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代之盛時엔 天下之人이 自匹夫以上으로 莫不務自修潔하여 以求爲君子니이다
父子相愛
하고 兄弟相悅
하여 孝悌忠信之美 發於士大夫之間
하고 而下至於
히 朝夕從事
를 終身而不厭
이니이다
至於戰國
하여는 王道衰息
하여 하니 天下翕然而從之
니이다
南畝之民
이 而皆爭爲
하여 以首爭首
하고 以力搏力
하여 進則有死於戰
하고 退則有死於將
하니 其患無所不至
니이다
夫
주周진秦之間
은 其相去不數十百年
이언만 하고 而
진秦人
은 獨喜於戰攻
하여 雖其死亡
이나 而不肯以自存
이니이다
夫天下之人은 不能盡知禮義之美하고 而亦不能奮不自顧以陷於死傷之地하니 其所以能至於此者는 上之人이 實使之然也니이다
然而閭巷之民이 劫而從之면 則可以與之僥倖於一時之功이나 而不可以望其久遠이니이다
而주周진秦之風俗은 皆累世而不變이니 此不可不察其術也니이다
而
진秦之法
은 使其武健壯勇
하여 能斬捕
者
는 得以自復其役
하여 上者優之以爵祿
하고 而下者皆得役屬其隣里
니이다
天下之人은 知其利之所在면 則皆爭爲之하니 而尙安知其他리잇가
然
이나 주周以之興
하고 而
진秦以之亡
하니 天下遂皆
之不能
이나 而不知
진秦之所以使天下者 亦無以異於
주周之所以使天下
니이다
何者잇가 至便之勢 所以奔走天下는 萬世之所不易也니이다
然이나 臣以謂其罪不在於民이요 而上之所以使之者 或未至也니이다
天下之人이 在家欲得其孝하고 而在國欲得其忠하며 兄弟欲其相與爲愛하고 而朋友欲其相與爲信하며 臨財欲其思廉하고 而患難欲其思義니이다
此誠天子之所欲於天下者요 古之聖人이 所欲而遂求之하되 求之以勢하여 而使之自至니이다
今有人使人爲之牧其牛羊하고 將責之以其牛羊之肥면 則因其肥瘠而制其利害니이다
使夫牧者趨其所利而從之면 則可以不勞而坐得其所欲이니이다
今求之以牛羊之肥瘠하고 而乃使之盡力於樵蘇之事하여 以其薪之多少로 而制其賞罰之輕重이면 則夫牧人은 將爲牧耶리잇가 將爲樵耶리잇가
吾之所欲者牧也나 而反樵之爲得이니 此無足怪也니이다
士大夫爲
之文
하고 而治
之學
하며 하여 而皆有意於天子之爵祿
이니이다
然이나 天子之所以求之者唯此요 而人之所由以有得者도 亦唯此니이다
欲求天下忠信孝悌之人하되 而求之於一日之試하니 天下尙誰知忠信孝悌之可喜요 而一日之試之可恥하여 而不爲者잇가
臣以爲欲得其所求인대 宜遂以其所欲而求之니 開之以利而作其怠면 則天下必有應者리니이다
然
이나 天下之人
은 不能深明天子之意
하고 而以爲所爲求之者
는 止於其
이라하나이다
臣欲復古者는 孝悌之科니 使州縣得以與今之진사進士同擧而皆진사進하고 使天下之人으로 時獲孝悌忠信之利하여 而明知天子之所欲이니이다
然
이나 臣非謂孝悌之科 必多得天下之賢才
요 而要以使天下
로 知上意之所在
하여 而各趨於其利
면 則庶乎不待敎而忠信之俗
을 可以漸復
이리니 此亦
주周진秦之所以使人之術歟
인저
02. 백성을 위하는 정치에 대한 책문策文 2
행문行文(文章)이 여유롭게 곡절을 이루면서 유창하다.
삼대三代의 왕성한 시기에는 천하의 사람들이 필부匹夫 이상으로는 깨끗하게 몸을 닦아 군자君子가 됨을 구하는 데 힘쓰지 않는 자가 없습니다.
