方陛下求治之初
에 한대 陛下不廢
하고 召對
하시니 親聞
이니이다
當此之時
에 陛下
이 震動海內
하니 愚賤之人
은 篤信
하고 以爲天下之事
를 可得徐陳遍擧
하여 而定矣
라하나이다
於今七年
이언마는 而天下之治安
을 終未可見
이니 臣竊疑之
니이다
陛下
는 天生
이라 聰明睿智
를 不學而具
하시니 其於謀慮措置
에 曾何足云
이리잇가
蓋靑苗行而農無餘財
하고 行而農無餘力
하고 行而公私竝困
하고 行而商賈皆病
이니이다
上則官吏勞苦하여 患其難行하고 下則衆庶愁嘆하여 願其速改니이다
何以言之
오 以來
로 陛下屢發英斷
하사 廢置
하고 하여 明示臣庶
하시니 凡天下之所共疾惡者
를 陛下無一不知
시니이다
由此觀之컨대 凡天下之所共怨苦者를 陛下何所不察이리잇가
今者
에 皇天悔禍
하고 啓道聖意
하여 易置輔相
하니 中外
하며 이언마는 而
에 寂寞無聞
하니 衆心
하여 如久饑而不得食
이니이다
陛下自卽位以來
로 求治之心
이 常若不及
하시며 意將以堯舜之
으로 易漢唐之淺陋
하시나 不幸左右不明
하여 以至於此
하니 天下之人
이 孰不知之
리잇가
今也
엔 旣知其不可用而去之
하고 又循其舊而不改
하며 將遂
하시니 此臣之所以爲陛下恨也
니이다
하니 死者將半
이요 遺民饑困
하고 盜賊滿野
하며 하며 府庫空竭
하고 寡少
하니 事之可憂者
를 何可勝數
리잇가
然이나 陛下獨遲遲而不決하시니 意者컨대 已爲之而已廢之를 恐天下有以窺其深淺耶잇가
天之於物也
에 而旱
하여 赤地千里
에 草木皆死
하니 可謂虐矣
리이다
然
이나 至雷雨時作
하여 洋溢
하고 百谷奮起
하여 民復
하여는 하고 而忘旱之虐
이니이다
如使
하고 旣雨而中止
하며 遲疑猶豫
하고 久而不忍
이면 則天之生物
이 盡矣
리이다
去惡如棄塵垢하고 遷善如救饑渴하며 與民一新하여 罷此四事리이다
靑苗之旣散者
는 要之以三歲而不收息
하며 保甲之旣團者
는 存其舊籍而不任事
하며 復
하여 하고 通商賈
하여 以廢市易之令
이리이다
行之
而觀之
하여 苟民不安居
하고 水旱復作
하고 盜賊復起
하고 財用復竭
하여 誠有一事以憂陛下
하면 臣請伏罔上之誅
하여 以謝
하리이다
謹按 靑苗免役保甲市易四事는 得失最爲易見이니 上自中外臣寮로 下至田父野老히 無有一不知者니이다
但以朝廷所行
으로 言其是則有功
하고 言其非則有罪
하니 是以
로 畏避
하고 不敢正言
하니이다
臣今謹采衆議
에 人所共知
요 灼然可見者
하여 如後
니이다
一. 議者皆謂 富民假貸貧民
하고 坐收
之息
하니 是以
로 富者日富
하고 貧者日貧
이라
今官散靑苗하여 取息二分하고 收富人幷兼之權하여 而濟貧民緩急之求라
貸不異於民間이나 而息不至於倍稱이니 公私皆利가 莫便於此라하나이다
私家雖取利或多나 然이나 人情相通하니 別無條法이니이다
今歲不足
이어든 而取償於來歲
하고 米粟不給
이어든 而繼之以
하며 鷄豚狗彘
로 皆可以還債也
니이다
無
하고 無
하며 出入
하니 不廢農作
하며 欲取卽取
하고 願還卽還
하니 非如公家動有
니이다
今官貸靑苗
는 責以見錢
하고 催隨
하며 하여 請錢
하고 하며 奔赴城市
하니 糜費百端
하며 一有逋竄
이어든 均及同保
하니 貧富相迨
하여 要以皆斃而後已
니이다
朝廷 雖多設法度하여 以救其失이나 而其實無益也니이다
一. 議者又謂 平時差役하면 破壞民家하고 一夫爲役하면 擧家失業이라
以此爲說
하여 行之不疑
나 然
이나 不知
之民
은 以力事上
하고 不專以錢
이니이다
近世
엔 因其有無
하여 各聽其便
하니 有力而無財者
는 使效其力
하고 有財而無力者
는 皆得雇人
하여 人各致其所有
라 是以
로 니이다
