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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洋古典解題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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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의학입문(醫學入門)》은 중국 명나라 때 이천(李梴)이 1575년에 저술한 종합의학서로 의료인으로서의 기본 자질과 우주와 인간에 대한 이해, 의학을 하기 위한 필수지식들과 함께 질병의 시작과 전개 및 진단과 치료에 대한 정보를 모두 모아서 정리한 책이다. 조선 후기 때 의사 허준(許浚(1539~1615))이 지은 《동의보감(東醫寶鑑)》과 함께 의료인 또는 의료지식을 습득하고자 했던 지식인들의 필독교양서로 꼽힌다. 1834년에는 조선의 의사고시 과목으로 채택되기도 하였다.

2. 저자

(1) 성명:이천(李梴(?~?))
(2) 자(字)・별호(別號):자는 건재(健齋)이다.
(3) 출생지역:강서성(江西省) 남풍현(南豊縣)
(4) 주요활동과 생애
《남풍현지(南豊縣誌)》(1871)에 “이천의 자는 건재이며 읍상에서 공부를 하였고 재주가 뛰어났다. 융경(隆慶(1567~1572))과 만력(萬曆(1572~1615))의 번성하던 때에 병이 난 것을 계기로 의학에 은거하였고 《의학입문》 8권을 저술하였다.”라는 되어 있다. 《의학입문》의 자서에 해당하는 〈인(引)〉에서는 이천 자신이 병을 앓아 여러 차례 치료를 하였는데도 결국 낫지 않자 4년간을 두문불출하고 의학을 연구하여 《의학입문》이라는 책을 짓게 되었다고 하였다. 《남풍현지》와 《의학입문》의 내용을 토대로, 이천은 학자 출신으로 본인이 병든 것을 계기로 의학에 입문하여 저술을 하고 환자 치료에 정진하였다. 병고로 의학에 입문한 뒤에 자신의 학자적 소양을 발휘해, 기존의 의학서를 분석하고 연구하여 기초에서 임상각과를 아우르는 전문의학서를 저술하였다.
(5) 주요저작:미상

3. 서지사항

《의학입문》은 1575년에 처음 간행되었고, 1576년, 1580년에 이어서 간행되었다. 1636년에 초간본을 보완하여 증보한 판본이 현재 우리나라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 책은 중국에서도 이후 1941년까지 20여 차례 간행기록이 있으며, 일본에서도 1617년에 처음 간행한 뒤에 직접 판각하거나 또는 중국의 판본을 가져다 간행하는 등 여러 차례 간행하였다. 베트남에서도 두 차례 이상 간행하였다. 한국에서는 《동의보감》을 간행할 당시 사용한 훈련도감 목활자로 《의학입문》을 간행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1613년 직후에 처음 간행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7종 이상의 간행본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널리 알려진 판본은 1818년에 내의원에서 간행한 판본이다.

