智伯瑤乘舟以臨趙하고 且又往來觀水之所自하여 務速取焉하니라
始臣之漁於河에 有魦鱮鱣鰋者하니 不能自食하고 以好臣之餌하여 日收者百焉이나
夫鮪之來也에 從魴鯉數萬하니 垂涎流沫에 後者得食焉이라
及夫抵大石하고 亂飛濤하여는 折鰭禿翼하여 顚倒頓踣하고 順流而下에 宛委冒懵하여 環坻溆而不能出하니
震動大海하고 簸掉巨島하여 一啜而食若舟者數十이라
勇而未已하여 貪而不能止라가 北蹙於碣石하여 槁焉이라
聞古之漁有
者
하니 其得益大
하여 釣而得文王
이라하니
若范氏中行氏는 貪人之土田하고 侵人之勢力하여 慕爲諸侯而不見其害라
하니 脫其鱗
하고 鱠其肉
하며 刳其腸
하고 斷其首而棄之
라
呑范中行以益其肥하고 猶以爲不足하여 力愈大而求食愈無饜일새
驅韓魏以爲群鮫하여 以逐趙之肥魚하고 而不見其害라
貪肥之勢 將不止於趙리니 臣見韓魏懼其將及也하여 亦幸主之蹙於晉陽이라
어늘 而主乃慠然
하여 以爲咸在機俎之上
이라하여 方磨其舌
이라
主之不寤
하니 臣恐主爲大鯨
하여 首解於
하고 鬛摧於
하고 胸披於
하고 尾斷於
之外
하며 而腸流於
하여 爲鱻薧
하여 以充三家子孫之腹
하니
10. 어부漁夫가 지백智伯과 대화하는 상황을 가정해 쓴 글
이득을 탐닉하여 적을 불러들인 자를 풍자하였고, 문장 내용도 온 힘을 다해 그 정황을 묘사하였다.
지백智伯이 범씨范氏와 중항씨中行氏를 섬멸한 뒤에 야심이 더욱 커져 한강자韓康子‧위환자魏桓子와 연합하여 진양晉陽에서 조양자趙襄子를 포위하고 진양성晉陽城 안으로 강물을 흘려보냈다.
지백요智伯瑤는 배를 타고 높은 갑판 위에서 조양자趙襄子의 사정을 내려다보는가 하면, 또 이리저리 오가며 강물이 흘러드는 위치를 살펴보면서 빨리 승리할 수 있기를 기대하였다.
물가에 한 무리의 어부漁夫들이 있는데 그중에 한 사람이 앉아서 고기를 잡고 있었다.
지백智伯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에게 물었다.
“신이 처음에는 황하黃河에서도 잡았고 근래에는 바다에서 잡았습니다.
지금 주군께서 이곳에 큰 물을 조성하셨다 하기에 이곳으로 왔습니다.”
“이전에 네가 잡은 고기들은 어떤 고기였느냐?”
“신은 어려서부터 고기 잡는 것을 좋아하였습니다.
처음에 신이 황하黃河에서 고기를 잡을 때는 모래무지‧연어‧드렁허리‧메기를 잡았는데, 이놈들은 스스로 먹이를 찾지 못하고 신의 낚시에 매달린 미끼를 좋아하였기에 하루에도 백여 마리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신은 이 고기들이 너무 하찮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황하黃河를 떠나 용문龍門 밑으로 가서 큰 철갑상어를 기다렸습니다.
큰 철갑상어가 올라올 때는 수만 마리의 방어와 잉어가 그 뒤를 따르는데, 큰 철갑상어가 지쳐서 침을 흘리고 거품을 내뿜으면 뒤따르는 놈들이 그 침과 거품을 먹습니다.
그러나 큰 철갑상어가 배가 고프면 거꾸로 뒤따르는 작은 놈들을 삼켜버립니다.
그런 다음 다시 온 힘을 다해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 용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큰 암벽에 부딪히고 허공에서 거센 물살이 내리치면 등지느러미가 부러지고 양 옆의 지느러미도 깎여나가 오른쪽으로 넘어지고 왼쪽으로 쓰러지면서 흐르는 물에 몸을 맡기고 내려오는데, 기운은 빠지고 정신도 몽롱하여 물속의 작은 언덕 주위를 맴돌면서 그곳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러면 앞서 큰 철갑상어의 뒤를 따르던 작은 고기들은 행운이라 여기면서 그놈을 뜯어먹고 신 또한 맨손으로 그놈을 잡을 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이놈도 하찮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옛날 어부 중에 임공자任公子라는 자가 더 큰 것을 잡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용문龍門을 떠나 바닷가로 가서는 북으로 갈석산碣石山까지 떠다니며 큰 고래를 잡을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신이 고래를 잡을 도구를 미처 설치하기 전에 큰 고래가 상어 떼를 몰아 발해渤澥의 해안에서 살진 고기를 뒤쫓는 광경을 목격하였습니다.