今也엔 棄其自有之力하고 而一取於錢하니 民雖有餘力이나 不得效也니이다
於是
에 賣田宅
하고 伐桑柘
하고 鬻牛馬
하여 以供免役
하니 而天下始
矣
니이다
且夫錢者는 官之所爲요 米粟布帛者는 民之所生也니이다
古者엔 上出錢하여 以權天下之貨하고 下出米粟布帛하여 以補上之闕하니이다
是以로 百物皆賤하고 而惟錢最貴하니 欲民之無貧이나 不可得也니이다
至如京師百司와 郡縣刑法之吏는 無祿而役이 爲日久矣니이다
周制
엔 庶人在官
하면 雖曰有祿
이나 而事簡吏少
하여 勢或易供
이니 非如今時員數
하여 不可
이니이다
然이나 議者以爲 給之以祿하고 然後에 可責之以廉이라하나이다
蓋朝廷選吏之精은 必不如擇官之愼이요 祿吏之厚는 必不如祿官之多니이다
今愼擇多祿之官이라도 猶不免於貪이온 而況於吏人乎니잇가
今用
하면 則吏之得罪
가 反重於官
하여 顚倒失宜
하니 尤爲未可
니이다
若朝廷
이 誠患吏貪
인댄 但使官得其人
이면 則吏之
에 自有
이니이다
故
로 團結伍保
하여 以寓軍
이니 朝廷
이 喜其
하여 亦謂可行
이라하나이다
今民은 買田以耕而後得食이니 官之所以養之者薄이어늘 而欲責其爲兵이나 其勢不可得矣니이다
今租庸調變而爲兩稅니 則兩稅之中에 兵費已具니이다
且又有甚者하니 民之納錢免役也라 以爲終身不復爲役矣니이다
今也
엔 旣已免役
이언만 而於捕盜則用爲
하며 於催稅則用爲
하며 於巡防則用爲
하니 一人而三役具焉
이어늘 民將何以堪之
리잇가
且其爲巡兵弓手也
라 一保甲之中
에 丁壯旣出
하고 老弱守舍
하니 盜賊乘間
하여 如入無人之境
하고 而其
之期
는 又不過旬日
이니 坐作進退未能知也
니이다
代者旣至에 相率而反하니 往來道路에 勞弊何益이리잇가
至使盜賊縱橫하고 官吏蒙責하니 嘯聚群黨하여 攻剽州縣은 未必不由此也니이다
는 使民賣劒買牛
러니 今也
엔 使之棄其農具而置兵器
하니 小民無知
하여 이니이다
良民之畏事者는 一入而終身不得脫하고 姦民之好權者는 一補而終身不得免하니 其爲患害는 有不可勝言者矣니이다
一. 議者 常患百貨輕重이 制在富民하여 少則貴賣以取贏하고 多則賤買以要利하니 利有所壅하여 商賈難通이라
有司誠守此議하고 不更別有所營이면 則雖繁碎難行이나 然이나 亦未深害民이니이다
命官遣人하여 販賣南北하되 放債取利를 公行不疑하고 杜絶利源하여 不與民共이니이다
觀其
면 非復制其有無
하고 權其輕重而已也
요 徒使小民失業
하고 商旅不行
하며 空取專利之名
하고 實失商稅之利
니이다
況復小民好利하여 類無遠見하고 爭取官債하여 以救目前하고 欺謾父兄하여 妄引抵當이니이다
期限旣迫하면 逃竄無所라 父子離散하여 行路咨嗟하니 奈何爲此陷穽하여 誘而納之也잇가
或輸滯積不售之貨하여 以易見錢하고 或指殘破無用之屋하여 以賖實貨하니 巧智百出은 難以具言이니이다
竊聞 朝廷近日將議窮究나 然而旣弊之法이 施行未已하여 買賣百物을 猶且如故니이다
譬如含茹毒藥
이면 喉舌破敗
하고 胸腹脹滿
하니 知其非矣
나 然
이나 且閉口不吐
하고 安坐切脈
하며 廣求
하니 其於速愈之術
에 疏矣
니이다
右臣所陳畫一事件은 皆是耳目所接이요 衆庶共知어늘 朝廷淸明이 豈有不察이리잇가
但朝出一紙詔書
면 四弊夕去
리니 非如前代積弊 或在
하고 或在
하여 欲議改更
이나 恐其動搖海內
라 故
로 且維持含養
하여 苟且便安
이니이다
衆所係望이니 勢難久留어늘 而私自顧戀하여 遲遲不決하여 以失天下之心하니 臣竊不取也니이다
愚惷之人
은 志在憂國
이라 言詞激切
하여 干犯典刑
이니 寸誠
은 甘俟誅戮
이니이다
01. 제주齊州에서 돌아와서 시사時事를 논한 글
충곤忠悃한 말이 양한兩漢의 서소書疏와 같은 유이다.
