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唐宋八大家文抄 蘇軾(1)

당송팔대가문초 소식(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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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송팔대가문초 소식(1) 목차 메뉴 열기 메뉴 닫기
01. 황제皇帝가 시험하는 제과책制科策 한 가지
朕承祖宗之大統
황제가 다음과 같이 말씀하였다.
先帝之하니 深惟하야 未燭於理하야 志勤道遠하야 治不加進하니
조종祖宗대통大統선제先帝의 아름다운 공렬功烈을 계승하니, 깊이 생각하건대 과매寡昧하여 이치에 밝지 못해서 마음은 부지런하나 는 멀어 정치가 더 진전되지 않는다.
夙興夜寐 朕德有所未至하고 敎有所未孚하야 闕政尙多하고 和氣或盭(戾)
이에 일찍 일어나고 밤늦게 잔 지가 지금 삼기三紀가 되었으나 이 지극하지 못한 바가 있고 가르침이 미덥지 못한 바가 있어서, 잘못된 정사政事가 아직도 많고 화기和氣가 혹 어그러지기도 하였다.
田野雖闢이나 民多亡(無)聊하고 邊境雖安이나 兵不得撤하고 利入已浚이나 浮費彌廣하고 軍冗而未練하고 官冗而未澄하며 이나 禮樂未具하야
전야田野가 비록 개간되었으나 백성들은 의지할 곳이 없는 자가 많고, 변경이 비록 편안하나 병력을 철수하지 못하고, 재정수입의 근원을 크게 확대시켰으나 쓸데없는 비용이 더욱 많아졌으며, 군대는 많기만 하고 훈련되어 있지 못하고, 관원은 혼잡하기만 하고 깨끗하지 못하며, 학교學校가 즐비하게 일어났으나 예악禮樂이 갖추어지지 못하였다.
戶罕하고 士忽胥讓之節하니
그리하여 집집마다 할 수 있는 아름다운 풍속이 드물고, 선비들은 서로 겸양하는 예절을 소홀히 한다.
이 때문에 나라와 나라처럼 분쟁이 그치지 못하고 성왕成王강왕康王 때처럼 형벌이 버려지지 못하였다.
意在位者 不以敎化爲心하고 治民者 多以文法爲拘
짐작하건대 지위에 있는 자들이 교화敎化에 마음을 두지 않고, 백성을 다스리는 자들이 문법文法(법조문)에 얽매이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禁防繁多하야 民不知避하고 敍法寬濫하야 吏不知懼하야
금방禁防이 너무 많아 백성들이 법망을 피할 줄 모르고, 관리에 대한 고과考課가 지나치게 너그러워 관리官吏들이 두려워할 줄을 모른다.
纍繫(累係)者衆하고 愁歎者多
그리하여 감옥에 갇힌 자들이 많고, 근심하고 탄식하는 자들이 많다.
仍歲以來 災異이라
근년 이래로 재이災異가 자주 나타났다.
하고 淫雨過節하야 暖氣不效하며 江河潰決하야 百川騰溢하니 永思厥咎컨대 深切在予
지난 6월 임자일壬子日 초하루에 일식日食이 있었고 장맛비가 지나치게 내려 따뜻한 기운이 드러나지 못하였으며 강하江河가 터져서 온갖 시내가 넘치니, 원인을 깊이 헤아려보건대 그 잘못이 나에게 있다는 생각이 참으로 간절하다.
變不虛生하야 緣政而起하니 所傳이요
재변災變은 까닭 없이 생기지 않아서 잘못된 정사政事를 따라 일어나니, 오사五事의 잘못과 육려六沴가 일어남은 유향劉向이 전한 바이고 《여씨춘추呂氏春秋》에 기록된 바이다.
五行 何修而得其性이며
오행五行을 어떻게 닦으면 오행五行의 본성을 얻게 되며, 사시四時를 어떻게 운행하면 사시四時시령時令(節氣)에 순하게 되겠는가? 정양正陽
의 달이 아닌 때에 북을 쳐서 일식日食의 변고를 구원하는 것이 경서經書에 부합하는가? 성하盛夏
其考於古乎
의 때에 죄수의 형벌을 논하고 중죄수重罪囚의 처형을 보고하는 것이 옛 법에 근거가 있는가?
京師 諸夏之根本이요 王敎之淵源이어늘 無禁하고 不度
경사京師제하諸夏의 근본이고 왕교王敎의 근원인데, 백공百工들이 지나치게 공교롭게 세공하는 것을 금하지 않고 호우豪右들이 참람하여 법도를 지키지 않는다.
治當先內어늘 或曰 何以爲京師오하며 政在摘姦이어늘 或曰 不可라하나니
다스림은 마땅히 안(都城)을 먼저 해야 하는데 혹자는 말하기를 “이렇게 하면 어떻게 경사京師를 다스릴 수 있겠습니까?”라고 하고, 정사政事는 간사한 무리를 적발해내는 데에 달려 있는데 혹자는 말하기를 “시장市場을 흔들어서는 안 됩니다.”라고 한다.
推尋前世컨대 하고 하니 道非有弊어늘 治奚不同
전대前代에 정치한 것을 미루어 살펴보건대 효문제孝文帝노자老子를 숭상했는데도 천하가 부유하고 백성이 많았으며, 효무제孝武帝유학儒學을 썼는데도 해내海內가 텅 비고 재물이 고갈되었으니, 에 병폐가 있는 것이 아닌데 다스림이 어찌하여 똑같지 않았는가?
王政所由 形於詩道
왕정王政의 행하는 바는 에 나타난다.
주공周公의 〈빈풍豳風왕업王業을 읊었는데도 〈국풍國風〉에 실렸고, 나라 선왕宣王이 북쪽을 정벌한 것은 국가의 대사였는데도 〈소아小雅〉에 기재되었다.
周以冢宰制國用하고 唐以宰相兼하니
나라는 총재冢宰로 하여금 국가의 재용財用을 통제하게 하였고, 나라는 재상宰相으로 하여금 탁지度支를 겸하게 하였으니,
錢穀 大計也 兵師 大衆也어늘
전곡錢穀(돈과 곡식)은 국가의 큰 계책이고 군대는 큰 무리인데
어찌하여 전곡錢穀진평陳平은 “마땅히 치속내사治粟內史에게 물어야 한다.”고 대답하였으며,
不宜兼於宰相
위홍질韋洪質은 “재상에게 겸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는가?
의 제도는 경중輕重을 서로 저울질하고, (품계)‧(녹봉)의 차등은 로써 서로 길러준다.
水旱蓄積之備 邊陲守禦之方 하고
수재水災한해旱害를 대비하는 저축과 변방을 수비하는 방법이 있으며, 또 돈을 관리하는 방법에는 구부九府라는 명칭이 있고 《악어樂語》에는 오균五均의 뜻이 있다.