큰 고래가 바다를 진동시키고 큰 섬을 흔들어대면서 배만큼 큰 고기 수십 마리를 한입에 삼켰습니다.
그 뒤에도 그놈은 용맹이 줄어들지 않고 탐욕이 멈추지 않더니 결국에는 북쪽 갈석산碣石山에서 난관에 부딪혀 말라죽어버렸습니다.
그러자 앞서 이놈의 먹이가 되었던 작은 고기들이 반대로 달려들어 이놈을 먹었고 신 또한 맨손으로 이놈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이놈도 하찮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또 옛날 어부 중에 강태공姜太公이라는 자가 더 큰 것을 잡아 주周 문왕文王을 낚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발해渤澥를 떠나 이곳으로 온 것입니다.”
“지금 너는 나를 만났을 때 어떤 생각이 드느냐?”
“방금 전에 신이 이미 그 단초를 말했습니다.
지난날 진晉나라의 대가大家로 난씨欒氏‧기씨祁氏‧각씨卻氏‧양설씨羊舌氏 등 십여 집안이 있었는데, 이들이 모두 자신을 보존하지 못한 이유는 진晉나라에서 얻는 이익만 탐내고 그 속에 잠재한 해로운 점은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주군과 오경五卿이 그들을 찢어 나누어 먹었으니, 그들은 모래무지‧연어‧잉어‧메기와 다를 게 없습니다.
주군의 옛 솥 안에서 그들의 뇌가 터져 흐르고 뼈가 썩었습니다.
이는 교훈으로 삼을 만한데도 주군께서는 그것을 깨달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범씨范氏와 중항씨中行氏는 남의 토지를 탐내고 남의 세력을 침범하여 제후가 되기만 바라면서 그 속에 잠재한 해로운 점은 보지 못했습니다.
주군과 삼경三卿이 그들을 찢어 나누어 먹었으니, 그 비늘을 벗기고 그 살을 회膾 치며 그 창자를 가르고 그 머리를 잘라 던져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뱃속의 곤이와 알을 그릇에 담아 제물이나 잔치음식으로 썼으니, 이는 큰 철갑상어의 경우와 다를 게 없습니다.
이 또한 교훈으로 삼을 만한데도 주군께서는 여전히 깨달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범씨范氏‧중항씨中行氏를 삼켜 더욱 배를 살찌우고도 오히려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세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더욱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한씨韓氏‧위씨魏氏를 몰아 상어 떼로 삼아서 조씨趙氏의 살진 고기를 쫓아가고 그 속에 잠재한 해로운 점은 보지 못했습니다.
살진 고기를 탐내는 추세가 조씨趙氏를 먹은 뒤에도 멈추지 않을 것이니, 신이 보기에 한씨韓氏‧위씨魏氏가 장차 자신들에게 그와 똑같은 화가 미칠 것이 두려워 주군이 〈고래가 갈석산碣石山에서 난관에 부딪혀 죽은 것처럼〉 진양晉陽에서 곤경을 당하기를 바랄 것입니다.
그들이 불안하여 눈알을 굴리며 〈반격을 꾀하고 있는데도〉 주군께서는 여전히 거드름을 피우면서 모두 도마 위에 올려진 것이나 다름없다 여기고 한창 입맛을 다시고 계십니다.
지금 보과輔果는 지씨智氏와 관계를 끊어 지씨智氏와 함께 화를 당하지 않으려 하고, 단규段規는 주군에게 모욕을 당한 것에 원망이 깊어 주군을 해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주군께서 깨닫지 못하시니, 신이 염려하는 것은, 주군께서 큰 고래의 경우가 되어 머리는 한단邯鄲에서 잘리고 지느러미는 안읍安邑에서 꺾이며, 가슴은 상당上黨에서 갈라지고 꼬리는 중산中山 밖에서 잘린 뒤에 창자는 대륙大陸으로 흘러들어가 생고기와 말린 포가 되어서는 한씨韓氏‧조씨趙氏‧위씨魏氏 세 집안 자손들의 배를 채우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만약 그렇게만 되지 않는다면 주군 같은 강대한 용맹과 역량으로 문왕文王과 같은 인물이 되는 데에 무슨 어려울 게 있겠습니까.”
지백智伯은 그 말을 듣고 기분이 언짢았으나 끝내 깨닫지 못했다.
그리하여 한씨韓氏와 위씨魏氏가 조씨趙氏와 연합하여 지씨智氏를 멸망시키고 그의 토지를 셋으로 나눠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