부자父子는 서로 사랑하고 형제兄弟는 서로 우애하여 효제孝悌 충신忠信의 미풍이 사대부士大夫들 사이에 발생하고, 아래로는 농촌의 농민에 이르기까지 조석으로 농사에 종사하는 것을 종신토록 싫어하지 않습니다.
전국시대에 와서는 왕도王道가 쇠퇴하여 진秦나라 사람이 그 백성을 몰아다가 경농耕農하고 전투戰鬪하는 속에 집어넣으니, 천하 사람들은 흔연히 따랐습니다.
농촌의 농민들이 모두 앞을 다투어 전쟁하는 일을 하여 머리로써 머리를 다투고 힘으로써 힘을 쳐서 전진하면 전쟁에서 죽고 후퇴하면 장수에게 처형을 당하였으니, 그 화환禍患이 이르지 않음이 없었습니다.
주周나라와 진秦나라의 세대 간격은 수십 년이나 수백 년이 되지 않았건만, 주周나라의 백성들은 모두 선善을 좋아하는 마음을 가졌고, 진秦나라 사람들은 유독 전공戰攻을 좋아하여 비록 사망死亡할지라도 스스로 생존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이 두 가지 경우는 신臣이 나름대로 그 까닭을 알고 있습니다.
천하 사람들은 능히 예의禮義의 아름다움을 다 알지 못하고, 또한 능히 분연히 자신을 돌아보지 않으면서 사상死傷하는 경지에 빠져들지도 않으니, 능히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까닭은 윗사람이 실로 그렇게 되도록 한 것입니다.
그러나 여항閭巷 백성들이 위협에 못 이겨 따른다면 그들과 더불어 일시적인 공은 요행히 바랄 수 있지만, 장구하게 유지되기를 바랄 수는 없습니다.
주周나라와 진秦나라의 풍속은 다 여러 세대를 내려오도록 변하지 않았으니, 이것은 그 방법[述]을 살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개 주周나라의 제도는 천하의 선비로서 효제孝悌 충신忠信이 향당鄕黨에 알려져 국인國人에게 전달된 자들은 모두 유관 부서에서 등용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진秦나라의 법제는 무건武健하고 장용壯勇하여 능히 갑옷 입은 적군을 베어 죽이거나 사로잡은 자는 스스로 역役을 면제받을 수 있게 하여, 큰 공을 세운 자는 작록爵祿으로 우대하고 작은 공을 세운 자도 모두 그 인리隣里를 역속役屬(役使臣屬)할 수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천하의 사람들은 그 이익이 있는 바를 알면 모두 앞을 다투어 〈그곳으로 달려가기 마련인데,〉 어떻게 다른 것을 알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주周나라는 이렇게 해서 흥기하고, 진秦나라는 이렇게 해서 망하였으니, 천하 사람들은 모두 진秦나라의 유능하지 못한 것만 탓하고, 진秦나라가 천하 사람을 부렸던 것 또한 주周나라가 천하 사람을 부렸던 것과 다름이 없었던 것은 알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지극히 편리한 형세가 천하 사람을 분주하게 할 수 있는 것은 만세토록 바뀌지 않아서입니다.
그러나 다만 그 부리는 방법이 어떠한가를 논할 따름입니다.
지금 천하의 걱정거리는 실로 백성들이 혼암昏暗하여 교화를 모르는 데에 있습니다.
그러나 신臣은 ‘그 죄는 백성에게 있지 않고 위에서 시키는 것이 혹 지극하지 못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또 천자天子께서 천하에 요구하는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천하의 사람들이 집에 있어서는 효도하게 하려고 하고 나라에 있어서는 충성하게 하려고 하며, 형제간에 서로 우애하게 하려고 하고 친구간에 서로 믿게 하려고 하며, 재물에 임하면 청렴할 것을 생각하게 하려고 하고 환란을 당하면 의분義奮할 것을 생각하게 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진실로 천자天子가 천하에 대하여 하고자 하는 것이고, 옛날 성인聖人이 하고자 하여 결국 구하되 형세로써 구하여 그것들이 스스로 이르게 했던 것입니다.
이러므로 천하 사람들은 구하는 바를 경쟁적으로 구하되 그 뜻에 맞는 것을 구하였습니다.