富人强國하고 尊君重朝하며 弭災致祥하고 改薄從厚 此皆前世之急政이요 而當今之要務 子大夫 其悉意以陳하고 毋悼後害하라
인민人民을 부유하게 하고 나라를 강성하게 하며, 군주를 높이고 조정의 권위를 무겁게 하며, 재앙을 그치게 하고 상서로운 징조를 이루며, 야박한 풍속을 고쳐 후덕함을 따르는 것은, 이는 모두 전대前代에 시급히 여긴 정사政事요 지금의 중요한 정무政務이니, 자대부子大夫들은 부디 뜻을 다해 말하고 후환을 두려워하지 말라.
臣謹對하노이다
은 삼가 대답합니다.
曰 臣聞天下無事 則公卿之言 輕於鴻毛하고
은 들으니 “천하에 일(事變)이 없으면 공경公卿의 말이 기러기의 털보다도 가벼워지고,
天下有事 則匹夫之言 重於泰山이라하니
천하에 사변事變이 있으면 필부匹夫의 말도 태산보다 무거워진다.”고 하였으니,
非智有所不能이요 而明有所不察이라 緩急之勢異也니이다
지혜가 능하지 못한 바가 있고 밝음이 살피지 못하는 바가 있어서가 아니고 완급緩急의 형세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변事變이 없을 때에는 비록 나라 환공桓公이 그 신하(管仲)를 깊이 믿고 관중管仲이 군주의 두터운 신임을 얻어, 손을 잡고 간곡히 부탁하는 사이와 장차 죽을 때에 매우 서글피 당부하는 말을 하였어도 구구區區한 세 명의 내시들을 제거하지 못했습니다.
사변事變이 있고 또 다급함에 미쳐서는 비록 나라 대종代宗은 용렬하였고 정원진程元振정사政事를 제멋대로 행사하였으며 유항柳伉은 천하고 소원疎遠한 신하였는데도, 유항柳伉의 한마디 말이 받아들여져서 하루아침이 못 되어 심복心腹에 있는 병을 제거하였습니다.
夫言之於無事之世者 足以有所改爲 而常患於不信하고 言之於有事之世者 易以見信이나 而常患於不及改爲하니
사변事變이 없는 세상에서 말하는 자는 사변事變이 없을 때에 충분히 고칠 수가 있으나 항상 믿음을 얻지 못함을 근심하고, 사변事變이 있는 세상에서 말하는 자는 믿음을 얻기는 쉬우나 항상 미처 고치지 못함을 근심합니다.
忠臣志士之所以深悲 天下之所以亂亡相尋이로되 而世主之所以不信也니이다
이것이 충신忠臣지사志士가 깊이 슬퍼하는 이유이고 천하에 혼란과 멸망이 교대로 찾아드는 이유이나, 세상의 군주들은 이를 믿지 않습니다.
今陛下處積安之時하고 乘不拔之勢하사 而天下嚮風하고 動容變色而海內震恐하니 雖有一事之失常 一物之不獲이라도 固未足以憂陛下也
지금 폐하께서는 오랫동안 편안한 때에 처하시고 동요될 수 없는 튼튼한 국세國勢를 타고 있어서 팔짱을 끼고 의상을 드리우기만 하시고서도 풀이 바람을 향하듯이 천하가 저절로 다스려지며, 용모를 하고 얼굴빛을 바꾸면 해내海內가 놀라고 두려워하니, 비록 한 가지 일이 상도常道를 잃고 한 사람이 제 살 곳을 얻지 못한 것이 있더라도 진실로 폐하를 근심하게 하지 못합니다.
所謂親策賢良之士者 以應故事而已 豈以臣言으로 爲眞足以有感於陛下耶잇가
이른바 현량賢良한 선비들을 친히 책문策問한다는 것은 고사故事를 따라 행하실 뿐이니, 어찌 의 말이 참으로 충분히 폐하를 감동시킬 수 있다고 여기겠습니까?
雖然이나 君以名求之라도 臣以實應之 陛下爲是名也 臣敢不爲是實也릿고
그러나 군주가 명분을 가지고 구하더라도 신하는 실제로써 응해야 하는 법이니, 폐하께서 명분을 가지고 구하시나 이 감히 실제를 가지고 대답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伏惟制策 有念祖宗先帝大業之重하고 而自處於寡昧하사 以爲志勤道遠하야 治不加進이라하시니
엎드려 생각하건대 제과制科 책문策問에 “조종祖宗선제先帝대업大業의 소중함을 생각하시고 과매寡昧함에 자처하셔서 마음은 부지런하나 는 멀어 정치가 더 진전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臣竊以爲陛下卽位以來 歲歷三紀하야 於事變하고 審於情僞 不爲不熟矣로되
이 엎드려 생각하건대, 폐하께서 즉위하신 이래로 삼기三紀를 지내 사변事變을 많이 경험하시고 정위情僞를 살피심이 익숙하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而治不加進하니 雖臣亦疑之니이다
그러나 정치가 더 진전되지 않으니, 조차도 이것을 의심하는 바입니다.
然以爲志勤道遠 則雖臣至愚 亦未敢以明詔爲然也니이다
그러나 “뜻은 부지런하나 가 멀어 정치가 더 진전되지 않는다.”라는 말씀은 비록 이 지극히 어리석으나 감히 임금님의 밝으신 말씀을 옳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夫志有不勤이나 而道無遠하니
마음은 부지런하지 않은 경우가 있으나 는 먼 경우가 없습니다.
陛下苟知勤矣 則天下之事 粲然無不畢擧하리니 又安以訪臣爲哉잇가
폐하께서 만일 정사政事에 부지런히 힘쓸 줄을 아신다면 천하의 일이 찬란하게 다 거행되지 않음이 없을 것이니, 또 어찌 에게 물을 필요가 있겠습니까?
今也 猶以道遠爲歎하시니 則是陛下未知勤也
그런데도 지금 가 멀다고 탄식하시니, 이는 폐하께서 정사政事에 부지런히 힘쓸 줄을 모르시는 것입니다.
臣請言勤之說호리이다
이에 은 부지런함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夫天以日運故하고 日月以日行故하고 水以日流故 不竭하고 人之四肢以日動故 無疾하고 器以日用故 不蠹하니이다
하늘은 매일 운행하기 때문에 굳세고, 해와 달은 날마다 운행하기 때문에 밝고, 물은 매일 흘러가기 때문에 다함이 없고, 사람의 사지四肢는 날마다 움직이기 때문에 병이 없고, 기물器物은 날마다 쓰기 때문에 좀먹지 않는 것입니다.
天下者 大物也 久置而不用이면 則委靡廢放하야 日趨於弊而已矣니이다
천하라는 것은 큰 기물器物이니, 이것을 오랫동안 버려두고 쓰지 않는다면 나약해지고 폐지되어 날로 피폐함에 달려갈 뿐입니다.
