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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洋古典解題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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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시품詩品》은 중국 위진남북조魏晉南北朝 시대 남조 제齊·양梁나라의 문예비평가 종영鍾嶸의 시문학비평서이다. 중국 문예사 최초의 시 평론 저작인 《시품》은 오언시가 흥성하던 당시 시 발전의 현실을 직시하고 사언시를 ‘아음雅音’, ‘정체正體’로 보던 보수적 의식을 깨뜨리는 한편, 오언시의 창작을 집중적으로 평했다. 《시품》의 성과는 무엇보다도 오언시 창작의 성취에 대한 이론적 결산이다.

2. 저자

(1)성명:종영鍾嶸(468?〜518?)
(2)자字·별호別號:자는 중위仲偉
(3)출생지역:영천穎川 장사長社(현 중국 하남성河南省 장갈현長葛縣 동북 지역)
(4)주요활동과 생애
종영은 제중군齊中軍 참군參軍을 역임한 종도鍾蹈의 아들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공부에 관심을 갖고 생각이 깊었다. 남조 제나라 무제武帝 영명永明 3년(485)에 국자생國子生이 되어 《주역周易》을 깊이 연구함에 따라 국자좨주國子祭酒 왕검王儉의 눈에 들어 본주本州 수재秀才에 천거되었다. 양나라 무제 천감天監(502〜519) 초, 임천왕臨川王 참군이 되어 혁신적인 정치를 상주해 주목을 받았다. 천감 10년(511)에는 서중랑西中郞 진안왕晋安王 기실記室이 되었다가 얼마 후 사망했다.
(5)주요저작:미상未詳

3. 서지사항

《시품》은 양 무제 천감 12년(513) 즈음에 완성되었는데, 《수서隋書》 〈경적지經籍志〉에 의하면 “《시평詩評》 3권은 종영이 저술한 것인데 《시품》으로도 불린다.”라고 했고, 당·송 시대엔 이 두 개의 책명이 공존했으며, 명·청 이후에야 《시품》으로만 불렸다. 처음에는 상·중·하 3권에 각기 소서小序가 있었지만, 청대淸代 하문환何文煥이 《역대시화歷代詩話》에 수록할 때는 이를 하나로 합쳐 전권 앞에 배치했다.
전해오는 《시품》의 판본은 매우 많은데, 가장 오래된 것은 원대의 《산당선생군서고색山堂先生群書考索》본이며, 흔히 보이는 것은 《진체비서津逮秘書》본, 《학진토원學津討源》본, 《역대시화》본 등이다.

4. 내용

《시품》은 한漢, 위魏부터 제齊, 양梁에 이르는 시인 122명을 상‧중‧하 3품으로 나누었다. 상권에서는 무명씨의 ‘고시古詩’를 비롯해 반첩여班婕妤, 조식曺植, 유정劉楨, 왕찬王粲, 완적阮籍, 육기陸機, 반악潘岳, 장협張協, 좌사左思, 사령운謝靈運 등 11명을 상품으로, 중권에서는 진가秦嘉, 서숙徐淑, 조비曹丕, 혜강嵇康, 장화張華 등 39명을 중품으로, 하권에서는 반고班固, 조일趙壹, 조조曹操, 조예曺叡, 조표趙彪, 서간徐幹, 완우阮瑀 등 72명을 하품으로 분류했다.
중국 문예사 최초의 시 평론서인 《시품》은 오언시가 흥성하던 당시 시 발전의 현실을 직시하고 사언시를 ‘아음雅音’, ‘정체正體’로 보던 보수적 의식을 깨뜨리는 한편, 오언시의 창작을 집중적으로 평했다.
각 개의 시인을 상·중·하품으로 열거한데 대해, “청탁淸濁을 구분해 밝히고 장단점을 두루 지적했다.”고 한 종영은 간결한 언어로 그들의 풍격과 특징을 개괄하고 성취와 결함을 분석하였으며 때때로 연원과 계승 관계를 소급해 그 유파를 구분하려 했다. 예를 들어 이릉李陵에 관해 논하면서 “그 원류는 《초사》에서 왔다. 문장에 처량함이 많으니, 원이 맺힌 자의 부류이다.”라고 했고, 조식에 관해 논하면서는 “그 원류는 〈국풍國風〉에서 왔다. 골기가 기묘‧고상하고 문채가 화려하며, 정취는 아정雅正과 원통을 겸하고 체제는 문文과 질質을 모두 갖춰서, 고금에 찬란하고 뭇 사람에 빼어나다.”라고 했다.
종영은 시인을 평하면서 대체로 핵심을 파악했다. 《시경》과 《초사》를 양대 근원으로 삼아 시 발전의 맥락을 정확히 개괄했다. 그러나 시인의 등급과, 원류에의 귀속에서 적절치 않은 부분도 가끔 발견된다. 대표적으로 도연명과 포조鮑照를 중품에, 조조를 하품에 넣은 것이나 도연명의 근원을 응거應璩로 본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5. 가치와 영향

