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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洋古典解題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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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당어림》은 북송(北宋) 시기 왕당(王讜)이 편찬한 당대(唐代)의 사건과 인물이 수록된 사료(史料) 필기이다. 당대 50종의 필기에서 선별하여 편찬한 것으로 모두 8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2. 저자

(1) 성명:왕당(王讜(?~?))
(2) 자(字):정보(正甫)
(3) 출생지역:장안(長安(현 중국 섬서성(陝西省) 서안(西安)))
(4) 주요활동과 생애
왕당은 무승군절도관찰유후(武勝軍節度觀察留後) 왕개(王凱)의 손자이자, 봉상부도감(鳳翔府都監) 왕팽(王彭)의 아들로, 재상인 여대방(呂大防)의 사위이다. 여대방은 송나라 철종(哲宗) 원우(元祐) 연간(1086~1094)에 재상에 올랐는데, 이때 왕당은 동경배안사(東京排岸司)에 제수되었다. 후에 국자감승(國子監丞),소부감승(少府監丞) 등의 관직을 역임하였고, 원우 연간 이후에는 빈주통판(邠州通判)에 임명되었다. 그는 소식(蘇軾) 및 그의 문인들과 아주 가깝게 지냈는데, 필기소설을 즐겨 읽었던 소식의 영향을 받았다.
(5) 주요저작:《당어림(唐語林)》

3. 서지사항

《당어림》은 ‘당나라 말의 숲’이라는 뜻으로, 왕당이 동진(東晋) 때 배계(裴啓)의 《어림(語林)》과 유송(劉宋) 때 유의경(劉義慶)의 《세설신어(世說新語)》를 모방하여, 당대에 출간되었던 50종의 필기에서 선별하여 편찬한 것이다. 《당어림》의 원전인 50종의 필기들은 당대 문인들이 직접 목격했던 일이나 전해 들었던 일들을 기록했기 때문에 사료적 가치가 높다. 그러나 대부분 목차와 제목도, 분류와 순서도 없이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왕당이 50종 필기 중 핵심 단락을 선별하여 주제별로 분류해서 《당어림》을 편찬했다.
《당어림》은 유명 저자의 저작이 아니라 크게 유통되지 못했고, 확정된 판본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송대(宋代)의 각종 서목(書目)을 살펴보면 권수와 저자가 통일되어 있지 않다. 조공무(晁公武)의 《군재독서지(郡齋讀書志)》에는 10권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저자를 알 수 없다고도 했다. 정초(鄭樵)의 《통지(通志)》와 진진손(陳振孫)의 《직재서록해제(直齋書錄解題)》에는 8권, 왕응린(王應麟)의 《옥해(玉海)》에는 11권, 원대(元代)에 편찬된 《송사(宋史)》 〈예문지(藝文志)〉에는 11권으로 되어 있다. 송대에 이미 8권, 10권, 11권 등 여러 종류의 판본이 유통되었던 것이다. 송대부터 판본이 복잡했고 명대 이후에는 일부가 일실(逸失)되었다.
청대(淸代)에 《사고전서(四庫全書)》를 편찬할 때 명(明) 가정(嘉靖) 초 제지난(齊之鸞)이 판각한 잔본(殘本)과 《영락대전(永樂大典)》에서 집일(集逸)한 것을 합쳐 8권본을 수록하였다. 현재 유통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8권본으로 왕당이 편찬한 원래의 면모가 아닌, 후대 학자들이 조합한 것이다. 지금 전해지고 있는 판본으로는 《석음헌총서(惜陰軒叢書)》본, 《묵해금호(墨海金壺)》본, 《수산각총서(守山閣叢書)》본 등이 있다. 1957년에 고전문학출판사(古典文學出版社)에서 《수산각총서(守山閣叢書)》본을 저본으로 하여 표점본을 출간하였다. 1987년 주훈초(周勛初)는 여러 판본들과 당나라의 사서(史書), 《당어림》의 원전 중 남아 있는 것들을 연구하여 《당어림교증(唐語林校證)》을 중화서국(中華書局)에서 출간하였다.

