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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洋古典解題集

동양고전해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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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중국(中國) 명(明)나라 말기의 문인 홍응명(洪應明)이 지은 책이다. 출처진퇴, 처생훈, 인생의 즐거움 등 다양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주로 유교의 내용을 중심으로 하였으나 도교와 불교의 내용도 도입하였고, 대구(對句) 구성의 간결한 미문으로 저술되었다.

2. 저자

(1)성명:홍응명(洪應明)(1572?~1620?)
(2)자(字)·별호(別號):자는 자성(自誠), 호는 환초도인(還初道人), 환초당주인(還初堂主人)이다.
(3)출생지역:미상(未詳)
(4)주요활동과 생애
홍응명의 생애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진 것이 없다. 다만 명나라 만력(萬歷) 8년(1580)에 진사에 급제한 우공겸(于孔兼)의 제사(題辭)가 《채근담》에 들어 있고, 거기에 “친구 홍자성이 《채근담》을 가져와 나에게 보이고 서문을 받아갔다.”는 글이 있는 것으로 보아 중국 명나라 때의 사람이었음은 분명하다.
명대의 사상가이자 학자로 알려져 있으며, 대략 신종(神宗) 만력을 전후로 활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명나라 원황(袁黄)은 《선인(仙引)》에서 “홍자성은 신도의 제자이다.[洪生自誠氏 新都弟子也]”라고 하였고, 풍몽정(馮夢楨)은 《불인(佛引)》에서 “홍자성은 어려서는 어지럽고 화려함을 사모하다가 만년에 선불교에 귀의하였다.[洪生自誠氏 幼慕紛華 晚棲禪寂]”라고 하였으며, 또 홍응명의 저술 중에 《선불기종(仙佛奇踪)》이 있는 것을 보면, 홍응명은 일찍이 벼슬하여 공명을 이룰 것을 힘쓰다가 만년에 산림에 은거하면서 불교에 귀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5)주요저작:《선불기종(仙佛奇踪)》

3. 서지사항 특징

《채근담》이라는 책의 이름은 송나라의 학자 왕신민(汪信民)이 《소학(小學)》에서 “사람이 언제든지 나물 뿌리를 씹어 먹고 살 수 있다면 곧 모든 일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人常能咬菜根 卽百事可成]”고 한 데서 나온 말인데, 우공겸의 제사에도 저자가 청렴한 생활을 하면서 인격 수양을 게을리 하지 않았으며, 인생의 온갖 고생을 맛본 체험에서 우러난 주옥같은 지언(至言)이라고 적고 있다. 이 책의 본질도 바로 그러한 나물 뿌리에서 느껴지는 깊고 담담한 맛으로, 저자가 말하는 삶의 진리나 깨달음도 소박하고 단순하다.
《채근담》의 현전하는 판본은 크게 두 가지로 명나라 때 출간한 판본과 청나라 때에 재출간한 판본이 있다. 명나라 판본은 ‘홍자성(洪自誠) 저(著)’라고 밝힌 판본이며, 청(淸)나라 판본은 홍응명(洪應明)을 저자로 하고 있으며 건륭본(乾隆本)과 광서본(光緖本)이 있다. 홍자성본과 홍응명본은 구성 방식이나 문장 표현에서 차이가 있다.
홍자성본에는 환초도인이라는 호가 붙어있고, 우공겸의 제사가 있다. 전집과 후집으로 나뉘며, 전집 225조, 후집 134조의 대구 형식의 짤막한 글로 구성되어 있다. 홍응명본에는 우공겸의 제사 대신 환초당주인(還初堂主人)의 지어(識語)가 붙어 있다. 내용은 홍자성본과 달리 수성(修省), 응수(應酬), 평의(評議), 한적(閒適), 개론(槪論) 등 다섯 편으로 나뉜다. 또한 문장의 분량도 홍자성본보다 많다. 이런 까닭에 홍자성본을 약본(略本), 홍응명본을 광본(廣本)이라고도 한다. 자성(自誠)이 홍응명의 자(字)이기 때문에 둘을 동일 인물로 보는 견해도 있으나, 두 판본의 내용이 많이 상이한 것을 근거로 두 판본의 저자를 다르게 보기도 한다. 후자의 경우 명대에 간행된 판본이 정본이고 청대 판본은 나중에 명대 판본에 글을 더해 편찬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4. 내용