지금 가사 어떤 사람이 남을 시켜서 소와 양을 치게 하고, 장차 그 소와 양이 살찌는 것을 책임지게 하려고 한다면, 소와 양의 살찌고 수척함에 따라 목자牧者의 이해利害를 제정할 것입니다.
〈그렇게 하여〉 목자牧者가 이익이 될 곳에 가서 종사하도록 한다면 힘들이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도 하고 싶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가사 소와 양을 살찌게 길러줄 것인가, 수척하게 길러줄 것인가를 가지고 〈신중하게 골라서 목자牧者를〉 구해놓고서, 이에 목자牧者로 하여금 땔나무하는 일에 힘을 쓰게 하여 섶나무의 다소를 가지고 상벌賞罰의 경중을 제정한다면, 목자牧者는 장차 소와 양을 치는 일을 하겠습니까, 땔나무하는 일을 하겠습니까?
땔나무를 하면 소와 양이 살찌는 것을 잃고, 소와 양을 치면 상을 얻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그 사람은 거개 땔나무를 하게 되고, 소와 양을 치는 것을 일삼지 않을 것입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은 소와 양을 치는 일이지만 도리어 땔나무를 하는 것이 득이 되기 때문이니, 이것은 괴이하게 여길 것이 없습니다.
지금 천하 사람들이 위에 이익을 구하는 것은 과연 어디에 있겠습니까?
사대부士大夫들은 성병聲病의 시詩와 표략剽略의 문文을 짓고 구차苟且한 학문과 기문記問의 학문을 하며, 옷깃을 늘어뜨려 끌고 띠를 얌전하게 띠고 머리를 숙이고 허리를 굽히고 진퇴읍양進退揖讓의 동작을 하여 모두 천자天子의 작록爵祿에 뜻을 두고 있습니다.
천자天子가 천하 사람들에게 구하는 것이 어찌 여기에 있는 것이겠습니까?
그러나 천자天子가 구하는 것은 오직 이것뿐이고, 사람들이 말미암아 얻음이 있는 것도 오직 이것뿐입니다.
이러므로 이와 같은 일들을 물리칠 수 없는 것입니다.
천하에서 임금께 충성하고 친구간에 신의가 있고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간에 우애하는(忠信孝悌) 사람을 구하되 하루 동안 실시하는 과시科試를 통해서 구하고 있으니, 천하에서 그 누가 충신효제忠信孝悌는 좋은 것이고 하루 동안 실시하는 과시科試는 부끄러운 것임을 알아서 응시하지 않겠습니까?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말엔 답하지 않음이 없고, 덕엔 보답하지 않음이 없다.”라고 하였습니다.
신臣은 ‘그 구하는 것을 얻으려고 한다면 마땅히 그 하고 싶은 것을 가지고 구해야 하니, 이익을 가지고 〈백성을〉 깨우쳐 그 나태한 태도를 〈변개해서〉 진작하게 한다면 천하에 반드시 응할 자가 있을 것’이라 여깁니다.
지금 한 해 걸러서 천하의 인재를 취하고 있으니, 기인奇人과 선사善士가 응당 떨쳐 일어나서 그 가운데 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천하 사람들은 능히 천자天子의 뜻을 깊이 알지 못하고 ‘구하는 바는 눈에 보이는 것에 그칠 뿐’이라 여깁니다.
이러므로 과거科擧에만 힘을 기울이고 스스로 인의仁義에 돌이켜 힘쓸 줄은 모릅니다.
신臣이 복고復古하려는 것은 바로 ‘효제과孝悌科’이니, 주현州縣 사람들로 하여금 지금의 진사進士와 더불어 과거를 봐서 모두 관계에 진출하게 하고, 천하 사람으로 하여금 수시로 효제충신孝悌忠信의 이익을 얻어 천자天子가 하고 싶은 바를 밝게 알게 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한다면 천하는 응당 점점 교화되어 위에서 구하는 바에 부응할 것입니다.
그러나 신臣은 효제과孝悌科가 반드시 천하의 현재賢才를 많이 얻을 것이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요는 천하 사람들로 하여금 윗사람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게 하여 각각 그 이익에 달려가도록 한다면 거의 가르침을 기다리지 않고도 충신忠信의 풍속을 점점 회복할 수 있으니라 여기는 것이니, 이것이 또한 주周나라와 진秦나라에서 사람을 부리던 방법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