聞子敬所餌與此類라하고 又聞子敬時憒悶動作이라하니
再獲書辭하니 辱徵引地理證驗하여 多過數百言이라 以爲土之所出乃良이라 無不可者라하니
夫言土之出者는 固多良而少不可하니 不謂其咸無不可也니라
然卽其類也에 而有居山之陰陽하고 或近水하고 或附石하여
又況鍾乳는 直産於石하니 石之精麤疎密 尋尺特異라
而穴之上下와 土之厚薄과 石之高下不可知니 則其依而産者 固不一性이라
然由其精密而出者는 則油然而淸하고 炯然而輝하여 其竅滑以夷하고 其肌廉以微라
食之使人榮華溫柔하고 其氣宣流하여 生胃通腸하여 壽善康寧하며 心平意舒하여 其樂愉愉나
由其麤疎而下者는 則奔突結澁하고 乍大乍小하며 色如枯骨하고 或類死灰하고 淹顇不發하며 叢齒積纇하고 重濁頑璞이라
食之使人偃蹇壅鬱
하여 泄火生風
하고 戟喉癢肺
하고 不聰
하여 心煩喜怒
하고 肝擧氣剛
하여 不能和平
이라
必若土之出無不可者
면 則
은 雖旁岐揉曲
이라도 皆可以貫犀革
이요 은 雖離奇液瞞
하고 空中立枯者
라도 皆可以梁百尺之觀
하고 航千仞之淵
이요 이니 凡其大耳短脰
로 拘攣踠跌
하여 薄蹄而曳者
라도 皆可以勝百
하며 馳千里
요 雍
요 요 요 이요 니
其在人也
엔 則
요 요 이요 하고 制閫外
요 하리니
是故
中言丹砂者
는 以類芙蓉而有光
이요 言當歸者
는 以類馬尾蠶首
요 言人參者
는 以人形
이요 黃芩以腐腸
이요 附子八角
이요 甘遂赤膚
니 類不可悉數
니라
若果土宜乃善이면 則云生某所요 不當又云某者良也니라
今再三爲言者는 唯欲得其英精하여 以固子敬之壽요 非以知藥石角技能也니라
若以服餌不必利己라 姑務勝人而夸辯博은 素不望此於子敬하니
02. 석종유石鍾乳에 관해 논하는 내용으로 연주자사連州刺史 최씨崔氏에게 보낸 편지
이사李斯의 〈간진황축객서諫秦皇逐客書〉의 풍격을 고스란히 배웠다.
저번에 보내주신 석종유石鍾乳는 질이 좋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자경子敬께서 복용한 것이 이것과 유사하다는 말을 들었고, 또 자경子敬이 그 당시 마음이 산란하고 답답한 증상이 일어났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는 아마도 순정한 것을 얻지 못해 조잡한 광물鑛物에 중독中毒된 것이라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자경子敬의 순후하고 아름다운 기질을 손상하고 이와 같은 과정이 반복되다가는 뭔가 잘못되지나 않을까 두려웠기 때문에 그처럼 진지하게 말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다시 편지를 받아보니 그 종유석鍾乳石의 산지産地에 관한 지리적 증거를 끌어댄 내용이 수백 자가 넘었는데, ‘주산지主産地에서 나온 것은 질이 좋으므로 복용하지 못할 것이 없다.’는 뜻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저번에 저는, 주산지에서 나오는 것은 본디 질이 좋은 것이 많아 못 먹을 것이 적다는 뜻으로 말한 것이었지, 주산지에서 나온 것은 모두 먹지 못할 것이 없다고 말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 종류를 살펴보면 사는 곳이 산중의 음지陰地인가, 양지陽地인가 하는 차이가 있고 혹은 물가에서 자라는가, 혹은 돌에 기생하는 것인가 하는 차이가 있습니다.
또 더구나 종유鍾乳는 오직 돌에서만 나는데, 돌은 그 질이 단단하고 고운 것과 무르고 거친 것, 그리고 그 길이 등이 다른 것들에 비해 특별히 다릅니다.
〈종유석鍾乳石을 입수했을 때〉 그것이 나온 동굴 위치의 높낮이와 주변 토질이 기름지고 척박한지의 여부, 그리고 종유석鍾乳石의 길이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알 수 없는데, 그것이 어디에 의지해 자랐느냐에 따라 그 성질도 각기 다릅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볼 때〉 단단한 돌에서 위로 솟은 것은 윤기가 흘러 해맑고 환하게 빛이 나면서 중앙에 뚫린 구멍이 매끄럽고 결이 촘촘합니다.
이것을 먹으면 사람이 얼굴에 화색이 돌아 부드러워지고 그 기운이 온 몸에 퍼져, 위장에 활력이 생기고 막힌 창자를 뚫리게 하여 수명이 연장되고 기력이 강녕康寧하며, 마음이 평온하고 기분이 느긋해짐으로 인해 유쾌해집니다.
반면에 무르고 거친 돌에서 아래로 자란 것은 울퉁불퉁하면서 껄끄럽고 굵기가 일정하지 않으며, 색깔은 마른 뼈 같거나 혹은 잿빛 같고 오랫동안 야위어 발육하지 않았으며, 이빨자국처럼 흠집이 많고 거친 옥돌처럼 무겁고 혼탁합니다.
