治國而爲其地는 非聖人而後然也니라 古之君子는 莫不皆然이니 而其不然者는 則僅存之國也니라
人之治其家也
에 其最上者
는 爲
이요 其次
는 爲
이요 而其次
는 猶得爲天下之良人
이요 其下者
는 乃有不慈不孝
니라
置其不慈不孝면 蓋自其得爲良人以上至於爲순舜이니라
其所以治其身은 上以事其父母하고 下以化服其妻子者不同이나 而其所以爲生者는 子耕於田하고 婦織於室하며 養其鷄豚하고 殖其菜茹하되 無失其時하여 以養生送死는 雖순舜與天下之良人均也니라
舜而不然이면 不得以爲舜이요 天下之人不然이면 不得以爲良人이니라
何者오 是亦治家之地焉耳니 而至於爲國而豈獨無之리오
故로 한漢之興也엔 因진秦之故而不害其爲한漢이요 당唐之興也엔 因수隋之故而不害其爲당唐이니라
由此觀之면 則夫享國之長短과 致化之薄厚는 其地能容之而不能使之也니라
地不能使之長短薄厚나 然이나 長不得地면 則無所效其長이요 厚不得地면 則無所致其厚니라
故로 夫有地而可以容이니 有所爲者 擧而就之可也니라
當今之世엔 祖宗之法이 或具存而不擧하고 或簡略而不備니라
具存而不擧는 是有地而不耕也요 簡略而不備는 是地有所廢缺而不完也니라
欲築室者는 先治其基하여 基完以平而後에 加石木焉이라
蓋嘗論之
컨대 自
以來
로 彊臣專國
하니 則天下震動而易亂
이니라
天下之吏가 婾惰苟且하고 不治其事하여 事日已敗나 而上不知하니 是一不立也요 天下之兵이 驕脆無用하고 召募日廣이나 而臨事不獲其力하니 是二不立也요 天下之財가 出之有限而用之無極하여 爲國百年而不能以富하니 是三不立也니라
基未平也하고 加之以其所欲爲하니 是故로 興一事而百弊作하고 動一役而天下困하고 投足而遇陷穽하고 側身而入河海하니 平居猶懼有患이온 而況求以馳騁於其上哉아
吾欲拒之면 則有以爲拒之之具요 和之면 則有以爲和之之費니라
以天下而待一國이면 其爲有餘力也니 固亦宜矣어늘 而何至使天下皆被其患가
一歲之入
이 不能供一歲之出
이니 是非特
之罪也
요 三事不立之過也
니라
天下之事 因循而維持之하여 以至於漸不可擧언만 猶曰 是養之未至也라하니라
乘舟中流하고 釋其檝而聽水之所之하여 旋於洄洑하고 格於洲浦하되 以爲是固然也라하니 其爲無具 亦已甚矣니라
以今之時는 天子仁恕하고 士大夫好善하며 天下之風俗이 不至於朋黨亂正하여 誣罔君子也니라
世之淸議 凜然在矣니 公卿之欲有爲以濟斯世면 誰有言者리오만 而曰 吾有所待라하면 是徒空言이요 非事實也니라
居之以彊力하고 發之以果敢하고 而成之以無私니 夫惟有私者는 不可以果敢이니라
不果者는 不可以彊力이요 力雖彊이나 而輒爲多疑之所敗니라
天下之人이 惟能爲是三者면 則足以排天下之堅彊하여 而納之於柔懦하고 擾天下之怨怒하여 而投之於不敢이니라
惟不能爲是三者면 則足以敗天下之賢才하여 而卒之以不能有所建이니라
以是三者로 治天下之三不立하여 以立爲治之地니 爲治之地 旣立然後에 擇其所以施之면 天下將無所不可治라하노라
02. 사회의 문제에 대해 새로 제시한 논論 중中
나라를 다스리기 위하여 그 지반을 마련하는 것은 꼭 성인聖人만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옛날의 군자君子들은 다 그렇게 하였으니, 그렇게 하지 않은 사람은 겨우 나라만 가지고 있었을 뿐이다.
자기 가정을 다스림에 있어서 가장 상등인 사람은 우순虞舜 같은 사람이 될 수 있고, 그 다음은 증삼曾參이나 민손閔損 같은 사람이 될 수 있고, 그 다음은 그래도 천하의 선량한 사람이 될 수 있으며, 가장 하등인 사람은 바로 자녀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중에서 자녀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대개 선량한 사람도 될 수 있고 그 이상으로 순舜임금과 같은 사람도 될 수 있는 것이다.
