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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洋古典解題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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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신감(申鑑)》은 동한(東漢) 말기에 생존했던 순열(荀悅)의 정치평론서이자 철학논저라고 할 수 있다. 순열은 《신감(申鑑)》을 저술하여 당시 동한의 황제였던 헌제(獻帝)에게 역사적 경험을 통해서 동한 제국의 쇠락의 원인을 찾고, 다시 중흥의 기틀을 다지고자 황제 권력의 확립과 인의(仁義)로서 통치기반을 마련할 것을 주장하였다. 《신감(申鑑)》은 기울어가는 동한 제국을 부흥시키기 위해서 만든 책이라고 할 수 있다.

2. 저자

(1) 성명:순열(荀悅)(148~209)
(2) 자(字):자는 중예(仲豫)
(3) 출생지역 : 순열은 하남성(河南省) 허창(許昌)에서 출생했다.
(4) 주요활동과 생애
동한 말의 철학자이며 사학가, 정론가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며, 전국시대 순자(荀子)의 13세손으로 한말 명문대가였던 순씨(荀氏) 집안 출신이다. 그의 조부 순숙(荀淑)은 당시 이름난 대학자였으며 한 헌제 때 낭중(郎中), 당도장(當塗長)을 지내기도 하였다. 그는 신군(神君)이라 불릴 만큼 대단한 덕과 학문을 갖춘 자였다. 그에게는 검(儉), 곤(緄), 정(靖), 도(燾), 왕(汪), 상(爽), 숙(肅), 전(專) 등 여덟 명의 아들이 있었다. 《신감(申鑑)》의 저자 순열은 바로 첫째 순검(荀儉)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아버지가 일찍 죽어 심한 가난에 시달렸다. 그러나 그는 12살에 이미 《춘추(春秋)》에 통달하였고, 집에 책이 없어 이웃집 책을 한 번 보면 그대로 외울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영제(靈帝) 때 동한이 기울어가면서 환관들이 멋대로 날뛰는 모습을 보고 벼슬에 뜻을 버리고 은거하여 독서에만 열중하였다. 그리하여 당시 사람들이 그의 인물됨을 알아보지 못하였으나 종제(從弟) 순욱(荀彧)만은 그를 높이 여겨 존경해 마지않았다. 헌제 건안(建安) 초 순열은 당시 진동장군(鎭東將軍) 조조(曹操)의 막부에 불려가 첫 관직에 발을 들여놓았으며 뒤를 이어 황문시랑에 올랐다. 당시 헌제는 문학을 좋아하여 문학사에서 흔히 건안문학(建安文學)이라 일컬어지는 문풍을 일으켰다. 이러한 시대 조류에 따라 순열 역시 궁중에서 시강(侍講)을 담당하여 아침저녁으로 담론을 나눌 수 있었다.
(5) 주요저작
헌제는 반고(班固)의 《한서(漢書)》가 너무 번잡하고 읽기에 불편하다고 생각해서 순열에게 ‘좌씨체(左氏體)’에 맞추어 이를 정리하도록 명하였다. 이에 순열은 《한기(漢紀)》 30편을 정리하여 바쳤다. 이외에도 《숭덕(崇德)》, 《정론(正論)》 및 그밖에도 수십 편이 있었으나, 대부분 유실되고 현재는 《한기(漢紀)》와 《신감(申鑑)》만 전해지고 있다.

3. 서지사항

순열 《신감(申鑑)》의 주요 내용으로는 〈정체(政體)〉, 〈시사(時事)〉, 〈속혐(俗嫌)〉, 〈잡언(雜言)〉 상하 등 5편으로 되어 있으며, 주로 유가사상(儒家思想)을 계승하여 덕치(德治)를 이룰 것을 주장하는 내용과 일부 당시 습속에 대한 자신의 견해, 그리고 자신의 철학사상을 가미한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표적인 판본으로는 《용계정사총서(龍溪精舍叢書)》本, 《소만권루총서(小萬卷樓叢書)》本, 《신편제자집성(新編諸子集成)》本, 《사부총간(四部叢刊)》本 등이 있으며, 근래의 성과로는 2012년 中華書局에서 간행한 손계치(孫啓治)의 《申鑑注校輔》가 있다.