홍응명이 생존했던 시기는 명나라의 제13대 황제인 만력제(萬曆帝)가 통치하던 시기였다. 그의 치세는 역대 명나라 황제들의 통치 기간 중 가장 길며, 명나라가 건국된 지 200년쯤 지나고 왕조가 서서히 몰락해가는 시기였다. 만력제는 1572년에 10살의 나이로 황위에 올랐는데, 등극 초기에는 모든 일을 그의 스승이었던 재상 장거정(張居正)에게 맡겼다. 장거정은 조정의 공론을 줄이고 명실상부, 기강확립, 명령복종, 군비확충 등을 중시하였다. ‘철혈 재상’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사심 없이 단호하게 국사를 처리했으며 개혁에도 열심이었다. 덕분에 명나라는 안정될 수 있었다. 그러나 만력제가 제위에 오른 지 10년째 되던 해 장거정이 세상을 떠났고, 그동안 기를 펴지 못했던 반대파들이 입을 모아 장거정의 비리를 들추며 공격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장거정을 옹호하던 만력제도 그의 재산이 자신을 능가한다는 소문을 듣고는 장거정의 가산을 몰수했다. 이후 정사를 돌보지 않고 치부와 여색에만 욕심을 냈다. 때문에 매관매직을 일삼는 탐관오리가 늘어났다. 만력제가 죽고 24년 뒤 명나라는 멸망하였는데, 역사가들은 한결같이 “명나라가 망한 것은 숭정제 때가 아니라 만력제 때였다.”고 썼다.
이러한 시기에 홍응명은 청렴한 생활을 하고 인격 수양을 게을리 하지 않았으며, 인생의 온갖 고생을 체험하면서 우러난 주옥같은 명언을 《채근담》에 담아냈다. 그는 《채근담》을 통해 인생의 지혜를 깨닫고, 부귀영화를 좇지 말며, 천지의 무한한 도를 따르라고 강조했다. 다만 물질과 명예를 맹목적으로 부정하지는 않았다. 이는 그의 경험에서 나온 참된 생활 철학이며, 시대를 뛰어넘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유이기도 하다. 부귀한 사람에게는 경계하게 하고, 가난한 사람에게는 기쁨을 주며, 성공한 사람에게는 충고를 주고, 실의에 빠진 사람에게는 희망을 주어 많은 사람들에게 인격 수양의 보탬이 되게 한다.
홍자성본의 체제를 기준으로 전집과 후집으로 나누어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전집에서는 현실에 살면서도 현실에 집착하지 않는 마음가짐과 처세 및 벼슬한 다음 사람들과 교류하고 직무를 처리하며 임기응변하는 사관보신(仕官保身)을 말하였고, 후집에서는 은퇴한 후에 자연을 벗하며 살아가는 풍류를 주제로 하였다. 사상적으로는 유교가 중심이며, 불교와 도교도 가미되었다. 인용한 책도 《시경》·《논어》·《대학》·《중용》·《주역》 등 유교 경전이 많으며, 간혹 석가나 고승의 말을 인용하거나 노자(老子)·장자(莊子)의 말을 인용하여 불교와 도교의 진리를 융합하였고, 자신의 체험도 녹아 있다. 대부분이 단문(短文)이지만 사람의 도리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보여준다. 유학의 중용사상, 불교의 반야사상, 도교의 자연회귀사상을 바탕으로 인생의 참 진리를 찾아가는 길을 모색하는 것으로 단순히 유교·불교·도교의 서적을 인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융회의 진리까지 추구하였다.
《채근담》은 이러한 관점에서 “군자는 언제나 지나치게 후덕하지도 말아야 하고 지나치게 박하게 하지도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사물에 욕심을 두는 것뿐만 아니라, 지나치게 고고함을 강조하여 학자들이 사람들에게서 멀어지는 것 역시 비판하였다. “세속의 더러움에 물들지 않을 수 있어야 청렴한 사람이니, 아예 세속과 담을 쌓고서 청렴함을 구하는 자는 청렴한 사람이 아니라 과격한 사람일 뿐이다.”라고 말하여 현실에서 동떨어진 학문의 한계점을 지적하였다. 선비는 한마디 명철한 말로써 어리석은 사람을 깨우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주장하여 사람들에게 깨달음을 주는 일이 선비의 본분임을 강조하였다.
한편 《채근담》은 “관직에 있어도 산림에 은거하여 명예와 이익을 구하지 않은 은자의 고결한 풍취를 가져야 한다.”고 하여 현실 참여는 일시적인 기교로 사람을 현혹하는 것이 아니라, 도덕적 수양에 기초하고 있어야 함을 분명히 한다. 특히나 욕망이나 높은 명예를 취하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언급하여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외면적인 목표가 아니라, 수양과 절제를 통한 내재적인 자기완성임을 책 전편에서 재차 지적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채근담》은 세속을 초월한 진리를 살피고, 귀에 거슬리는 충고를 달게 받으며, 다른 사람에게 관대하게 대하고, 양보하며 자만하지 않는 동시에 잘못한 일에 회개할 줄 알며, 부지런하게 움직이면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 보답을 바라고 선을 행하지 않으며, 탐욕스런 마음을 버릴 것을 권고한다.

