轍은 生好爲文이라 思之至深에 以爲文者는 氣之所形이나 然이나 文不可以學而能이요 氣可以養而致니이다
太史公은 行天下하여 周覽四海名山大川하고 與燕趙間豪俊으로 交遊라
其氣充乎其中而溢乎其貌하며 動乎其言而見乎其文이로되 而不自知也니이다
其居家所與游者는 不過其隣里鄕黨之人이요 所見은 不過數百里之間이라
無高山大野可登覽以自廣
이요 百氏之書
를 雖無所不讀
이나 然
이나 皆古人之陳迹
이라 不足以激發其志氣
이어늘 恐遂
이라
故로 決然捨去하고 求天下奇聞壯觀하여 以知天地之廣大하노이다
過
하여 恣觀終南嵩華之高
하고 하여 慨然想見古之豪傑
하며 至京師
하여 仰觀天子宮闕之壯
과 與倉廩府庫城池苑囿之富且大也
하고 而後
에 知天下之巨麗
하고
見翰林歐陽公하여 聽其議論之宏辯하고 觀其容貌之秀偉하며 與其門人賢士大夫游하고 而後에 知天下之文章이 聚乎此也니이다
太尉 以才略으로 冠天下하니 天下之所恃以無憂요 四夷之所憚以不敢發이며
轍之來也에 於山엔 見終南嵩華之高하고 於水엔 見黃河之大且深하고 於人엔 見歐陽公이로되 而猶以爲未見太尉也니이다
故로 願得觀賢人之光耀하여 聞一言以自壯하오니 然後에야 可以盡天下之大觀而無憾矣리이다
는 非有取於斗升之祿
이언마는 偶然得之
하니 非其所樂
이니이다
然
이나 幸得賜歸待選
하여 使得優游數年之間
이면 將歸益治其文
하고 且學爲政
하리니 太尉 苟以爲可敎而辱敎之
시면 又幸矣
저는 태어나면서부터 글짓기를 좋아하였는지라, 깊이 생각해볼 때에 ‘문장이란 것은 기氣의 표현이지만, 문장은 배워서 능할 수 없고, 기氣는 길러서 이룰 수 있다.’고 여겼습니다.
맹자는 말씀하기를 “나는 나의 호연지기浩然之氣를 잘 기른다.”고 하셨는데, 지금 그 문장을 살펴보면 관후寬厚하고 굉박宏博하여 천지 사이에 충만한 것이 그 기氣의 크고 작음에 걸맞았으며,
태사공太史公(司馬遷)은 천하를 돌아다니면서 온 천하의 명산名山과 대천大川을 두루 구경하고, 연燕나라와 조趙나라 지방의 재지才智가 뛰어난 사람들과 교유하였습니다.
그러므로 그 문장이 소통하고 호탕하여 자못 기이한 기氣가 있었습니다.
이 두 분은 어찌 일찍이 붓을 쥐고 이와 같은 문장을 배웠겠습니까?
그 기氣가 가슴속에 충만하여 용모에 넘쳐흐르고 말에 움직여 문장에 나타나는데도 그렇게 되는 까닭을 자신들도 몰랐던 것입니다.
그래서 집에 있으면서 더불어 교유한 대상은 이웃 마을과 주변 시골 마을의 사람들에 불과하였고, 눈으로 본 것도 수백 리 사이를 넘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올라가서 바라보고 좁은 시야를 확 넓힐 만한 높은 산이나 큰 들도 없으며, 백가百家의 글을 비록 읽지 않은 것이 없으나 모두 옛사람들의 묵은 자취라 지기志氣를 격발激發시키기에 부족한데, 거기에 골몰할까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결연決然히 시골을 버리고 천하의 기문奇聞과 장관壯觀을 구하여 천지의 광대廣大함을 알려고 하였습니다.
진秦나라와 한漢나라의 옛 도읍지에 들러서 종남산終南山‧숭산嵩山‧화산華山의 높은 경관을 마음껏 구경하고, 북쪽으로 황하黃河의 줄기찬 흐름을 보고서 개연慨然히 옛사람의 호걸스러움을 상상해보며, 경사京師에 이르러 천자天子께서 거처하시는 궁궐의 장엄함과 창름倉廩‧부고府庫‧성지城池‧원유苑囿의 풍성하고 거대함을 우러러보고 나서야 천하의 거대하고 화려함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한림翰林 구양공歐陽公(歐陽修)을 만나서 그 의론의 굉장한 변설을 듣고 그 용모의 수려하고 위대함을 보며, 그의 문인 중에 어진 사대부들과 교유해본 뒤에야 천하의 문장이 모두 이곳에 모였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태위太尉께서는 재주와 지략으로 천하에 으뜸이 되셨으니, 천하 사람들은 태위를 믿어 근심 없이 살고 있고, 사방의 오랑캐들은 태위가 두려워서 감히 발동하지 못합니다.
태위께서는 조정에 들어오면 주공周公과 소공召公 같은 어진 재상이시고, 국경에 나가면 방숙方叔과 소호召虎 같은 훌륭한 장수이신데, 저는 아직 뵙지 못하였습니다.
또한 사람이 학문을 함에 있어서 큰 것에 뜻을 두지 않는다면 아무리 학문이 많은들 어디에 쓰겠습니까?
제가 이곳에 올 때에 산에 있어서는 종남산‧숭산‧화산과 같은 높은 산을 보았고, 물에 있어서는 황하와 같은 크고 깊은 물을 보았고, 사람에 있어서는 구양공과 같은 훌륭한 인물을 보았으나 아직도 태위를 뵙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원컨대 어진 분의 빛나는 의용儀容을 뵙고 한 말씀 들음으로써 장대한 포부를 갖고자 하니, 그런 연후에야 천하의 장관壯觀을 유감없이 다 관찰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나이가 어려서 아직 관리의 사무에 숙달하지 못합니다.
전번에 경사京師에 온 것은 적은 녹祿을 취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건만 우연히 녹을 얻게 되었는데, 즐거워하는 바는 아닙니다.
그러나 다행히 고향으로 돌아가서 후일 관리 선발의 기회를 기다리며 몇 년간 한가로이 지낼 수 있게 해주신다면, 장차 돌아가서 문장을 더욱 다듬고 또 정치하는 방법을 배울 것이니, 태위께서 진실로 저를 가르칠 만하다고 여기어 외람되이 가르쳐주신다면 또한 다행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