4. 내용

우리나라 조선 후기의 의학계의 가장 큰 이슈는 《동의보감》의 간행과 보급이다. 1613년에 내의원의 수석의사였던 허준에 의해 간행된 《동의보감》은 조선의학계에 광범위하게 알려졌다. 1799년에 내의원 출신 강명길(康命吉)(1737~1801)이 저술한 《제중신편(濟衆新編)》과 1790년에 평안도 시골의사 이경화(李景華)(?~?)가 간행한 《광제비급(廣濟秘笈)》은 《동의보감》이 조선의 중앙의료와 민간의료 구석구석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의학입문》은 이 《동의보감》이 간행될 때 중국에서 간행된 가장 최신의 의학서였고, 《동의보감》에 가장 많이 인용된 의학서이다. 11세기부터 16세기 초반까지 동아시아에서 인쇄술이 발달하고 종이책이 보편화되기 시작하면서 그간의 지식정보들이 문자화되는 과정에서 중국의 전통의학은 나름의 체계와 정리 과정을 거치게 되고, 그 결과물들이 15세기말부터 점차 가시화되기 시작한다. 현재까지도 이름 있는 《의학정전(醫學正傳)》, 《만병회춘(萬病回春)》, 《침구대성(鍼灸大成)》, 《경악전서(景岳全書)》, 《본초강목(本草綱目)》 등은 모두 그 시기의 의학성과를 집대성한 결과들이다. 이 시기에 간행된 의학서의 특징은 의학이론에서 임상치료까지 일관되고 정연한 형태로 정리되어 있는데다, 치료기술도 선별되어서 한두 종의 의학서만으로도 의학의 기초지식을 쌓고 임상수련까지 할 수 있는 체계적인 정보들을 담고 있다.
그중에서도 《의학입문》은 당대 의학서 중에서 기초이론부분을 특히 강조한 의학서이다. 조선 의료계에서는 ‘《의학입문》으로 공부를 하고 《동의보감》으로 임상치료를 한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결국 이런 인식이 반영되어 1834년 조선의 의과고시 과목으로 채택되기도 하였다. 반면에 《동의보감》은 조선 의학계에서 가장 많이 읽힌 의학서였으나 의과고시 과목으로 채택되지는 않았다.《의학입문》에 나온 이천의 의학은 마음을 바로 세우는 것에서 시작한다. 중국 원(元)나라 때의 주진형(朱震亨)(호는 단계(丹溪), 1281~1358)은 ‘의출어유(醫出於儒)’(의학은 유학에서 나왔다.)라고 말하면서 성리학의 이기론(理氣論)으로 인체의 생병리를 설명하는 로직을 완성하여 당대 성리학에 심취한 주류 지식인들이 의학의 원리에 쉽게 접근하도록 하였고, 이후 14세기부터 17세말까지 근 300년의 중국의학계의 주류가 되었다. 이천의 《의학입문》도 그 영향을 강하게 받았고, 주진형의 의학사상을 공고히 하고 구체화한 전형적인 의학자이다.
《의학입문》의 전권을 통해 이런 마음의 문제를 중요시하고 있고, 질병을 설명하는 것도 성리학의 이기론의 입장에서 설명하고, 마음수양과 유학자의 올바른 삶을 추구한다면 질병의 많은 부분이 해결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의학입문》에는 다른 의학서에는 없는 〈음즐(陰騭)〉이라는 챕터가 존재한다. 자신의 수양과 함께 사회적인 가치를 실현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는 그 마음이 의학의 출발이라고까지 말한다. 몸과 마음의 수양을 중요시했고 성리학의 이치를 사회전반의 사회규율로까지 확장하고 싶었던 조선의 지식인들에게 《의학입문》은 당연히 매력적인 텍스트로 받아졌을 것이다.
중국 의학의 정수를 정리한 여러 텍스트 중에서 《의학입문》이 조선 의학계에 널리 알려진 또 다른 이유 중의 하나로는 《의학입문》의 서술방식이다. 《의학입문》의 전권의 내용은 모두 시구의 형태로 되어 있다. 각 항목마다 핵심 되는 내용을 칠언절구로 정리한 다음, 각 내용을 설명하는 방식이다. 의학의 이론과 치료의 모든 내용이 시구의 형태로 되어 있으니, 당대 문장에 익숙했던 지식인들에게 교양으로서 의학을 익히기 위한 가장 친숙한 텍스트였다고도 볼 수 있다.
[표 1] 《의학입문》 요통腰痛의 내용 정리

* 《의학입문》의 내용은 칠언절구로 된 대문과 그 아래 주문으로 되어 있다. 요통은 총 10개의 대문이 있으며 순서대로 번호를 매긴 것이다. 오른쪽은 대문의 내용을 설명한 것이다.
번호* 칠언절구* 주요내용
1 요통신구총신허
腰痛新久總腎虛
요통은 막 생긴 증후인지 오래된 증후인지를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며 모든 요통은 신허腎虛에서 유래한다.
2 외감폭통한배구
外感暴痛寒背拘
외감으로 인해 갑자기 생긴 요통은 상한傷寒의 방법을 써야 하며 등쪽으로 통증이 이어지는 경우가 특징적이다.
3 습통중착열번조
濕痛重著熱煩躁
습지에 오래 있거나 하면 습사濕邪로 인한 요통의 특징은 허리가 무겁고 아프다. 습사濕邪에 열을 끼고 요통이 생기는 경우도 있는데, 번조煩燥한 증상이 수반된다.
4 풍견각슬강난서
風牽擱膝强難舒
풍사風邪가 신腎을 상하여 생기는 경우도 있는데, 무릎까지 영향을 주어서 운동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5 내상실지요팽창
內傷失志腰膨脹
정신적인 원인으로 심혈心血이 돌지 못하면 근육을 영양하지 못해서 생기는 요통도 있다.
6 우노복협통상수
憂怒腹脇痛相須
생각이 많아 비脾를 상하여 위기胃氣가 돌지 못해도 요통이 되고, 화를 많이 내면 간병肝病이 들어 근육을 영양하지 못해도 요통이 생긴다.
7 담연배협적난앙
痰連背脇積難仰
습담濕痰과 식적食積에 습열濕熱이 합쳐져서 경락經絡을 돌아다니기 때문에 요통이 생긴다.
8 섬좌어역야편호
閃剉瘀逆夜偏呼
타박상으로 어혈이 생겨 요통이 되는 경우가 있다.
9 作勞血脈難周養 심한 노동을 하거나 마음을 많이 써도 요통이 된다,.
10 房慾悠悠或軟如 성관계가 심하면 정혈精血이 부족하고 양기가 떨어져 요통이 생긴다.

