御天下有道하니 休之以安하고 動之以勞하여 使之安居而能勤하고 逸處而能憂니라
其君子
는 周旋揖讓
에 不失其節
하고 而能耕田射御
하여 以自致其力
하고 平居習爲勉强
하여 而去其惰傲
하고 厲精而日堅
하고 勞苦而日强
이니라 之人
은 而不憚執天下之大勞
니라
夫是以로 天下之事는 舉皆無足爲者요 而天下之匹夫는 亦無以求勝其上이니라 何者오 天下之亂은 蓋常起於上之所憚而不敢爲니 天下之小人이 知其上之有所憚而不敢爲면 則有以乘其間而致其上之所難이니라
夫其上之所難者는 豈非死傷戰鬪之患으로 匹夫之所輕이나 而士大夫之所不忍以其身試之者耶아
彼以死傷戰鬪之患邀我면 而我不能應이니 則無怪乎天下之至於亂也니라
故로 夫君子之於天下에 不見其所畏하고 求使其所畏之不見이니라
其君子皆有好善之心
하여 高談揖讓
하고 하여 而無慷慨感激之操
하고 하여 不適於用
하고 而畏
之事
니라
天下之英雄은 知其所忌而竊乘之니라 是以로 顚沛隕越하여 而不能以自存이니라
且夫劉聰石勒王敦祖約은 此其姦詐雄武요 亦一世之豪也니라
譬如山林之人이 生於草木之間하여 大風烈日之所咻하고 而雪霜饑饉之所勞苦하여 其筋力骨節之所嘗試者 亦已至矣니라
而使王衍王導之倫
으로 而當其衝
하니 此譬如千金之家 居於高堂之上
하여 食肉飲酒
하고 不習寒暑之勞
어늘 而欲以之捍禦山林之勇夫
하여 而求其成功
하니 此固姦雄之所樂攻而無難者也
니라
是以로 雖有賢人君子之才나 而無益於世요 雖有盡忠致命之意나 而不救於患難이니라
蓋古之君子는 其治天下에 爲其甚勞而不失其高하고 食其甚美而不棄其糲니라
使匹夫小人으로 不知所以用其勇하고 而其上不失爲君子니라
至於後世엔 爲其甚勞而不知以自復하여 而爲秦之强하고 食其甚美而無以自實하여 而爲晉之敗니라
夫甚勞者는 固非所以爲安이요 而甚美者는 亦非所以自固니라
晉之亡은 患在大封同姓하여 而假之以兵不戢이니 則逆節生하여 而中朝無以為居重馭輕之勢니라
內以清虛相髙하고 外以胡虜衡亂하여 而天下之權이 無所歸矣니라
故로 遂以不振하고 而偏安江左하여 以至於移祚하니 悲夫라
진晉의 선비는 일을 익히지 않는 데에 문제가 있었다.
자유子由의 의론은 타당하지 못하나 문장은 아름답다.
천하天下를 통치하는 데에는 일정한 법칙이 있으니, 휴식할 때에는 편안하게 하고 부릴 때에는 수고롭게 하여 백성들로 하여금 편안하게 살면서도 근면勤勉하게 하고 안일하게 처하면서도 우려하는 마음을 갖게 한다.
군자君子가 주선周旋하고 읍양揖讓함에 그 절도節度를 잃지 않으면서 밭도 갈고 활도 쏘고 말도 타고 하여 그 힘을 다하고, 평소에 근면勤勉을 익히어 그 태만과 오만을 제거하고, 정신을 가다듬어 날로 튼튼하게 하고 노력하고 고생하여 날로 강해지게 하면 관면冠冕과 패옥佩玉 차림을 한 고관高官이라도 천하天下의 큰 노역을 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
이 때문에 천하天下의 일은 거개가 족히 하잘것없고, 천하天下의 필부匹夫도 그 윗사람을 이기기를 구하지 않으니, 왜냐하면 천하天下의 난亂은 항상 위에서 꺼려서 감히 하지 않는 데서 일어나고, 천하天下의 소인小人은 윗사람이 꺼려서 감히 하지 못하는 것이 있음을 알면 그 기회를 이용해서 윗사람이 어려워하는 바를 하기 때문이다.
