夫翟柤之君은 好專利而不忌하고 其臣競謟以求媚하야 其進者壅塞하고 其退者距違하며
君臣上下
가 各
其私
하야 以縱其回
하고 民各有心
하야 無所據依
하니
郤叔虎曰 旣無老謀
하고 而又無壯事
면 何以事君
이리오하고 先升
하야 遂克之
하다
【大義】翟柤가 晉나라의 공격을 부른 顚末과, 한 老大夫의 목숨을 아끼지 않은 전투 정신.
헌공獻公이 사냥하다가 적사翟柤의 하늘에 뜬 구름의 요사한 기운을 보고서, 돌아와서는 잠자리에서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극숙호郤叔虎가 조회朝會하자, 잠을 자지 못한 것을 말하였다.
아니면 여희驪姬가 곁에 있지 않아서였습니까?” 하니, 헌공獻公이 그런 것은 아니라고 하였다.
극숙호가 조정에서 물러나와 사위士蔿에게 말하였다.
“오늘 밤에 임금께서 잠을 못 주무셨다고 하니 반드시 적사翟柤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저 적사의 임금은 이익을 독점하기를 좋아하면서도 꺼리는 기색이 없고, 그 신하들은 아첨 경쟁으로 총애를 구하여, 벼슬에 나아가 있는 자들은 군주의 이목耳目을 차단하고, 벼슬에서 물러난 자들은 임금과 거리를 두고 회피하고 있습니다.
임금은 탐욕스러워 차마 못할 짓을 저지르고 신하는 구차하게 요행만을 노리고 있습니다.
방종한 임금만 있고 간언諫言하는 신하가 없으며, 탐욕스러운 임금만 있고 충성하는 신하는 없습니다.
군신 상하가 각각 그 사사로움만을 충족시키고자 사악한 짓을 멋대로 저지르고, 백성들은 각기 딴마음을 가지고서 기대어 의지할 곳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나라를 다스린다면 또한 어렵지 않겠습니까?
임금님께서 만약 적사翟柤를 치신다면 이길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말씀드리지 않았으니 당신이 반드시 말씀드리십시오.”
사위士蔿가 극숙호郤叔虎의 말을 아뢰자 헌공獻公이 기뻐하여 이내 적사를 정벌하였다.
극숙호가 성城에 오르려 하자 그 부하들이 말하였다.
“지휘해야 할 직책을 버려두고 전쟁에 앞장서려 하는 것은 당신의 책무가 아닙니다.”
극숙호가 말하기를 “이미 노련한 계책도 없고, 또 장한 군공도 없다면 무엇으로 임금을 섬기겠는가?” 하고, 깃발을 등에 지고 앞장서 올라가 드디어 승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