소신小臣은 소싯적부터 글을 읽고 치란治亂에 관하여 말하기를 좋아하였습니다.
폐하陛下께서 막 치도治道를 탐구探求하시던 때에 글을 올려 정사에 관한 것을 말씀드리니, 폐하陛下께서는 광견狂狷한 사람을 버리지 않고 편전便殿에서 소대召對하시므로 인덕仁德스러운 말씀을 직접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구품九品의 천관賤官이 이때부터 비로소 등대登對하여 정사를 논하게 되었습니다.
이때에 폐하陛下께서 사람을 향하여 열심히 가르침을 청하시는 명성名聲이 해내海內를 진동震動시키므로 어리석고 미천한 사람은 독실하게 믿고 깊이 고려考慮하지 않은 채, ‘천하의 일을 서서히 진술하고 두루 열거하여 신속하게 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이윽고 성은聖恩을 입어 조례사條例司의 직책을 임명받아 득실得失 관계를 항론抗論하다가 담당관과 의견이 맞지 않아 외보外補를 청한 지 지금 7년이 되었건만, 천하의 치안治安을 끝내 볼 수가 없으니, 소신小臣은 의아스럽게 생각합니다.
삼가 생각건대, 폐하陛下께서는 하늘이 성덕聖德을 부여해주신지라, 총명聰明과 예지睿智를 배우지 않고도 갖추셨으니, 그 모려謀慮하고 조치措置하시는 일에 대해서는 어찌 족히 운운할 것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근년 이래로 매번 경장更張을 하시나 백성들이 모두 복종하지 않습니다.
대개 청묘법靑苗法이 시행되자 농가農家에는 여재餘財가 없어졌고, 보갑법保甲法이 시행되자 농가農家에는 여력餘力이 없어졌고, 면역법免役法이 시행되자 공사公私가 모두 곤궁해지고, 시역법市易法이 시행되자 상고商賈가 모두 병들었습니다.
위에서는 관리들이 노고勞苦하여 그것이 시행되기 어려움을 걱정하고, 아래에서는 백성들이 수탄愁嘆하여 그것을 속히 고치기를 원합니다.
무릇 이 네 가지는 어찌 성명聖明하신 폐하陛下께서 모르시는 바가 있겠습니까?
성명聖明하신 폐하陛下께서는 모르시는 바가 없습니다.
왜 이렇게 말씀드리는가 하면, 2년 이래로 폐하陛下께서 누차 영단英斷을 발휘하여 대관大官을 폐치廢置하고 그 범죄행위를 세어 들추어내서 신하와 서민들에게 밝게 보이시니, 무릇 천하 사람들이 함께 미워하는 것을 폐하陛下께서 하나도 모르는 것이 없으십니다.
이로 말미암아 보건대, 무릇 천하 사람들이 함께 원망하고 괴로워하는 것을 폐하陛下께서 어찌 살피지 않으신 바이겠습니까?
