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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洋古典解題集

동양고전해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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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개자원화전(芥子園畵傳)》은 청(淸)나라 때에 금릉(金陵)(지금의 남경(南京))의 개자원(芥子園)에서 다색 판화기법으로 간행된 채색화보이다. 1679년(강희(康熙) 18)에 출간된 초집 〈산수수석보(山水樹石譜)〉, 1701년(강희 40)에 출간된 2집 〈난죽매국보(蘭竹梅菊譜)〉, 3집 〈초충화훼보(草蟲花卉譜)〉와 〈영모화훼보(翎毛花卉譜)〉로 이루어져 있다. 회화 이론, 표현 기법, 유명 화가들 작품의 복제본이 수록되어 회화 입문서 및 교본으로서 동아시아 회화사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

2. 저자 / 편자

(1) 성명:이어(李漁)(1610~1680) / 심인백(沈因伯)(?~?)
(2) 자(字)·별호(別號):이어의 자는 상범(謪凡), 호는 입옹(笠翁) / 심인백의 자는 심우(心友), 호는 서냉(西冷), 또는 극암(克菴)이다.
(3) 출생지역:강소(江蘇) 치고(雉皐)(現 중국 강소성(江蘇省) 여고(如皐))
(4) 주요활동과 생애:
이어(1610~1680)는 명말청초에 금릉(金陵)을 중심으로 활동한 희곡작가이다. 그는 평생 16종의 희곡을 짓고 가족 극단을 만들어 작품 활동을 하였다. 개자원(芥子園)은 이어의 별장이자 책을 판매하는 서방(書房)이었는데, 건물이 지어진 땅이 겨자씨[芥子] 모양을 닮아 이러한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그의 서방에서는 주로 회화와 관련된 책을 출간하였다. 이어 자신이 직접 그림을 그리기도 하며 문예계 인사들과 활발히 교유하였다.
《개자원화전》 초집은 이어가 출자하고 표제에 ‘입옹선생논정(李笠翁先生論定)’이라 표기하는 등 그의 이름을 내세워 간행된 화보이나, 편찬 과정은 그의 사위인 심인백이 주도하였다. 심인백은 이어의 사후에 2, 3집을 간행하기도 하였다. 판각과 인쇄 등 실제 제작을 담당한 인물은 당시 금릉에서 활동한 화가인 왕개(王槪)(1645~1707 이후 추정)이다.
(5) 주요저작:
《입옹대운(笠翁對韻)》 대구(對句)와 운율을 사용하여 시 짓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
《이어일가언(李漁一家言)》 이어의 시와 수필을 엮은 책

3. 서지사항

《개자원화전》은 1679년(강희 18)에 출간된 초집, 1701년(강희 40)에 출간된 2집과 3집으로 이루어져 있다. 초집은 〈산수수석보〉 5책, 2집은 〈난죽매국보〉 4책, 3집은 〈초충화훼보〉와 〈영모화훼보〉 4책으로 총 13책이다. 이 화보는 당시 한국과 일본으로도 전해져 널리 향유되었는데, 초간본 출간 이후에 개자원을 포함한 여러 서방에서 다종다양한 번각본과 석판본이 출간되는 등 중국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에서 회화 입문자와 예술 애호가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개자원화전》 초집의 서문에 따르면 이어의 사위인 심인백의 집안에 저명한 화가였던 이유방(李流芳)(1575~1629) 소장의 화첩이 전해지고 있었으며, 이 화첩의 명화들을 세상에 널리 알리기 위해 화보를 제작하게 되었다고 그 동기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은 화보의 가치를 높여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함일 뿐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당시 강소(江蘇) 지역, 특히 금릉에서는 인쇄 기술의 발전과 함께 출판업이 성행하였다. 여항(閭巷)의 문화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사대부들의 문예 애호 행위를 모방하려는 욕구 또한 커지자, 대중의 관심과 수요에 부응하여 상업적인 목적으로 출간된 화보라는 해석이 사실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어는 문학가이자 감평가로서 조선에도 잘 알려진 인물이었기에 조선에서 《개자원화전》은 《입옹화전(笠翁畵傳)》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었다. 실제로 국내에 소장된 《개자원화전》 판본 중에서는 책을 보수하는 과정에서 표지를 '입옹화전'이라 새로 써넣은 사례들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는 18세기에서 20세기 초 사이에 중국에서 전래된 《개자원화전》 목판본과 석인본 약 60종 이상이 소장되어 있다.

4. 내용

《개자원화전》 초집인 〈산수수석보〉는 산수화를 그리는 방법을 다룬 책으로, 서문, 회화 이론, 세부 기법인 〈수보(樹譜)〉, 〈산석보(山石譜)〉, 〈인물옥우보(人物屋宇譜)〉, 유명 화가들의 작품 임모본(臨摸本)인 〈모방제가화보(摹倣諸家畵譜)〉로 구성되어 있다.
2집인 〈난죽매국보〉는 난초, 대나무, 매화, 국화를 그리는 방법을 다룬 책으로, 서문, 회화 이론, 각 소재에 따른 세부 기법인 〈난보(蘭譜)〉, 〈죽보(竹譜)〉, 〈매보(梅譜)〉, 〈국보(菊譜)〉, 유명 화가들의 작품 임모본인 〈고금제명인도화(古今諸名人圖畵)〉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3집 중 〈초충화훼보〉는 꽃과 풀, 곤충을 그리는 방법을 다룬 책으로, 서문, 목록, 회화 이론, 세부 기법인 〈화법가결기수식(畵法歌訣起手式)〉, 유명 화가들의 작품 임모본인 〈고금제명인도화〉로 구성되어 있다. 〈영모화훼보〉는 꽃과 풀, 새를 그리는 방법을 다룬 책이며, 세부 구성은 〈초충화훼보〉와 거의 동일하다.