陛下深居之中하시니 其憂勤而不息耶 臣不得而知也 其宴安而無爲耶 臣不得而知也니이다
폐하께서 법궁法宮의 가운데에 깊이 거처하시니, 나라를 걱정하고 정사에 부지런하여 쉬지 않으시는지를 이 알 수 없고, 연락宴樂하고 편안하여 하는 일이 없으신지도 은 알 수 없습니다.
이나 所以知道遠之歎 由陛下之不勤者 誠見陛下以天下之大 欲輕賦稅則財不足하고 欲威四夷則兵不强하고 欲興利除害則無其人하고 欲敦世厲俗則無其具하며 大臣 不過遵用故事하고 小臣 不過謹守簿書하야 上下相安하야 以苟歲月하니
그러나 가 멀다는 탄식은 폐하께서 정사政事에 부지런하지 않으신 데에서 연유함을 은 아오니, 이는 폐하께서 거대한 천하를 가지시고도 부세賦稅를 경감하고자 하시면 재물이 부족하고, 사방의 오랑캐들을 위협하고자 하시면 병력이 강성하지 못하고, 이로움을 일으키고 해로움을 제거하고자 하시면 그럴 만한 사람이 없고, 세상을 돈후敦厚히 하고 풍속을 장려하고자 하시면 그 도구가 없으며, 대신大臣고사故事를 그대로 따름에 불과하고 소신小臣은 문서를 조심스레 지킬 뿐이어서,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서로 편안하여 구차하게 세월을 보내는 데에서 진실로 드러납니다.
此臣所以妄論陛下之不勤也니이다
이 때문에 은 폐하께서 정사政事에 부지런히 힘쓰시지 않는다고 망령되이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臣又竊聞之호니 自頃歲以來 大臣奏事 陛下無所詰問하시고 直可之而已라하니 臣始聞而大懼하야 以爲不信이러니
이 삼가 들으니, 지난해 이후로 대신大臣들이 정사政事를 아룀에 폐하께서 힐문詰問하시는 바가 없고 곧바로 허락하실 뿐이라 하니, 은 처음 듣고 크게 두려워해서 사실이 아니라고 여겼습니다.
及退而觀其效見하야는 則臣亦不敢謂不信也니이다
그러나 물러가서 그 효험이 나타나는 것을 관찰하고는 또한 감히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겠습니다.
何則
어째서이겠습니까?
人君之言 與士庶不同하야 言脫於口하면 而四方傳之하야 捷於風雨
군주의 말은 서인庶人과 똑같지 않아 말씀이 입에서 나오면 사방의 사람들이 이것을 서로 전하여 폭풍우보다도 더 신속합니다.
太祖太宗之世 天下皆諷誦其言語하야 以爲聳動之具하니이다
그러므로 옛날 태조太祖태종太宗 때에는 천하 사람들이 모두 임금님의 언어를 외워 크게 분발하는 도구로 삼았던 것입니다.
今陛下之所震怒而賜譴者 何人也 合於聖意하야 誘而進之者 何人也 所與朝夕論議深言者 何人也 越次躐等하야 召而問訊之者 何人也니잇고
그런데 지금 폐하께서 진노하여 견책譴責하는 자는 어떤 사람이며, 성상의 뜻에 부합해서 이끌어 등용한 자는 어떤 사람이며, 아침저녁으로 함께 정사政事를 논의하고 실정을 말하는 자는 어떤 사람이며, 차례를 뛰어넘어 불러 자문하시는 자는 어떤 사람입니까?
四者 臣皆未之聞焉하니 此臣所以妄論陛下之不勤也니이다
이 네 가지를 이 모두 듣지 못했으니, 이 때문에 은 폐하께서 정사政事에 부지런히 힘쓰지 않는다고 망령되이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臣願陛下條天下之事 其大者有幾 可用之人 有幾 某事未治 某人未用고하야
은 원컨대 폐하께서 천하의 일 중에 큰 것이 몇 가지가 있으며 쓸 만한 사람이 몇 명이 있으며 무슨 일이 아직 다스려지지 않았고 누가 아직 등용되지 못했는가를 조목조목 나열하시어,
鷄鳴而起하사 曰 吾今日 爲某事하고 用某人이라하시고
첫닭이 울면 일찍 일어나서 생각하시기를 ‘내가 오늘은 무슨 일을 시행하고 누구를 등용해야겠다.’ 하시고,
他日 又曰 吾所爲某事 其事果濟矣乎
다른 날에는 또 생각하시기를 ‘내가 한 그 일이 과연 잘 이루어졌는가?
所用某人 其人果才矣乎아하사 如是孜孜焉不違於心하야
등용한 그 사람이 과연 재주가 있는가?’ 하고 살피셔서 이와 같이 부지런히 힘쓰고, 이를 마음에 잊지 않으셔야 할 것입니다.
屛去聲色하고 放遠善柔하며 親近賢達하고 遠覽古今이니
그리하여 음악과 여색을 물리치고 유순하기만 잘하는 자들을 추방하며, 어질고 통달한 사람을 친근히 하고 고금古今역사歷史를 널리 보셔야 할 것입니다.
凡此者 勤之實也 而道何遠乎잇가
무릇 이것이 정사政事에 부지런히 힘쓰는 실제이니, 이렇게 하면 가 어찌 멀겠습니까?
伏惟制策 有夙興夜寐 於玆三紀 德有所未至하고 敎有所未孚하야 闕政尙多하고 和氣或盭
엎드려 생각하건대 제책制策에 “일찍 일어나고 밤늦게 잔 지가 지금 삼기三紀가 되었으나 이 지극하지 못한 바가 있고 가르침이 미덥지 못한 바가 있어서, 잘못된 정사政事가 아직도 많고 화기和氣가 혹 어그러지기도 하였다.
田野雖辟이나 民多無聊하고 邊境雖安이나 兵不得撤하고 利入已浚이나 浮費彌廣하고 軍冗而未練하고 官冗而未澄하며 庠序比興이나 禮樂未具하야
전야田野가 비록 개간되었으나 백성들은 의지할 곳이 없는 자가 많고, 변경이 비록 편안하나 병력을 철수하지 못하고, 재정수입의 근원을 크게 확대시켰으나 쓸데없는 비용이 더욱 많아졌으며, 군대는 많기만 하고 훈련되어 있지 못하고, 관원은 혼잡하기만 하고 깨끗하지 못하며, 학교學校가 즐비하게 일어났으나 예악禮樂이 갖추어지지 못하였다.
戶罕可封之俗하고 士忽胥讓之節하니
그리하여 집집마다 할 수 있는 아름다운 풍속이 드물고 선비들은 서로 겸양하는 예절을 소홀히 한다.
