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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洋古典解題集

동양고전해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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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화엄종(華嚴宗) 제5조(祖)이자 하택종(荷澤宗) 제5조였던 규봉종밀(圭峰宗密)은 당시 모든 선종에서 주장한 선문(禪門)의 근원 이치를 모아서 《선원제전집(禪源諸詮集)》이라는 선장(禪藏) 101권을 집필하고, 이에 대한 총서(總序)로서 《선원제전집도서(禪源諸詮集都序)》상·하 2권을 편찬하였으나, 현재는 《선원제전집도서》만 별행본으로 전하고 있다.

2. 저자

(1) 성명:규봉종밀(圭峰宗密(780~841)).
(2) 자(字)·호(號):호는 규봉(圭峰), 법명은 종밀(宗密), 속성(俗姓)은 하씨(何氏).
(3) 출생지역:순경부(順慶府) 서충현(西充縣(現 중국 사천성(四川省) 남충시(南充市) 남충현(南充縣))
(4) 주요활동과 생애
사미(沙彌) 시절 《원각경(圓覺經)》을 읽다가 기뻐서 펄쩍 뛰며 가르침을 터득하고는 심취하여 여러 주석서를 편찬하였다. 청량징관(淸凉澄觀(738~839))의 제자인 영봉(靈峰)으로부터 징관의 《화엄대소(華嚴大疏)》 20권, 《대소초(大疏抄)》 40권을 전수받은 인연을 시작으로 징관의 곁에서 2년간 시봉하였고, 810년 징관에게서 《화엄경(華嚴經)》의 깊은 이치를 수지(受持)하고 두순(杜順), 지엄(智儼), 법장(法藏), 징관(澄觀)으로 이어진 화엄종의 제5조(祖)가 되었으며, 선(禪)으로는 육조혜능(六祖慧能(638~713))으로부터 하택신회(荷澤神會(685~760)), 자주법여(磁州法如), 형남유충(荊南惟忠), 수주도원(遂州道圓)으로 이어지는 심법(心法)을 이어받아 하택종(荷澤宗)의 제5조가 되었다.
종밀의 사회적 위세가 최고조에 달했던 당(唐) 문종(文宗) 태화(太和) 2년(828) 경성절(慶成節)에 문종에게서 자방포(紫方袍)를 하사받고 대덕(大德)이라는 호를 받았다. 주로 섬서성(陝西省) 서안부(西安府) 종남산(終南山) 지거사(智炬寺)와 초당사(草堂寺), 규봉난야(圭峰蘭若)에 주석(駐錫)하며 집필하였다. 839년에 스승인 징관이 입적하고, 문종 회창(會昌) 1년(841) 정월 6일 세수 62세로 흥복탑원에서 단정히 앉아 입적하였다. 《도서》의 서문과 〈규봉선사비명병서(圭峰禪師碑銘並序)〉를 찬술한 배휴(裴休) 등 권세가들과 돈독한 관계였다. 당시는 선맥(禪脈)이 각기 사자상승(師資相承)을 거듭하면서 선문화를 크게 꽃피우고 있었고, 정치적으로는 중앙의 지배체제가 이완되고 절도사들의 권력이 강성해지던 시기였다. 종밀은 선(禪)으로는 남종을 만나고 교(敎)로는 《원각경》에 심취하여 많은 저술을 남겼으며, 반야부(般若部)를 공부하고 《화엄경》을 연구하고 또 율장(律藏)을 검토하고 유식(唯識)의 이치를 밝혔다.
(5) 주요저작:《원각경과문(圓覺經科文)》 1권, 《원각경찬요(圓覺經纂要)》 2권, 《금강경소론찬요소(金剛經疏論纂要疏)》 1권, 《금강경소(金剛經疏)》 1권, 《대운경소(大雲經疏)》, 《조론주소(肇論注疏)》, 《원각경대소(圓覺經大疏)》 12권, 《원각경대소초(圓覺經大疏抄)》 13권, 《원각경약소(圓覺經略疏)》 4권, 《원각경약소초(圓覺經略疏抄)》 12권, 《원각경도량수증의(圓覺經道場修證儀)》 5권, 《기신론주소(起信論注疏)》 4권, 《우란분경소(盂蘭盆經疏)》 2권, 《화엄경행원품소과(華嚴經行願品疏科)》 1권, 《화엄경소초(華嚴經疏鈔)》 6권, 《주화엄법계관문(注華嚴法界觀門)》 1권, 《주화엄법계관과문(注華嚴法界觀科文)》 1권, 《화엄심요법문주(華嚴心要法門注)》 1권, 《화엄윤관(華嚴綸貫)》 5권, 《사분율소(四分律疏)》 3권, 《원인론(原人論)》 등이 있다.

