兩月來로 三辱生書하고 書皆逾千言하니 意者相望僕以不對答引譽者然이라
凡生十卷之文은 吾已略觀之矣나 吾性騃滯하여 多所未甚諭하니 安敢懸斷是且非耶아
生以直躬見抵면 宜無所諛道어늘 而不幸乃曰周孔이라하니 吾豈得無駭怪리오
且疑生悖亂浮誕하여 無所取幅尺일새 以故愈不對答이로라
來柳州
하여 見
에 卽周孔之
하니 今而去我
하여 하라
之二邦이면 又得二周孔이요 去之京師하면 京師顯人爲文詞立聲名以千數니 又宜得周孔千百하리라
吾雖少爲文이나 不能自雕斲이요 引筆行墨하여 快意累累라가 意盡便止하니 亦何所師法이리오
立言狀物에 未嘗求過人하니 亦不能明辨生之才致요 但見生用助字하니 不當律令일새 唯以此奉答하리라
所謂乎歟耶哉夫者는 疑辭也요 矣耳焉也者는 決辭也어늘 今生則一之라
宜考前聞人所使用하여 與吾言類且異를 愼思之則一益也리라
庚桑子言
者
를 吾取焉
하니 道連而謁於潮
인들 其卒可化乎
아
然世之求知音者는 一遇其人이면 或爲十數文하여 卽務往京師할새 急日月하고 犯風雨하여 走謁門戶하여 以冀苟得이라
今生年非甚少어늘 而自荊來柳하고 自柳將道連而謁於潮하니 途遠而深矣라
又狀貌嶷然類丈夫하여 視端形直하고 心無岐徑하니 其質氣誠可也라
謹充之
는 則非吾獨能
이니 生勿怨
하고 亟之
以取法
하라
편지의 취지가 거만한 것 같고, 말씨 또한 기세가 당당하다.
지난 두 달 동안 그대의 편지를 세 번이나 받았고 편지마다 모두 분량이 천 자를 넘었는데, 마치 내가 답을 하지 않고 인정하지 않는 것을 원망하는 것 같았네.
나에게 사실 허물이 있긴 하지만, 그대가 또 나에게 그대가 지은 문장 10권을 보내주었으니 아, 정말 많았네.
문장도 많이 보내고 편지도 자주 썼는데, 내가 답을 하지 않고 인정을 하지 않았다면 그대는 마땅히 스스로 반성해보아야 할 일이었네.
그런데도 편지를 보내 답장만 요구하고 나를 찾아와 만나보려 하지 않았네.
자주 찾아오고 자주 안부를 물었다면 어찌 내가 끝내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겠는가.
그대가 쓴 글 10권은 내가 이미 대략 보았으나 내 자질이 우둔하여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았으니, 어찌 감히 옳고 그름을 판단하겠는가.
편지를 보낼 때마다 반드시 나를 주공周公과 공자孔子에 비유하였는데, 내가 주공周公과 공자孔子를 어찌 감당하겠는가.
사람을 비유해 말할 때는 반드시 비슷한 부류로 해야 하네.
그대가 곧고 바른 자세로 남을 대한다면 마땅히 아부하는 일이 없어야 하는데, 불행히도 나를 주공周公과 공자孔子 같은 부류라고 말하였으니, 내가 어찌 해괴하게 여기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 그대가 도리를 거스르고 허황되어 종잡을 수 없는 사람으로 의심되었기 때문에 더더욱 답을 하지 않았었네.
〈그대가〉 유주柳州에 와서 자사刺史 한 사람을 만나보고는 그를 주공周公과 공자孔子라고 하였으니, 이제 이곳을 떠나 연주連州를 거쳐서 조주潮州를 찾아가보게.
그 두 지방에 가면 또 주공周公과 공자孔子 같은 인물 두 사람을 얻을 것이고, 그곳을 떠나 도성都城에 가면 문장을 짓고 명성을 날리는 명사들이 천 명을 헤아릴 정도이니, 거기서 또 주공周公과 공자孔子 같은 사람을 수천 명 얻을 것이네.
그대의 가슴속에는 어찌 그처럼 주공周公과 공자孔子가 많단 말인가.
나는 비록 젊어서부터 글을 썼지만 스스로 갈고 다듬지는 못하고 붓을 들고 먹을 갈아 내키는 대로 써내려가다가 할 말을 다 쓰면 멈추었으니, 또한 무슨 전수받은 법이 있었겠는가.
논리를 세우고 사물을 묘사할 때 남을 뛰어넘기를 추구하지 않았으니, 또한 그대의 재능을 명백히 판별할 수 없고, 다만 그대가 조사助辭를 쓰는 것을 보니, 규율에 맞지 않는 점이 있어서 그저 이에 대해 답을 할까 하네.
이른바 호乎‧여歟‧야耶‧재哉‧부夫는 의문형 종결사이고, 의矣‧이耳‧언焉‧야也는 서술형 종결사인데, 지금 그대는 혼동하여 쓰고 있네.
마땅히 이전의 이름난 사람들이 사용한 사례를 고찰하여 본인이 한 말과 같은지 다른지 신중히 생각해본다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것이네.
경상자庚桑子가 곽촉藿蠋과 곡란鵠卵에 대해 말한 것을 나는 옳다고 보니, 연주連州를 거쳐 조주潮州를 찾아가서 주공周公과 공자孔子 같은 인물을 만난다 한들 결국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그러나 자기를 알아주는 자를 찾는 세상 사람들은 일단 그 사람을 만나면 〈우쭐해져서〉 간혹 문장 10여 편을 지어 들고 즉시 도성으로 달려가는데, 하루 한 달을 급하게 서두르고 비바람을 무릅쓰면서 이집 저집 찾아다녀 구차하게 알아주길 기대하네.
지금 그대는 나이가 그렇게 적지 않은데 형주荊州에서 유주柳州로 왔다가 유주柳州에서 연주連州를 거쳐 조주潮州까지 방문하려 하니, 길이 멀고도 험하네.
〈이로 볼 때〉 그 뜻이 사실 일반인과 다른 점이 있네.
또한 생김새도 의젓하여 대장부 같고 눈길이 바르고 형체가 곧으며 마음도 전일하니, 그 자질과 기상이 진실로 좋네.
다만 이것을 성실하게 채우기만 하면 될 뿐이네.
성실히 채우는 것은 자기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 그대는 원망하지 말고 빨리 저 두 지방으로 가서 법을 취하기 바라네.
그리고 내가 한 말이 그대를 거절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가끔 생각해주게나.
맹자孟子가 “내가 달갑게 여겨 가르치지 않는 것은 이 또한 가르치는 것이다.”라고 하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