대개 윗사람이 어렵게 여기는 것은 어찌 사상死傷‧전투戰鬪의 화환禍患으로서 필부匹夫는 가볍게 여기지만 사대부士大夫는 차마 몸으로 체험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윗사람이 사상死傷‧전투戰鬪의 화환禍患으로 나를 맞이하면 나는 응하지 않기 마련이니, 천하天下가 난亂에 이르는 것을 괴상하게 여길 것이 없다.
그러므로 군자君子는 천하天下에 있어서 두려워하는 바를 나타내지 않고, 두려워하는 바가 나타나지 않게 노력한다.
이 때문에 일에는 사양하지 않는 바가 있고, 노역에는 꺼리지 않는 바가 있다.
옛날 진실晉室이 패敗한 원인은 천하天下에 군자君子가 없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 군자君子들이 모두 선善을 좋아하는 마음이 있어서 고담준론高談峻論과 읍양진퇴揖讓進退나 하고 염담恬淡하고 청정淸靜하여 강개慷慨하고 감격感激해하는 지조志操가 없고, 당치도 않는 과대한 말을 하여 실용에 맞지 않고, 전쟁하는 일을 무서워하였다.
천하天下의 영웅英雄은 그 군자君子들이 꺼리는 바를 알아서 몰래 그 기회를 이용하니, 이 때문에 진실晉室이 여지없이 무너져 스스로 존재할 수 없었다.
유총劉聰‧석륵石勒‧왕돈王敦‧조약祖約은 간사姦詐한 웅무雄武요, 또한 한 세대의 호걸이었다.
비유하자면, 산림山林(草野)의 사람이 초목草木 사이에서 태어나서 폭풍과 뙤약볕에 시달리고 설상雪霜과 기근饑饉에 고초를 겪어 그 근력筋力과 골절骨節이 다져질 대로 다져진 것과 같다.
그런데 왕연王衍과 왕도王導의 무리로 하여금 청담清談이나 하면서 그들의 충돌을 맡게 하였으니, 이것은 비유하자면, 천금千金의 부유한 집 아들이 고당高堂의 위에 거하여 고기나 먹고 술이나 마시고 추위와 더위에 고생을 한 적이 없거늘, 이들을 써서 산림山林의 용부勇夫를 막아 그 성공成功하기를 구하는 것과 같으니, 이는 본시 간웅姦雄이 마음 놓고 공격하여 어려울 것이 없었다.
이 때문에 비록 현인賢人‧군자君子의 재능이 있다 하더라도 세상에 이익이 될 것이 없고, 비록 충성을 다해 목숨을 바칠 생각이 있다 하더라도 환난患難을 구제할 수 없었다.
이는 그 병통이 자기의 처지를 너무 높이어 천하天下의 궂은 일을 익히지 않는 데서 기인된 것이다.
그러므로 부富하면서 노역하지 못하고 귀貴하면서 다스리지 못한 것이다.
대개 옛날의 군자君子는 천하天下를 다스릴 때에 심한 노역을 하였으나 그 높은 지위를 잃지 않았고, 매우 맛있는 음식을 먹었으나 그 거친 곡식을 버리지 않았다.
그리하여 필부匹夫와 소인小人은 용맹을 쓸 바를 알지 못하게 하고 윗사람은 군자君子의 지위를 잃지 않게 하였다.
그런데 후세後世에 와서는 심한 노역을 하면서도 스스로 실천할 줄 몰라서 진秦의 강성强盛을 가져오게 되었고, 매우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도 실속 없는 일을 하여 진晉의 패국敗國을 가져오게 되었다.
심한 노역을 하는 것은 본시 편안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매우 맛난 음식을 먹는 것 또한 튼튼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진晉이 망한 원인은 동성同姓을 크게 봉하여 그들에게 병권兵權을 빌려주고 거두어들이지 않자 역적이 발생하여, 중조中朝(內朝)가 중앙에서 지방을 통솔할 세력이 없는 데에 있었다.
안에서는 청허清虛한 기풍을 서로 숭상하고 밖에서는 호로胡虜가 난亂을 일으켜 천하天下의 권한이 귀착될 바가 없었다.
그러므로 결국 떨치지 못하고 강좌江左에 치우쳐 있다가 국운國運이 옮겨가게 되었으니, 아!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