嘗讀六國世家
하고 竊怪天下之諸侯
하여 以攻山西千里之秦
하되 而不免於滅亡
하니라
蓋未嘗不咎其當時之士 慮患之疏而見利之淺하고 且不知天下之勢也니라
夫秦之所與諸侯爭天下者는 不在齊楚燕趙也요 而在韓魏之郊며 諸侯之所與秦爭天下者는 不在齊楚燕趙也요 而在韓魏之野니라
昭王未得韓魏之心
하고 而出兵以攻齊之
壽
하니 하니라
越韓過魏而攻人之國都면 燕趙拒之於前하고 而韓魏乘之於後하리니 此危道也니라
而秦之攻燕趙에 未嘗有韓魏之憂니 則韓魏之附秦故也니라
夫韓魏는 諸侯之障이어늘 而使秦人得出入於其間하니 此豈知天下之勢邪아
委區區之韓魏하여 以當强虎狼之秦하니 彼安得不折而入於秦哉아
韓魏折而入於秦然後에 秦人得通其兵於東諸侯하여 而使天下徧受其禍니라
夫韓魏不能獨當秦이니 而天下之諸侯는 藉之以蔽其西니라
秦人不敢逾韓魏하여 以窺齊楚燕趙之國하고 而齊楚燕趙之國은 因得以自完於其間矣리라
以四無事之國
으로 佐當冦之韓魏
하고 使韓魏無
之憂
하여 而爲天下
以當秦兵
하며 以二國委秦
하고 而四國
於內
하여 以
이니라
不知出此
하고 而乃貪疆場尺寸之利
하여 하고 以自相屠滅
이니라
秦兵未出
에 而天下諸侯 已自困矣
라 至使秦人得伺其隙
하여 以取其國
하니 可不悲哉
식견識見이 크고 행문行文(글을 지음) 또한 묘妙하다.
일찍이 육국六國의 세가世家를 읽고서 천하天下의 제후諸侯들이 진秦보다 5배倍나 되는 땅과 10배倍나 되는 민중을 가지고, 분발하여 서쪽을 향해서 산서山西 천리의 진秦을 공격하다가 결국 멸망을 면치 못한 것을 못내 괴상히 여겼다.
항상 육국六國을 대신해서 깊이 생각해볼 때 반드시 스스로 보전할 수 있는 계책이 있었다고 여겨진다.
그러니 그 당시 유식한 책사策士가 화환禍患에 대한 생각이 천단한데다 사소한 이익만 보고, 또한 천하의 대세를 이해하지 못했던 것을 책망하지 않을 수 없다.
진秦이 제후諸侯들과 천하天下를 다툰 목적은 제齊‧초楚‧연燕‧조趙에 있는 것이 아니고 한韓‧위魏의 들판에 있었으며, 제후諸侯가 진秦과 천하天下를 다툰 목적도 제齊‧초楚‧연燕‧조趙에 있는 것이 아니고 한韓‧위魏의 들판에 있었다.
진秦에게는 한韓‧위魏가 있는 것이 마치 사람의 복심腹心에 질병이 있는 것과 같았다.
한韓‧위魏는 진秦의 요충要衝을 막고 산동山東의 제후諸侯를 차단하였다.
그러므로 천하天下에 소중한 것은 한韓‧위魏만 한 것이 없었다.
옛날 범수范睢는 진秦에 등용되어 한韓을 거두어들이자고 하였고, 상앙商鞅은 진秦에 등용되어 위魏를 거두어들이자고 하였다.
소왕昭王이 한韓‧위魏의 마음을 얻지(호감을 사지) 못한 채 군사를 내어 제齊의 강剛‧수壽 땅을 치니, 범수范睢가 걱정을 하였다.
그렇다면 진秦이 꺼린 바를 알 수가 있을 것이다.
진秦이 군사를 동원하여 연燕‧조趙를 치는 것은 진秦에게 위험한 일이다.
한韓을 넘고 위魏를 지나가서 남의 국도國都를 공격하면 연燕‧조趙가 앞에서 막고 한韓‧위魏가 뒤에서 틈을 탈 것이니 이것은 위험한 계책이었다.
그런데 진秦이 연燕‧조趙를 공격할 때에 한韓‧위魏에 대한 걱정이 없었으니, 이것은 한韓‧위魏가 진秦에 의부依附하였기 때문이다.
대개 한韓‧위魏는 제후諸侯의 병장屛障 역할을 하였거늘, 진秦나라 사람이 그 사이를 드나들게 하였으니, 이것이 어찌 천하天下의 형세를 아는 처사인가?
미약한 한韓‧위魏에게 맡겨서 호랑虎狼처럼 억센 진秦을 당해내게 하였으니, 그들이 어떻게 꺾이어 진秦에 의부依附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한韓‧위魏가 꺾이어 진秦에 의부依附한 연후에 진秦나라 사람은 군사를 동쪽 제후諸侯들에게 출동시켜 천하天下가 두루 그 화禍를 받게 할 수 있었다.
대개 한韓‧위魏는 단독으로 진秦에 저항할 수 없으니, 천하天下의 제후諸侯들은 한韓‧위魏를 도와서 그 서쪽을 막아야 했다.
그러므로 한韓을 후하게 대하고 위魏를 친하게 대해서 진秦을 물리치는 것만 못했다.
그렇게 되면 진秦나라 사람은 감히 한韓‧위魏를 넘어서 제齊‧초楚‧연燕‧조趙의 나라를 엿보지 못했을 것이고, 따라서 제齊‧초楚‧연燕‧조趙의 나라는 그 사이에서 스스로 보전할 수 있었을 것이다.
태평무사한 네 나라로써 적국을 대하고 있는 한韓‧위魏를 도와서, 한韓‧위魏가 동쪽 제후諸侯들과 교전할 염려를 놓고 오로지 천하天下를 위하여 전면에서 진秦의 군사를 당해내게 하며, 한韓‧위魏 두 나라를 진秦에 붙여주고 네 나라는 안에서 휴식休息을 취하면서 한韓‧위魏에 위급한 일이 있을 때는 암암리에 도와주는 것이다.
이처럼 끝없이 응해갔다면 저 진秦은 장차 어떻게 할 수 있었겠는가?
그런데 이와 같은 꾀를 내지 않고 변경의 사소한 땅을 탐하여 맹약盟約을 저버리고 자기들끼리 서로 도멸屠滅하였다.
진秦나라의 군사가 출동하기 전에 천하天下의 제후諸侯들은 이미 스스로 곤경에 빠져서, 심지어 진秦나라 사람이 그 틈을 엿보아 그 나라들을 취하게까지 하였으니, 슬프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당형천唐荊川(唐順之)은 “이 문장은 천하天下의 형세를 깊이 터득한 것이다.” 하고 비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