현재 황천皇天이 자기의 과실을 회한悔恨하고 성상聖上의 뜻을 계도啓導하여 보좌輔佐하는 재상宰相을 바꾸어놓게 하였으니, 중앙과 지방 사람들이 기뻐서 용약踊躍하며 〈가혹苛酷하지 않은〉 관대한 정치가 실시되기를 바라고 있지만, 시일이 경과되도록 〈그런 소식이〉 까마득하게 들리지 않으니, 뭇사람들의 마음이 불안하여 마치 오랫동안 굶주리면서도 음식을 얻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소신小臣은 비록 우루愚陋하나 몰래 폐하陛下를 위하여 한탄하옵니다.
폐하陛下께서는 즉위卽位하신 이래로 치도治道를 탐구探求하는 마음이 항상 미치지 못하는 것처럼 하시며, 뜻이 장차 요순堯舜의 융평隆平한 세상으로써 한당漢唐의 천루淺陋한 세상을 바꾸어놓으려고 하셨으나, 불행하게도 좌우에서 모시는 신하들이 명철하지 못하므로 쇠퇴衰頹하여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천하 사람들이 그 누구인들 그것을 모르겠습니까?
현재에 와서는 이미 그들을 쓸 수 없음을 아셔서 제거하였고, 또 그 구법舊法을 따르고 고치지 않으시며, 장차 〈왕안석王安石 등 신법新法을 주장한 사람들을〉 대체代替하여 죄책을 떠맡기는 일을 완수하려고 하시니, 이래서 소신小臣이 폐하陛下를 위하여 한탄하는 것입니다.
현재 천하의 안위문제에 대해서는 지자智者가 두 번 다시 계산해보려고 들지 않을 것입니다.
수재水災와 한재旱災가 3년을 연이어 발생하니, 죽은 사람이 반을 넘었으며, 유민遺民은 기곤饑困에 시달리고 도적盜賊은 들에 가득하며, 국경國境이 편치 않아 군려軍旅가 밖에 있으며, 부고府庫가 비어 있고 변방군량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일이 걱정스러운 것을 어떻게 이루 다 셀 수 있겠습니까?
술책術策이 효과가 없음을 단연코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폐하陛下께서만은 시간을 끌며 결단을 내리지 않고 계시니, 생각건대 이미 해놓고 이미 폐지하는 일에 대하여 천하에서 그 천심淺深을 엿볼까 두려워하시기 때문입니까?
소신은 듣건대 “인주人主의 덕德은 하늘과 같다.”고 합니다.
하늘이 만물에 대하여 극심하게 가물게 하여 적지천리赤地千里에 초목草木이 모두 죽었으니, 포학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뇌우雷雨가 제때에 일어나 고택膏澤이 양일洋溢하고 백곡百穀이 분기奮起하여 백성이 다시 곡물로 밥을 지어 먹게 됨에 이르러서는, 상천上天의 거룩한 덕德에 고무鼓舞하고 한발旱魃의 포학은 곧 잊어버릴 것입니다.
왜냐하면 〈상천上天의〉 도량이 관대하므로 허물을 고칠 것에 의심할 나위가 없기 때문입니다.
가사 짙은 구름만 끼고 비가 오지 않거나 이미 비가 오다가 중간에 그치는 등, 잔뜩 망설이기만 하고 오래도록 흡족한 비가 오지 않는다면 하늘의 생물生物이 다할 것입니다.
전傳에 이르기를 “군자君子의 허물은 일식日蝕‧월식月蝕과 같아 허물이 있을 때에는 사람들이 모두 볼 수가 있고, 허물을 고쳤을 때에는 사람들이 모두 우러러본다.”고 하였습니다.
지금 폐하陛下께서 참으로 먼저 마음을 다스려서 허심탄회하여 피아彼我의 간격 없이 담담하게 하신다면 득실관계가 마음을 얽어맬 수 없을 것입니다.
악惡을 제거하기는 마치 진구塵垢를 버리듯이 하고 선善으로 옮겨가기는 마치 기갈飢渴을 구제하듯이 하며, 백성과 함께 일신一新하여 이 네 가지를 혁파해야 할 것입니다.
