予按子厚所謫永州柳州
는 大較
以南
이라 多名山削壁
과 淸泉怪石
하니
而子厚適以文章之雋傑로 客玆土者久之라 愚竊謂公與山川兩相遭하니
非子厚之困且久면 不能以搜巖穴之奇요 非巖穴之怪且幽면 亦無以發子厚之文이라
而且恨永柳以外에 其他勝槪猶多하여 與永柳相頡頏하고 且有過之者로되 而卒無傳焉이라
抑可見天地內에 不特遺才而不得試라 當倂有名山絶壑이로되 而不得自炫其奇於騷人墨客之文者하니 可勝道哉아
나는 살펴보건대, 유자후柳子厚가 유배된 지역인 영주永州와 유주柳州는 오령五嶺 이남인데 이 지역에는 명산과 깎아지른 듯한 절벽, 그리고 맑은 샘물과 기괴한 암석이 많다.
자후子厚가 마침 걸출한 문장으로 이 지역에 오랫동안 거주하였으니, 나는 내심 생각하기를 “공公과 산천山川이 서로 잘 만났다.
곤궁한 처지에다 또 오래 거주한 자후子厚가 아니면 바위굴의 기묘한 경관을 더듬어 찾을 수 없고, 기괴하고 또 유심幽深한 바위굴이 아니면 자후子厚의 문장을 밖으로 드러낼 수 없었을 것이다.” 하였다.
내가 얼마 전에 남월南粤 지방에 들러 산수 사이에서 한껏 흥을 즐기면서 비로소 자후子厚가 나를 속이지 않았다는 것을 믿었다.
그러면서 유감스러운 일은 영주永州ㆍ유주柳州 이외의 다른 지방에도 좋은 경치가 많아 영주永州ㆍ유주柳州와 서로 우열을 겨룰 만하고 어떤 곳은 더 뛰어난 경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기록으로 전해지는 것이 없다는 점이었다.
또한 이 세상에는 훌륭한 인재가 버려져 쓰이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어딘가에 있는 명산과 큰 절벽이 그 특이한 경관을 시인묵객의 글을 통해 스스로 과시하지 못하는 일이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으니, 그 한탄스러움을 이루 말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