3. 서지사항

규봉 종밀이 모든 종파에서 서술한 선문(禪門)의 근원도리를 기록하고 취합하여 《선원제전집(禪源諸詮集)》을 편찬하면서 그에 대한 서문으로 찬술한 것이 《선원제전집도서》이다. 이명(異名)으로는 《선나이행제전집(禪那理行諸詮集)》으로도 불렸으며 약칭하여 《도서(都序)》라고 한다. 마명(馬鳴)과 용수(龍樹)의 공종(空宗)과 성종(性宗), 혜능(慧能)과 신수(神秀)의 돈종(頓宗)과 점종(漸宗), 천태(天台)의 삼관(三觀), 우두(牛頭)의 반야공(般若空), 강서(江西)의 심진여(心眞如), 하택(荷澤)의 지견(知見), 공(空)과 유(有)의 상호 논파, 진(眞)과 망(妄)의 교섭 등 서로 상대방의 약점을 공격하고 무리를 가르는 폐단이 생기게 되자, 교학과 선을 두루 통달한 대승불교학의 이론으로 해석하여 선(禪)과 교(敎)의 회통을 시도하며 찬술하였다. 한국에 현존하는 판본으로는 1606년(선조 39) 계룡산 율사(栗寺) 개간본(改刊本), 1608년(선조 41) 조계산 송광사(松廣寺) 중간본(重刊本), 1611년(광해군 3) 지리산 쌍계사판(雙磎寺板), 1634년(인조 12) 장흥 천관사판(天冠寺板), 간기(刊記) 미상의 안심사판(安心寺板), 1647년(인조 25) 묘향산 보현사판(普賢寺板)과 청송 보현사판, 천관사판을 복각한 덕유산 장수사판(長水寺板), 1681년(숙종 7) 울산 운흥사판(雲興寺板), 1686년(숙종 12) 승주 징광사판(澄光寺板), 1701년(숙종 27) 문경 봉암사판(鳳巖寺板) 등 11종의 목판본이 전한다. 주석서로는 각성(覺性)의 《선원제전집도중결의(禪源諸詮集圖中決疑)》 1권, 정원(淨源)의 《선원제전집도서과문(禪源諸詮集都序科文)》, 추붕(秋鵬)의 《선원제전집도서과평(禪源諸詮集都序科評)》 1권, 정혜(定慧)의 《선원제전집도서착병(禪源諸詮集都序着柄)》 1권, 유일(有一)의 《선원집도서과목병입사기(禪源集都序科目竝入私記)》 1권이 있다.

4. 내용

교(敎)에 의거하여 선(禪)을 융섭(融攝)하고 해명함으로서 선과 교가 다를 바 없음을 설하고, 선문 내의 여러 종파 간의 반목과 갈등도 회통하고자 하였다. 당시 홍주종(洪州宗)의 선문이 흥성해감에 따라 화엄종 제5조이자 선문의 하택종의 제5조이기도 한 그로서는 선문의 4종 가운데에서도 하택종의 우위를 논하고자 하였으며, 선문의 하택종의 정통성과 약해져 가는 교문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일환으로서 선교일치의 이론을 펼쳤다.
(上)권에서는 배휴의 서문, 선(禪)과 원(源)에 대한 정의를 기술한 제명(題名)을 해석한 부분이 있고, 선의 중요성과 종류를 설명하면서 교학을 연구하는 사람이 진정한 선의 정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급기야 서로 비방하는 실태로 인해 선과 교를 일치시키는 명분을 제시하였다. 선의 근원을 설명함에 경론을 연관지어 선문 내에서의 회통과 선과 교의 화회(和會), 상호보완적인 면을 들어 선과 교는 불가분의 관계임을 설함으로서 선과 교를 일치시키고자 열 가지 이유[십소이(十所以)]를 밝혔다.
(下)권에서는 공종(空宗)과 성종(性宗)의 열 가지 다른 점, 돈(頓)과 점(漸)을 둘러싼 여러 종파들의 견해,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의 사상을 빌어서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오십중(悟十重)과 미혹의 세계로 들어가는 미십중(迷十重)의 단계, 《선원제전집》을 읽어야 하는 이유 등을 제시하고 밝혔다. 특히, 같은 직현심성종인 하택종과 홍주종의 차이를 분명히 하여 세 가지 점에서 홍주종보다 하택종이 뛰어나다고 주장한다. 당시 선의 여러 종파들이 내세우는 선법을 정리하고 심천고저(深淺高低)를 배정함으로써 달마가 전한 공적영지(空寂靈知)의 마음이 곧 진성(眞性)임을 열어, 부처님의 참뜻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는 달마종의 정신을 선양하고, 이를 계승하여 공적영지를 표방하는 하택종의 종지가 궁극임을 입증하고, 달마의 선이 근본이며 궁극적인 선문(禪門)인 최상승선이라고 한다.
선삼종의 식망수심종(息妄修心宗(북종))은 교종의 밀의의성설상교(密意依性說相敎)의 장식파경교(將識破境敎(상종(相宗)))에, 민절무기종(泯絶無寄宗(우두종))은 밀의파상현성교(密意破相顯性敎(공종(空宗)))에, 직현심성종(直顯心性宗(홍주종·하택종))은 현시진심즉성교(顯示眞心卽性敎(성종(性宗)))에 각각 배대하였다. 직현심성종과 현시진심즉성교가 가장 뛰어난 가르침이라 하고, 궁극에는 선삼종과 교삼종은 (一味法)이므로 더 이상 공(空)과 유(有), 돈(頓)과 점(漸)이라는 대립도 무의미해진다고 한다.