청묘전靑苗錢을 이미 나누어준 것은 결론적으로 말씀드려 3년 동안 이식利息을 거두지 말며, 보갑법保甲法으로 이미 집단이 된 것은 그 구적舊籍을 간직하고 일을 맡기지 말며, 차역差役을 회복함으로써 면역조免役條를 혁파하며, 상고商賈를 통함으로써 시역령市易令을 폐지해야 할 것입니다.
1년을 시행하고 나서 그 결과를 보아, 백성이 편안히 살지 못하고, 수재水災와 한재旱災가 다시 발생하고, 도적盜賊이 다시 일어나고, 재용財用이 다시 고갈되는 등, 폐하陛下를 걱정시키는 한 가지 일이라도 있게 된다면 소신小臣은 청컨대 임금을 속인 죄를 달게 받아 좌우에 사죄할 것입니다.
폐하陛下께서 참으로 소신小臣을 믿지 않으신다면 몇 년 뒤에 친히 그 폐해를 받을 것입니다.
옛사람이 말하기를 “한때의 부끄러움을 참지 못하면 평생의 부끄러움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오직 폐하陛下께서는 사직社稷을 위하여 계획을 단단히 하소서.
소신小臣이 삼가 네 가지 일에 대한 해로운 점을 열거하여 일일이 적어 올립니다.
어리석은 충정과 울분에 찬 성의를 견디지 못하여 천위天威를 범하고 엎드려 부월鈇鉞을 기다립니다.
소신小臣 철轍은 황공하여 죽음을 무릅쓰고 글을 올리옵니다.
삼가 상고하건대, 청묘靑苗‧면역免役‧보갑保甲‧시역市易 등 네 가지 일은 득실관계를 쉽게 볼 수 있는 것이니, 위로 중앙과 지방의 신료臣僚로부터 아래로 전부田父‧야로野老에 이르기까지 한 명도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다만 조정에서 시행하는 바이므로 그것이 옳다고 말하면 공이 있고, 그것이 그르다고 말하면 죄가 있으니, 이 때문에 두려워 피하여 입을 다물고 묵묵히 있으며 감히 바른말을 하지 않을 뿐입니다.
소신小臣은 지금 삼가 중론 중에서 사람들이 다같이 알고 있고 환하게 볼 수 있는 것들을 한 조목 한 조목씩 다음과 같이 열기列記합니다.
1. 의논하는 자들은 모두 “부민富民이 빈민貧民에게 가대假貸하고 가만히 앉아서 배칭倍稱의 이식利息을 취하니, 이 때문에 부자富者는 날로 부자가 되고, 빈자貧者는 날로 가난해진다.
지금은 관官에서 청묘전靑苗錢을 흩어주고 2분의 이식利息을 취하며, 부인富人이 겸병兼倂한 권한을 거두어 빈민貧民이 급하게 구하는 것을 구제한다.
가대假貸는 민간民間과 다르지 않으나 이식利息은 배칭倍稱에 이르지 않으니, 공사公私가 다 이익을 보는 것이 이보다 편리한 것이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공가公家의 가대假貸가 기실은 사가私家의 가대假貸와 같지 않습니다.
사가私家가 비록 이식利息을 취하는 것이 더러 많다 하더라도, 인정人情이 서로 통하니 따로 정한 조법條法이 없습니다.
올해에 〈곡물이〉 부족하면 내년에 상환을 받고, 미속米粟이 부족하면 추고芻藁를 대신 받으며, 계돈구체鷄豚狗彘로도 모두 빚을 상환償還할 수 있습니다.
세월歲月의 기한이 없고 급납給納의 비용이 없으며, 가까운 여리閭里를 출입하니 농작을 폐지하지 않게 되고, 취하고 싶으면 즉시 취할 수가 있고, 상환을 원하면 즉시 상환할 수가 있으니, 공가公家에서 걸핏하면 장애가 있는 것과 같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비록 이식利息을 취함이 배를 넘으나 백성들이 예사로 보고 괴이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지금 관官에서 대여貸與한 청묘전靑苗錢은 현금으로 상환케 하는 동시에 이세二稅를 따르도록 재촉하며, 인리隣里가 서로 보保가 되어 담보문서를 결성해서 청묘전靑苗錢을 청구하고, 한 집이 오지 않으면 아홉 집이 앉아서 기다리며, 거리가 먼 성시城市를 분주하게 오가니 여러 모로 낭비가 생기며, 한 사람이 포흠逋欠을 내고 도망가면 그 배상액이 균등하게 동보同保에 분배되니, 빈자貧者와 부자富者가 서로 피해를 받아 모두 패망하고야 말 것입니다.