5. 가치와 영향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의 절실한 고민과 해결을 담은 책은 무수히 많지만, 《채근담》은 그 어느 고전보다 쉽고 단순하게 인생의 참뜻과 지혜로운 삶의 자세를 알려주기 때문에 21세기를 살아가는 오늘날에도 꼭 필요한 인생 지침서이다. 특히 무한경쟁을 통한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하고, 권력의 정점을 향해 치닫는 현대사회에 있어, 본질적으로 공명 추구나 사사로운 이해에서 벗어나서 스스로의 삶에 만족하는 자족의 경지에 이를 것을 강조하는 《채근담》은 도덕적인 수양을 통한 자기완성을 삶의 목표로 삼는 동시에, 그 자기 완성이 현실에 대한 도피가 되는 것을 지양하고 오히려 이 도덕적 기반을 토대로 지식인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현실에 개입할 수 있는 지침서가 된다는 점에서 큰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홍응명의 《채근담》은 청대에 이르러 《속채근담(續菜根譚)》, 《오가채근담(吾家菜根譚)》 등에 영향을 끼친 흔적이 보이지만, 중국에서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고 한국과 일본에서는 널리 읽혔다. 존경각문고에 명대 간본이 있다. 학자나 사상가들에게는 거의 평가받지 못했고, 일반인이나 사업가, 정치가들이 주로 읽고 세상을 살아가는 좌우명으로 삼았다.
《채근담》이 한국에 알려진 것은 1917년 만해(卍海) 한용운(韓龍雲)이 홍응명본을 해석하여 《채근담강의(菜根譚講義)》를 책으로 내면서부터였다. 한용운의 《채근담강의》는 홍응명본의 절반 정도 되는 내용인 271장을 추려 강의식으로 풀이한 것이다. 한용운은 이 책에서 어떤 특정한 하나의 판본을 근거로 하지 않았으며, 중국 승려 내림(來琳)의 중간본과 일본의 초략본을 참고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6. 참고사항

(1)명언
• “권세와 명리와 분쟁과 사치를 가까이하지 않음을 깨끗하다 하고, 여기에 가까이 하되 물들지 않음을 더욱 깨끗하다고 한다. 지략과 잔꾀와 교묘한 솜씨 등을 모르는 것을 고상하다 하고, 이런 것을 알고 있되 쓰지 않음을 더욱 고상하다고 한다.[勢利紛華 不近者爲潔 近之而不染者爲尤潔 智械機巧 不知者爲高 知之而不用者爲尤高]”
• “낮은 곳에 살아본 후에야 높은 데 올라가는 것이 위태로운 것임을 알게 되고, 어두운 곳에 있어본 후에야 밝은 빛이 눈부신 줄 알게 된다. 조용한 생활을 해본 후에야 분주하게 움직이기 좋아함이 수고로운 것임을 알게 되고, 침묵하는 것을 배운 후에야 말 많은 것이 시끄러운 줄 알게 된다.[居卑而後知登高之爲危 處晦而後知向明之太露 守靜而後知好動之過勞 養默而後知多言之爲躁]”
• “바람이 조용하고 물결이 고요한 가운데에 인생의 참된 경지를 보고, 맛이 담박하고 소리가 드문 곳에서 심체의 본연을 알 수 있다.[風恬浪靜中 見人生之眞境 味淡聲希處 識心體之本然]”
(2)색인어:홍자성(洪自誠), 홍응명(洪應明), 환초도인(還初道人), 채근담(菜根譚), 우공겸(于孔兼), 원황(袁黄), 선불기종(仙佛奇踪), 천인감응(天人感應), 왕신민(汪信民).
(3)참고문헌
• 채근담:고전 속에서 삶의 지혜를 배우다(홍응명 저, 한용운 역해, 돋을새김)
• 한용운의 채근담 강의(한용운 저, 이성원·이민섭 현대어 역, 필맥)
• 菜根譚(홍자성 저, 김성중 역, 홍익출판사)
• 유교로 보는 채근담(홍자성 저, 영함 편, 장연 역, 들녘)
• 채근담(홍자성 저, 임동석 역, 동서문화사)
【함현찬】

동양고전해제집 책은 2020.08.25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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