此所以訟未息於虞芮 刑未措於成康이라
이 때문에 나라와 나라처럼 분쟁이 그치지 못하고 성왕成王강왕康王 때처럼 형벌이 버려지지 못하였다.
意在位者 不以敎化爲心하고 治民者 多以文法爲拘
짐작하건대 지위에 있는 자들이 교화敎化에 마음을 두지 않고, 백성을 다스리는 자들이 문법文法(법조문)에 얽매이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禁防繁多하야 民不知避하고 敍法寬濫하야 吏不知懼하야
금방禁防이 너무 많아 백성들이 법망을 피할 줄 모르고, 관리에 대한 고과考課가 지나치게 너그러워 관리官吏들이 두려워할 줄을 모른다.
累係者衆하고 愁歎者多라하시니이다
그리하여 감옥에 갇힌 자들이 많고, 근심하고 탄식하는 자들이 많다.”라고 하셨습니다.
凡此陛下之所憂數十條者 臣皆能爲陛下歷數而備言之하리이다
무릇 폐하께서 우려하시는 이 수십 조항을 이 모두 폐하께 하나하나 열거하여 자세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然而未敢爲陛下道也니이다
그러나 감히 폐하를 위하여 대책을 말씀드리지는 못하겠습니다.
何者
어째서이겠습니까?
陛下誠得御臣之術而固執之하시면 則向之所憂數十條者 皆可以捐之大臣하시고 而己不與하시리니 今陛下區區以向之數十條爲己憂者 則是陛下未得御臣之術也니이다
폐하께서 진실로 신하를 어거하는 방법을 터득해서 굳게 지키신다면, 위에서 우려하신 수십 조항은 모두 대신大臣에게 맡겨두고 폐하 자신은 관여하지 않으실 수 있는데, 지금 폐하께서는 구구區區하게 위의 수십 조항을 가지고 자신의 근심으로 삼으시니, 이것은 폐하께서 신하들을 어거하는 방법을 터득하지 못하신 것입니다.
天下所謂賢者 陛下旣得而用之矣니이다
천하의 이른바 현자賢者들을 폐하께서는 이미 얻어 등용하셨습니다.
方其未用也 常若有餘러니 而其旣用也 則不足하니 是豈其才之有變乎잇가
그들이 등용되기 전에는 항상 재주(경륜)가 풍부한 듯하더니 등용된 뒤에는 부족하니, 어찌 그 사람의 재주가 예전과 변함이 있어서이겠습니까?
古之用人者 日夜提策之하니이다
옛날에 사람을 등용하는 자들은 밤낮으로 사안을 제기하여 채찍질하였습니다.
武王用太公 其相與問答 百餘萬言이니 今之是也 桓公用管仲 其相與問答 亦百餘萬言이니 今之是也
무왕武王태공太公을 등용할 적에 함께 묻고 대답한 것이 백여 만 자였으니 지금의 《육도六韜》가 이것이고, 나라 환공桓公관중管仲을 등용할 적에 함께 묻고 대답한 것이 또한 백여 만 자였으니, 지금의 《관자管子》가 이것입니다.
古之人君 其所以反覆窮究其臣者 若此하니이다
옛날 군주들은 그 신하를 반복하여 깊이 이해하고자 한 것이 이와 같았습니다.
今陛下 黙黙而聽其所爲하시니 則夫向之所憂數十條者 無時而擧矣리이다
그런데 지금 폐하께서는 묵묵히 저들이 하는 바를 따르시니, 이렇게 하신다면 위에서 근심한 수십 조항은 거행될 시기가 없을 것입니다.
古之忠臣 其受任也 必先自하야 曰 吾能辦是矣乎아하고 度能辦是也어든 則又曰 吾君能忘己而任我乎
옛날 충신忠臣들은 그 임무를 받을 적에 반드시 먼저 스스로 헤아리기를 ‘내가 과연 이 일을 해낼 수 있겠는가?’ 하고, 해낼 수 있다고 헤아려지면 또 생각하기를 ‘우리 군주가 자기 몸을 잊고 나에게 맡길 수 있겠는가?
能無以小人間我乎아하야 度其能忘己而任我也하고 能無以小人間我也하야 然後受之하며
과연 소인小人 때문에 나에게 간격을 두지 않겠는가?’라고 해서 군주가 자기 몸을 잊고 나에게 맡길 수 있으며 소인小人 때문에 나에게 간격을 두지 않으리라는 것을 헤아린 뒤에 임무를 받았으며,
旣已受之矣 則以身任天下之責而不辭하고 享天下之利而不愧하니이다
이미 임무를 받았으면 자기 몸으로 천하의 책임責任을 맡아 사양하지 않고, 천하의 이익을 누리면서도 부끄러워하지 않았습니다.
今也 內不度己하고 外不度君하야 而輕受之하며 受之而衆不與也하야 則引身而求去어든 陛下又爲美辭而遣之하시고 加之重祿而慰之하시니이다
그런데 지금은 대신大臣이 안으로는 자기를 헤아리지 않고 밖으로는 군주를 헤아리지 않고 가볍게 임무를 받으며, 임무를 받고서 여러 사람들이 인정해주지 않으면 몸을 이끌어 물러가기를 구하는데, 그러면 폐하께서는 또 아름다운 말을 하여 보내시고 다시 중한 녹봉을 더하여 위로하십니다.
夫引身而求退者 非果廉節而有讓也 是邀君以自固也 是自明其非我之欲留하야 以逃謗也 是不能辦其事하고 而以其患遺後人也어늘
대신大臣들이 몸을 이끌어 물러가기를 구하는 것은 과연 그 사람이 청렴淸廉하고 절개節槪가 있고 사양하는 마음이 있어서가 아니라, 이는 군주에게 요구하여 스스로 자기의 권력을 견고히 하기 위한 짓이고, 이는 스스로 자신이 머물고자 하는 것이 아님을 밝혀 비방을 피하려고 하는 짓이며, 이는 그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서 그 폐해를 후인後人들에게 떠넘겨주는 행위입니다.
陛下奈何聽之시니잇고
그런데도 폐하께서는 어찌하여 그것을 따르신단 말입니까?
臣故曰 陛下未得御臣之術也라하노이다
은 이 때문에 폐하께서 신하들을 어거하는 방법을 터득하지 못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若夫德有所未至하고 敎有所未孚者 此實不至也니이다
이 지극하지 못한 바가 있고, 가르침이 미덥지 못한 바가 있다.”는 말씀은 이는 실제로 지극하지 못한 것입니다.
德之 必有以著其德之之形하고 敎之 必有以顯其敎之之狀하나니 德之之形 莫著於輕賦 敎之之狀 莫顯於去殺이어늘
은덕恩德을 내리면 반드시 은덕恩德을 내린 형상이 드러나게 되고 가르치면 반드시 가르친 형상이 나타나게 마련이니, 은덕恩德을 내리는 형상은 부세賦稅를 경감하는 데서 가장 잘 드러나고 백성을 가르치는 형상은 사형死刑을 제거하는 데서 가장 잘 드러납니다.
