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종합DB

唐宋八大家文抄 韓愈(1)

당송팔대가문초 한유(1)

출력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URL 오류신고
당송팔대가문초 한유(1) 목차 메뉴 열기 메뉴 닫기
引經術似劉向이나 所乏者西漢風韻이라
正月二十七日 韓愈謹伏하야 再拜獻書閤下하노라
曰 菁菁者莪 樂育材也
君子能長育人材 則天下喜樂之矣라하고
其詩曰 菁菁者莪
在彼中阿로다
說者曰 菁菁者 盛也 微草也 大陵也
言君子之長育人材 若大陵之長育微草하야 能使之菁菁然盛也
旣見君子하니 樂且有儀云者 天下美之之辭也
其三章曰 旣見君子하니 錫我이로다하야늘
說者曰 百朋 多之之辭也 言君子旣長育人材 又當爵命之하고 賜之厚祿하야 以寵貴之云爾
其卒章曰 汎汎楊舟
載沈載浮로다
旣見君子하니 我心則休로다하야늘 說者曰 載 載也 沈浮者 物也 言君子之於人材 無所不取 若舟之於物 浮沈皆載之云爾
旣見君子하니 我心則休云者 言若此則天下之心美之也
君子之於人也 旣長育之하고 又當爵命寵貴之하야 而於其才無所遺焉이라
孟子曰 이라 其一曰 樂得天下之英才而敎育之라하니라
此皆聖人賢士之所極言至論이니 古今之所宜法者也
然則孰能長育天下之人材
將非吾君與吾相乎
孰能敎育天下之英才
將非吾君與吾相乎
幸今天下無事하야 小大之官 各守其職하야 錢穀甲兵之問 不至於廟堂하니 之暇 이라
名不著於農工商賈之版하고 其業則讀書著文歌頌堯舜之道하야 鷄鳴而起하야 孜孜焉亦不爲利니라
其所讀 皆聖人之書 無所入於其心이요 其所著而成文하야 抑邪與正하야 辨時俗之所惑이라
居窮守約호되 亦時有感激怨懟奇怪之辭하야 以求知於天下 亦不悖於敎化하니 妖淫諛佞譸張之說 無所出於其中이라
四海無所歸하고 饑不得食寒不得衣하야 濱於死而益固하니 得其所者爭笑之니라
忽將棄其舊而新是圖하야 求老農老圃而爲師 悼本志之變化하야 中夜涕泗交頤하니라
雖不足當詩人孟子之謂 抑長育之使成材 其亦可矣 敎育之使成才 其亦可矣리라
今有人生七年而學聖人之道하야 以修其身 積二十年이어늘 不得已一朝而毁之 是亦不獲其所矣
伏念今有仁人在上位어늘 若不往告之而遂行이면 是果於自棄而不以古之君子之道待吾相也 其可乎
寧往告焉하리라
若不得志 則命也 其亦行矣
曰 凡厥庶民 有猷有爲有守 汝則念之하며 不協于極이라도 不罹于咎어든 皇則受之하며
抑又聞古之人有호되 而君子之矣라하니 曰予攸好德이라커든 汝則錫之福之謂也니라
抑又聞上之設官制祿 必求其人而授之者 非苟慕其才而富貴其身也라하니 蓋將用其能不能하고 用其明理不明者耳 下之修己立誠 必求其位而居之者 非苟而榮於名也라하니 蓋將하야 以濟其不足者耳
然則上之於求人 下之於求位
苟以是而爲心이면 則上之道不必其下 下之道不必難其上이니 可擧而擧焉이요 不必 可進而進焉이요 不必於自進也니라
抑又聞上之化下 得其道 則勸賞不必徧加乎天下라도 而天下從焉이라하니 因人之所欲爲而之之謂也니라
今天下不由吏部而仕進者幾希矣
主上感傷山林之士有하야 屢詔內外之臣하야 旁求於四海로되 而其至者蓋闕焉하니
豈其無人乎哉
亦見國家不以非常之道禮之而不來耳
彼之處隱就閒者亦人耳 其耳目鼻口之所欲 其心之所樂 其體之所安 豈有異於人乎哉리오
今所以惡衣食하고 하야 麋鹿之與處하고 猨狖之與居 固自以其身不能이라
故甘心自絶而不悔焉이니라
而方聞國家之仕進者然後 升於禮部吏部하야 試之以하고 하야 中其程式者然後 이라하니 雖有化俗之方 安邊之策이라도 不繇是而稍進 萬不有一得焉이라
彼惟恐入山之不深하고 入林之不密하야 하야 惟恐聞於人也니라
今若聞有以書進宰相而求仕者어늘 而宰相不辱焉하고 而薦之天子而爵命之하고 而布其書於四方이면
必且하고 纓其冠하야 而來矣리니