몸을 다스리기 위한 수단에 있어서는 위로 부모를 섬기고 아래로 처자를 교육시키는 경우가 동일하지 않지만, 생활하기 위한 수단에 있어서는 남자는 밭에서 경작을 하고 부인은 집에서 길쌈을 하며, 닭과 돼지를 기르고 채소를 심되 그 시기를 잃지 아니하여, 산 사람을 봉양하고 죽은 사람을 장송葬送하는 것은 비록 순舜임금이라 하더라도 천하의 선량한 사람과 동일하였다.
순임금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순임금이 될 수 없고, 천하의 사람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선량한 사람이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이 또한 가정을 다스리는 지반이니, 나라를 다스리는 데에만 어찌 유독 〈지반이〉 없겠는가?
옛날 문왕文王이 기산岐山을 다스릴 때에 경작자耕作者는 9분의 1을 경작하였다.
그러므로 주공周公이 그 제도를 따라서 보묘步畝, 구혁溝洫의 제도를 세웠다.
무엇인가 하면 주공周公이 따른 것은 치세治世의 성법成法이었다.
공자孔子가 노魯나라에서 벼슬할 때에 노魯나라 사람들이 사냥하여 잡은 짐승의 많고 적음을 비교하니, 공자孔子 또한 사냥하여 잡은 짐승의 많고 적음을 비교하였다.
공자孔子가 따른 것은 쇠세衰世의 여제餘制였다.
전국戰國의 강성한 시대에 제후諸侯들이 무도無道하게 굴었다.
그러나 맹자孟子 또한 “왕자王者가 나온다면 지금의 제후諸侯들을 모조리 몰아 죽일 수 없으니, 그들을 교육시켜서 〈잘못을〉 고치지 않은 뒤에 죽일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한漢나라가 일어날 때에는 진秦나라의 옛 제도를 따랐으나 그 제도가 한漢나라의 건국에 방해가 되지 않았고, 당唐나라가 일어날 때에는 수隋나라의 옛 제도를 따랐으나 그 제도가 당唐나라의 건국에 지장을 주지 않았다.
이것으로 본다면 나라를 유지한 기간의 길고 짧음과 교화를 이룬 정도의 엷고 두터움은 그 지반이 수용할 수는 있지만 그렇게 만들 수는 없다.
지반이 나라를 유지하는 기간을 길게 하고 짧게 하거나 교화를 이룬 정도를 엷게 하고 두텁게 할 수는 없으나, 나라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 지반을 얻지 못하면 그 오래 유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없고, 교화를 두텁게 하는 것이 지반을 얻지 못하면 그 두터움을 이룰 수 없다.
그러므로 지반이 있어야 그것들을 수용할 수 있으니, 국가를 다스리려는 마음을 가진 자는 그렇게 거행해야 된다.
지금 세상에는 조종祖宗의 법도가 혹은 완비되었으나 거행되지 않기도 하고, 혹은 간략하지만 완비되지 못하기도 한다.
완비되었으나 거행되지 않는 것은 바로 땅이 있으나 경작하지 않는 것이고, 간략하지만 완비되지 못한 것은 바로 땅에 상실된 곳이 있어서 완전하지 못한 것이다.
집을 지으려고 할 경우에는 먼저 그 터를 다스려서 터가 완전하고 평평하게 된 뒤에 석재石材와 목재木材를 더한다.
그런데 지금 천하를 다스리는 것은 그렇지 못하다.
일찍이 논해보건대, 오대五代 이래로 강한强悍한 신하들이 국가의 대권을 전단專斷하니, 천하가 진동하여 쉽게 동란이 생겼다.
우리 조종祖宗으로부터 강한强悍한 자들을 제거하여 점점 소멸시켰으니, 지금 세상은 약간 안정될 수 있었다.
지금 세상에 믿어 위안을 삼는 것은 오직 강한强悍한 신하가 없다는 것뿐이다.
그러나 자기에게 한 가지 약간 위안되는 것만을 믿고 그 나머지는 모두 잊고 있다.
그러므로 나는 일찍이 〈경험한 바를 가지고〉 ‘지금 천하에 세 가지가 제대로 서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세 가지가 제대로 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각종 화환禍患이 아울러 일어나고, 각종 선善한 일이 아울러 폐기된다.
