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路相傳호되 皆云以歲之旱으로 陛下憐閔京師之人하사 慮其乏食이라
故權停擧選하야 以絶其來者하니 所以省費而足食也라하니이다
臣伏思之
컨대 以爲十口之家
에 益之以一二人
이라도 於食未有所費
니이다
今京師之人
이 不啻百萬
이요 都計擧者
라도 不過五七千人
이니 幷其僮僕畜馬
라도 不當京師
이리다
又今年雖旱이나 去歲大豐하니 商賈之家에 必有儲蓄이리다
今者陛下聖明在上하시니 雖堯舜이라도 無以加之로되
而群臣之賢
이 하고 又不能盡心於國
하야 與陛下同心
하야 助陛下爲理
하니 有君無臣
이니이다
以臣之愚로는 以爲宜求純信之士와 骨鯁之臣으로 憂國如家하고 忘身奉上者하야 超其爵位하야 置在左右니이다
如
하고 하고 하고 하야 淸閒之餘
에 時賜召問
이면 必能輔宣王化
하야 旱災
리이다
臣雖
이나 月受俸錢
하고 歲受祿粟
하니 有所知
면 不敢不言
이니이다
06. 금년今年에 과거科擧와 전선銓選을 임시로 정지한 것에 대해 논한 장狀
의론議論이 해박하고 고대高大하며, 기운 또한 성대盛大하다.
신이 삼가 이달 10일에 내리신 칙서勅書를 보니 금년의 각종(諸色) 과거科擧와 전선銓選을 잠시 정지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도로에서 서로 전하는 말을 들어보니, 모두 “금년의 한재旱災로 인해 폐하께서 서울 사람들을 가여워하시어 저들의 양식이 부족하게 될 것을 염려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잠시 과거와 전선을 정지하여 응시應試하기 위해 오는 자들을 막으셨으니, 이는 비용을 절약하여 서울 사람들의 식량을 보조補助하기 위함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신이 삼가 생각해보건대, 신의 생각에는 열 식구의 집에 한두 사람을 보태더라도 식량의 소비가 크지 않다고 여깁니다.
지금 서울의 인구가 백만 명뿐만이 아니고, 응시하기 위해 오는 자를 다 계산해도 5천 내지 7천 인에 지나지 않을 것이니, 그 노복奴僕과 마축馬畜을 합해도 서울 인구의 100분의 1도 되지 않습니다.
열 식구를 한 집으로 계산하면 〈서울의 호수戶數가 10만 호가 넘을 것이니, 10만 호의 가정이 5천 내지 7천 인과 그 노복 및 마축을 담당하더라도〉 실로 소모되는 바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또 금년은 비록 한재旱災가 들었으나 작년에는 크게 풍년이 들었으니, 상인商人의 집에 반드시 저축해둔 양곡糧穀이 있을 것입니다.
과거科擧와 전선銓選에 참여하기 위해 오는 자는 모두 돈이나 재물을 가지고 와서 식량과 바꿀 것이니, 폐해弊害가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금년에 만약 과거와 전선을 잠시 정지한다면 폐해가 실로 깊어질까 두렵습니다.
첫째는 원근遠近의 사람들이 놀라 당황할 것이고, 둘째는 사인士人들이 직업을 잃을 것입니다.
신이 듣기로는 옛사람이 비를 기구祈求한 말 중에 “사람들이 직업을 잃었는가?”라는 말이 있다고 하니, 그것이 사실이라면 사람들이 직업을 잃는 것이 한재旱災를 부르기에 충분합니다.
지금 한재로 인해 과거와 전선을 정지하는 것은 바로 사람들로 하여금 직업을 잃게 하여 재해災害를 부르는 것입니다.
신이 또 듣건대, 임금은 양陽이고 신하는 음陰이니, 양만 있고 음이 없으면 가뭄이 들고, 음만 있고 양이 없으면 홍수洪水가 난다고 하였습니다.
지금 성스럽고 영명하신 폐하께서 위에 계시니, 비록 제요帝堯와 제순帝舜이라 하더라도 폐하보다 더 나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신하들의 현능賢能함이 옛사람에 미치지 못하는데다 또 국가에 마음을 다 바쳐 폐하와 한마음이 되어 폐하의 정치를 보조輔助하지 못하니, 성군聖君(陽)만 계시고 현신賢臣(陰)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래 가물고 비가 내리지 않는 것입니다.
신의 어리석은 소견에는 순수하고 성실한 선비와 강직한 신하로서 나라를 제 집처럼 걱정하고 자신은 돌보지 않고 군상君上만을 받드는 사람을 구하여, 그 작위爵位를 올려주고 좌우에 두심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은殷 고종高宗이 부열傅說을 등용하고, 주周 문왕文王이 태공太公을 거용擧用하고, 제齊 환공桓公이 영척甯戚을 발탁拔擢하고, 한漢 무제武帝가 공손홍公孫弘을 취용取用하여 한가한 여가에 때때로 불러들여 자문한 것처럼 하신다면 반드시 왕화王化를 돕고 선양宣揚하여 한재旱災를 소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신이 비록 조관朝官은 아니지만 다달이 봉급을 받고 해마다 녹속祿粟(녹으로 주는 곡식)을 받고 있으니, 조금이라도 아는 것이 있으면 감히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