此所謂勸賞不必徧加乎天下而天下從焉者也 因人之所欲爲而遂推之之謂者也니라
伏惟覽하고 念育才錫福之所以하며 考古之君子相其君之道하고 而忘之罪니라
思設官制祿之故하야 以誘致山林逸遺之士 庶天下之行道者 知所歸焉이리라
小子不敢自幸이라
其嘗所著文 輒采其可者若干首하야 錄在하니 冀辱賜觀焉하노라
干瀆尊嚴하니 伏地待罪하노라
愈再拜하노라


05. 재상宰相에게 올린 편지
경술經術을 인용한 것은 유향劉向과 비슷하나, 부족한 것은 서한西漢시대의 풍도風度운치韻致이다.
정월 27일에 전향공진사前鄕貢進士 한유韓愈는 삼가 광범문光範門 아래에 엎드려 두 번 절하고서 상공합하相公閤下께 글을 올립니다.
시경詩經》의 소서小序에 “〈정정자아菁菁者莪〉는 인재人材를 기른 것을 즐거워한 이다.
군자君子가 인재를 기르면 천하 사람이 모두 즐거워한다.”라고 하였습니다.
그 시에 “무성한 쑥이여!
저 언덕 가운데 있네.
이미 관작을 받고 군자를 알현하니 마음이 즐거운데 또 예의로써 접대하시네.[菁菁者莪 在彼中阿 旣見君子 樂且有儀]”라고 하였는데,
이를 해설解說한 자는 “정정菁菁은 무성함이고, 는 작은 풀이고, 는 큰 언덕이니,
군자가 인재를 기르는 것이 마치 큰 언덕이 작은 풀을 길러 무성하게 하는 것과 같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이미 군자를 알현하니 마음이 즐거운데 또 예의로써 접대하기까지 하시네.’라고 한 것은 천하天下 사람이 군자를 찬미한 말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이 시의 제3장에 “이미 군자를 알현하니 나에게 백붕百朋을 주시네.[旣見君子 錫我百朋]”라고 하였는데,
이를 해설한 자는 “백붕百朋봉록俸祿이 많음을 표현한 말이니, 군자가 이미 인재를 육성하였으면 또 반드시 그에게 작위와 관직을 주고 많은 봉록을 주어 총애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졸장卒章에 “두둥실 떠가는 버드나무 배여!
잠기는 물건도 싣고 뜨는 물건도 실었네.
이미 군자를 알현하니 내 마음속으로 찬미하였네.[汎汎楊舟 載沈載浮 旣見君子 我心則休]”라고 하였는데, 이를 해설한 자는 “는 실음이고, 잠기는 것과 뜨는 것은 물건이니, 군자가 취하지 않는 인재가 없는 것이 마치 배가 뜨는 물건이나 잠기는 물건을 모두 싣는 것과 같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이미 군자를 알현하니 내 마음속으로 찬미한다.’는 말은 이와 같이 하면 천하 사람들이 진심으로 군자를 찬미한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군자가 사람들에 대해 이미 인재로 육성하였으면 또 작위와 관직을 주어 총애하고 빠뜨리는 인재가 없어야 한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맹자孟子가 “군자君子에게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는데, 천하에 왕자王者가 되는 것은 그 안에 포함되지 않는다.”라고 하였고, 세 가지 즐거움 중의 하나는 “천하의 영재英才를 얻어 교육하는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모두 성인聖人현사賢士가 힘을 다해 말한 지당한 언론言論이니 예나 지금이나 본받아야 할 바입니다.
