昔者에 黃帝在位百年이요 年百一十歲며 少昊在位八十年이요 年百歲며 顓頊在位七十九年이요 年九十八歲며 帝嚳在位七十年이요 年百五歲며 帝堯在位九十八年이요 年百一十八歲며 帝舜及禹年皆百歲니이다
此時天下太平하야 百姓安樂壽考로되 然而中國未有佛也니이다
其後殷湯亦年百歲요 湯孫太戊在位七十五年이요 武丁在位五十九年이니
書史不言其年壽所極이나 推其年數면 蓋亦俱不減百歲요
周文王年九十七歲요 武王年九十三歲며 穆王在位百年이니이다
漢明帝時
에 始有佛法
이나 明帝在位纔十八年耳
요 하야 不長
이니이다
惟
在位四十八年
이로되 前後
하고 宗廟之祭
에 하며 晝日一食
하되 止於菜果
러니
事佛求福이라가 乃更得禍하니 由此觀之컨대 佛不足事를 亦可知矣니이다
하야 則
나 當時群臣
와 古今之宜
하야 推闡聖明
하야 以救斯弊
하야
卽位之初
에 卽不許
爲僧尼道士
하고 又不許創立寺觀
하니 臣常以爲高祖之志
가 必行於陛下之手
니이다
今聞陛下令群僧迎佛骨於鳳翔하야 御樓以觀하고 舁入大內하고 又令諸寺遞迎供養이라하니
臣雖至愚
나 必知陛下不惑於佛
하야 作此崇奉
하야 以祈福祥也
라 라
然百姓愚冥하야 易惑難曉하니 苟見陛下如此면 將謂眞心事佛이라하야
皆云天子大聖이로되 猶一心敬信이어늘 百姓何人이완대 豈合更惜身命가하고
焚頂燒指하며 百十爲群하야 解衣散錢하야 自朝至暮히 轉相倣效하야 惟恐後時하야
若不卽加禁遏하고 更歷諸寺면 必有斷臂臠身以爲供養者리이다
夫佛
은 本夷狄之人
이라 與中國言語不通
하고 衣服殊製
하며 口不言先王之
하고 身不服先王之
하며 不知君臣之義
와 父子之情
하니
假如其身至今尙在
하야 奉其國命來朝京師
라도 陛下容而接之
호되 不過
一見
하고 一設
하야 賜衣一襲
하야 衛而出之於境
이요 不令惑衆也
어든 況其身死已久
하고 枯朽之骨
은 니 豈宜令入宮禁
이리잇가
古之諸侯行弔於其國
에 尙令
先以
不祥然後
에 進弔
어늘
今無故取朽穢之物하야 親臨觀之호되 巫祝不先하고 桃茢不用이로되
群臣不言其非하고 御史不擧其失하니 臣實恥之하노이다
乞以此骨付之有司
하야 投諸水火
하야 永絶根本
하야 斷天下之疑
하고 絶後代之惑
하야 使天下之人知
之所作爲
가 出於尋常萬萬也
면
佛如有靈
하야 能作
면 凡有殃咎
가 宜加臣身
하리이다
한공韓公은, 천자天子가 불골佛骨을 맞이하려는 것은 그 마음이 단지 장수長壽를 기원하고 나라를 보호하는 데 있다고 여겼다.
그러므로 그 논의論議 또한 단지 복전福田만으로 논리論理를 세웠을 뿐, 불교佛敎의 종지宗旨를 논한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삼가 생각건대 불교佛敎는 오랑캐나라의 한 법法일 뿐입니다.
후한後漢 때에 비로소 중국에 흘러 들어왔으니 상고시대에는 〈중국中國에 불법佛法이란 것이〉 없었습니다.
옛날에 황제黃帝는 재위在位 기간이 100년이고 수명이 110세였으며, 소호少昊는 재위기간이 80년이고 수명이 100세였으며, 전욱顓頊은 재위기간이 79년이고 수명이 98세였으며, 제곡帝嚳은 재위기간이 70년이고 수명이 105세였으며, 제요帝堯는 재위기간이 98년이고 수명이 118세였으며, 제순帝舜과 우禹도 모두 수명이 100세였습니다.