조정에서 비록 법도를 많이 베풀어서 실책을 구제한다 하더라도 기실은 이익이 없는 것입니다.
1. 의논하는 자들은 또 “평시에 노역을 시키면 민가를 파괴하고, 1부夫가 역役을 하면 온 집안이 본업을 잃는다.
그러므로 가호마다 돈을 내게 하여 관官에서 사람을 고용하니, 이를 ‘면역免役’이라 이른다.
내는 돈은 비록 많지만, 백성은 집안을 망하게 할 걱정을 면한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말을 하며 의심 없이 행하지만, 〈하夏‧은殷‧주周〉 삼대三代 때의 백성들은 힘으로 윗사람을 섬겼지, 오로지 돈으로 섬기지 않았다는 것은 알지 못합니다.
근세에는 백성들의 유무有無에 따라 각각 편의대로 하도록 들어주니, 힘이 있고 재물이 없는 자는 그 힘을 제공하고, 재물이 있고 힘이 없는 자는 모두 사람을 고용하게 되어 사람마다 각각 그 가진 것을 썼는지라, 이 때문에 노고하지 않고도 모든 것이 구비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원래 있는 힘을 버리고 한결같이 돈만을 취하니, 백성에게 비록 여력이 있더라도 제공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밭과 집을 팔고, 뽕나무를 베고, 소와 말을 팔아서 면역免役을 제공하니, 천하가 비로소 극도로 빈곤하게 된 것입니다.
무릇 돈이란 관官에서 만드는 것이고, 미속米粟과 포백布帛이란 백성이 생산하는 것입니다.
옛적에는 위에서 돈을 내어 천하의 재화財貨를 조절하고, 아래에서 미속米粟과 포백布帛을 내어 위의 모자란 것을 보충하였습니다.
상하上下가 교역交易을 하였기 때문에 이익이 되지 않은 것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모두 백성에게 돈을 내도록 책임을 지웁니다.
이 때문에 온갖 물건은 다 천하고 오직 돈만이 가장 귀하니, 백성에게 가난이 없게 하려고 하나 되지 않습니다.
경사京師에 있는 백사百司나 군현郡縣에서 형법刑法을 담당하는 관리와 같은 경우는 녹봉이 없이 역役을 해온 지 오래입니다.
주周나라 제도에서 서인庶人이 관직에 있으면 비록 녹봉을 지급하였다고 하지만, 일이 간소하고 이인吏人의 수가 적어서 형세상 수요를 살펴 공급하기가 쉬웠으니, 지금처럼 수요를 살펴 공급할 수 없을 정도로 인원수가 잡다하게 많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물며 삼대 때의 군사는 백성에게서 나왔고, 지금 세상의 군사는 경작에 종사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녹봉을 받아먹지 않습니까?
만일 또 큰 비용을 겸해서 든다면 역역力役을 하기가 실로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의논하는 자들은 “녹봉을 지급하고 나서야 청렴하기를 요구할 수 있다.”고 합니다.
대개 조정에서 이인吏人을 정밀하게 뽑는 것은 반드시 관원官員을 신중하게 택하는 것만 못하고, 이인吏人에게 녹봉을 후하게 주는 것은 반드시 관원官員에게 녹봉을 많이 주는 것만 못합니다.
녹봉이 많은 관원을 신중하게 택하더라도 오히려 탐오貪汚를 면치 못하거늘, 하물며 이인吏人이야 말할 것이 있겠습니까?
옛날의 법은 뇌물의 다소에 비추어서 죄를 정하고, 녹봉이 없는 자는 죄의 등급을 감하였습니다.
지금 창법倉法을 적용하면 이인吏人의 죄가 도리어 관원官員보다 무거워서, 전도되어 적의適宜함을 잃었으니 더욱 옳지 못합니다.
