雖老
나 而
未衰
하고 猛虎在山
이나 而藜藿不採
니이다
況復
엔 本無黃髮之嫌
하고 出以濟時
엔 何負
이리잇가
而能去如脫屣하여 名重太山이니 近世以來로 一人而已니이다
罪籍得除하니 或成過洛之幸이요 舊恩未棄하니 尙許登門之遊리이다
07. 문태사文太師의 치사致仕를 축하하는 계주啓奏
삼가 살피옵건대, 중조中朝에서 사직辭職하고 서락西洛으로 돌아가 노년을 보내십니다.
관위官位는 사보師保에 이르고 명망名望은 고금古今에 높으셨으며 지족止足의 풍도風度는 중외中外가 찬탄한 바입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태사太師로서 치사致仕하시니 기虁와 고요皐陶의 위대한 업적을 몸소 이루고 방숙方叔과 소호召虎의 방대한 모략謀略을 겸하셨습니다.
세 조정을 보좌하되 시종여일 절조節操를 지키셨습니다.
백벽百辟(百官)은 남긴 공업功業을 함께 전송傳誦하고, 사이四夷는 명성名聲을 우러러 사모하였습니다.
백성들은 공公을 의지해 안심하게 되었고, 선비들은 공公을 사모하여 힘을 바쳤습니다.
상보尙父는 비록 늙었지만 무용武勇은 쇠하지 않았고, 맹호猛虎는 산山에 있지만 여곽藜藿을 캐먹지 않는 지조를 가졌습니다.
더구나 임금을 모시고 앉아 정사를 의논하는 자리에선 노인임을 아랑곳하지 않았고, 나아가 세상을 구제하고 나서는 적송자赤松子를 따라가 놀려는 약속을 어찌 저버리겠습니까?
벼슬을 헌신짝 버리듯이 하여, 이름이 태산보다 무거웠으니, 근세近世 이래로 오직 한 사람뿐이었습니다.
장차 숭산嵩山과 소실산少室山의 아래에서 한가히 노닐고, 이수伊水와 낙수洛水의 사이에서 마냥 오르내리실 것입니다.
몸은 백운白雲처럼 떠다니고, 녹야綠野에 당堂을 개설하실 것입니다.
정종鼎鍾의 무거운 짐을 벗어버리고 죽백竹帛(史冊)의 남은 빛을 거두실 것입니다.
비록 단청丹靑에 그려지고 시축尸祝으로 받들게 하더라도, 민중이 원하는 바거늘 누가 흠잡을 수 있겠습니까?
모某는 일찍이 공소空疏한 자질로 그릇되게 공公의 추장推獎을 받았습니다.
일찍이 하해河海 같은 힘을 빌려 조금이나마 국가에 공헌을 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려운 일들이 많아 몇 년을 표류漂流하였습니다.
장차 고향으로 돌아가 조상의 분묘墳墓를 보살피며 공명功名을 단념하려고 맹세하였습니다.
죄적罪籍에서 이름이 제거되었으니 혹 낙양洛陽을 들러 배알拜謁하고픈 소원이 이루어질 것이요, 예전에 입은 은혜를 아직도 간직하고 있으니 문하門下에 찾아가는 것을 허락하실 것입니다.
한 번 공公의 말씀을 듣는다면 오래 끌어온 소원을 마칠 것입니다.
이에 가송歌頌을 지어서 무궁히 전해 보일 것입니다.
굽어 평생을 위로하고 우러러 은우恩遇에 답하옵니다.
태병台屛을 바라보니 설레는 마음 견딜 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