此二者 今皆未能焉이라
그런데 이 두 가지를 지금 다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曰 實不至也라하노이다
그러므로 은 실제로 지극하지 못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夫以選擧之重而不取才行하고 官吏之衆而不行考課하며 하고 貧富之相役而占田之數無限하니 天下之闕政 則莫大乎此하니
관리를 뽑고 등용하는 일이 중한데도 재주가 뛰어나고 덕행德行이 있는 사람을 취하지 않으며, 관리가 많은데도 고과考課를 제대로 시행하지 않으며, 농업과 말업末業(상공업)이 전도되었는데도 평적平糴의 법이 확립되지 못하며, 가난한 자를 부자가 착취하는데도 토지土地를 점유하는 숫자를 제한함이 없으니, 천하天下에 잘못된 정사政事로 이보다 더 큰 것이 없습니다.
而和氣安得不盭(戾)乎잇가
이러고도 화기和氣가 어떻게 어긋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田野闢者 民之所以富足之道也
전야田野를 개간하는 것은 백성들을 부유하게 해주는 방법입니다.
其所以無聊 則吏政之過也니이다
그런데도 백성들이 의지할 곳이 없는 까닭은 지방관의 잘못된 정사政事 때문입니다.
이나 臣聞天下之民 常偏聚而不均이라 有可耕之人이나 而無其地하고 有可耕之地 而無其人이라하니
그러나 이 들으니, “천하天下의 백성들이 항상 한쪽으로 모여 고르지 못하여, 지방에는 농사지을 만한 사람은 있으나 농사지을 땅이 없고, 지방에는 농사지을 땅은 있으나 농사지을 만한 사람이 없다.”라고 합니다.
由此觀之하면 則田野亦未可謂盡闢也니이다
이것으로 살펴보면 전야田野도 다 개간되었다고 말할 수 없는 것입니다.
夫以吳蜀荊襄之相形이로되 而餓寒之民 不能去狹而就寬者 世以爲이라하니 非也니이다
지방과 지방의 형편이 서로 드러나 있는데도, 굶주리고 추위에 떠는 백성들이 끝내 경지가 좁은 곳을 버리고 경지가 넓은 곳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을 가지고 세상에서는 살던 땅을 그리워하고 옮기는 것을 어렵게 여기기 때문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틀린 말입니다.
行者無以相群이면 則不能行하고 居者無以相友 則不能居하나니 若輩徙饑寒之民이면 則無不聽矣리이다
길을 가는 자들은 서로 무리를 짓지 않으면 가지 못하고 거처하는 자들은 서로 이웃할 사람이 없으면 살지 못하니, 만약 굶주리고 추위에 떠는 백성들을 무리로 옮긴다면 명령命令을 듣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邊境已安而兵不得撤者 有安之名이나 而無安之實也니이다
변경邊境이 이미 편안한데도 병력을 철수할 수 없는 것은 편안하다는 이름만 있고 편안하다는 실제가 없어서입니다.
臣欲小言之 則自以爲愧 大言之 則世俗以爲笑하리니 臣請略言之호리이다
이 이것을 소소하게 말하자니 자신에게 부끄럽고 큰소리를 친다면 세속世俗의 사람들이 비웃을 것이니, 은 청컨대 간략히 말씀드리겠습니다.
古之制北狄者 未始不通하니 今之所以不能通者爲之障也일새니이다
옛날 북적北狄을 제재한 자들은 일찍이 서역西域과 통하지 않은 적이 없었는데, 지금 서역西域과 통하지 못하는 까닭은 서하西夏 사람들이 가로막고 있어서입니다.
朝廷於度外 幾百年矣
조정에서는 영무靈武 땅을 도외시度外視하여 버려둔 지가 거의 백 년이 되었습니다.
議者以爲絶域異方이라하야 曾不敢近하니 而況於取之乎잇가
의논하는 자들은 서하西夏를 멀리 떨어져 있는 이방異方이라 하여 일찍이 감히 가까이 가지 못하니, 하물며 점령함에 있어서이겠습니까?
이나 臣以爲事勢有不可不取者라하노이다
그러나 은 일의 형편상 점령하지 않을 수 없다고 여깁니다.
不取靈武 則無以通西域이요 西域不通이면 則契丹之强 未有리이다
영무靈武를 점령하지 않으면 서역西域과 통할 수 없고, 서역西域과 통하지 못하면 거란契丹의 강함을 다스릴 수 없습니다.
然靈武之所以不可取者 非以數郡之能抗吾中國이요 中國自困而不能擧也
그러나 영무靈武를 점령하지 못하는 이유는 영무靈武의 몇 고을이 우리 중국中國에 대항하기 때문이 아니요, 우리 중국中國이 스스로 곤궁하여 점령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其所以自困而不能擧者 以不生不息之財 養不耕不戰之兵하야 塊然如巨人之病하야 非不然大矣 而手足不能以自擧일새니이다
중국中國이 스스로 곤궁하여 점령하지 못하는 까닭은 생산되지 않고 불어나지 않는 재물財物을 가지고 농사農事도 짓지 않고 싸우지도 않는 군사들을 길러, 마치 다리가 병든 거인巨人이 덩치가 크지 않은 것은 아니나 수족을 스스로 들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欲去是疾也인댄 則莫若捐秦以委之하야 使秦人斷然如戰國之世 不待中國之援하고 而中國亦若未始有秦者니이다
병폐病弊를 제거하고자 한다면 (관중關中:장안長安) 지방 사람들에게 이 지역을 떼어 맡겨서, 그들로 하여금 결연히 전국시대戰國時代처럼 중국中國의 원조를 기다리지 않게 하고, 중국中國 또한 일찍이 지방이 있지 않은 것처럼 여기는 것보다 더 좋은 방책이 없습니다.
有戰國之全利하고 而無戰國之患이면 則夏人 擧矣리이다
이렇게 해서 전국시대戰國時代의 온전한 이익이 있고 전국시대戰國時代의 폐해가 없게 된다면, 서하西夏를 함락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其便 莫如稍徙緣邊之民 不能戰守者於空閒之地하고 而以其地 益募民爲이니 屯田之兵 稍益이면 則向之戍卒 可以稍減이요 使數歲之後 緣邊之民 盡爲耕戰之夫리니 然後 數出兵以苦之하야 要以使之厭戰而不能支 則折而歸吾矣리이다
방편方便으로는 변경邊境 가까이 사는 백성 중에 싸우지도 못하고 지키지도 못하는 자들을 공한지空閒地로 차츰 옮기고 이 땅을 가지고 더욱 백성들을 모집하여 둔전屯田을 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없으니, 둔전屯田하는 병사들이 점점 많아지면 예전의 수졸戍卒들을 차츰 줄일 수 있고, 몇 년 뒤에는 변경邊境 가까이에 사는 백성들을 모두 농사짓고 싸우기도 하는 장정壯丁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니, 이렇게 한 뒤에 자주 병력을 출동하여 서하西夏를 괴롭혀서 요컨대 서하西夏 사람들로 하여금 전쟁을 싫어하여 버티지 못하게 한다면 결국에는 굴복하여 우리에게 귀의歸依할 것입니다.
