愈少
하야 於他藝能
에 自度無可努力
하고 又不通時事
하야 而與世多
하니 念終無以樹立
이라
學不得其術
하야 凡
者
는 皆
於空言而不適於實用
이어늘 又重以
라
今又以罪黜於朝廷
하야 하야 愁憂
하고 侵加
하니 이로라
當朝廷求賢
之時
하고 니 操數寸之管
하야 書盈尺之紙
면 高可以釣爵位
요 循序而進
이라도 亦不失萬一於
어늘
今乃
하야 以相從問文章爲事
하니 요 이라 非計之得也
니라
雖使古之君子積道藏德
하야 遁其光而不曜
하고 膠其口而不傳者
라도 遇足下之請懇懇
이면 猶將
리니 若愈之愚不肖
가 又安敢有愛於左右哉
아
顧足下之能
이 足以自奮
이요 愈之所有
는 如前所陳
이라 是以
愧恥
하야 而不敢答也
로라
錢財不足以賄左右之匱急
하고 文章不足以發足下之事業
이니 리라
나는 어려서부터 노둔하고 겁이 많아서, 다른 기예技藝에 노력해도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헤아렸고, 또 세상일에 어두워서 세상 사람들과 맞지 않는 점이 많으니 끝내 아무것도 수립樹立할 수 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드디어 분발해 문학文學에 전념하였습니다.
그러나 배움에 있어 올바른 방법을 얻지 못해 고생해가며 겨우 얻은 것마저 모두 공허한 말에 부합할 뿐 실용에 적합하지 않은데, 게다가 또 거듭 게으름을 피우고 힘을 다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학문이 이루어졌으나 도道는 더욱 궁해지고, 나이가 들었으나 지혜는 더욱 빈곤해졌습니다.
지금 또 죄를 얻어 조정에서 쫓겨나 먼 만현蠻縣의 수령守令이 되어, 근심과 걱정으로 심신心身이 편치 못한데다가 남방의 습濕한 기운으로 인해 발생하는 학질瘧疾까지 침범하였으니, 단기간短期間도 몸을 보존하기를 바랄 수 없을까 두렵습니다.
족하足下는 나이는 어리나 재능이 뛰어나고 문사文辭는 고아高雅하고 기세는 날카롭습니다.
조정에서 혹시라도 놓칠까 두려워 서둘러 현자賢者를 구하는 때를 만났고, 또 요직要職에 있는 신하들도 모두 유능한 유사有司들이니, 족하가 몇 치[寸] 길이의 붓을 들고서 한 자[尺] 넓이의 종이에 글을 써서 올린다면 높게는 작위爵位를 낚을 수 있고, 순서를 밟아 차근차근 나아가더라도 갑과甲科에 실패할 리가 만에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제 전도前途를 예측할 수 없는 배를 타고 사람이 살지 않는 곳으로 들어와서 나와 어울려 문장 배우는 것을 일삼겠다고 하니, 이는 몸을 괴롭히면서 시대에 맞지 않는 일을 하는 것이고, 말을 정중히 하면서 작은 일을 요구하는 것이라서 좋은 계책이라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비록 옛날의 군자로서 도道를 쌓고 덕德을 간직하여 그 광채를 숨기고 드러내지 않으며 그 입을 다물고 남에게 전수傳授하지 않는 자라 하더라도, 족하의 간절한 청을 받는다면 오히려 속에 든 지식을 모두 꺼내어 늘어놓고서 가르쳐주려 할 것인데, 나처럼 어리석고 불초한 자가 어찌 감히 족하에게 나의 지식을 아끼고서 말해주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족하足下의 능력은 스스로 분발하기에 충분하고 내가 가진 지식은 앞에서 말한 바와 같으므로, 족하의 편지를 받고는 부끄러워서 감히 회답回答하지 못하였습니다.
나의 전재錢財는 족하의 빈곤貧困을 구제하기에 부족하고 나의 문장은 족하를 깨우쳐 사업事業을 성취成就시키기에 부족하니, 가득 싣고 왔다가 빈 자루로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