이때는 천하가 태평하여 백성들이 안락하고 장수하였지만 중국에 불법이 없었습니다.
그 뒤에 은殷나라 탕왕湯王은 수명이 100세였고, 탕왕의 손자 태무太戊는 재위기간이 75년이고, 무정武丁은 재위기간이 59년이었습니다.
고서古書와 고사古史에 그들이 누린 수명이 얼마인지 말하지 않았으나, 그들이 재위한 연수年數를 가지고 그들의 수명을 추측해보면 모두 100세 이하는 아니었을 것입니다.
주周나라 문왕文王은 수명이 97세였고, 무왕武王은 수명이 93세였으며, 목왕穆王은 재위기간이 100년이었습니다.
이때는 불법이 아직 중국에 들어오기 전이니, 부처를 섬김으로 인해 이런 수명을 누린 것이 아닙니다.
한漢 명제明帝 때에 비로소 불법佛法(佛敎)이 있었으나 명제는 재위기간이 겨우 18년뿐이었고, 그 뒤로 혼란과 멸망이 계속되어 황운皇運이 길지 못하였습니다.
송宋‧제齊‧양梁‧진陳‧원위元魏(北魏) 이후로는 부처를 섬김이 점점 경근敬謹해졌으나 국가의 연대年代는 더욱 짧아졌습니다.
오직 양梁 무제武帝만이 재위기간이 48년이었는데, 전후 세 차례에 걸쳐 몸을 바쳐 부처를 공양하였고 종묘宗廟의 제사에 희생犧牲을 쓰지 않았으며, 낮에는 한 끼만을 먹되 먹는 것은 채소와 과일뿐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뒤에 끝내 후경侯景의 핍박을 받아 대성臺城에서 굶어죽고 나라도 이내 멸망하였습니다.
부처를 섬겨 복福을 구하려다가 결국 다시 화禍를 얻었으니, 이로써 보면 부처는 섬길 만한 것이 못 됨을 알 수 있습니다.
고조高祖(당唐 고조高祖)께서 비로소 수隋나라의 선양禪讓을 받아 〈황제가 되신 뒤에 신하들을 불러〉 불법佛法을 제거할 것을 논의하게 하였으나, 당시 군신群臣들의 재능과 식견이 심원深遠하지 못하여 선왕의 도道와 고금의 시의時宜를 깊이 연구해 성상聖上의 뜻을 천명闡明하여 이 폐단을 바로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므로 그 일이 드디어 중지되고 말았으니, 신은 항상 이를 한스러워하였습니다.
삼가 생각건대 예성문무황제폐하睿聖文武皇帝陛下(憲宗)께서는 신성神聖하고 영무英武하심이 수천백 년 이래로 비교될 이가 없습니다.
그리하여 즉위하신 초기에 사람들이 출가出家하여 승려僧侶나 비구니比丘尼나 도사道士가 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시고, 또 새로 불사佛寺나 도관道觀을 세우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으니, 신은 항상 고조의 뜻이 반드시 폐하의 손에서 시행될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지금 비록 즉시 시행하지는 못할망정 어찌 방임放任하여 더욱 융성하게 해서야 되겠습니까?
지금 듣건대 폐하께서 승려들을 시켜 봉상鳳翔으로 가서 불골佛骨을 맞이해 오게 하여, 누대樓臺에 올라 관람하고서 이것을 실은 가마를 대내大內(皇宮)로 들이시고, 또 여러 사찰寺刹에 명하여 이 불골佛骨을 맞이해 돌려가며 공양하게 하셨다고 하였습니다.
신이 비록 지극히 어리석으나, 반드시 폐하께서 부처에 미혹하여 이처럼 융숭히 받들어 복과 상서를 기구祈求하려는 것이 아니라, 단지 농사가 풍년이 들고 인민이 안락해진다고 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마음에 따라 경도京都의 사士와 서인庶人들을 위해 괴이한 구경거리와 즐거운 놀이거리를 마련하시려는 것뿐임을 잘 압니다.
