是山崒然起於莽蒼之中
하니 馳奔雲矗
하여 亘數十百里
하며 하니
夫其德及故信孚하고 信孚故人和하고 人和故政多暇라
迺墍迺塗하여 作我攸宇하니 於是不崇朝而木工告成하니라
每風止雨收
하고 煙霞澄鮮
이면 輒角巾鹿裘
로 率昆弟友生冠者五六人
하여 步
而登焉
이라
於是手揮絲桐
하고 目送還雲
할새 西山爽氣 在我襟袖
하고 萬類
를 攬不盈掌
하니라
是亭也 僻介
하여 佳境罕到
하니 不書所作
하여 使盛跡鬱堙
이면 是貽林澗之媿
라
11. 옹주邕州 마퇴산馬退山의 모정茅亭에 관한 기문
흥취를 묘사한 문장이 족히 산수山水와 걸맞는다 하겠다.
겨울 10월에 마퇴산馬退山 남쪽에 새 정자를 지었다.
높은 구릉의 험난한 곳을 의지하여 적당히 안배하여 세웠는데 기둥 위의 두공이나 동자기둥 등 화려한 장식은 없다.
서까래는 깎아 다듬지 않았고 띠풀 지붕은 처마를 자르지 않았으며 담도 세우지 않았다.
흰 구름을 울타리로 삼고 푸른 산을 병풍으로 삼았으니, 그것은 검소함을 드러내기 위해서이다.
이 산은 광활한 평원 가운데 높이 솟아 구름에까지 닿았고 마치 달리는 말처럼 백여 리를 뻗어 이어지는데, 꼬리는 거친 들판 위에 서려 있고 머리 부분은 큰 시내를 향해 물을 빨아들인다.
다른 여러 산들이 와서 조회하는 모양은 마치 수많은 별들이 북두성北斗星을 호위하는 것만 같다.
푸른 산의 기기묘묘한 형상은 비단 자락으로 비끄러매고 비단 폭을 이리저리 걸쳐놓은 듯 아름답다.
이는 하늘이 먼 변방이라 하여 차별을 두지 않고 수려한 정기를 모아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먼 변방에 접해 있고 변방 오랑캐의 풍속이 뒤섞인 지방이었기에 주왕周王의 거마車馬 자취가 이르지 못하고 사공謝公의 나막신도 미치지 못하였다.
바윗길이 워낙 궁벽하였으므로 이곳을 오르는 자들이 탄식해마지 않았다.
신묘년에 나의 중형仲兄이 지방관에 제수하는 명을 받고 이 고장에 부임하였다.
그는 덕德을 베풀었으므로 백성들이 신임信任하였고, 신임했으므로 화목和睦하였고, 화목했으므로 정사政事가 적고 여가가 많았다.
그리하여 이 산을 오락가락하면서 수려한 경관에 정을 붙였다.
그러다가 흙을 개어 벽을 발라 내 집을 지었는데, 한나절이 되기 전에 목수가 작업을 마쳤다.
언제나 바람이 멎고 비가 그쳐 안개와 노을이 고울 때면 각건角巾과 사슴갖옷차림으로 형제와 젊은 벗 대여섯을 거느리고 산봉우리에 올라갔다.
그리고는 손으로는 거문고를 타고 눈으로는 돌아가는 구름을 보내노라면, 서산西山의 상쾌한 기운이 내 옷자락 안에 들어왔고, 팔방八方의 만상萬狀을 한 손에 걷어잡아도 거뜬하였다.
대체로 아름다움이란 절로 아름다울 수 없고 사람에 의해서야 드러난다.
난정蘭亭이 우군右軍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 맑은 여울물과 긴 대나무가 쓸쓸한 산에 묻혀버렸을 것이다.
이 정자는 궁벽한 민령閩嶺에 위치하여 그 뛰어난 경치를 보러 오는 이가 거의 없으니, 이 정자를 세운 사실을 글로 쓰지 않아 거룩한 자취가 인멸되게 한다면, 이는 숲과 시냇물에게 부끄러움을 안겨주는 꼴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