4. 내용

《당어림》은 당나라의 정치와 역사적 사실, 궁궐에서 일어난 사소한 사건, 사대부들의 언행, 문학가들의 일화, 민간의 풍속, 명물(名物) 제도와 전고에 대한 고증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당어림》은 《세설신어》의 35가지 분류에 17분류를 더해 모두 52분류로 구성하였다. 하지만 지금 전해지는 8권본은 18가지 분류로 구성되어 있다. 권1부터 권4까지 덕행(德行), 언어(言語), 정사(政事), 문학(文學), 방정(方正), 아량(雅量), 식감(識鑒), 상예(賞譽), 품조(品藻), 규감(規箴), 숙혜(夙慧), 호상(豪爽), 용지(容止), 자신(自新), 기선(企羨), 상서(傷逝), 서일(栖逸), 현원(賢媛)의 18가지 주제이다. 이 부분이 《당어림》의 본래 모습이다. 권5부터 권8까지는 《사고전서》 편수관들이 《영락대전》에서 집일한 ‘보유(補遺)’로 구성되어 있다. 8권에 모두 1099조목이 수록되어 있다.

5. 가치와 영향

《당어림》이 인용한 50종의 필기는 당(唐), 오대(五代), 송초(宋初)에 편찬된 것이지만 대다수가 당대에 편찬된 것이다. 이들 필기는 대부분 실제 인물과 사건에 대한 것으로 사료적 가치가 높으며, 당대의 풍속, 문화, 사회, 정치 등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 따라서 정사(正史)인 《구당서》와 《신당서》, 사마광(司馬光)의 《자치통감》에서도 다수 인용할 만큼 사실성과 객관성에서 인정을 받는 필기들이다. 필기가 직접 목격하거나 혹은 전해들은 이야기를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어림》은 우리가 접할 수 있는 당대(唐代)와 가장 가까운 기록의 모음집으로서 역사보다 훨씬 생생하고 구체적인 당시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료적 가치가 높은 필기이다. 또 문헌학적으로 《당어림》은 현재 일실(逸失)된 당대 필기 중 적지 않은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예를 들어 이미 일실된 《보국사(補國史)》, 《융막한담(戎幕閒談)》, 《속정릉유사(續貞陵遺事)》는 《당어림》이 인용한 50종의 필기에 속해 있기 때문에, 상당 내용을 복원할 수 있다. 그리고 필기라는 문체적 특성상 당시의 구어, 어휘가 다수 포함되어 있어 당대 어학 연구에서 활용도가 높은 원전이다.

