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子由之文이 其奇峭處는 不如父하고 其雄偉處는 不如兄이나 而其疎宕嫋娜處는 亦自有一片烟波하니 似非諸家所及이니라
然而間讀군술책君術신사책臣事민정책民政及고사古史等書하니 誠絶作也니라
역대론歷代論四十三首는 蓋자유子由於罷官영상潁上時니라
其年已老하고 其氣已衰하여 無復嚮所爲飄颻馳驟 若雲之出岫者와 馬之下坂者之態니라
然而閱世旣久하여 於古今得失處에 參驗已熟이라 雖無心於爲文이나 而其折衷於道處는 往往中肯綮切事情하니 語所謂老人之言是已니라
자유子由의 문장이 기초奇峭한 부분은 그 아버지만 못하고, 웅위雄偉한 부분은 그 형만 못하나 그 소탕疎宕하고 아리따운 부분은 또한 저절로 한 조각 연파烟波가 있으니, 제가諸家가 미칠 바가 아닌 것 같았다.
내가 일찍이 형천荊川(唐順之)과 함께 이에 대해 논할 때에 형천荊川은 그 문장을 무척 사랑하였다.
그런데 그동안에 〈군술책君術策〉‧〈신사책臣事策〉‧〈민정책民政策〉 및 〈고사古史〉 등의 글들을 읽어보았더니 참으로 절작絶作이었다.
〈역대론歷代論〉 43수首는 아마 자유子由가 벼슬을 내놓고 영상潁上에 있을 때의 작품일 것이다.
그의 나이 이미 늙고 기운 이미 쇠하여 다시는 이전 작품처럼 나부끼고 치달리는 것이 마치 구름이 산곡에서 나오고 말이 비탈을 내려가는 듯한 태도가 없다.
그러나 세상을 살아온 연륜이 이미 오래여서 고금古今의 득실得失에 대해서는 이미 익숙하게 경험한 터라, 비록 문장을 짓는 데는 별 마음이 없었으나 그 도道를 절충한 곳에는 이따금 요긴함에 적중하고 사정에 절실하였으니, 옛말에 이른바 ‘노숙한 사람의 말’이란 게 바로 그것이다.
나는 그 글들을 다 기록하지 않고 그 견해가 독특한 28편만을 기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