위의 표에서 《의학입문》 에는 요통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파악해야 하는 요점과 치료의 기본방향, 요통의 종류와 각각의 특징에 대해서 칠언절구의 형태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한다. 칠언절구의 자세한 내용은 각각의 칠언절구 아래 주석의 형태로 이천은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고, 그런 상황에 어떤 치료법과 처방을 써야 하는지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독자들은 저 시구의 의미가 어떤 내용인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요통에서 위의 칠언절구만 익혀두고 있으면, 어떤 상황에서도 응용 가능한 기본지식이 갖춰지는 것이다
전통의학계에서 이천의 《의학입문》의 여러 챕터 중에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끈 내용 중의 하나로 책의 가장 마지막에 쓴 〈습의규격(習醫規格)〉이다. 번역하면 의학을 배우는 법, 즉 이천의 의학공부법이다. 가장 전통적인 방식이지만, 현대에 전통의학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종종 참고가 되는 의학의 공부법이면서, 치료자의 태도를 기술한 내용이다.
환자를 잘 치료하기 위해서, 이천은 이른 아침에 일어나 동그라미(선천도)를 그려둔 것을 직시하면서 마음의 중심으로 잡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렇게 마음을 정돈하고 나면 이어서 사서삼경 같은 주요경전을 일독하면서 마음의 준비를 잘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경전의 일독을 마치면, 의서를 일독할 것을 권한다. 《의학입문》의 시구 형태의 서술방식은 이천 스스로가 의학의 전반적인 내용을 일독하기 편리하게 하기 위해서 만든 것이다. 의서의 일독을 통해 환자를 대할 때 필요한 지식을 미리 점검한다. 이런 준비를 마치고 환자를 대할 때는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환자의 상태를 점검하라고 말한다. 《의학입문》의 〈문증(問證)〉(증후를 묻는 55개의 요점)에서 각각 어떤 요소를 점검해야 하는지도 친절하게 설명해두었다. 환자의 질병에 국한하지 말고 환자의 전신의 이상 유무를 점검하는 것을 강조한다.

5. 가치와 영향

《의학입문》은 《동의보감》과 함께 한국에서 많이 애독된 책이다. 《동의보감》의 편찬에 많이 인용되었으며, 조선 시대의 의사 선발고시에 기본과목으로 채택되어 한국 의학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6. 참고사항

(1) 명언
• 《의학입문》의 질병예방에 대한 생각
“매서운 바람과 추위를 적절하게 피하면 피부와 장기를 보호할 수 있어서 마황탕이나 계지탕, 이중탕, 사역탕 같은 약재들이 불필요할 것이며, 적절하게 움직이고 휴식할 수 있으면 근골과 오장을 보전할 수 있어서 보중익기탕 각로탕 건보탕 같은 약재들이 필요 없을 것이다. 색욕을 절제해저 정기를 잘 기르고 생각을 바로해서 신기를 잘 기른다면 자음강화탕, 양영탕, 응신탕 같은 약재들이 무슨 필요가 있을까? 담담하게 먹어서 혈을 기르고 말을 줄여서 기를 기른다면 사물탕, 사군자탕, 십전대보탕, 삼화탕 같은 약들도 어찌 필요할까?[避風寒以保其皮膚六腑 則麻黃 桂枝 理中四逆之劑 不必服矣 節勞逸以保其筋骨五臟 則補中益氣 刦勞 健步之劑 不必服矣 戒色慾以養精 正思慮以養神 則滋陰降火養榮凝神等湯 又何用哉 薄滋味以養血 寡言語以養氣 則四物四君十全三和等湯 又何用哉]” 《의학입문》 〈서(序)〉
(2) 색인어:의학입문(醫學入門), 이천(李梴), 동의보감(東醫寶鑑), 의사고시 과목
(3) 참고문헌
• 차웅석, 〈李梴 醫學思想의 學術系統및 特徵에 대한 硏究〉, 한국의사학회지14-2, 2001
• 차웅석, 〈중국의 의학입문이 한국의 동의보감에 미친 영향〉, 한국의사학회지13-1, 2000
• 오준호 차웅석, 〈의학입문을 통해 본 조선 침구학의 특성〉, 한국한의학연구원논문집15-1, 2009
• 홍세영 이만군 차웅석, 〈임상학습서로의 의학입문의 가치〉, 대한한의학원전학회지29-1, 2016
• 이천 편저, 진주표 역해, 〈편주의학입문〉, 법인문화사, 2017.
• 徐春娟, 王慧敏, 肖莉, 王河宝. 〈明代旴江医著《医学入门》对国外医学的影响探析〉, 江西中医药51-1, 2020
• 曲璐, 〈《医学入门》在日韩越三国的传播与影响研究〉, 中国中医科学院, 博士學位, 2020.

【차웅석】



동양고전해제집 책은 2023.10.30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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