그렇다면 누가 천하의 인재를 육성할 수 있습니까?
어찌 우리 임금님과 우리 재상宰相이 아니겠습니까.
누가 천하의 영재를 교육할 수 있습니까?
어찌 우리 임금님과 우리 재상이 아니겠습니까.
다행히 지금 천하가 무사하여 높고 낮은 관원들이 각각 자기의 직무를 충실히 지켜, 전곡錢穀이나 갑병甲兵에 관한 문제가 묘당廟堂에 이르지 않으니, 치국治國의 방도를 논의하고 국가를 경영하는 여가에 이 일 말고는 아마도 더 큰 일이 없을 성싶습니다.
지금 여기에 태어난 지 28년이 된 사람이 하나 있는데, 그 이름이 농공상고農工商賈명부名簿에 올라 있지 않고, 오직 글을 읽고 문장을 지어 요순堯舜의 도를 가송歌頌하는 것만을 직업으로 삼아 새벽닭이 울면 일어나서 이 일만을 부지런히 하고 이익은 꾀하지 않습니다.
그가 읽은 글은 모두 성인聖人의 글이라서 이나 의 학설은 그 마음에 들어오지 않고, 그가 지은 글들은 모두 육경六經의 뜻에 의거하여 문장을 엮어 사악邪惡억지抑止하고 정도正道를 도와 세속 사람들이 의혹하는 것들을 변론한 것입니다.
곤궁하게 생활하고 검약儉約을 지키면서도 때로 감격하기도 하고 원한怨恨하기도 하는 기괴奇怪언사言辭를 토로하여 천하에 알려지기를 구하였으나 교화에 어긋나는 말이 없으니, 그 속에 요괴하고 음란하며 아첨하고 남을 속이는 말들이 나온 것이 없습니다.
주군州郡의 천거를 받아 예부禮部에서 실시하는 진사시進士試에 네 차례 응시應試하여 겨우 한 차례 급제及第하였고, 이부吏部에서 실시하는 선거選擧에 세 차례 응시하였으나 끝내 성공하지 못하였으니, 9관위官位인들 어찌 바랄 수 있으며, 1궁실宮室(家屋)인들 어찌 생각할 수 있었겠습니까?
사해四海 안에 돌아갈 곳이 없어서 사정이 다급해 허둥대고, 배가 고파도 먹을 것이 없고 추워도 입을 것이 없어서 죽음이 가까이 닥친 근심 속에 있으면서도 뜻은 더욱 굳건하니, 벼슬을 얻은 자들은 앞다투어 그를 비웃었습니다.
그러므로 그는 문득 구업舊業을 버리고 새로운 직업을 꾀하여 노농老農노포老圃를 찾아 스승으로 삼으려 하였으나, 본래의 뜻을 바꾸는 것이 슬퍼서 밤중에 눈물과 콧물이 번갈아 얼굴을 적셨습니다.
그가 비록 시인詩人맹자孟子가 말한 ‘인재人才’에 해당하기에는 부족하지만 그래도 그를 양육養育한다면 쓸모 있는 재목감(人材)으로 만드는 것도 아마 가능할 것이고, 교육한다면 뛰어난 재사才士(英才)로 만드는 것도 아마 가능할 것입니다.
또 듣건대 옛날에 군자는 임금을 도와 나라를 다스릴 때, 한 사람이라도 생활을 영위하지 못하는 자가 있으면 마치 자기가 그를 밀쳐 구렁텅이에 빠뜨린 것처럼 여겼다고 합니다.