이것을 먹으면 사지四肢가 굳어지고 기혈氣血이 막혀 열이 새나가고 풍기風氣가 생기며, 목구멍을 찌르고 폐를 간질거리며, 정신이 맑지 않아 희로애락喜怒哀樂의 기복이 심하고 간肝이 들뜨고 기氣가 강하여 심신이 평화롭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군자는 신중히 하여 색이 좋은 것을 선택합니다.
굳이 주산지에서 나는 것만 믿을 것이 아니라 질이 좋은 물건을 구하라는 것은 대체로 이 때문입니다.
다행히 자경子敬께서 복용한 것이 최근에 이 정도까지는 이르지 않았으니, 무턱대고 복용하는 것을 중지해야 합니다.
만약 주산지主産地에서 나온 물건은 무엇이든 좋지 않은 것이 없다고 한다면 동남 지방의 죽전竹箭은 휘어진 곁가지라도 모두 무소 가죽을 뚫을 수 있을 것이고, 북산北山의 재목은 비록 구부러지고 물러 진액이 질질 흐르거나 속이 텅 비어 서서 말라죽은 것이라도 모두 백 척 누대樓臺에 들보로 올라가고 천 길 깊은 못에 띄울 배를 만들 수 있을 것이고, 기주冀州 북부는 말이 나는 곳이니 큰 귀에 짧은 목으로 웅크리고 넘어지면서 떨리는 발굽을 질질 끄는 말이라도 모두 백 균鈞의 짐을 이겨내고 천 리를 달릴 수 있을 것이고, 옹주雍州의 박옥璞玉은 모두 숫돌로 쓸 수 있을 것이고, 서주徐州의 거름흙은 모두 큰 사직단社稷壇을 쌓을 수 있을 것이고, 형주荊州의 띠풀은 모두 술을 거를 수 있을 것이고, 구강九江의 큰 거북은 모두 점을 칠 수 있을 것이고, 사빈泗濱의 돌은 모두 음악을 연주하는 석경石磬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고서도 크게 잘못되지 않는 경우는 적을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의 경우로 보면 노魯나라에서 팔려는 양羊에게 아침에 물을 먹인다거나 상장喪杖으로 수레바퀴통을 꿰어 바퀴를 돌리는 자들도 모두 사유師儒가 될 수 있을 것이고, 노盧 고을에서 명예를 탐내는 자들도 모두 명의名醫가 될 수 있을 것이고, 서자西子(西施)가 사는 마을에 못생기고 얼굴을 찌푸리는 자들도 모두 군주의 애첩이 될 수 있을 것이고, 산서山西의 경박하고 무례하며 탐욕스럽고 잔인한 자들도 모두 흉문凶門을 박차고 나가 지방을 다스릴 수 있을 것이고, 산동山東의 무식하고 미련하여 농사를 짓고 애들처럼 대추나 밤을 씹어 먹는 자들도 모두 묘당廟堂 위에서 국사를 도모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한다면 질서를 위반하고 도리를 거스르는 정도가 심할 것이니, 이 물건의 경우와 뭐가 다르겠습니까.
이러므로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서, 단사丹砂를 말한 곳에는 연꽃과 비슷하되 밝은 빛이 있는 것이 좋다 하고, 당귀當歸를 말한 곳에는 잎 모양이 말꼬리와 누에머리 같은 것이 좋다 하고, 인삼人蔘을 말한 곳에는 사람 모양처럼 생긴 것이 좋다 하였으며, 황금黃芩은 줄기 속이 썩은 것이 좋다 하고, 부자附子는 잎이 8모로 된 것이 좋다 하고, 감수甘遂는 껍질이 붉은 것이 좋다 하는 등, 이와 같은 사례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만약 이름난 주산지主産地에서 나온 것이라야 좋다면 마땅히 어느 지역에서 나온다고 말하지, 어떤 것이 좋다고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또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의 주註에 “시흥始興이 으뜸이고 그 다음은 광주廣州와 연주連州이다.”라 하였습니다.
연주連州에서 나온 것을 굳이 복용할 것이 없다고 권하는 이유는 곧 시흥始興에서 나온 것이 좋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처럼 재삼 말씀드리는 것은 오직 좋은 석종유石鍾乳를 구해서 자경子敬의 장수長壽를 확고하게 하자는 것이지, 제가 약물藥物을 안다 하여 그 재능을 겨루자는 것이 아닙니다.
자경子敬께서 만약 “종유석鍾乳石을 먹는 것이 자기에게 꼭 이로울 것이 없으므로 그저 남을 이기기 위해 자기의 언변言辯과 박식博識을 과시한 것이다.”라고 하신다면, 이는 제가 평소에 바라보던 자경子敬이 아닙니다.
그렇지 않을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에 하고픈 말을 다하였습니다.
“범위를 넓게 잡아 비유한 문장이 옛사람의 투식이 아닌 것은 아니나 새로운 길을 개척한 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