太學生魯郡季償
과 廬江何蕃等
이 投業奔走
하여 稽首闕下
하고 叫閽籲天
하여 願乞復舊
하되
翌日
에 會徒北嚮如初
하고 行至
하니 公使追奪其章
하고 遮道願罷
하여 遂不果獻
하니
昔公之來에 仁風扇揚하여 暴慠革面하고 柔輭有立이라
及公當職施政하여 示人準程에 良士勇善하고 僞夫去飾하며 惰者益勤하고 誕者益恭이라
沈酗腆酒는 斥逐郊遂하고 違親三歲는 罷退鄕黨하니 令未及下에 乞歸就養者二十餘人이라
禮順克彰하고 孝悌以興하니 則又講貫經籍하여 俾達奧義하고 簡習孝秀하여 俾極儒業이라
遂相與咨度署吏하고 布告諸儒하여 願立貞珉하여 侔高狀明이라
守節貞固하여 患難不能遷其心하고 怡性坦厚하여 榮位不足動其神이라
爲
에 義震於周行
하고 爲司業
에 愛加於生徒
하니 宜乎立石
하여 俾後是憲
이라
02. 국자사업國子司業 양성陽城이 끼친 사랑을 기념하는 갈문碣文
정원貞元 4년(788) 5월에 황제께서 은銀 인장과 붉은 인끈으로 양공陽公을 은거지에서 불러내 간의대부諫議大夫로 삼았다.
그 뒤 7년이 지나 양공陽公이 조정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바른말을 올려 며칠 동안 물러나지 않자, 황제께서 매우 가상하고 기특하게 여겨 국자사업國子司業으로 전보시켰다.
이는 그의 곧음을 표창하고 현능賢能함을 우대한 것으로, 그의 도道가 유자儒者의 사표로써 빛을 발했다.
그리고 4년 뒤 9월 기사일에 도주자사道州刺史로 제수되어 조정을 나가게 되었다.
그러자 태학생太學生 노군魯郡 출신 계상季償, 여강廬江 출신 하번何蕃 등 160명이 학업을 폐하고 달려가 궁궐 밑에서 머리를 조아리고 궁궐 문을 향해 무고함을 호소하면서 양공陽公의 관직을 환원해줄 것을 간청했다.
그러나 조정에서는 그 일을 변경하는 것을 어렵게 여겨 기사일의 하명대로 시행하도록 했다.
이튿날 제생諸生들이 모여 첫날처럼 궁궐을 향해 호소한 뒤에 그 행렬이 연희문延喜門에 이르자, 양공陽公이 사람을 보내 그들의 탄원서를 빼앗고 앞길을 막아서며 시위를 그만둘 것을 원하였으므로 결국 탄원서를 올리지 못했다.
제생諸生들은 시끌벅적 떠들어대며 어찌할 줄 모르고 서성거렸다.
지난날 공이 국자감國子監에 들어왔을 때 어진 교화의 바람이 일어나 사납고 거만한 자는 태도를 바꾸고 나약한 자는 의지를 굳게 세웠다.
훌륭한 말을 들을 적에는 아름다운 음악을 듣는 것보다 더 즐거워했고, 덕이 깃든 모습을 우러러볼 적에는 숭산嵩山과 대산岱山보다 더 높아 보였다.
공이 직무를 맡아 정사를 시행하면서 사람들에게 일정한 준칙을 제시해 보이자, 어진 선비는 선행에 더욱 힘쓰고 위선자는 가식을 없앴으며, 게으른 자는 더욱 근면해졌고 허황된 자는 더욱 공손해졌다.
술독에 빠져 술만 마시는 자는 도성 밖으로 내쫓고 부모를 찾아뵙지 않은 지 3년이 된 자는 물리쳐 고향으로 돌아가게 하니, 그 명령이 미처 떨어지기도 전에 부모를 봉양하기 위해 귀향을 신청한 자가 20여 명이었다.
어른에게 예로써 순종하는 행동이 드러나고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에게 공손한 기풍이 일어난 뒤에는 또 경전을 익혀 통달하여 깊은 뜻을 깨우치게 하고, 효자孝子와 수재秀才를 선발해 가르쳐 유자儒者의 학문을 철저히 성취하게 하였다.
갓과 신발, 옷차림 등의 복장이 공으로 인해 근엄해졌고, 나아가고 물러나며 읍하고 사양하는 등의 동작이 공으로 인해 법도에 들어맞게 되었다.
그런데 공께서 아주 멀리 떠나려 하시니, 우리는 이제 누구를 스승으로 삼을 것인가.
마침내 서리署吏들과 서로 의논하고 유생儒生들에게 널리 알려 비석을 세워서 그 높은 덕과 밝은 지혜를 기록하자고 했다.
그리하여 옛것을 배운 사람을 찾아와 공의 이름과 자를 기록하여 후대에 전해 모범으로 삼게 하였다.
고향집은 북평北平에 있고 중조산中條山에 은거했다.
공은 천성이 정직하고 순수하며 부드럽고 온화한 데다 기상이 높고 아름다우며 순후하였다.
도덕道德과 인자함과 명철함, 그리고 효성과 우애의 교화가 고향마을에 영향을 끼치고 온 천하에 알려졌다.
절개를 굳게 지켜 재앙과 역경도 그 마음을 바꾸지 못했고, 성격을 평탄하게 수양하여 명예와 지위도 그 정신을 움직이지 못했다.
사간司諫으로 있을 때는 그 의리가 길 가는 사람까지도 떨게 했고, 사업司業으로 있을 때는 제생諸生들에게 사랑이 미쳤으니, 마땅히 비석을 세워 후인들이 이를 모범으로 삼게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