지금 어떤 사람이 7세 때부터 성인聖人를 학습하여 그 몸을 수양한 지가 20년이 되었는데, 부득이 하루아침에 그동안 해오던 일을 버려야 한다면 이 또한 편안히 생활할 수 있는 처소를 얻지 못한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삼가 ‘지금 어지신 분이 윗자리에 계시는데도 찾아가서 나의 뜻을 고하지 않고 지레 떠난다면, 이는 자신을 포기抛棄하는 데 과감하여 옛날 군자의 도리로써 우리 재상을 대우하는 것이 아니니 어찌 그리해서야 되겠는가?
차라리 가서 고하리라.
가령 뜻을 얻지 못한다면 이는 운명이니 그때에 떠날 것이다.’라고 생각하였습니다.
홍범洪範〉에 “모든 서민庶民 중에 계모計謀가 있고 시위施爲할 만한 재능才能이 있고 조수操守가 있는 사람을 그대는 생각할 것이며, (中)에는 맞지 않더라도 에 빠지지 않았거든 임금은 그를 받아들일 것이며,
그대는 그대의 얼굴빛을 편안하게 갖고서 〈어떤 자가 그대에게〉 ‘내가 좋아하는 바는 덕이다.’라고 하거든 그대는 그에게 (爵祿)을 주라.”고 하였으니, 이는 모두 을 행하도록 권면한 말입니다.
또 듣건대 옛사람 중에 천거薦擧를 거치지 않고 스스로 벼슬에 나아가기를 꾀한 자가 있었으나 군자가 그를 거절하지 않았다고 하니, 이는 앞에서 말한 “ ‘내가 좋아하는 바는 덕이다.’라고 하거든 그대는 그에게 복을 주라.”고 한 뜻입니다.
또 듣건대 임금이 관직官職을 설치하고 봉록俸祿을 제정한 것은 반드시 적임자를 찾아서 그에게 주기 위함이고 구차하게 그 사람의 재능만을 사모하여 그 사람을 부귀富貴하게 하기 위함이 아니라고 하니, 이는 장차 그 사람의 능력을 이용해 무능한 사람들을 다스리고, 그 사람의 총명을 이용해 총명하지 못한 자들을 다스리게 하기 위함이며, 아랫사람이 자신을 수양하고 성실한 뜻을 세우는 것은 반드시 벼슬을 구하여 그 직무를 담당하기 위함이고, 구차하게 이익을 탐하여 영화로운 명예를 구하기 위함이 아니라고 하니, 이는 장차 자기의 넉넉한 것을 널리 전파하여 부족한 사람을 돕기 위함입니다.
그렇다면 윗사람이 인재를 구하는 것과 아랫사람이 벼슬을 구하는 것이 서로 구하는 것은 다르지만 그 목표는 하나일 뿐입니다.
가령 이것을 마음에 새긴다면 윗사람이 인재를 구하는 도리는 아랫사람을 탓할 필요가 없고, 아랫사람이 벼슬을 구하는 도리는 윗사람을 탓할 필요가 없으니, 〈윗사람은〉 천거할 만하면 천거하고 〈아랫사람이〉 스스로 천거하는 것을 꾸짖을 필요가 없으며, 〈아랫사람은〉 벼슬에 나아갈 만하면 나아가고 천거도 없이 스스로 벼슬에 나아가기를 꾀하는 것을 사양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 듣건대 윗사람이 천하를 교화하는 방법이 도의에 맞으면 천하에 두루 을 주어 권장하지 않아도 천하 사람이 모두 따른다고 하니, 이는 사람들이 원하는 바에 따라 그 소원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널리 은혜를 베풀어야 함을 말한 것입니다.
지금은 천하에 이부吏部를 경유하지 않고서 관직에 진출한 자는 거의 드뭅니다.