4. 내용

순열은 동한의 정권이 조조의 손으로 넘어가고 천자는 명목상의 존재로 공경만 받을 뿐인 신세로 전락했다는 것을 깨닫고, 헌제가 다시 권력을 회복할 수 있기를 원했지만 불가능 하다고 하는 사실을 직시하게 된다. 그는 이러한 현실을 통감하였기 때문에 역사적 교훈과 경험을 총괄하는 한편 인의에 기반을 둔 유가의 도리로써 선대와 한나라 시기의 정치적 공과를 비교 검토하여 《신감(申鑒)》을 저술하여 군주에게 거울로 삼게 하고자 했다. 헌제는 순열의 《신감》을 읽어보고 매우 좋아했다. 이러한 《신감》에는 순열 자신의 철학과 정치사상이 반영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우선 첫 편 〈정체(政體)〉에서는 치국의 근본 원리와 방침, 정치의 근본 체제 등을 서술하고 있으며, 〈시사(時事)〉에서는 고금의 도와 21가지의 현안을 제시하고 이를 해결할 방법과 구체적 시행 방침 등을 열거하고 있다. 그리고 〈속혐(俗嫌)〉에서는 당시 풍속의 폐단이나 백성들의 의혹에 갇혀 있던 미신, 복서(卜筮), 삼오위(三五位), 기도와 질병, 관상과 신선술, 양생법과 참위설 등에 대한 자신의 견해와 주장을 서술하고 있다. 다음으로 〈잡언(雜言) 상(上)〉에서는 다시 정치에 관한 사안으로 군신과 군민 관계의 올바른 설정을 통해 이상적인 통치를 이룰 것을 주장하고 있으며, 〈잡언(雜言) 하(下)〉에서는 주로 철학적인 내용을 위주로 다루고 있다. 특히 덕, 낙천지명(樂天知命), 성(性)과 명(命), 성선설(性善說)과 성악설(性惡說), 인성의 분류와 삼품(三品) 등을 거론하고 있어 동한 말 철학사상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5. 가치와 영향

순열의 《신감(申鑑)》은 본인의 철학을 정리한 논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동한 황제인 헌제에게 상주한 정론서이기도 하다. 《자치통감(自治通鑑)》에 보이는 그 대강의 내용으로는 천명이나 참위를 논하는 대신 오직 현실 정치의 구상과 집행에 충실하는 것만이 천하를 태평하게 하는 길이라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예언학과 도가적 요소가 유교에 스며드는 것이 자연스러웠던 풍조를 감안하면 신기할 만큼 현실주의에 입각한 정통파 유학자이자 정치 철학자였던 셈이다. 호삼성(胡三省)은 국가의 흥망에 관해서는 순열의 능력이 당대 최고의 명 참모들이었던 순욱‧순유보다 뛰어났다고 평했다.

6. 참고사항

(1) 명언
• “선인들의 말씀이 있었으니, 남쪽 초나라를 가려고 하면서 마차의 끌채는 북쪽으로 해놓고 마차를 모는 사람이 ‘내 말은 좋은 말이고 돈도 많으며 마차를 모는 기술도 훌륭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세 가지가 많을수록 마차는 초나라와 멀어질 뿐이다.[先民有言 適楚而北者曰 吾馬良 用多 御善 此三者益侈 其去楚亦遠矣]” 〈잡언(雜言) 하(下)〉
• “잘 금지하는 사람은 먼저 자신부터 금지하고 남에게 금지하게 한다.[善禁者 先禁其身而后人]” 〈정체(政體)〉
• “무릇 삶은 나 자신이 제어하는 것이고 본성과 운명은 그대로 존재하는 것일 뿐이다.〔夫生我之制 性命存焉爾〕〈잡언(雜言) 상(上)〉
(2) 색인어:순열(荀悅), 덕치(德治), 낙천지명(樂天知命), 성(性), 명(命), 성삼품(性三品), 동한(東漢)
(3) 참고문헌
• 龍溪精舍叢書(鄭尧臣, 中國書店)
• 申鑑注校輔(孫啓治, 中華書局)
• 後漢書(范曄, 中華書局)
• 四部叢刊(張元濟, 商務印書館)
• 秦漢思想史(周桂鈿, 河北人民出版社)

【조원일】



동양고전해제집 책은 2023.10.30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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