予聞
有水
하니 生毒霧厲氣
하여 中之者
는 溫屯嘔泄
하고 藏石走瀨
하여 連艫糜解
라
하니 散渙而無力
하여 不能負芥
하니 投之則委靡墊沒
하여 及底而後止
라
有水
하니 掎汨泥淖
하고 撓混沙礫
하여 視之分寸
에 眙若睨壁
이라 淺深險易
를 昧昧不覿
이라가
今予甚淸與美
하여 爲子所喜
하고 而又功可以及圃畦
하며 力可以載
하여 朝夕者濟焉
이라
今汝獨招愚者居焉하여 久留而不去하니 雖欲革其名不可得矣리라
今汝之託也는 遠王都三千餘里에 仄僻迴隱하여 蒸鬱之與曹하고 螺蜯之與居라
唯觸罪擯辱愚陋黜伏者 日侵侵以遊汝하고 闖闖以守汝하니
汝欲爲智乎면 胡不呼今之聰明皎厲握天子有司之柄以生育天下者하여 使一經於汝하고 而唯我獨處오
雖極汝之所往이라도 不足以申吾喙요 涸汝之所流라도 不足以濡吾翰이라
氷雪之交에 衆裘我絺하고 溽暑之鑠에 衆從之風하되 而我從之火라
吾盪而趨
하여 不知
하여 以敗吾車
하고 吾放而遊
하여 不知
하여 以沒吾舟
라
吾足蹈坎井하고 頭抵木石하며 衝冒榛棘하고 僵仆虺蜴이로되 而不知怵惕何喪何得이라
因俯而羞하고 仰而吁하며 涕泣交流하고 擧手而辭라
유자후柳子厚가 스스로 조소嘲笑하고 동시에 스스로 뽐내었다.
유자柳子가 염계冉溪를 우계愚溪로 이름을 바꾸고 이곳에 머물렀다.
닷새가 지난 뒤에 시내의 신神이 깊은 밤 꿈속에 나타나 말했다.
“그대는 무엇 때문에 나를 모욕하여 내 이름자를 우愚자로 바꾸었는가?
그럴 만한 사실이 있어야 명칭도 정말 그와 걸맞게 따라 붙는 법인데 지금 내가 진짜로 어리석은가?
내가 듣건대, 민閩 지방에 한 줄기 강물이 있는데, 그 물에서는 독한 안개와 나쁜 기운이 피어나 그것에 중독된 사람은 온 몸이 찌뿌드드하여 토하고 설사를 하는가 하면, 또 암초가 깔려 있고 물길이 거세 큰 배들이 부딪쳐 부서진다.
고기 중에 어떤 놈은, 이빨은 톱날 같고 꼬리는 칼날 같으며 발은 짐승의 발굽과도 같다.
이놈이 사람을 잡아먹을 때는 반드시 맹렬하게 뛰어올라 낚아채서 머리를 쳐들고 씹어 삼킨다.
그리고 서해西海로 흘러들어가는 한 강물이 있는데, 이 물은 흐물흐물 힘이 없어 풀잎 하나도 그 위에 뜨지 못하니, 풀잎을 던져 넣으면 천천히 내려가 곧장 밑바닥에 가라앉고 만다.
진秦 지방에 한 강물이 있는데, 이 물은 흙탕물이 뒤집히며 흐르고 모래까지 섞여 있어 수면에 바짝 다가가 보더라도 마치 담벼락을 마주보는 것 같아 수심이 깊은지 얕은지, 물길이 안전한지 험난한지 도무지 파악할 수 없다.
그러다가 이 물이 맑디맑은 위수渭水와 함께 만나서는 그 혼탁함을 더욱 여실히 드러낸다.
옹주雍州 서부에 한 강물이 있는데, 이 강은 수심이 깊어 어둡고 물길이 험난하며 물빛이 옻칠처럼 검은데다 그 근원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모른다.
대체로 악惡과 약弱은 육극六極 중 두 가지에 해당되고, 탁濁과 흑黑은 모두 듣기에 좋지 않은 이름이다.
저것들이 이처럼 나쁜 이름을 얻고도 거부하지 못하고, 천만 대가 지나도 바꾸지 못하는 것은, 그 실제정황과 명칭이 서로 부합하기 때문이다.
지금 나는 매우 맑고 아름다워 그대가 좋아한데다가 그 공로로 말하면 나는 농지에 물을 대주고 능력으로 말하면 나는 방주方舟를 뜨게 할 수 있어, 사람들에게 〈편의를 제공하여〉 아침저녁으로 건너다니게 한다.
