士之能享大名顯當世者
는 莫不有
之士負天下之望者爲之前焉
이요 士之能
도 亦莫不有後進之士負天下之望者爲之後焉
이라
莫爲之前
이면 雖美而不彰
하고 莫爲之後
면 雖盛而不傳
이니 是二人者
는 也
라
然而千百載에 乃一相遇焉이니 豈上之人無可援하고 下之人無可推歟아
其故는 在下之人負其能하야 不肯諂其上하고 上之人負其位하야 不肯顧其下ᄅ새니라
故高材多
之窮
하고 盛位無赫赫之光
하니 是二人者之所爲皆過也
라
未嘗
之
하니 不可謂上無其人
이요 未嘗求之
하니 不可謂下無其人
이라
閤下抱
로 하고 하며 하고 이라하니 豈愈所謂其人哉
아
抑未聞後進之士有遇知於
하야 獲禮於門下者
하니 豈求之而未得耶
아
將志存乎立功하고 而事專乎報主하야 雖遇其人이나 未暇禮耶아
愈今者惟朝夕芻米僕賃之資是急하니 不過費閤下一朝之享而足也라
如曰 吾志存乎立功하고 而事專乎報主하야 雖遇其人이라도 未暇禮焉이라하면 則非愈之所敢知也로라
世之
旣不足以語之
어니와 이 又不能聽焉
이면 則信乎命之窮也
라
謹獻舊所爲文一十八首하노니 如賜覽觀이면 亦足以知其志之所存이리라
전반부는 특이한 내용과 아름다운 문사文詞로 문학文學의 바다에서 마음껏 헤엄을 쳤고, 후반부는 그리워하는 감정이 처량하고 비통하다.
7월 3일에 장사랑將仕郞 수국자사문박사守國子四門博士 한유韓愈는 삼가 상서합하尙書閤下께 이 글을 올립니다.
선비로서 큰 명성을 누리며 당세에 현달顯達한 자는 천하의 명망을 지닌 선달先達이 앞에서 끌어주었기 때문이고, 선비로서 아름다운 광채를 전하여 후세를 밝게 비추는 자는 천하의 명망을 지닌 후진後進이 뒤에서 밀어주었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끌어주는 선달이 없으면 아무리 아름다운 덕행德行을 가졌어도 명성을 드러낼 수 없고, 뒤에서 밀어주는 후진이 없으면 아무리 성대한 공적功績이 있어도 후세에 전할 수 없으니, 이 두 부류의 사람은 서로 의존하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천 년이나 백 년에 겨우[乃] 한 번 만날 뿐이니, 이것이 어찌 윗사람에게 끌어줄 만한 후진이 없고, 아랫사람에게 밀어줄 만한 선달이 없어서이겠습니까?
어째서 서로를 의존함이 이토록 간절하면서도 서로 만난 경우가 그리도 드물었습니까?
그 까닭은 아랫사람은 자신의 재능을 믿고 윗사람에게 아첨하려 하지 않고, 윗사람은 자신의 지위를 믿고 아랫사람을 돌봐주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높은 재능을 가진 사람은 대부분 빈궁으로 우수憂愁와 비통悲痛 속에 지내고,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은 혁혁한 빛을 세상에 전할 수 없으니, 이 두 사람의 행위는 모두 옳지 않습니다.
벼슬을 구한 적이 없으니 윗사람 중에 후진後進을 발탁할 만한 고관高官이 없다고 하는 것이 옳지 않고, 인재를 구한 적이 없으니 아랫사람 중에 발탁할 만한 인재가 없다고 하는 것도 옳지 않습니다.
저는 이 말을 암송暗誦한 지 오래이지만 감히 사람들에게 말한 적은 없습니다.
전하는 말을 듣건대, 합하閤下께서는 세상에 드문 재능을 지닌 분으로, 뜻과 절개가 고결하여 세속을 따르지 않고, 도를 행함이 방정하고 일을 처리함이 진실하며, 진퇴進退에 법도가 있어 시속時俗을 따르지 않고 문재文才와 무략武略을 오직 상황에 따라 쓰신다고 하니, 어찌 제가 말한 ‘그런 분(후진을 발탁할 수 있는 분)’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도 후진 중에 합하께 알아줌을 받아 문하에서 예우를 받은 자가 있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으니, 합하께서 인재를 구하였으나 얻지 못하신 것입니까?
아니면 공을 세우는 데 뜻을 두시고, 군주에게 보답하는 일에만 전념하시어, 비록 인재를 만났어도 예우할 겨를이 없으신 것입니까?
어째서 〈인재를 천거하였다는〉 소문이 났어야 하는데도 오래도록 소문이 없는 것입니까?
제가 비록 재주는 없으나 감히 보통 사람들에 뒤진다고 자처하지 않습니다.
합하께서 인재를 구하려 하셨으나 아직 얻지 못한 것입니까?
옛사람의 말에 “곽외郭隗로부터 시작하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지금 아침저녁으로 말에게 먹일 꼴과 밥 지을 쌀과, 종복從僕에게 노임勞賃으로 줄 돈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니, 합하閤下께서 드시는 하루아침의 식사비용에 불과한 돈만 내어주셔도 충분하겠습니다.
그런데 가령 “나는 공을 세우는 데 뜻이 있고, 임금께 보답하는 일에 전념하느라, 비록 인재를 만나도 예우할 겨를이 없다.”고 하신다면 제가 감히 알 바가 아닙니다.
세상에 작은 일에 얽매이는 자들에게는 이런 말을 할 가치도 없지만, 뜻이 커서 작은 일에 얽매이지 않는 비범非凡한 분마저 저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저의 운명은 참으로 곤궁해질 것입니다.
삼가 전에 지었던 문장 18편을 올리오니 보아주신다면 저의 뜻이 있는 곳을 아시기에 충분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