천하의 관리들이 목전의 안일만을 탐하여 군색하게 처신하고 일을 다스리지 않아 일이 날마다 나빠지고 있지만 위에서 그것을 알지 못하니, 이것이 일이 제대로 서지 못한 첫 번째 것이고, 천하의 병사들이 교만하고 나약하여 쓸모가 없고, 신병新兵의 모집 범위를 날로 확대하나 전쟁을 당하면 병사들의 힘을 얻지 못하니, 이것이 일이 제대로 서지 못한 두 번째 것이고, 천하의 재물이 나오는 양은 한정되어 있고 쓰는 양은 한이 없어서 나라를 백 년가량 다스려도 부국富國이 되지 못하니, 이것이 일이 제대로 서지 못한 세 번째 것이다.
기초基礎가 평평하지 못하고 게다가 또 하고 싶은 대로 해대니, 이 때문에 한 가지 일을 일으키면 백 가지 폐단이 일어나고, 한 차례 역군役軍을 동원하면 온 천하가 곤욕을 겪고, 발을 내딛으면 함정을 만나고, 몸을 기울이면 하해河海로 들어가니, 평상시에도 오히려 화환禍患이 있을까 두렵거늘, 하물며 그 위에서 분주하게 나대는 경우는 오죽하겠는가?
지금 이적夷狄에 대한 걱정은 바로 중국中國의 한 우환憂患거리이다.
우리가 저들을 막으려고 하면 막을 수 있는 준비가 있어야 하고, 저들과 강화를 하려고 하면 강화할 비용이 있어야 한다.
천하天下(中國)를 가지고 일개 작은 나라(西夏)를 대하면 여력이 있으니, 본래 편의하게 돼야 할 것인데, 어째서 천하가 모두 그 우환을 입게 되었는가?
지금 천하는 다행히도 다른 환난患難은 없고 오직 서북西北이 두려운 대상이 되었을 뿐이다.
그러나 천하의 힘이 또한 이미 곤궁해져서 지탱할 수 없다.
한 해의 수입이 한 해의 지출을 제공할 수 없으니, 이는 다만 납뢰納賂의 죄과가 아니고, 세 가지 일이 제대로 서지 못한 과실이다.
그러므로 세 가지 일이 제대로 서야 치국治國하는 지반이 이미 이루어지는 것이니, 공물을 바치면 한漢 문제文帝가 되고, 공물을 바치지 않으면 당唐 태종太宗이 된다.
공물을 바치고 바치지 않는 것은 우리나라의 치란治亂 관계가 매인 바가 아니다.
치란治亂이 매인 곳은 그 지반이 서고 서지 않음에 달려 있을 뿐이다.
천하의 사업이 모두 옛날 제도에 따라 유지하여 점점 실행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지만, 그래도 말하기를 “이는 배양하는 것이 지극하지 못하다.”고 한다.
중류中流에서 배를 타고 노를 놓아버리고는 물이 흘러가는 대로 따라가 소용돌이에선 회전을 하고 물가에 이르러선 대지르되 이것이 본래 그렇다고 여기니 준비가 없는 것이 또한 너무도 심하다.
지금과 같은 때는 천자天子는 인자하면서 너그럽고 사대부士大夫는 선善을 좋아하며, 천하의 풍속은 붕당朋黨이 정正을 어지럽혀 군자君子를 무망誣罔하는 지경에 이르지 않았다.
그리고 세상의 청의淸議가 늠연凜然히 존재하니, 공경公卿이 훌륭한 일을 하여 이 세상을 구제하려고 하면, 누가 말할 것인가마는 “내가 기다리는 바가 있다.”고 하면, 이는 공연히 해본 말일 뿐이고 일의 실제는 아닐 것이다.
“강력하게 유지하고, 과감하게 발휘하고, 사심 없이 이룰 것이니, 사심이 있는 자는 과감할 수 없다.
하나에만 과감하고 둘에는 과감하지 못한다면 천하가 장차 그에 대해 비판할 것이다.
과감하지 못한 자는 강력할 수 없고, 힘이 비록 강하나 문득 많은 의심에 사로잡혀 실패하는 바가 된다.
천하의 사람들이 이 세 가지를 잘하면 충분히 천하의 견강堅强을 밀어다가 유나柔懦에 집어넣을 수 있고, 천하의 원망과 분노를 길들여서 과감하지 못한 데에 던져버릴 수 있다.
이 세 가지를 잘하지 못하면 충분히 천하의 어질고 재주 있는 사람을 패퇴시켜 끝내 건립하는 바가 있을 수 없게 한다.
이 때문에 사심이 없어야 과감할 수 있고 과감해야 강력할 수 있다.
이 세 가지로써 제대로 서지 못한 천하의 세 가지를 다스려서 다스릴 수 있는 지반을 세울 것이니, 다스릴 수 있는 지반이 이미 세워진 연후에 베풀 데를 택하면 천하가 장차 다스리지 못할 바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