讀之에 盡鄙淺言也니 唯誼所引用爲美하고 餘無可者라
吾意好事者僞爲其書하여 反用鵩賦以文飾之요 非誼有所取之決也라
太史公伯夷列傳稱賈子曰 貪夫殉財하고 烈士殉名하고 夸者死權이라하여 不稱鶡冠子라
遷號爲博極群書하니 假令當時有其書면 遷豈不見耶아
나는 가의賈誼가 쓴 〈복조부鵩鳥賦〉를 읽고 그 문장을 칭찬하였는데 일부 학자들은 그것이 모두 《할관자鶡冠子》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하였다.
나는 여러 차례 도성을 오가면서 《할관자鶡冠子》를 찾아보았으나 전혀 볼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장사長沙에 이르러 비로소 그 책을 얻었다.
한번 읽어보니 모두 구질구질하고 천박한 내용으로, 오직 가의賈誼가 인용한 부분만 아름답고 나머지는 그럴 듯한 말이 전혀 없었다.
내 생각에는 참견하기를 좋아하는 어떤 자가 이 책을 위조해서는 도리어 〈복조부鵩鳥賦〉 속의 문자를 가지고 포장한 것이지, 가의賈誼가 《할관자鶡冠子》 속의 말을 취한 것이 아님이 확실하다고 본다.
태사공太史公(사마천司馬遷)이 《사기史記》 〈백이열전伯夷列傳〉에서 “가생賈生이 말하기를 ‘재물을 탐하는 자는 금전을 위해 죽고, 장렬한 선비는 명예를 위해 죽고, 헛이름을 추구하는 자는 권세에 죽는다.’고 했다.”라고 하여 〈가생賈生을 거론했을 뿐,〉 《할관자鶡冠子》는 거론하지 않았다.
사마천司馬遷은 많은 서적을 두루 섭렵한 인물로 이름났으니, 가령 그 당시 이 책이 있었다면 사마천司馬遷이 어찌 보지 않았겠는가.
가령 정말로 《할관자鶡冠子》라는 책이 있었다면 분명히 〈복조부鵩鳥賦〉 안에 있는 말을 취해 거기에 써넣지 않았을 것이다.
무엇을 근거로 사마천司馬遷이 그랬다는 것을 아는가?
그 답은 “〈일관되게 글을 인용하는 그의 습관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