그러므로 주상主上께서는 조정의 부름을 받지 못하고 산림山林에 은거한 인사人士가 있는 것을 가슴 아프게 여기시어 내외內外의 신하들에게 누차 조서詔書를 내려 사해四海에 널리 찾아보게 하셨으나 나온 자가 없습니다.
그러나 어찌 은거한 인사가 없어서이겠습니까?
그들 또한 국가가 특별한 방법으로 예우하지 않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나오지 않는 것일 뿐입니다.
저 은거해 한가로이 지내는 자들 역시 사람이니, 그 이목구비耳目口鼻가 원하는 바와 그 마음이 즐기는 바와 그 몸이 편안히 여기는 바가 어찌 보통 사람들과 다르겠습니까?
그런데도 지금 열악한 옷과 밥을 입고 먹으며 바싹 여윈 몸으로 사슴이나 원숭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은 본래 저들 스스로 세속에 영합해 남이 하는 대로 따라 할 수 없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기꺼운 마음으로 세상과 관계를 단절하고 후회하지 않는 것입니다.
지금 듣건대 국가가 관리를 임용하는 제도는 반드시 주현州縣에서 천거해 예부禮部이부吏部로 올려 보내어 화려한 문장으로 시험을 보이고, 성세聲勢역순逆順장구章句장단長短을 심사하여 격식格式에 맞은 뒤에 하급관리下級官吏에 임명한다고 하니, 비록 세속을 교화할 방법과 변경邊境을 안정시킬 책략이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 길을 경유하지 않고서 관직에 나아간 자는 만에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저들은 오직 더 깊은 산과 더 빽빽한 숲으로 들어가지 못할까 걱정하여 그 종적을 감추어 남들에게 알려질까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지금 저들이 만약 재상께 편지를 올린 자가 있는데도 재상께서 그를 모욕하지 않고 천자께 추천하여 관직을 주고 그 편지를 사방에 공포公布하였다는 말을 듣는다면,
큰 도량과 통달通達한 재능을 가진 은사隱士들이 반드시 감동하여 을 높이 쓰고 천천히 걸어 나올 것이니,
이것이 이른바 ‘천하에 두루 을 주어 권장하지 않아도 천하 사람이 모두 따른다고 한 것은 사람들이 원하는 바에 따라 그 소원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널리 은혜를 베풀어야 함을 말한 것이다.’라는 것입니다.
삼가 《시경詩經》‧《서경書經》‧《맹자孟子》의 뜻을 열람閱覽하고서 인재를 육성하여 (爵祿)을 준 까닭을 생각하고, 옛날의 군자가 그 임금을 보좌하던 방법을 고찰하고는 자진自進자거自擧를 잊었습니다.
합하閤下께서 관직官職을 설치하고 봉록을 제정한 까닭을 생각하시어 출사出仕하지 않고 산림에 은거한 선비들이 나오도록 유인誘引한다면, 천하에 도를 행하기를 바라는 자들이 귀의歸依할 곳을 알게 될 것입니다.
저는 감히 요행을 바라지 않습니다.
제가 전에 지은 글 중에 비교적 나은 것 몇 편을 뽑아 별지別紙에 기록하였으니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존엄尊嚴하신 합하를 범하였으니 땅에 엎드려 처분을 기다립니다.
는 재배하고서 이 글을 올립니다.


역주
역주1 上宰相書 : 韓愈는 貞元 8년(729)에 進士試에 及第한 뒤에, 9년부터 11년까지 3년 동안 吏部에서 보이는 博學宏詞科에 연거푸 應試하였으나 번번이 낙방하고서, 당시 宰相에게 官職을 요구하는 편지를 세 차례 올렸는데, 이것이 첫 번째 올린 편지이다. 당시의 宰相은 趙憬‧賈耽‧盧邁였고, 한유가 글을 올린 재상이 누구인지는 未詳이다.
