然
이나 하고 轍與魯直舅氏
과 相知不疏
하니 讀君之文
하며 誦其詩
하고 願一見者久矣
니이다
性拙且懶하여 終不能奉咫尺之書하여 致慇懃於左右하고 乃使魯直以書先之하니 其爲愧恨을 可量也로다
自
以來
로 頹然自放
하여 頑鄙愈甚
하니 見者往往嗤笑
로되 而魯直
은 猶有以取之
니이다
觀魯直之書하니 所以見愛者 與轍之愛魯直으로 無異也니이다
比聞魯直吏事之餘에 獨居而蔬食하고 陶然自得이라하나이다
蓋古之君子는 不用於世면 必寄於物以自遣하니 阮籍以酒하고 嵇康以琴이니이다
阮無酒하고 嵇無琴이면 則其食草木而友麋鹿에 有不安者矣리이다
獨顔氏子
는 飮水啜菽
하고 居於陋巷
하여 하고 하니 此孔子所以嘆其不可及也
니이다
今魯直
은 하니 此其中所有過人遠矣
로되 而
은 何也
오 聞魯直喜與禪僧語
하니 아
불초不肖한 철轍이 어떻게 족히 노직魯直에게 교유交遊를 청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가형家兄인 자첨子瞻(소식蘇軾의 자字)이 노직魯直과 왕환往還(交遊)한 지 매우 오래이고, 철轍은 노직魯直의 구씨舅氏인 공택公擇과 서로 소원疏遠한 관계가 아니니, 그대의 시문詩文을 송독誦讀하고 한번 만나보기를 원한 지 오래였습니다.
그런데 천성天性이 졸라拙懶하여 끝내 서신書信을 노직魯直에게 보내지 못하고 노직魯直이 먼저 서신書信을 철轍에게 보내오게 하였으니, 그에 대한 괴한愧恨을 가히 헤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철轍은 폐기廢棄된 뒤로 나른해져 떨치지 못하여 우완愚頑하고 비루鄙陋함이 더욱 전보다 심하니,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이 이따금 조소嘲笑를 보내는데, 노직魯直은 오히려 취택해주시는구려.
노직魯直의 서신書信을 읽어보니, 철轍을 아껴주는 것이 철轍이 노직魯直을 아끼는 것과 다른 점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서신書信의 선후문제는 그대가 보내지 않으면 내가 보낼 것이니, 족히 한恨될 것이 없습니다.
요즘 들으니, 노직魯直은 공무公務가 끝나면 홀로 한가히 지내며 채소반찬으로 밥을 먹고 마냥 기쁘게 지낸다고 하더군요.
대개 예전의 군자君子들은 세상에 쓰이지 않으면 반드시 사물에 의탁해서 시름을 달랬으니, 완적阮籍은 술로 하고, 혜강嵇康은 거문고로 하였습니다.
만일 완적阮籍에게 술이 없었고 혜강嵇康에게 거문고가 없었다면 그들은 나물을 먹고 사슴과 벗하는 일에 불안함이 있었을 것입니다.
오직 안씨顔氏의 아들(顔回)만은 물마시고 나물 먹고 누추한 시골에서 살면서 외물外物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그 즐거움을 변경하지 않았으니, 이래서 공자孔子께서 그를 따를 수 없다고 찬탄하신 것입니다.
지금 노직魯直은 눈으로는 화려한 볼거리를 추구하지 않고 입으로는 맛있는 음식을 추구하지 않으니, 마음속에 소유한 것이 일반 사람보다 월등하건만, 오히려 안빈낙도安貧樂道의 문제를 남에게 묻는 것은 무엇 때문이오? 듣건대, 노직魯直은 기꺼이 선승禪僧과 수작酬酢한다고 하니, 안빈낙도安貧樂道에 대한 문제를 좀 알아보았소?
점점 추워가는 이때에 기거起居가 매우 편안합니까?
오직 때에 따라 자애자중自愛自重하기만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