그대가 다행히 내가 있는 이곳을 선택하여 거주하면서도 실제상황에 맞지 않는 이름을 붙여 우계愚溪라고 하였다.
그대는 끝내 나에게 감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거침없이 멸시하였으니, 나의 이 이름자를 끝까지 바꿀 수 없다는 것인가?”
그러나 나처럼 어리석은 사람이 유달리 너를 좋아하니, 네가 어찌 그 이름을 피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너는 탐천貪泉의 경우를 보지 못했는가.
그 물을 마신 뒤에 남쪽으로 간 어떤 사람이 교지交趾 지방의 많은 진기한 보물을 보자 그 광채에 눈이 부셨다.
그래서 두 손을 뻗어 긁어모아 자기 품에 집어넣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으니, 이것이 어찌 그 샘물의 죄이겠는가.
어떤 사람이 그 샘이 있는 곳을 지나다가 샘물을 마신 뒤에 남의 물건을 탐낸 것만으로도 이 샘물은 탐천貪泉이란 이름을 얻었다.
지금 너는 유독 나 같은 어리석은 사람을 불러들여 이곳에 오래 머무르고 떠나지 않게 하였으니, 이 이름을 바꾸고 싶더라도 그럴 수 없을 것이다.
지금 영명하신 임금이 국정을 맡고 계신 이때 총명한 사람은 임용되고 어리석은 사람은 축출되었다.
임용된 사람은 도성이나 혹은 도성 부근에서 관직을 맡고 있는 것이 당연하고 축출된 사람은 먼 변방에 있는 것이 당연하다.
지금 네가 처해 있는 이 지방은 도성에서 3천여 리나 떨어져 궁벽하고 후미진 곳으로, 저습하고 더운 공기가 너의 벗이고, 땅강아지며 벌들이 너의 이웃이다.
오직 죄를 지어 밀려나고 우매하여 쫓겨난 자만이 날마다 빈번하게 너의 영역 안에서 노닐고 관심을 갖고 너를 지켜주고 있다.
네가 총명하다는 이름을 얻고 싶다면 무엇 때문에 오늘날 총명하고 개결介潔하여 천자를 돕는 조정의 요직에 앉아서 천하를 경영하는 책임을 진 사람을 불러들여, 네 곁에 있게 하지 않고 오직 나만 외롭게 머물러 있게 하는가.
너는 이미 저들을 불러들이지 못하고 다만 나에게 잡혔으니, 이것이 곧 너의 실제정황이다.
너를 어리석다고 하는 것이 마땅한데 오히려 억울하다고 생각하다니, 무슨 더 할 말이 있는가?”
감히 묻건대, 그대가 어리석은 게 어느 정도나 되기에 나에게까지 연루된단 말인가?”
“너는 내가 얼마나 어리석은가에 대해 그 내용을 알고 싶은가?
너의 이 시내의 물줄기가 아무리 길다고 해도 내가 설명할 말보다 길지는 않고, 너의 이 시냇물을 다 바닥낸다 하더라도 내 붓을 다 적시지는 못할 것이다.
얼음이 얼고 눈이 날릴 때 일반인은 모두 털옷을 입어도 나는 삼베옷을 입었고, 찌는 더위에 쇠붙이도 녹아내릴 때 일반인은 모두 시원한 바람을 향해 가는데 나는 뜨거운 불을 향해 갔다.
나는 태항산太行山이 사통팔달의 대로와 다르다는 것을 모르고 제멋대로 내달리다가 내 수레가 부서졌으며, 나는 여량呂梁이 잔잔한 물길과 다르다는 것을 모르고 제멋대로 떠다니다가 내 배가 침몰되었다.
발로는 함정을 밟고 머리로는 나무둥치와 바위를 들이받으며, 가시덤불에 뛰어들고 독사와 도마뱀의 소굴에서 넘어지면서도 놀라거나 무서워하면서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을지에 대해 알지 못했다.
벼슬이 올라가더라도 자만하지 않고, 배척을 받아 쫓겨나더라도 위축되지 않았다.
지금은 내 마음이 비록 처량하고 침울하지만 끝내 나의 격렬한 심정을 자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어리석음으로 너의 맑은 이름을 오염시킬까 하는데 그래도 괜찮겠는가?”
이에 우계愚溪의 신神은 한참동안 생각하더니 탄식하기를, “아, 그렇다면 충분히 어리석다.
그리고는 고개 숙여 부끄러워하는 자세를 취하고 다시 고개를 들고 탄식하더니,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손을 들어 작별을 고하고 떠났다.
어두운 밤이 지나고 날이 밝자, 나는 몽롱한 가운데 잠에서 깨었는데 우계愚溪의 신은 이미 어디로 갔는지 흔적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