역주2 前鄕貢進士 : 각 州郡에서 선발하여 서울로 올려 보낸 사람으로 禮部에서 보이는 進士試에는 합격하였으나, 아직 吏部에서 실시하는 博學宏詞科에 及第하지 못한 進士를 이른다. 唐代에는 이들을 ‘前鄕貢進士’, ‘前進士’, ‘新及第進士’ 등으로 호칭하였다.
역주3 光範門 : 宣政殿 西南에서 中書省으로 통하는 문이니, 곧 宰相이 政務를 살피는 곳을 이른다.
역주4 相公 : 宰相을 일컫는 말이다.
역주5 詩之序 : 《詩經》 〈小雅 菁菁者莪〉의 小序를 이른다.
역주6 旣見君子 樂且有儀 : 君子는 人才를 育成한 君主를 이른다. 旣見君子는 군주에 의해 육성된 인재가 관직을 받고서 군주를 알현함이고, 樂且有儀는 관작을 받고서 군주를 알현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마음이 즐거운데, 또 예의로써 접대하기까지 하신다는 뜻이다.
역주7 百朋 : 많은 俸祿을 이른다. 옛날에는 조가비를 貨幣로 사용하였는데, 5貝가 1串이고, 兩串이 1朋이었다.
역주8 君子有三樂 王天下不與存焉 : 《孟子》 〈盡心 上〉에 보인다.
역주9 論道經邦 : 君臣이 治國의 방도를 講論하여 국가를 經營함이다.
역주10 捨此宜無大者焉 : 宜는 疑詞이다. 이일 말고는 아마도 더 큰 일이 없을 성싶다는 말이다.
역주11 今有人生二十八年 : 韓愈 자신을 이른다. 한유는 唐 代宗 大曆 3년(769)에 출생하였으니, 그가 이 편지를 올린 貞元 11년(795)이 28세가 되는 해이다.
역주12 楊墨釋老之學 : 楊朱‧墨翟‧釋迦(佛敎)‧老子(道敎)의 學說을 이른다. 楊朱는 戰國 때 魏나라 사람이다. 《孟子》 〈盡心 上〉에 의하면, 그는 爲我主義者로 자기 머리카락 하나를 뽑아서 천하 사람을 이롭게 할 수 있다고 하여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墨翟은 春秋戰國 때의 思想家로 儒家의 愛有差等(사랑에 차등을 둠)에 반대하여 친소와 원근을 구분하지 말고 모두를 똑같이 사랑해야 한다는 兼愛說을 주장하였다. 자세한 내용은 그의 著書 《墨子》 〈兼愛〉에 보인다.
역주13 約六經之旨 : 約은 依據함이다. 《尙書》 〈孔安國序〉에 “《史記》에 의거하여 《春秋》를 편수하였다.[約史記而修春秋]”란 말이 보이는데, 孔穎達의 疏에 “그 일에 准依(依據)하는 것을 ‘約’이라 한다.[准依其事曰約]”고 하였다. 六經은 儒學에서 尊重하는 《詩經》 《書經》 《禮記》 《樂記》 《周易》 《春秋》 등 六部의 經典을 이른다.
역주14 四擧於禮部 乃一得 : 韓愈가 19세 때인 貞元 8년(729)에 州郡의 천거를 받아 서울로 올라와서 禮部에서 실시하는 進士試에 응시한 지 네 번 만에 及第한 것을 이른다. 이때 한유의 나이 25세였다.
역주15 三選於吏部 卒無成 : 吏部에서 보이는 官員選拔 시험에 세 차례 落榜한 것을 이른다. 唐나라 제도는 進士試에 及第하였어도 즉시 官職을 除授하지 않고 반드시 吏部에서 실시하는 博學宏詞科에 급제하여야 朝廷의 官員이나 藩鎭의 幕僚가 될 수 있었다.
역주16 九品之位 : 魏晉時代에 官吏를 아홉 등급으로 나누었는데, 당나라도 그 제도를 계승하였다. 9품은 문관의 낮은 品階이다. 唐나라 때는 進士試 甲科에 及第한 사람을 ‘從九品上’이라 하고, 乙科에 급제한 사람을 ‘從九品下’라고 하였다.