如此 而北狄始有可制之漸이요 中國始有息肩之所하리이다
이렇게 되면 북적北狄을 비로소 통제할 수 있는 단서가 마련될 것이고, 중국中國은 비로소 어깨를 편히 쉴 자리가 있을 것입니다.
不然이면之不暇리니 而又何撤乎잇가
이렇게 하지 않으면 장차 군사들에게 군수품軍需品을 대주기에 겨를이 없을 것이니, 또 어떻게 병력을 철수할 수 있겠습니까?
所謂利入已浚而浮費彌廣者 臣竊以爲 外有不得已之하고 內有得已而不已之後宮이라하노이다
이른바 “재정수입의 근원을 크게 확대시켰으나 쓸데없는 비용이 더욱 많아졌다.”는 것은 이 엎드려 생각하건대, 밖에는 어찌할 수 없는 두 오랑캐가 있고 안에는 두지 않아도 되는 후궁後宮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後宮之費 不下一敵國이라
후궁後宮에게 드는 비용은 한 적국敵國을 막는 것에 뒤지지 않습니다.
金玉錦繡之工 日作而不息하고 朝成夕毁하야 務以相新하며
후궁後宮들의 노리개와 장식품을 대느라 금옥金玉금수錦繡를 만드는 공인工人들은 날마다 일하여 쉬지 못하고 아침에 만들었다가 저녁에 부숴 새롭게 만들기를 힘쓰며,
之吏 日夜儲其精金良帛而別異之하야 以待倉卒之命하니
내탕고內帑庫를 주관하는 관리들은 밤낮으로 정제된 과 좋은 비단을 마련하여 따로 보관해두고서 임금님의 갑작스런 명령에 대비하고 있으니,
其爲費 豈可勝計哉잇가
그 비용을 어떻게 다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今不務去此等하고 而欲廣求利之門하시니 臣知所得之不如所喪也니이다
지금 이러한 것들을 버리려고 힘쓰지 않고 재정수입만 늘리려고 하시니, 은 얻는 것이 잃는 것보다 못할 것임을 알겠습니다.
軍冗而未練者 臣嘗論之曰 此 將不足恃之過也라하노이다
군대가 많기만 하고 훈련되어 있지 못한 것은, 이 일찍이 논하기를 “이는 장수將帥가 믿을 만하지 못한 탓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이나 以其不足恃之故 而擁之以多兵하고 不蒐去其無用이면 則多兵 適所以爲敗也니이다
그러나 믿을 만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많은 군대를 보유하고 쓸모없는 자들을 찾아내어 제거하지 않는다면, 병력兵力을 많이 보유하는 것은 다만 실패의 원인이 될 것입니다.
官冗而未澄者 臣嘗論之曰 此 無法之過也라하노이다
관원이 혼잡하기만 하고 깨끗하지 못한 것은, 이 일찍이 논하기를 “이는 심관이부審官吏部직사職司가 법도가 없는 탓이다.”라고 하였습니다.
夫審官吏部 是古者考績黜陟之所也어늘 而特以日月爲斷하니이다
심관이부審官吏部는 바로 옛날 〈관리들의 성적을〉 고과考課해서 강등시키고 승진시키는 부서인데, 지금은 다만 근무기간만 가지고 결정하고 있습니다.
今縱未能復古 호되 不以遠近爲差하고 而以難易爲等하야 第其人之所堪而別異之하야 才者 常爲其難하고 而不才者 常爲其易하며 及其當遷也하야는 難者 常速하고 而易者 常久니이다
지금 비록 옛 법을 회복시킬 수는 없으나, 대략 군현郡縣을 나누되 거리의 원근遠近을 가지고 차등을 두지 말고 다스리기에 어려운 정도를 가지고 차등을 두고서, 군현郡縣을 맡은 자가 감당할 수 있는가를 가지고 구별하여 재주가 있는 자는 항상 어려운 곳을 다스리고 재주가 없는 자는 항상 쉬운 곳을 다스리게 하며, 승진할 때가 되면 어려운 곳을 다스리는 자는 항상 빨리 승진하고 쉬운 곳을 다스리는 자는 항상 늦게 승진하도록 해야 합니다.
然而爲此者 固有待也
그러나 이렇게 하려면 진실로 필요한 점이 있습니다.
內之審官吏部 與外之職司 常相關通하야 而爲職司者 不惟擧有罪, 察有功而已 必使盡第其屬吏之所堪하야 以詔審官吏部니이다
중앙의 심관이부審官吏部와 지방의 직사職司가 항상 소통疏通해서, 직사職司의 관리가 된 자는 수령 중에 비단 죄 있는 자를 들춰내고 공이 있는 자를 살필 뿐만 아니라, 반드시 자기에게 소속된 수령 중에 직책을 감당할 만한 자를 모두 차등을 매겨서 심관이부審官吏部에게 보고하게 해야 합니다.
審官吏部 常從內하야 等其任使之難易하고 職司 常從外하야 第其人之優劣하야 才者常用하고 不才者常閑이면 則冗官可澄矣리이다
그리하면 심관이부審官吏部에서는 항상 중앙에서 맡길 직책의 난이도를 차등 매기고, 직사職司에서는 항상 지방에서 그 사람(수령)의 우열을 차등하여, 재주 있는 자가 항상 등용되고 재주 없는 자가 항상 한직閑職을 맡게 한다면, 쓸데없는 관원[冗官]을 깨끗하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庠序興而禮樂未具者 臣蓋以爲庠序者 禮樂旣興之所用이요 非所以興禮樂也라하노이다
학교學校가 일어났는데도 예악禮樂이 갖추어지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라는 곳은 예악禮樂이 이미 일어난 뒤에 쓰는 곳이고 예악禮樂을 일으키는 곳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今禮樂鄙野而未完이면 則庠序不知所以爲敎 又何以興禮樂乎잇가
지금 예악禮樂이 이렇게 비루하여 완전하지 못하다면 에서는 가르칠 바를 알지 못할 것이니, 또 어떻게 예악禮樂을 일으킬 수 있겠습니까?
