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정경(政經)》은 정사(政事)를 시행하는데 있어서 상경(常經)이 될 만한 원칙 및 수령의 책임과 임무, 그리고 그 파급효과 등에 대해 기술(記述)한 책으로, 남송(南宋)의 학자 진덕수(眞德秀)가 편집하였다. 책머리에 〈숙묘어제서문(肅廟御製序文)〉과 〈경훈찬(經訓贊)〉, 〈진문충공(眞文忠公)의 시에 대한 차운시(次韻詩)〉, 그리고 〈영묘어제소지(英祖御製小識)〉와 〈경훈찬에 대한 차운(次韻)〉, 〈숙종의 어제시(御製詩)에 대한 차운시〉가 실려 있는데, 이 모두가 이 책의 서문에 해당한다. 그 다음으로 경문(經文)과 전문(傳文), 그리고 부록(附錄)에 해당하는 내용 및 문충공정적(文忠公政迹)이 순서대로 실려 있다.2. 저자
(1) 성명:진덕수(眞德秀)(1178~1235)3. 서지사항
《정경(政經)》은 규장각과 국립중앙도서관 및 장서각에 소장되어 있는데, 모두 1747년(영조23)에 왕명으로 예문관에서 간행한 목판본이다. 10행(行) 17자(字) 불분권(不分卷) 형식의 1책(冊) 분량이고, 판본은 무신자본(戊申字本)이다. 서(序)·발(拔)·간기(刊記)에 해당하는 내용은 책머리의 〈숙묘어제정경찬병소서(肅廟御製政經贊并小序)〉와 〈당저어제소지(當宁御製小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4. 내용
이 책의 체재는 대체로 경문(經文)과 전문(傳文), 부록(附錄)과 문충공정적(文忠公政迹)의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대략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1. 경문(經文)은 사서삼경(四書三經)을 비롯한 여러 경서(經書)에서 정사(政事)에 관련되는 대문(大文)만을 선별하여 편집한 것으로, 인용한 경문은 주로 《서경(書經)》, 《주역(周易)》, 《논어(論語)》, 《대학(大學)》, 《예기(禮記)》, 《공자가어(孔子家語)》, 《맹자(孟子)》 등 7종에서 뽑았다.
2. 전문(傳文)은 사서(史書)에 보이는 정사(政事)에 관련된 기록을 선별하여 편집한 것으로, 선정(善政)을 베풀었던 여러 인물의 일화가 중심이다. 인용한 전문은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서 시작하여 《수서(隋書)》에 이르기까지 모두 23종이다.
3. 부록(附錄)은 사고전서(四庫全書)에 실린 《정경(政經)》에 의하면 ‘최징(催徵)’이라는 제목이 붙어있는데, 그 내용은 주로 조세를 독촉하는 방법에 대해 여러 가지 사례를 인용하여 적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 자신의 생각을 기술하였는데, 처음에 인용한 휘주(徽州) 흡현(歙縣)의 제도가 가장 좋다고 하면서 “지금 속현(屬縣)의 재부(財賦)가 갖추어지지 않은 것은 대체로 흡현(歙縣)의 법을 사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屬縣財賦之不辦 大抵由其不能用歙縣之法]”라고 하였다.
4. 문충공정적(文忠公政迹)은 진덕수가 장사(長沙)와 복건(福建) 등의 수령이 되었을 때 백성과 관료들에게 권유(勸誘)하고 효유(曉諭)한 글 및 당시 시행했던 정령(政令)과 그 하위 조목(條目)들을 모아놓은 것으로, 당시 그 지역의 실정과 그의 심경 및 정사(政事)의 내용이 비교적 자세하다.
본서의 주요 골자인 ‘사사(四事)’와 ‘십해(十害)’는 바로 이 편에 보이는데, 염치로 몸을 다스리는 것[律己以廉], 인(仁)으로 백성을 어루만지는 것[撫民以仁], 마음을 공정하게 가지는 것[存心以公], 일에 임하여 부지런한 것[涖事以勤]이 목민관(牧民官)이 갖추어야 할 4가지 덕(德)이고, 송옥(訟獄)을 판단함에 공정하지 못한 것[斷獄不公], 송사(訟事)를 처리함에 제대로 살피지 못하는 것[聽訟不審], 구금 기간을 지연시키는 것[淹延囚繫], 참혹하게 용형(用刑)하는 것[慘酷用刑], 지나치게 추호(追呼)를 남용하는 것[汎濫追呼], 고발(告發)하기를 종용하는 것[招引告訐], 중첩하여 납세를 독촉하는 것[重疊催稅], 벌금을 부과하여 재물을 착취하는 것[科罰取財], 아전들을 풀어 시골에 내려 보내는 것[縱吏下鄕], 싼 가격으로 물건을 사는 것[低價買物]이 백성에게 해로운 10가지 폐단이라고 하였다.5. 가치와 영향
본서에서 다루고 있는 ‘사사(四事)’와 ‘십해(十害)’ 등 목민관(牧民官)이 갖추어야 덕과 백성에게 해로운 폐단에 대한 기술은 이 시기를 전후로 등장하는 일련의 목민서(牧民書) 및 조선시대 향촌의 자치규약인 향약(鄕約)과도 그 의미가 상통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본서의 간행은 당시의 보편적인 의식이 반영되어 이루어진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더욱이 왕명에 의해 예문관에서 간행되었다는 사실로 미루어볼 때, 본서는 국가적인 요구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고 때문에 그 내용이 조선시대 지방통치 체재의 형성과 유지에 기여와 영향이 상당하였을 것이라는 점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왕조시대의 지방행정체제와 자치규약 등을 연구하는데 매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6. 참고사항
(1) 명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