其始實得之符離安阜屯
하니라 屯之役夫朝行遇之
하야 하고 人立而拱
이라
竊惟休咎之兆
는 天所以啓覺于下
하야 라 이니 非睿知博通
이면 孰克究明
이리오
今白其色
이니 요 馴其心
하니 化我德也
요 人立而拱
은 非禽獸之事
니 革而從人
이요 且服罪也
라
得之符離
하니 이나 又
也
요 不在農夫之田而在軍田
은 行也
니 不戰而來之之道也
ᄅ새 이라
伏惟閤下
帝室
하고 天下
하니 四方其有逆亂之臣
으로 未血
之屬
이 畏威
歸我乎哉
아
小子不惠나 猥以文句微識蒙念하니 睹玆盛美焉하고 敢避不讓之責而黙黙耶아
15. 서주徐州 장복야張僕射가 흰 토끼를 잡은 것을 축하한 장狀
종군終軍의 〈백린기목대白麟奇木對〉와 유사하다.
삼가 듣건대, 이달 5일에 영전순관營田巡官 진종정陳從政이 상서를 상징하는 토끼를 진헌進獻하였는데, 털이 희고, 그 마음이 선천적先天的으로 사람의 말을 잘 듣는다고 하였습니다.
당초에 이 토끼를 부리현符離縣 안부둔安阜屯에서 잡았는데, 둔전屯田의 역부役夫가 아침에 가다가 이 토끼를 만나 가까이 가도 달아나지 않고 사람처럼 서서 〈마치 사람이 두 손을 모아 잡고 경의敬意를 표하는 것처럼〉 두 발을 모았다고 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휴구休咎(吉凶)의 조짐은 하늘이 하민下民에게 계시啓示하기 위해 어떤 사물을 빌려 그 조짐을 암시하는 것이라서 상징하는 일을 자세히 추측해 증명할 수 없으니, 슬기로운 지혜와 해박하고 통달한 학식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그 누가 이를 구명究明할 수 있겠습니까?
제가 비록 불민不敏하지만 한번 변론辨論해보겠습니다.
토끼는 음류陰類이고, 또 굴속에 살면서 교활하게 엎드려 있으니 반역反逆의 상징象徵입니다.
그러나 지금 이 토끼는 색깔이 희니 그 무리들과 색깔이 크게 다르고, 그 마음이 온순하니 사람의 덕행에 감화된 것이고, 사람처럼 서서 두 발을 모은 것은 금수禽獸의 일이 아니니 본래의 행동을 고치고서 사람의 일을 따른 것이고 또 죄罪를 자복自服한 것입니다.
부리符離에서 잡혔으니 부리符離는 실로 서융西戎의 국명國名이지만 또 부리附麗의 뜻이 있고, 농부의 전지田地에 있지 않고 군대의 둔전屯田에 있었던 것은 무덕武德을 행한 것이니, 〈무덕은〉 전쟁을 하지 않고도 적을 귀순해 오게 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안부安阜라는 아름다운 이름이 있는 것입니다.
삼가 생각건대 합하閤下께서는 황실皇室을 보좌輔佐하는 신하이시고, 천하天下를 수위守衛하는 번원藩垣(城郭)이시니, 사방에 아직 정벌을 당하지 않은 역란逆亂의 번신藩臣 등이 어찌 위엄에 겁을 먹고 스스로 무너져서 당唐나라 황실에 귀순하지 않겠습니까?
〈하늘이 이 토끼로써〉 그 일의 조짐을 암시暗示하였으니, 사실을 갖추어 표문表文을 올려 하늘의 뜻에 응답하심이 마땅합니다.
지혜롭지 못한 제가 외람되이 문장으로 알아주심과 돌보아주심을 받았으니, 이렇게 성대한 아름다운 일을 보고도 어찌 감히 겸양하지 않는다는 책망을 피하기 위해 잠자코 있을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