材而不良이면 則速壞하고 工之爲功也 不攻이면 則速敗라
方之所謂者箱也요 圓之所謂者輪也니 匪箱不居하고 匪輪不塗라
垂綏而以畋하고 載十二旒하여 而以廟以郊以陳於庭하니
然而其要는 存乎材良而器攻하고 圓其外而方其中也라
是故任而安之者箱이요 達而行之者輪이며 恒中者軸이요 挶而固者蚤라
長而撓하여 進不罪乎馬하고 退不罪乎人者轅이며 却暑與雨者蓋요 敬而可伏者軾이요
誨之學古道하고 爲古辭하여 沖然而有光하니 其爲工也攻이라
果能恢其量若箱하고 周而通之若輪하여 守大中以動乎外而不變乎內若軸하고 攝之以剛健若蚤하며 引焉而宜御乎物若轅하고 高以遠乎汚若蓋하며 下以成乎禮若軾하여 險而安하고 易而利하고 動而法하면 則庶乎車之全也니라
詩之言曰
이라하고 孔氏語曰
이라하니 此其以達於大政也
니라
凡人之質不良이면 莫能方且恒이요 質良矣로되 用不周면 莫能以圓遂라
吾固欲其任重而行於世일새 懼圓其外者未至라 故說車以贈하노라
05. 수레에 관한 해설을 지어 양회지楊誨之에게 주다
유자후柳子厚의 문장은 대부분 엄격하고 날카로우면서도 내실이 특히 알차다.
양회지楊誨之가 길을 떠날 적에 유자柳子가 일어나 문밖까지 배웅하였는데 마침 수레가 지나갔다.
“그대는 저 수레가 무거운 것을 싣고 세상에 돌아다닐 수 있는 까닭을 아는가?
재목이 좋고 구조가 견고하며, 밖은 둥글고 가운데는 네모나서 그렇다네.
재목이 좋지 않으면 빨리 썩고, 장인匠人이 만들 때 견고하게 만들지 않으면 빨리 부서진다네.
가운데가 네모나지 않으면 물건을 실을 수가 없으며, 밖이 둥글지 않으면 걸려 멈춰버리네.
네모난 것이란 짐칸이고 둥근 것이란 바퀴인데, 짐칸이 아니면 물건을 실을 수 없고 바퀴가 아니면 길을 굴러갈 수 없네.
그대는 이 수레의 이치를 힘써 본받을 만하다고 보는가?”
“앞서 말한 것은 수레에 관한 일반적인 이야기이고, 여러 종류의 수레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네.
내 그대에게 여러 종류의 수레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겠네.
습지를 다니는 수레는 땅에 닿는 바퀴 테두리의 중간을 약간 깎아내 움푹하게 만들고(타이어를 제거한 자전거바퀴와 같은 형태임), 산길을 다니는 수레는 땅에 닿는 바퀴 테두리의 폭을 안쪽의 폭과 같게 만들며, 오르막길에서는 수레 앞부분을 무겁게 하여 숙이고 내리막길에서는 앞부분을 들어 올리면서 동시에 바퀴가 끌리게 한다네.
장례수레는 좌석 왼쪽을 비워두고, 전거戰車는 바퀴살통을 길게 하고 창을 장치하며, 망루수레는 조망대를 두어 조망하네.
안락한 수레로는 노인을 보호하고, 휘장을 친 수레는 그것으로 내부를 가린다네.
손잡이 끈을 단 수레로는 사냥에 나가고, 열두 깃발을 단 수레로는 종묘宗廟와 교외郊外의 제사에 나가거나 궁정에 진열하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재목이 좋고 구조가 견고해야 하며, 밖은 둥글고 가운데는 네모나야 한다는 것이네.
이렇기 때문에 무거운 짐을 싣고 안전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짐칸이고 굴러 나아가게 하는 것은 바퀴이며, 늘 가운데에 꽂혀 있는 것은 굴대이고 바큇살을 물어 단단하게 고정시키는 것은 바퀴 구멍에 박힌 살의 끝부분이라네.
길고 휘어져서, 앞으로 나아갈 때 말에게 잘 달리지 못한다고 탓하지 않고 뒤로 물러날 때 마부에게 말을 잘 다루지 못한다고 탓하지 않게 하는 것은 끌채이며, 더위와 비를 가리는 것은 덮개이고 공경을 표하기 위해 허리를 굽힐 수 있게 한 것은 앞턱 가로나무라네.
멍에를 씌워 제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제어를 받도록 한 것은 말이나 소이네.
이런 다음에 여러 가지 수레의 용도가 완비된다네.
지금 그대 양씨楊氏 집안은 인의仁義의 숲이고, 그 숲에서 생산된 재목은 모두 좋네.
회지誨之는 옛 도를 배우고 옛 문장을 익혀 겸허하면서도 빛을 발산하니, 인격을 수양하는 노력도 매우 충실하네.
만약 그대가 수레의 짐칸처럼 도량을 넓히며 바퀴처럼 막힌 곳 없이 두루 통하면서, 굴대처럼 대중大中의 도를 지켜 밖을 굴리되 안을 일정하게 유지하며, 의기를 바퀴구멍에 박힌 바큇살처럼 단단하게 지키고, 끌채처럼 사물을 끌어당겨 적절하게 제어하며, 덮개처럼 높은 지위에서 추잡한 일을 멀리하고, 앞턱 가로나무처럼 낮은 자리에서 예절을 갖추어, 험난한 곳에서도 편안함을 유지하고 평탄한 곳에서는 잘 달려 능률을 높이고 움직일 때는 법도에 맞도록 할 수만 있다면 거의 수레의 완전한 이치를 갖추게 될 것이네.
《시경詩經》에서 ‘네 필 수말 쉬지 않고 달리니 여섯 고삐가 거문고 줄과 다름없구나.[사모비비駟牡騑騑 육비여금六轡如琴]’라고 하였고, 또 《공자가어孔子家語》에 ‘왼쪽은 육관六官으로 삼고, 오른쪽은 법을 집행하는 것으로 삼는다.[좌위륙관左爲六官 우위집법右爲執法]’라고 하였는데, 이것이 큰 정치에 적용하는 방법이네.
대체로 사람의 자질이 좋지 못하면 바르고 또 항구적일 수 없고, 자질이 좋더라도 원만하지 못하면 여러 경우에 두루 적응할 수가 없네.
공자孔子는 고향에서는 매우 공손하였고 길에서 양호陽虎를 만났을 적에 반드시 그의 뜻을 따르겠다고 승낙하였지만, 협곡夾谷에서 제후齊侯에게는 기르는 개처럼 질타하여 마음이 떨리지 않았네.
후일 공자孔子를 배우는 자들이 이처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지 않는다면 훌륭한 인물이 되기를 기대할 수 없다고 나는 생각하네.”
자라면서 재능이 더욱 잘 갖추어졌고 마음이 바르다.
나는 진정 그가 중책을 맡아 세상에서 잘 쓰이기를 바라기에, 그 외적으로 원만해야 할 부분이 미진하지 않을까 두려워 수레에 관한 이야기를 써 송별사로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