종영은 ‘시는 성정性情을 읊는 것’이라는 기본 관념에서 출발해 외부 환경이 시인의 마음속 감정을 촉발하는 작용에 대해 강조하였다. 그는 시정詩情이 자연의 사물에 의해 촉발된다는 창작 전통과 이론적 전통을 계승하였다. 다른 한편으로 종영은 시인의 사회적 경력이 감정과 심리상태에 끼치는 영향을 지적하였다. 시에서의 사회적 요소를 강조하는 견해는, 단지 시가 자연적 요소에 의한 ‘감물感物’의 결과라는 식의 이론에서 벗어난 중대한 발전이었다.
종영은 시가 성정을 읊는 것을 근본으로 삼는 이상, 고사 인용을 중시해서는 안 된다고 했으며, 시의 성률聲律 문제에 대해선 인위적 음운의 배치보다는 자연스러운 흐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의 내용[質]과 형식[文]을 함께 중시했다. 아울러 시의 ‘자미滋味’에 대한 중시도 《시품》의 이론적 공헌 중 하나이다.
종영의 《시품》은 후대에 큰 영향을 끼쳤다. 당唐나라 사공도司空圖, 송宋나라 엄우嚴羽와 오도손敖陶孫, 명明나라 호응린胡應麟, 청清나라 왕사정王士禎·원매袁枚·홍양길洪亮吉 등 역대 시 논평가들이 시의 관점, 방법, 비평 용어 등에서 모두 그 영향을 받았다. 청말 장학성章學誠은 《문사통의文史通義》에서 “시화의 근원은 종영의 《시품》에 근거한다.”라고 평했고, 《사고전서총목四庫全書總目》에서는 “오묘함이 문장을 앞서, 《문심조룡文心雕龍》과 병칭될 만하다.”라고 하였다.
《문심조룡》과 함께 시론의 기초를 제공한 《시품》이 고려와 조선의 문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연구가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이 당시 주류 문인들의 글에 시론서의 대표작으로 거론되는 것으로 보면 당시 시론 형성에 일정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된다.

6. 참고사항

(1)명언
• “기는 사물을 움직이고 사물은 사람을 감동시킨다. 그러므로 사람의 성정을 요동시켜 춤과 노래에 나타내게 한다.[氣之動物 物之感人 故搖蕩性情 形諸舞詠]” 〈상품서上品序〉
• “음미하는 이들로 하여금 끝없는 감상에 젖게 하고, 듣는 이들로 하여금 마음을 움직이도록 한다.[使味之者無極 聞之者動心]” 〈상품서上品序〉
• “나는, 문장은 본디 소리 내어 읽어야 하므로 어색한 것이 없어야 하고, 청탁이 소통되고 언어가 순조로우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余謂文製本須諷讀 不可蹇礙 但令淸濁通流 口吻調利 斯爲足矣]” 〈상품서上品序〉
(2)색인어:시품詩品, 종영鍾嶸, 시평詩評, 시화詩話, 오언시五言詩, 위진문학魏晉文學, 역대시화歷代詩話
(3)참고문헌
• 鍾嶸詩品校證(車柱環)
• 譯註 詩品(이철리, 창비)
• 譯註 歷代詩話(김규선, 소명출판)
• 궁극의 미학(안대회, 문학동네)
• 詩品集注(曹旭, 上海古籍出版社)
• 詩品注(陳延傑, 人民文學出版社)
• 鍾記室詩品箋(古直, 中華書局)
• 詩品講疏(許文雨, 成都古籍書店)
• 鍾嶸詩品(高木正一, 日本東海大學出版社版)
• 鍾嶸詩品校釋(呂德申, 北京大學出版社)
【김규선】

동양고전해제집 책은 2018.05.11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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