如此而求其可封하고 責其皆讓하며 將以息訟而措刑者 是却行而求前也니이다
이와 같이 하고서 집집마다 모두 해질 만한 아름다운 풍속이 있기를 바라고 선비마다 모두 겸양하기를 바라며, 장차 분쟁을 그치게 하고 형벌을 쓰지 않고자 하는 것은, 이는 뒷걸음질을 치면서 전진하기를 바라는 것과 같습니다.
夫上之所向者 下之所趨也 而況從而賞之乎잇가
위에서 향하는 것은 아랫사람들이 달려가는 것이니, 하물며 이어서 을 줌에 있어서이겠습니까?
上之所背者 下之所去也 而況從而罰之乎잇가
위에서 저버리는 것은 아랫사람들이 버리는 것이니, 하물며 이어서 벌을 줌에 있어서이겠습니까?
陛下責在位者不務敎化하고 而治民者多拘文法하시니 臣不知
지금 폐하께서 지위에 있는 자들은 교화敎化를 힘쓰지 않고 백성을 다스리는 자들은 문법文法(법조문)에 얽매이는 경우가 많은 것을 책망하시니, 은 알지 못하겠습니다.
朝廷所以爲賞罰者何也잇고
조정에서 상주고 벌주는 것을 어떻게 시행하고 계십니까?
無乃或以敎化得罪하고 而多以文法受賞歟잇가
혹시라도 교화敎化 때문에 죄를 얻고 문법文法 때문에 상을 받는 자가 많지 않습니까?
夫禁防 未至於繁多로되 而民不知避者 吏以爲市也 敍法 不爲寬濫이로되 而吏不知懼者 不論其能否하고 而論其久近也 纍係者衆하고 愁歎者多 凡以此也니이다
금방禁防이 많지 않는데도 백성들이 피할 줄 모르는 것은 관리들이 금방禁防으로 이익을 구하기 때문이요, 관리에 대한 고과考課가 지나치게 너그럽지 않은데도 관리들이 두려움을 알지 못하는 것은 관리가 유능한지 유능하지 않은지를 따지지 않고 관직官職을 맡은 기간이 오래인지 짧은지를 논하기 때문이니, 감옥에 갇힌 자들이 많고 근심하고 탄식하는 자들이 많은 것은 모두 이 때문입니다.
伏惟制策 有仍歲以來 災異數見이라
엎드려 생각하건대 제책制策에 이르시기를 “근년 이래로 재이災異가 자주 나타났다.
乃六月壬子 日食於朔하고 淫雨過節하야 暖氣不效하며 江河潰決하야 百川騰溢하니 永思厥咎하면 深切在予
마침내 지난 6월 임자일壬子日 초하루에 일식日食이 있었고 장맛비가 지나치게 내려 따뜻한 기운이 드러나지 못하였으며 강하江河가 터져서 온갖 시내가 넘치니, 원인을 깊이 헤아려보건대 그 잘못이 나에게 있다는 생각이 참으로 간절하다.
變不虛生하야 緣政而起라하시니
재변災變은 까닭 없이 생기지 않아서 잘못된 정사政事를 따라 일어난다.”라고 하셨습니다.
此豈非陛下厭聞諸儒牽合之論하야 而欲聞其自然之說乎잇가
이는 폐하께서 여러 학자들이 억지로 끌어 맞추는 의논을 듣기 싫어하시어 자연自然스러운 말을 듣고자 하시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臣不敢復取하야 以爲對하고 直以意推之호리이다
은 감히 다시 《홍범전洪範傳》과 〈오행지五行志〉를 취하여 대답하지 않고, 곧바로 뜻을 가지고 미루어보겠습니다.
夫日食者 是陽氣不能履險也니이다
일식日食이라는 것은 양기陽氣함을 밟지 못해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何謂陽氣不能履險
양기陽氣함을 밟지 못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이겠습니까?
臣聞五月二十三分月之二十 交當朔則食이라하니 交者 是行道之險者也
이 듣건대 “5개월 하고 한 달을 23분한 것의 20분이 1가 되는데, 가 초하루를 당하면 먹힌다.”라고 하였으니, 는 바로 해가 길(黃道)을 가는 데 있어 한 것입니다.
然而或食, 或不食 則陽氣之有强弱也
그러나 혹 일식日食이 있기도 하고 혹 일식日食이 없기도 하는 것은 양기陽氣에 강하고 약함이 있기 때문입니다.
今有二人幷行而犯霧露 其疾者 必其弱者也 其不疾者 必其强者也니이다
이제 두 사람이 함께 길을 가다가 안개와 이슬을 맞았는데, 그중에 병이 드는 자는 반드시 약한 자이고 병들지 않는 자는 반드시 강한 자일 것입니다.
道之險 一也로되 而陽氣之强弱異 夫日之食 非食之日而後爲食이요 其虧也久矣 特遇險而見焉니이다
길이 험한 것은 똑같으나 양기陽氣의 강하고 약함이 다르기 때문이니, 해가 먹히는 것은 해가 먹히는 날을 만난 뒤에 먹히는 것이 아니고, 그 먹힘이 오래되었는데 다만 험함을 만나 나타날 뿐입니다.
陛下勿以其未食也 爲無災하시고 而其旣食而復也 爲免咎하소서
폐하께서는 해가 아직 먹히지 않았다 하여 재앙災殃이 없다고 여기지 마시고, 이미 먹혔다가 회복되었다 하여 허물을 면했다고 여기지 마소서.
臣以爲未也 特出於險耳라하니이다
은 생각하건대 해가 먹히지 않은 것은 다만 함에서 빠져나왔기 때문일 뿐입니다.
夫淫雨大水者 是陽氣融液汗漫而不能收也어늘 諸儒或以爲陰盛이라하니 臣請得以理折之호리이다
많은 비가 지나치게 내려 홍수가 지는 것은 양기陽氣한만汗漫하게 녹아서 거두지 못하기 때문인데, 여러 학자들은 혹 이것을 이 성하다고 말하니, 은 이치를 가지고 이 주장을 꺾어보겠습니다.
夫陽 動而外하니 其於人也 爲噓하니 噓之氣 溫然而爲濕하고
하고 밖에 있으니, 사람에게 있어서는 숨을 내쉬는 것이 되는데, 내쉬는 기운은 따뜻하고 습기濕氣가 있습니다.
動而內하니 其於人也 爲噏하니 噏之氣 冷然而爲燥니이다
하고 안에 있으니, 사람에게 있어서는 숨을 들이마시는 것이 되는데, 들이마시는 기운은 차갑고 건조합니다.
以一人推天地하면 天地可見也
한 사람을 가지고 하늘과 땅을 미루어보면 하늘과 땅을 알 수 있습니다.
春夏者 其一噓也 秋冬者 其一噏也
그러므로 봄과 여름은 한 번 숨을 내쉬는 것이고, 가을과 겨울은 한 번 숨을 들이마시는 것입니다.