역주17 一畝之宮 : 《禮記》 〈儒行〉에 “儒者는 一畝의 住居가 있다.[儒有一畝之宮]”란 말이 보인다. 1畝는 너비가 1步(5尺), 길이가 100步(500尺)이다. 길이를 잘라 너비에 보태어 方形으로 만들면 사방이 각각 10步(50尺)가 되니, 사방 50척의 面積에 세운 작은 집을 이른다.
역주18 遑遑乎 : 마음이 다급해 허둥대는 모양이다.
역주19 恤恤乎 : 근심하는 모양이다.
역주20 古之君子相其君也……若己推(퇴)而內(납)之溝中 : 古之君子는 伊尹을 이른다. 《孟子》 〈萬章 上〉에 보이는 “이윤은 천하의 백성 중에 한 남자나 한 여자라도 堯舜의 혜택을 입지 못한 자가 있으면 마치 자기가 그들을 밀쳐 구렁텅이에 빠뜨린 것처럼 생각하였다.[伊尹 思天下之民 匹夫匹婦 有不被堯舜之澤者 若己推而內之溝中]”란 말을 인용하면서 ‘伊尹’을 ‘古之君子’로 바꾸고, ‘思天下之民 匹夫匹婦 有不被堯舜之澤者’를 ‘一夫不獲其所’로 바꾼 것이다.
역주21 洪範 : 《尙書》의 篇名이다. 洪은 大이고 範은 法이니 곧 大法이다. 《尙書》의 疏에 의하면 武王이 殷나라를 정벌해 紂王을 죽이고서 箕子를 데리고 鎬京으로 돌아와서 天道를 묻자, 기자가 洪範을 진술하였다고 하였다.
역주22 凡厥庶民……汝則錫之福 : ‘凡厥庶民 有猷有爲有守 汝則念之’는 백성이 德‧行‧智를 수렴하여 道德이 있고, 才能이 있고, 操守가 있거든 그대(武王)는 등급에 따라 그들을 適所에 등용하기를 항상 念頭에 두고 잊지 말라는 말이고, ‘不協于極 不罹于咎 皇則受之’는 大善(極)은 될 수 없더라도 惡行이 없으면 이는 中人 이상이어서 勸勉하면 장래성이 있는 자이니 모두 받아들여 등용하라는 말이고, ‘而康而色’은 그대는 그대의 안색을 편안히 갖고서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라는 말이고, ‘曰予攸好德 汝則錫之福’은 어떤 자가 그대에게 ‘내가 좋아하는 것은 덕이다.’라고 하거든 이는 善을 사모하는 마음이 있는 자이니 그대는 그에게 爵祿을 주라는 말이다. 《尙書正義 孔穎達疏》
역주23 與善之辭 : 與善은 《孟子》 〈公孫丑 上〉에 보이는 “남에게서 취하여 善을 행함은 남이 善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取諸人以爲善 是與人爲善者也]”라는 말에서 따온 것으로, 與는 助(돕다)와 같은 뜻이다.
역주24 自進者 : 薦擧를 거치지 않고 스스로 벼슬아치가 되기를 꾀함이다. 옛날의 士子들은 郡縣의 薦擧나 朝廷의 招聘을 받은 뒤에 나아가 벼슬을 맡았고, 스스로 벼슬을 구하는 것을 천하게 여겼다.
역주25 不逆 : 거절하지 않음이다.
역주26 : 治이다. 唐 高宗의 諱를 피하기 위해 문장에 ‘治’자를 ‘理’자로 바꾸어 쓴 경우가 많다.
역주27 沒於利 : 沒은 貪이니 이익을 탐함이다.
역주28 推己之所餘 : 修己立誠한 나의 人品과 德行을 남에게 널리 전파하여 부족한 사람을 도움이다. 所餘는 所長과 같은 말로 윗글에 말한 ‘修己立誠’을 이른다.