만일 조정이 이인吏人의 탐오를 걱정한다면 다만 관원으로 하여금 올바른 사람을 얻게 하면 이인吏人이 뇌물을 받는 정도에 저절로 한도가 있을 것입니다.
만일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비록 후한 녹봉을 주고 엄한 법을 적용한다 하더라도 금할 수 없을 것입니다.
1. 의논하는 자들은 또 말하기를 “삼대三代의 태평한 시대에는 군사들이 농민에게서 나왔다.
그러므로 농민을 항오行伍로 조직하고 농가를 보保로 편성하여 군사기능을 갖추었으니, 지금 조정朝廷에서 〈그 보갑법保甲法이〉 고대古代의 병제兵制에 접근한 것이라고 기뻐하면서 역시 실행할 만한 것이라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삼대시대의 백성들은 관官에서 전지田地를 받아서 경작하였으니, 관官에서 백성을 보양保養하는 것이 후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백성들은 몸을 바쳐 군사가 되었으나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현재의 백성들은 전지田地를 직접 사서 경작하여야만 먹을 것을 얻게 되니, 관官에서 백성을 보양保養하는 것이 박하거늘, 그들에게 군사가 될 것을 강요하나 그 형세상 그렇게 될 수 없을 것입니다.
대개 당나라 이래로 백성들은 조租‧용庸‧조調를 관官에 제공하여 군사가 되는 것을 면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조租‧용庸‧조調가 변하여 양세兩稅가 되었으니, 양세兩稅 속에 군사의 경비가 이미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심한 경우가 있으니, 백성들은 돈을 바치고 역役을 면했는지라, 종신토록 다시는 역役을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미 역役을 면하였건만, 도적을 잡는 데에는 그들을 써서 기장耆長과 장정壯丁으로 삼으며, 세금을 독촉하는 데에는 그들을 써서 호장戶長과 이정里正으로 삼으며, 순방巡防하는 데에는 그들을 써서 순병巡兵과 궁수弓手로 삼으니, 한 사람에게 세 가지 역役이 겹치거늘, 백성들이 장차 어떻게 감내하겠습니까?
그들은 일단 순병巡兵과 궁수弓手가 되었는지라, 한 보갑保甲 중에서 정장丁壯은 이미 나가고 노약자가 집을 지키니, 도적이 그 틈을 타서 마치 무인지경을 들어가듯이 하고, 그 상번上番하는 기간은 또 10일에 불과하므로, 좌작坐作‧진퇴進退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 수가 없습니다.
입번入番을 대신할 자가 이미 당도했으면 입번入番이 끝난 자는 응당 돌아가야 되니, 도로를 왕래하느라 피폐할 뿐 무슨 이익이 있겠습니까?
심지어 도적은 종횡하고 관리는 그 책임을 지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기까지 하는데, 떼로 도적이 되어 주현州縣을 약탈하는 것은 반드시 이 보갑법保甲法에서 연유한 것입니다.
옛적의 순리循吏는 백성들로 하여금 칼을 팔아서 소를 사게 하였는데, 지금은 농기구를 팽개치고 병장기를 비치하게 하니, 소민小民은 무지하기 때문에 그것으로 인하여 나쁜 짓을 합니다.
선량한 백성으로서 일을 두려워하는 자는 한번 들어가면 종신토록 벗어날 수 없고, 간사한 백성으로서 권력을 좋아하는 자는 한번 보임補任되면 종신토록 면할 수 없으니, 그 환해患害가 됨을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의논하는 자들은 “백화百貨의 경중輕重에 대한 제재권이 부민富民에게 있어서, 유통수량이 적으면 비싸게 팔아서 남은 이익을 취하고, 유통수량이 많으면 헐하게 사서 이익을 남기니, 이익에 막히는 바가 있어 상고商賈가 통하기 어려운 점이 항상 걱정스럽다.
그래서 시역市易을 담당하는 관리를 두어서 비싸고 헐한 것을 조절하여 평등하게 한 것이다.”라고 합니다.
담당자가 진실로 이와 같은 의론을 지키고 다시 따로 경영하는 바가 없다면, 비록 번쇄하여 행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또한 깊이 백성을 해롭게 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시역법市易法을 설치함으로부터 사들이지 않는 물건이 없고, 독점하지 않는 이익이 없습니다.