夏則川澤洋溢하고 冬則水泉收縮하니 此燥濕之效也
여름에는 천택川澤이 흘러넘치고 겨울에는 수천水泉이 줄어드니, 이것이 건조하고 습함의 효험입니다.
是故 陽氣汗漫融液而不能收 則常爲淫雨大水하니 猶人之噓而不能噏也니이다
이 때문에 양기陽氣한만汗漫하게 녹아서 거두지 못하면 항상 장맛비와 홍수가 되니, 이는 마치 사람이 숨을 내쉬기만 하고 숨을 들이마시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今陛下以至仁柔天下하야 兵驕而益厚其賜하고 戎狄桀傲而益加其禮하야 蕩然與天下爲溫煖之政하사 萬事墮(隳)壞로되 而終無威刑以堅凝之하시니 亦如人之噓而不能噏이니 此淫雨大水之所由作也니이다
지금 폐하께서 지극한 으로 천하를 회유하여 병사들이 교만한데도 은사恩賜를 더욱 후하게 내리시고 오랑캐들이 오만한데도 더욱 를 베푸시어 널리 천하 사람들을 인자하게 대하시고 따뜻한 정사政事를 펴셔서, 만사가 무너지는데도 끝내 위엄과 형벌로써 단단히 응집함이 없으시니, 이는 사람이 숨을 내쉬기만 하고 들이마시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 장맛비와 홍수가 이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天地告戒之意 陰陽消復之理 殆無以易此矣리이다
하늘과 땅이 경계를 고하는 뜻과 음양陰陽이 사라지고 회복되는 이치가, 아마도 이것을 바꿀 수 없을 것입니다.
而制策 又有五事之失之作 劉向所傳이요 呂氏所紀
제책制策에 또 이르시기를 “오사五事의 잘못과 육려六沴가 일어남은 유향劉向이 전한 바이고 《여씨춘추呂氏春秋》에 기록된 바이다.
五行 何修而得其性이며 四時 何行而順其令
오행五行을 어떻게 닦으면 오행五行의 본성을 얻게 되며, 무슨 정사政事를 행하면 사시四時시령時令에 순하게 되겠는가? 정양正陽
非正陽之月 伐鼓救變 其合於經乎
의 달이 아닌 때에 북을 쳐서 일식日食의 변고를 구원하는 것이 경서經書에 부합하는가? 성하盛夏
方盛夏之時 論囚報重 其考於古乎아하시니
의 때에 죄수의 벌을 논하고 중죄수重罪囚의 처형을 보고하는 것이 옛 법에서 근거한 것인가?”라고 하셨습니다.
陛下畏天恐懼하야 求端之過하사 而流入於迂儒之說이니 此皆愚臣之所學於師 而不取者也니이다
이는 폐하께서 하늘을 두려워하여 조심한 나머지 재이災異의 단서를 찾음이 지나쳐 우활迂闊한 학자들의 말에 빠져 들어간 것이니, 이는 모두 어리석은 이 스승에게 배운 것이나 취하지 않는 바입니다.
夫五行之相 本不至於六이니
오행五行이 서로 어긋남은 본래 여섯에 이르지 않습니다.
六沴者 起於諸儒欲以分配五行이라
육려六沴라는 것은 여러 학자들이 육극六極을 가지고 오행五行에 분배하고자 한 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於是 始以附益而爲六하니이다
이에 처음으로 황극皇極을 가지고 덧붙여서 여섯(六沴)을 만들었습니다.
夫皇極者 皆得이요 不極者 五事皆失이니 非所以與五事幷列而別爲一者也니이다
황극皇極오사五事가 모두 맞는 것이고 불극不極오사五事가 모두 잘못된 것이니, 오사五事와 나란히 나열되어 별도로 하나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是故하야 有極而無福이어늘 曰五福皆應이라하니 此亦自知其疎也니이다
이 때문에 가 있고 또 이 있어 만 있고 이 없는데도, 말하기를 “오복五福이 다 응한다.”라고 하니, 이는 그들 또한 자신들의 말이 엉성함을 알 것입니다.
여씨呂氏(呂不韋)의 시령時令유종원柳宗元의 의논에 자세히 갖추어져 있습니다.
以爲有可行者하고 有不可行者하니 其可行者 皆天事也 其不可行者 皆人事也라하니이다
그는 말하기를 “시령時令은 행할 수 있는 것이 있고 행할 수 없는 것이 있으니, 행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하늘의 일이고 행할 수 없는 것은 모두 사람의 일이다.”라고 하였습니다.
若夫 本非有益於救災 特致其尊陽之意而已니이다
산천山川에 제사하고 (土地神)에 제사할 적에 북을 치는 것은 본래 재변災變을 구원하는 데 유익한 것이 아니고, 다만 을 높이는 뜻을 지극히 했을 뿐입니다.
서경書經》에 이르기를 “9월 초하루에 방수房宿에 모이지 않으니, 악사樂師가 북을 연주하고 색부嗇夫가 달려가고 서인庶人이 달려간다.”라고 하였으니,
由此言之하면 則亦何必正陽之月而後 伐鼓救變 如左氏之說乎잇가
이것을 가지고 말한다면 또한 하필 정양正陽의 달에만 북을 쳐 재변災變을 구원하기를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의 과 같이 할 것이 있겠습니까?
盛夏報囚 先儒固已論之하야 以爲이라하니 固君子之所無疑也니이다
한여름에 죄수에 대한 처벌을 보고하는 것은 선유先儒들이 진실로 논하여 이르기를, “중니仲尼나라 광대를 죽인 달이다.”라고 하였으니, 이는 진실로 군자들이 의심하지 않는 바입니다.
伏惟制策 有京師 諸夏之이요 王敎之淵源이어늘 百工淫巧無禁하고 豪右僭差不度라하시니 在陛下身率之耳니이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제책制策에 “경사京師제하諸夏의 표준이고 왕교王敎의 근원인데, 백공百工들이 지나치게 공교롭게 세공하는 것을 하지 않고 호우豪右들이 참람하여 법도를 지키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으니, 이는 폐하께서 몸소 솔선함에 달려 있을 뿐입니다.
이면 則天下以羅紈爲羞하고 이면 則四方以膏粱爲污하리니 雖無禁令이나 又何憂乎잇가
후궁後宮들이 대련大練으로 꾸미면 천하 사람들이 고운 비단옷을 입는 것을 수치로 여길 것이고, 대신들이 곁겨만 벗긴 거친 쌀을 먹으면 사방에서 고량진미膏粱珍味를 먹는 것을 치욕으로 여길 것이니, 비록 금령禁令이 없더라도 또 무엇을 걱정하시겠습니까?
伏惟制策 有治當先內어늘 或曰 何以爲京師오하며 政在摘姦이어늘 或曰 不可撓獄市라하시니