5. 가치와 영향

당시 북종·우두종·홍주종·하택종에 대하여 종밀이 심천고저로서 선상판석(禪相判釋)을 가하여 선종 제파의 가치체계를 확립하려 했던 시도는 사상사적으로 의의가 있다. 종밀의 선교일치 사상은 송대의 법안문익(法眼文益(885-958))과 영명연수(永明延壽(904-975)) 등 법안종 계통에 의해 계승되어 명대(明代)까지 이어지다가 이후 중국에서는 크게 세력을 펴지 못하였으며, 고려로 전해져 보조지눌(普照知訥(1158-1210))에게서 꽃을 피운다. 《수심결(修心結)》에서는 선교일치설을 펼치면서 돈오점수를 전개하였고, 《법집별행록절요병입사기(法集別行錄節要幷入私記)》에서도 하택신회의 사상과 종밀의 사상이 전반에 걸쳐 자세하게 펼쳐진다. 선교일치 사상은 조선의 청허휴정(淸虛休靜(1520-1604)) 등에도 영향을 주었고, 《도서》는 조선 중기 이후 우리나라 불교전문강원의 사집과(四集科) 교과목으로 채택된 이래 오늘날까지 강원의 필수과목이 되고 있으며, 조선시대에는 여러 종의 주석서도 집필되었다. 송나라의 정이천(程伊川)과 주자(朱子)에 의해 종밀의 ‘본각묘심(本覺妙心)’과 ‘무명번뇌(無明煩惱)’ 사상은 ‘본연지성(本然之性)’과 ‘기질지성(氣質之性)’이라는 용어로 적극 수용되어, 공자와 맹자의 학설은 물론 《대학》과 《중용》을 재해석하여 신유학이라는 철학을 탄생시켰다.