6. 참고사항

(1) 명언
• “고조(高祖) 시기, 무공(武功) 사람인 엄감라(嚴甘羅)는 도적질을 하다가 관리에게 붙잡혔다. 황제가 말했다. ‘너는 어찌하여 도적이 되었느냐?’ 엄감라가 대답하였다. ‘배고프고 춥고 사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도적이 되었습니다.’ 황제가 말했다. ‘내가 너의 임금이 되어 너를 궁핍하게 만들었으니, 모두 내 죄이니라.’ 고조는 엄감라를 사면하였다.[高祖時 嚴甘羅 武功人 剽劫 爲吏所拘 上謂曰 汝何爲作賊 對曰 饑寒交切 所以爲盜 上曰 吾爲汝君 使汝窮乏 吾之罪也 赦之]” 《당어림》 권1 〈정사 상(政事上)〉
• “진사(進士)가 중시된 지 오래되면서 재능과 덕망이 출중한 자들이 그 가운데 포함되었다. 여기서 배출된 사람들은 명성을 쟁취하는 데 항상 조급해하며 속된 행동을 하였으니 또한 폐단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이 모이는 장소를 ‘거장(舉場)’이라 하고, 일반적으로 ‘수재(秀才)’라 부른다. 명함을 건네는 것을 ‘향공(鄕貢)’이라 하고, 급제한 자들을 ‘전배(前輩)’라 하며, 서로 존중하는 의미로 ‘선배(先輩)’라 한다. 함께 급제한 자들을 ‘동년(同年)’이라 하고, 시험을 주관하는 관리를 ‘좌주(座主)’라 한다. 경조부(京兆府)에서 시험을 거쳐 올라온 자들을 ‘등제(登第)’라 한다. 지방부에서 시험을 보지 않고 추천된 자들을 ‘발해(拔解)’라 한다. 서로 담보를 해주는 것을 ‘합보(合保)’라 하고, 단체로 기거하며 시험을 보는 것을 ‘사시(私試)’라 한다. 권세 있는 고관을 찾아가 청탁하는 것을 ‘관절(關節)’이라 하고, 서로 명성을 추켜 세워주는 것을 ‘왕환(往還)’이라 한다. 급제하여 그 이름이 자은사(慈恩寺) 탑에 열거되는 것을 ‘제명(題名)’이라 하고, 곡강정(曲江亭)에서 모여 잔치를 벌이는 것을 ‘곡강연(曲江宴)’이라 한다. 급제자 명부에 등록이 되는 것을 ‘춘관(春關)’이라 하고, 낙방하여 술에 취하는 것을 ‘타모소(打毷氉)’라 한다. 익명으로 비방하여 이의를 제기하는 것을 ‘무명자(無名子)’라 하고, 물러나 공부하는 것을 ‘과하(過夏)’라 하며, 공부하면서 써낸 글을 ‘추권(秋卷)’이라 하며, 책을 가지고 시험장에 들어가는 것을 ‘서책(書策)’이라 한다. 이것들이 진사 시험의 대략이다. [進士爲時所尙久矣 俊乂實在其中 由此者爲聞人 爭名常切 爲俗亦弊 其都會謂之舉場 通稱謂之秀才 投刺謂之鄉貢 得第謂之前輩 相推敬謂之先輩 俱捷謂之同年 有司謂之座主 京兆考而升之 謂之等第 外府不試而貢 謂之拔解 各相保任 謂之合保 羣居而試 謂之私試 造請權要 謂之關節 激揚聲問 謂之往還 旣捷 列其姓名慈恩寺 謂之題名 會醵爲樂於曲江亭 謂之曲江宴 籍而入選 謂之春關 不捷而醉飽 謂之打毷氉 飛書造謗 謂之無名子 退而肄習 謂之過夏 執業以出 謂之秋卷 挾藏入試 謂之書策 此其大略]” 《당어림》 권2 〈문학(文學)〉
• “태종이 새매를 얻었는데 더할 수 없이 아름답고 훌륭하였기에 슬그머니 팔위에 올려놓고 놀게 하다가, 멀리서 위징(魏徵)이 오는 것을 보고는 바로 품속에 감추었다. 위징은 이를 알아채고는 바로 앞에서 정사를 보고하고 나서 고대의 제왕들이 안락하게 지냈던 고사를 이야기하며 은근히 풍자까지 하였다. 이야기가 오래되자 태종은 새매가 죽는 것이 안타깝지만 평소 위징을 매우 공경하였기에 이야기를 다 하게 내버려두었다. 그러나 위징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그 새매는 품속에서 죽고 말았다.[太宗得鷂子俊異 私自臂之 望見魏公 乃藏於懷 公知之 遂前白事 因話自古帝王逸豫 微以爲諷 上惜鷂子恐死 而又素嚴憚徵 欲盡其言 徵語愈久 鷂竟死懷中]” 《당어림》 권3 〈방정(方正)〉
• “선종은 유생을 좋아하여, 학사(學士)들과 소전(小殿)에서 여유롭게 토론을 많이 하였고, 전각 기둥 위에 직접 ‘향공진사(鄕貢進士) 이모(李某)’라고 적어놓았다. 간혹 중신(重臣)들이 지방 장관에 임명되어 지방으로 나가게 되면, 시를 지어 주었다. 무릇 중신이나 글을 올린 신하들과 마주하게 되면, 반드시 먼저 용모를 단정히 하고 옷을 갈아입고 손을 씻을 후에 만났다. 정사를 논하게 되면 온종일 피로도 잊을 정도였다. [宣宗好儒 多與學士小殿從容議論 殿柱自題曰 鄉貢進士李某 或宰臣出鎭 賦詩以贈之 凡對宰臣及上言者 必先整容貌 易衣盥手 然後召見 語及政事 卽終日忘倦]” 《당어림》 권4 〈기이(企羡)〉(2) 색인어:왕당(王讜), 당어림(唐語林), 필기(筆記), 문언일사소설(文言軼事小說), 세설체소설(世說體小說)
(3) 참고문헌
• 《唐語林校證》(周勛初 校證, 中華書局)
• 《舊唐書》(中華書局)
• 《新唐書》(中華書局)
• 《資治通鑑文白對照》(中華書局)
• 《《唐語林》研究》(鄺明月, 華中師範大學 碩士學位論文)
• 《太平廣記》(김장환, 이민숙 외, 학고방)
• 〈An Introductory Study of the Tang yulin (Forest of Conversations on the Tang): Textual History, Source Material, and the Influences It Received〉 (Tsing Hua Journal o f Chinese Studies, New Series Vol. 48 No. 2)


【노은정】



동양고전해제집 책은 2023.10.30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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