관官에 명하여 사람을 보내 남북에서 판매하되 빚을 놓아 이익을 취하기를 의심 없이 공공연하게 행하고, 이익의 원천을 막아 백성과 더불어 함께하지 않습니다.
그 지취指趣를 살펴보면 다시는 그 유무有無를 제재하거나 그 경중輕重을 조절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한갓 소민小民은 본업을 잃고 상려商旅는 다니지 못하게 하며, 공연히 이익을 독점한다는 이름만 취하고, 실제로는 상세商稅의 이익을 잃습니다.
국가의 체면이 손상되고 해내海內의 인심이 이반하는데, 위대하고 거룩한 우리 국조國朝가 왜 이런 괴로움을 겪어야 합니까?
더구나 소민小民은 이익을 좋아하여 거의가 멀리 내다보는 안목은 없고 앞다투어 관채官債를 취하여 목전의 급한 것만 구제하고 부형父兄을 기만欺謾하여 망령되이 저당抵當을 끌어다댑니다.
기한이 이미 임박하면 도피할 곳이 없는지라, 부자父子가 이산離散하여 도로에서 탄식을 하게 되니, 어째서 이런 함정을 만들어서 백성들을 유인하여 떠밀어 넣는 것입니까?
간민姦民과 대상大商은 그 틈새를 엿보아서 이익을 취하는 점이 무척 많습니다.
혹은 팔리지 않고 적체되어 있는 화물貨物을 관官에 실어 보내기도 하고, 혹은 잔파殘破되어 쓸모없는 가옥家屋을 관官에 보이고 실화實貨를 외상으로 사기도 하니, 그들의 교지巧智가 백출百出하는 것은 이루 다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담당자는 몽매하여 그들의 물건을 가리켜 이익이 되는 것이라 합니다.
그래서 돈을 한번 유포하면 한없이 거두어들이기 어려우니, 관官의 소장所藏은 한갓 문구文具일 뿐입니다.
가만히 듣건대, 조정에서는 근일에 궁구할 대책을 의논하려 한다고 합니다만, 이미 피폐된 법이 계속 시행되고 있어 백물百物을 매매하기를 오히려 예전처럼 하고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독약을 입에 머금으면 후설喉舌이 망가지고 흉복胸腹이 팽만하니, 그것이 잘못된 것임을 알면서도 입을 다문 채 뱉어내지 않고 편안히 앉아서 맥을 끊으며 널리 방서方書를 구하는 것과 같으니, 그것이 속히 낫게 하는 방술과는 거리가 멉니다.
이상에서 소신小臣이 진술한 바의 조목조목 나열한 사건事件은 모두 이목으로 접한 바요 중서衆庶가 다 아는 것이거늘, 조정의 청명淸明한 안목으로 어찌 살피지 못한 것이겠습니까?
만일 진정으로 개역改易에 뜻을 둔다면 다시 행하기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단지 아침에 조서詔書 한 장만 내리셔도 네 가지의 폐단이 저녁에 제거될 것이니, 전대前代의 누적된 폐단이 혹은 열국列國에 있기도 하고, 혹은 사이四夷에 있기도 하여서, 고치기를 논의하려고 하나 해내海內를 동요動搖시킬까 두려우므로 그냥 유지하고 수용하면서 구차하게 편안함을 취하는 것과는 같지 않습니다.
현재의 일은 조정에 있는 것이니, 명령만 내리면 됩니다.
민중의 소망이 매인 바이니, 형편상 오래 머물러두기 어렵거늘, 사사로이 고련顧戀하여 시일을 끌고 결단하시지 못하여 천하의 인심을 잃으니, 소신小臣은 취하지 않습니다.
어리석은 소신小臣은 뜻이 나라를 걱정하는 데에 있으므로 언사言詞가 격절激切하여 전형典刑을 간범干犯하였으니, 소심미성小心微誠으로 주륙誅戮을 달게 받겠습니다.
삼가 장문狀文을 갖추어 주문奏聞하옵고 엎드려서 칙지勅旨를 기다리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