6. 참고사항

(1) 명언
• “교삼종과 선삼종은 한 가지 맛이기 때문에 먼저는 삼종의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거해서 삼종의 선심(禪心)을 증득해야 한다. 그런 후에야 선과 교 둘 다 잊어버리고 마음과 부처도 모두 공적해진다. 모두 공적해지면 생각 생각이 다 부처인지라, 한 생각이라도 불심이 아닌 것이 없고, 둘 다 잊게 되면 곧 구절구절이 다 선이며 한 구절이라도 선과 교가 아님이 없다. 이와 같다면 자연히 ‘민절무기(泯絶無寄)’라는 말을 듣고는 나의 집착된 마음을 파해주는 것인 줄로 알 것이고, ‘식망수심(息妄修心)’이라는 말을 듣고는 나의 습기(習氣)를 끊어 주는 것인 줄로 알 것이며, 집착된 마음이 파해져서 참된 성품이 드러나면 곧 ‘민절무기’가 ‘직현심성(直顯心性)’의 종지인 것이고, 습기가 다하여 불도가 이루어지면 곧 ‘식망수심’이 부처를 이루는 행(行)인 것이다. 돈(頓)과 점(漸), 공(空)과 유(有)가 이미 어그러지는 바가 없는데, 하택(荷澤)과 강서(江西)와 신수(神秀)와 혜능(慧能)이 어찌 서로 계합하지 못하겠는가. 만약 그렇게 통달할 수 있다면 저들을 위하여 설함이 묘한 방편이 아님이 없을 것이며, 저들의 설법을 들음에 묘한 약이 아님이 없을 것인데, 그것을 약으로 삼는 것과 병으로 삼는 것은 다만 집착하느냐 통달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선덕(先德)이 이르기를 ‘집착하면 글자마다 부스러기이고 통달하면 문장마다 묘한 약이니, 통달한 자는 삼종을 요달(了達)하여 서로 위배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였다.[三敎三宗是一味法 故須先約三種佛敎 證三宗禪心 然後禪敎雙忘 心佛俱寂 俱寂卽念念皆佛 無一念而非佛心 雙忘卽句句皆禪 無一句而非禪敎 如此則自然聞泯絶無寄之說 知是破我執情 聞息妄修心之言 知是斷我習氣 執情破而眞性顯 卽泯絶是顯性之宗 習氣盡而佛道成 卽修心是成佛之行 頓漸空有旣無所乖 荷澤江西秀能豈不相契 若能如是通達 則爲他人說無非妙方 聞他人說無非妙藥 藥之與病 只在執之與通 故先德云 執則字字瘡疣 通則文文妙藥 通者了三宗不相違也]”《선원제전집도서(禪源諸詮集都序)》 T48, 407b.
• “여래의 청정장식(淸淨藏識)과 세간의 아뢰야식(阿賴耶識)은 마치 금과 가락지가 갖가지로 모양을 바꾸어도 차별됨이 없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가락지 등은 아뢰야식을 비유한 것이고 금은 진여(眞如)를 비유한 것이니 모두 여래장이라고 부른다.- … 그것에 미혹되면 벽을 마주하여 만지는 것이고 그것을 깨달으면 만법이 거울에 비치는 것이지만, 만약 헛되이 문구를 찾거나 혹은 마음이라고 믿는다면 이 일심의 성품과 모양에서 어떻게 깨달을 수가 있으리오.[如來淸淨藏 世間阿賴耶 如金與指環 展轉無差別 -指環等喩賴耶 金喩眞如 都名如來藏也- … 迷之則觸向面墻 悟之則萬法臨鏡 若空尋文句 或信胸襟 於此一心性相 如何了會]”《선원제전집도서(禪源諸詮集都序)》 T48, 402a.
• 돈오(頓悟)와 점오(漸悟)는 서로 어긋나거나 상반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바로 상호간에 도와주는 관계이다.[頓漸 非唯不相乖反 而乃互相資也]”《선원제전집도서(禪源諸詮集都序)》 T48, 402a.
(2) 색인어:선원제전집도서(禪源諸詮集都序), 도서(都序), 규봉종밀(圭峰宗密), 선교일치(禪敎一致), 선교화회(禪敎和會), 돈점(頓漸), 선삼종(禪三宗), 교삼종(敎三種)
(3) 참고문헌
• 都序(대한불교조계종교재편찬위원회,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 2007)
• 都序(안진호 현토, 卍상회, 1938)
• 都序·節要(김탄허 역해, 교림, 2012)
• 禪源諸詮集都序(규봉종밀 저·원순 역, 법공양, 2000)
• 선과 교의 통로(규봉종밀 저·김호귀 옮김, 한국학술정보, 2010)
• 선원제전집과평(설암 추붕 저·이정희 역, 동국대학교출판부, 2018)
• 한국불교소의경전연구(이지관, 보련각, 1969)
• 규봉종밀의 선사상 연구(지은, 정우서적, 2011)
• 〈《禪源諸詮集都序》선교일치 십소이(十所以)에 드러난 규봉종밀의 선교관(禪敎觀)〉(엄미경(명준), 『동아시아불교문화』 44, 동아시아불교문화학회, 2020)
• 〈선원제전집도서의 간행과 유통판본 고찰-중국과 한국 유통본을 중심으로-〉(서수정, 『한국불교학』 59, 한국불교학회, 2011)
• 禪源諸詮集都序(閻韜釋譯, 佛光, 1997)
• 禪源諸詮集都序(鎌田茂雄, 筑摩書房, 昭和56年(3刷))


【엄미경(명준(明俊))】



동양고전해제집 책은 2023.10.30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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