 어진 이를 도우려 한 것이 아니겠는가.
탁한 물을 제거하여 맑은 물이 흐르게 하였으니 어찌 탐관을 폐하고 청렴한 이를 세우려 한 것이 아니겠는가.
공께서 높은 곳에 위치하여 멀리 바라보시니 어찌 가가호호家家戶戶 보살핌을 받고 나아가 공의 지향을 이해하기를 바란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이 건물이 어찌 단지 초목草木과 토석土石과 샘물의 아취를 즐기고 산봉우리와 구릉, 수목樹木으로 덮인 산자락을 구경하는 기능만 있겠는가.
장차 공의 뒤를 이어 이 고장을 다스리는 관료로 하여금 작은 것을 보고 큰 것을 알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줄 것이다.”
나 종원宗元은 이 내용을 바위에 기록하여 한쪽에 세워둠으로써 이천석二千石 지방관의 본보기가 되게 할 것을 청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