어찌 이처럼 성명聖明하신 폐하께서 이런 일을 믿어서이겠습니까?
그러나 백성들은 어리석어 미혹되기는 쉽고 깨닫기는 어려우니, 만약 폐하께서 이렇게 하시는 것을 보면 백성들은 아마도 폐하께서 진심으로 부처를 섬기시는 것으로 여겨,
모두 “천자는 큰 성인聖人이신데도 오히려 일심으로 공경해 믿으시는데, 백성이 무엇이라고 어찌 신명身命을 아끼겠는가?”라고 하고,
정수리를 태우고 손가락을 태우며, 수십 명씩 무리를 지어 옷을 벗어주고 돈을 시주하여 아침부터 저녁까지 서로 본받아 오직 남에게 뒤질까 두려워하여,
늙은이 젊은이 할 것 없이 바쁘게 돌아다니면서 생업을 버릴 것입니다.
만약 이런 일을 즉시 금지하지 않고 불골佛骨이 여러 사찰을 돌아다니게 한다면 반드시 어깨를 자르거나 살점을 도려내어 부처에게 공양하는 자가 있을 것입니다.
풍속을 손상하여, 사방에 웃음거리를 전하게 될 것이니 작은 일이 아닙니다.
저 부처는 본래 오랑캐나라의 사람이라서 중국과는 말이 통하지 않고 의복도 제도가 다르며, 입으로는 선왕先王의 법언法言을 말하지 않고 몸에는 선왕의 법복法服을 입지 않으며, 군신의 의리와 부자의 정을 알지 못합니다.
가령 부처의 몸이 지금까지 생존하여 그 나라의 사명使命을 받들고 경사京師로 와서 조현朝見한다 하더라도 폐하께서는 그의 조현을 허용하여 접견하시되, 선정전宣政殿에서 한 차례 접견하시고 예빈원禮賓院에서 한 차례 향연饗宴을 베풀어 접대한 다음 옷 한 벌을 주어 호위해 국경을 나가게 하는 데 불과하고, 민중을 현혹시키지 못하게 하셨을 것인데, 하물며 그 몸이 죽은 지 이미 오래되었고, 마르고 썩은 뼈는 겨우 남은 흉물스럽고 더러운 물건이니, 어찌 이를 궁중으로 들여서야 되겠습니까?
공자孔子가 말하기를 “귀신을 공경하되 멀리하라.”고 하였고,
옛날의 제후諸侯가 자기 나라에서 조상弔喪할 때에도 오히려 무巫와 축祝을 시켜 먼저 복숭아나무 가지와 갈대를 엮어 만든 비로 상서롭지 못한 기운을 쓸어 없앤 뒤에 나아가 조상하였는데,
지금 아무 까닭 없이 썩고 더러운 물건을 가져다가 친히 납시어 구경하시되 무巫와 축祝을 먼저 보내지도 않으시고 복숭아나무 가지와 갈대를 엮어 만든 비를 사용하지도 않으셨습니다.
그런데도 신하들이 그 잘못을 말하지 않고 어사御史도 그 잘못을 거론하지 않았으니, 신은 실로 부끄럽게 여깁니다.
바라건대 이 불골佛骨을 담당 관원官員에게 주어 물속이나 불속에 던져 넣게 하여, 그 뿌리를 영원히 끊어버려 천하의 의혹과 후대의 미혹을 〈사전에〉 단절하시어, 천하 사람들로 하여금 큰 성인의 행위行爲가 보통 사람보다 크게 뛰어남을 알게 하소서.
그리하신다면 어찌 성대한 일이 아니며 어찌 통쾌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가령 부처가 영험靈驗하여 재화災禍를 만들 수 있다면 모든 재앙災殃이 응당 신의 몸에 이를 것입니다.
하늘이 밝게 굽어보시니 신은 원망도 후회도 하지 않겠습니다.
격렬한 감정과 간절한 충성을 견딜 수 없어 삼가 이 표문을 올려 아뢰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