역주29 交相求而一其致焉 : 上下가 서로 구하는 目標는 같다는 말이다. 致는 志致로 志向하는 目標를 이른다. 朱子의 《韓文考異》에는 ‘其致一’로 되어 있다.
역주30 : 非難함이다.
역주31 : 꾸짖음이다.
역주32 自擧 : 자기가 자기를 천거함이다.
역주33 : 遜讓의 뜻으로 쓰였다.
역주34 遂推 : 遂는 順遂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짐이고, 推는 推施로 널리 은혜를 베풂이다.
역주35 逸遺 : 遺逸과 같은 말로 조정의 부름을 받지 못하여 山林에 隱居하는 人材를 이른다.
역주36 窮體膚 : 飢寒으로 인해 몸이 여윔이다.
역주37 與時從順俯仰 : 與時는 世俗에 迎合함이고, 從順은 따름이고, 俯仰은 고개를 숙이고 고개를 듦이니, 곧 세속에 영합해 남이 고개를 숙이면 나도 따라 고개를 숙이고, 남이 고개를 들면 나도 따라 고개를 든다는 말로 남이 하는 대로 따름을 이른다.
역주38 擧於州縣 : 州縣에서 選拔한 人材를 朝廷에 薦擧함이다.
역주39 繡繪雕琢之文 : 辭句를 다듬어 아름답게 꾸민 문장을 이른다. 곧 辭句와 聲律만을 중시하고 내용의 效用性은 따지지 않은 당시에 통행하던 騈儷文을 이른다.
역주40 考之以聲勢之逆順 章句之短長 : 聲韻의 氣勢가 자연스럽게 조화되느냐 그렇지 못하냐와 나눈 章과 만든 句의 長短이 適宜하냐를 심사함이다.
역주41 得從下士之列 : 從은 從班列로 朝臣들이 朝見할 때 각각 품계에 따라 자기의 자리로 나아가는 것이니, 곧 下士에 임명할 수 있다는 말이다. 下士는 옛날 天子의 朝廷에 大夫 다음에 두었던 三士(上士‧中士‧下士) 중에 지위가 가장 낮은 九品職을 이른다.
역주42 其影響昧昧 : 影響은 蹤迹이고, 昧昧는 어두움이니, 곧 종적을 숨김이다.
역주43 枯槁沈溺魁閎寬通之士 : 枯槁는 憔悴한 모양이고 沈溺은 곤궁에 빠짐이니 생활이 곤궁함을 이르고, 魁閎은 도량이 큼이고 寬通은 널리 通達함이니 그 度量이 크고 재능이 뛰어남을 이른다. 곧 宏大한 氣量과 통달한 才能을 가졌으면서도 세상과 뜻이 맞지 않아 隱居하여 貧寒하게 지내는 隱士들을 이른다.
역주44 洋洋焉動其心 : 洋洋焉은 感動하는 모양이니, 곧 動其心을 형용한 말이다.
역주45 峨峨焉 : 높은 모양이다.
역주46 于于焉 : 徐行하는 모양이다.
역주47 詩書孟子之所指 : 이상에 인용한 《詩經》 〈小雅〉의 〈菁菁者莪〉와 《書經》 〈洪範〉의 ‘凡厥庶民 有猷有爲有守 汝則錫之福’과 《孟子》 〈萬章 上〉의 ‘一夫不獲其所 若己推而內之溝中’을 이른다.
역주48 自進自擧 : 自進은 천거도 없이 스스로 벼슬에 나아가기를 꾀함이고, 自擧는 스스로 자기를 천거함이다.
역주49 異卷 : 別紙와 같은 말이다.

당송팔대가문초 한유(1) 책은 2019.04.23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우)03140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17길 52 낙원빌딩 411호

TEL: 02-762-8401 / FAX: 02-747-0083

Copyright (c) 2022 전통문화연구회 All rights reserved. 본 사이트는 교육부 고전문헌국역지원사업 지원으로 구축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