5. 가치와 영향

《개자원화전》의 제작에 앞선 1627년(천계(天啓) 7), 명(明)나라 말기 금릉의 십죽재(十竹齋)에서는 출판가이자 서화가인 호정언(胡正言)(1584~1674)이 다색판화기법인 두판채색투인(餖版彩色套印)을 개발하여 《십죽재서화보(十竹齋書畵譜)》를 출간하였다. 붓으로는 구현해낼 수 없는 바림[gradation]기법 등 다색 판화만의 독특한 미감은 당시 출판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이는 중국 판화사에 한 획을 그은 매우 획기적인 인쇄 기술이기도 하였다.
《개자원화전》 초집은 왕조 교체 이후에 쇠락할 수도 있었던 두판채색투인 기술을 적용하여 청대에 제작된 최초의 채색 산수화보였다. 초집과 20년 이상의 시간차를 두고 출간된 2집과 3집에서는 인쇄 기술에 있어 한층 더 발전된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개자원화전》은 청대에 출간된 다색 인쇄 출판물의 본보기가 되었다.
조선시대 문헌에서는 《개자원화전》에 적용된 인쇄 기술, 이 화보에 수록된 회화 이론의 인용, 화보 수장 및 감상, 임모(臨摸) 정황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여러 기록들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왕실에서 작성된 서목에도 궁궐 내의 주요 서적 수장처에 이 화보가 수장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기록되어 있다. 이를 통해 이 화보가 조선시대 화가뿐만 아니라 사대부, 여항의 지식인, 왕실 등에 의해 매우 활발히 수장 및 감상된 교양예술서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개자원화전》에 수록된 다양한 회화 기법과 명가(名家)의 임모 작품들은 조선 후기 이후에 활동한 화가들이 중국의 문인화풍을 학습하고 이를 발전시켜 자신만의 개성 있는 화풍을 개발해 나가는 과정에 많은 참고가 되었다. 이러한 사실은 현전하는 조선시대 유명 화가들의 작품 속에 차용된 《개자원화전》의 도상(圖像)과 이 화보를 방(倣)한 수많은 작품들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6. 참고사항

(1) 명언
• 나뭇가지와 잎, 산봉우리, 수구, 제방의 돌과 다리, 궁실, 배와 수레 등을 그릴 때 그 세밀한 요법을 남김없이 갖추었다. [若爲分枝 若爲點葉 若爲巒頭 若爲水口 與夫坡石橋道宮室舟車 瑣細要法 無不畢具] 〈初集 卷一 李漁의 序〉

• 세상의 실물 산수를 애호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모두 산수를 직접 그리는 즐거움을 누리게 하고, 반드시 전업적인 화가가 아닐지라도 뛰어난 화가와 같은 실효를 얻게 하고자한다. [俾世之愛眞山水者 皆有畵山水之樂 不必居畵師之名 而已得虎頭之實] 〈初集 卷一 李漁의 序〉

• 벽오청서도는 석전이 벽오동을 그린 것
누구의 집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경내가 아늑하고 외졌어라
관아 누대 담장 가득 벽오동나무 두 그루 높이가 백 척 정도 될까
바람 불면 난간을 번득이며 덮고 그늘져 푸른 물감이 책상머리에 번진다오
허리띠 느슨히 화창한 날이 기껍고 더위도 잊은 채 여름날이 쾌적해라
개자원화보 그림이 괜히 생각나는데 衡山의 객이 없는 것이 한스러웠네 [碧梧淸暑圖 石田所粉碧 未省此誰家 其境窈而僻 官樓滿墻梧 兩本高百尺 風欄覆交加 蒼潤床頭易 緩帶日忻舒 忘暑夏之適 空想芥園譜 恨無衡山客] 〈徐榮輔, 《竹石館遺集》 冊一, 〈詩〉〉

(2) 색인어
개자원화전(芥子園畵傳), 이어(李漁), 심인백(沈因伯), 왕개(王槪), 다색판화(多色板畵), 채색화보(彩色畵譜), 십죽재서화보(十竹齋書畵譜), 조선 후기(朝鮮後期), 방작(倣作)

(3) 참고문헌
朝鮮後期 南宗文人畵에 미친 芥子園畵傳의 영향 (김명선,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 석사학위논문, 1991.)
《芥子園畵傳》 初集의 傳來와 朝鮮 後期 畵壇의 受容 (윤승희,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사학과 석사학위논문, 2016.)
全譯 芥子園畵傳 上·下 (정인승 외 역, 성지학사, 1976.)
《芥子園畵傳》 3집과 조선 후기 화조화 (차미애, 《미술사연구》 26, 2012.)
상업출판 문화와 개자원화전 초집의 편찬내용 (홍선표, 《한국문화연구》 12, 2007.)
《芥子園畵傳初集》考評 (劉越, 南京師範大學 中外美術交流史 博士學位論文, 2007.)
再論王槪與《芥子園畵傳初集》 (呂曉, 《故宮博物院院刊》 第2期, 北京: 故宮出版社, 2010.)
中國畵譜の集大成: 《芥子園畵傳》 初集·二集·三集の全貌 (小林宏光, 《大東急記念文庫蔵 芥子園畵傳》三集, 東京: 勉誠出版, 2009.)



동양고전해제집 책은 2023.10.30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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