邦人이 悅是祥也하여 雜然謠曰 甿之熙熙여 崔公之來로다
今吾刺史令明而志潔하고 先賴而後力하여 欺誣屛息하고 信順休洽하니
且夫乳穴이 必在深山窮林하여 冰雪之所儲요 豺虎之所廬라
由而入者 觸昏霧하고 扞龍蛇하여 束火以知其物하고 縻繩以志其返이라
謠者之祥也는 乃其所謂怪者也요 笑者之非祥也는 乃其所謂眞祥者也라
誠乎物而信乎道면 人樂用命하여 熙熙然以效其有하리라
06. 영릉군零陵郡의 종유혈鍾乳穴에서 종유석鍾乳石이 다시 나온 것에 관한 기문
사실을 서술한 부분이 기묘奇妙하고 결론 부분 또한 기묘하다.
초楚‧월越 지방의 산중에서 많이 나는데, 연주連州와 소주韶州에서 나는 것이 가장 유명하다.
연주連州 사람이 종유석이 바닥났다고 고한 지가 이미 5년이 지났다.
그래서 해마다 조정에 종유석을 공물貢物로 바칠 때는 다른 지방으로 가서 사 왔다.
이제 자사刺史 최공崔公이 부임하여 한 달이 지난 뒤에 종유석을 따는 사람이 와서 종유석이 다시 나온다고 고하였다.
연주連州 사람들은 흥분하여 상서로운 일로 알고 모두가 노래 부르기를 “백성들이 화락함이여, 최공崔公이 오셨다네.
공의 교화敎化가 미치어, 흙과 돌도 공을 입었다네.
우리네 말이 믿기지 않거든, 일어나 종유석 굴을 보아라.” 하였다.
종유석鍾乳石을 따는 사람이 그 노래를 듣고 웃으며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이들이 어찌 이른바 상서祥瑞의 진짜 정황을 알겠는가.
이전에 우리는 자사刺史가 흉포하고 이익을 좋아하여 우리에게 노역勞役만 시키고 보수報酬를 주지 않았다.
이 때문에 우리가 매우 불만스러워 종유석이 바닥났다고 속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 우리 자사刺史께서는 명령이 공정하고 뜻이 고상하며, 먼저 백성의 이익을 고려한 다음에 민력民力을 사용하므로 지금은 속이는 일이 없고 많은 사람이 진실하고 화순하며 흡족해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사실대로 그 정황을 고한 것이다.
그리고 종유석이 나는 동굴은 반드시 깊은 산 원시림 속에 있는데, 그곳은 여러 해 동안 녹지 않은 얼음과 눈이 쌓여 있고 승냥이와 호랑이가 서식하는 곳이다.
이곳을 경유해 들어가는 사람은 자욱한 안개를 무릅쓰고 용과 뱀을 막아내면서 횃불에 불을 붙인 뒤에야 종유석을 볼 수 있고 노끈을 묶어 돌아올 길을 표시해둬야만 한다.
그 고생이 이와 같은데도 나와서는 또 당연히 받을 보수를 받지 못한다.
이러하니 우리가 어찌 종유석이 바닥났다고 아뢰지 않을 수 있겠는가.
지금의 자사刺史는 백성들에게 명령하되 매우 진실하게 대해준다.
이 때문에 우리가 사실을 말해준 것이지 무슨 상서라는 것이 있겠는가.”
어떤 선비가 그 말을 듣고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노래를 지은 사람이 그것은 상서祥瑞라고 말한 것은 곧 이른바 괴이한 일이고, 비웃는 자가 그것은 상서가 아니라고 말한 것은 곧 이른바 진정한 상서이다.
군자君子가 생각하는 상서는 훌륭한 정사에 있지 괴이한 일에 있지 않다.
처사를 성실하게 하고 바른 도리를 지킨다면 백성들이 명령을 따르기를 좋아해서 즐겁게 그들이 간직하고 있는 종유석을 바칠 것이다.
이러한 정사가 올바른 정사이니 이것이 또한 상서가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